제2의 나비부인: 미스 사이공(Miss Saigon)
'미스 사이공'이라고 하니까 미스 유니버스 대회까지는 나가지 않더라도 베트남 국내의 미인대회에 사이공의 대표로 출전한 아가씨를 말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건 아니다. 잘 아는대로 뮤지컬의 제목이다. 1989년에 런던에서 초연된 뮤지컬이다. 뮤지컬이면 뮤지컬이지 뭐가 그렇게 대단해서 난리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다름아니라 푸치니가 작곡한 저 유명한 오페라 '나비부인'의 현대판이어서 관심을 끌었던 것이다. 다만, 푸치니의 '나비부인'은 무대가 1904년-1907년의 일본 나가사키이지만 '미스 사이공'의 무대는 1970년대의 사이공, 즉 지금의 호치민시티이다. '미스 사이공'과 '나비부인'의 줄거리는 거의 같다. 그래서 '미스 사이공'을 제2의 '나비부인'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미국 남자가 아시아에 와서 잠시의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그리고 호기심으로 아시아의 어린 여자와 결혼하여 아이까지 갖는다. 물론 미국 남자는 아시아 여인을 사랑하느니 어쩌니 하며 마치 백년해로라도 할 것 처럼 군다. 아시아의 여인은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어서 자기의 인생을 맡긴다. 미국 남자는 아시아에서의 업무가 끝나서 미국으로 돌아간다. 그후 그는 미국 여자와 정식으로 결혼하고 아시아의 현지처는 잊는다. 얼마후 미국 남자는 아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미국 부인과 협의하여 아이를 미국에서 기르기 위해 데릴러 온다. 버림받은 아시아의 여인은 아이의 장래를 위해 자살로서 생을 마감한다는 내용이다.
크리스와 킴의 사랑의 장면
오페라 '나비부인'과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등장인물을 비교해 보자. '나비부인'의 15세 게이샤인 초초상은 '미스 사이곤'에서 17세의 바걸(Bar Girl)이다. 이름인 킴(Kim)이다. 한국에서 제일 많은 성이 김씨인데 '미스 사이곤'의 주인공도 김씨여서 어떤 사람은 '혹시 한국여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바걸이 어떤 여자인지에 대하여는 자세한 설명을 생략코자 한다. 전쟁 중에 내일을 모르는 상황에서 주점에서 일하는 여자들이 어떤 상태의 여자들인지는 짐작코도 남음이 있다. 하기야 먹고 살자니까 어쩔수 없이 바에도 나가고 게이샤 노릇도 할수 밖에 없었음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상대방인 미국 남자는 '나비부인'에서는 해군장교인 핀커튼이지만 '미스 사이곤'에서는 본국 귀환을 앞둔 병사(사전트) 크리스토프 스콧이다. 사람들은 그를 크리스라고 부른다. '나비부인'에서 초초상과 핀커튼의 중매를 맡은 사람은 현지인인 고로이다. '미스 사이공'에서 크리스와 킴을 엮어준 사람은 별명이 엔지니어라고 하는 트란 반 딘이다. 프랑스계 베트남인이다. 겉으로는 별 볼일 없어 보이지만 인기 술집인 '드림랜드'의 주인이다. '나비부인'에서 핀커튼의 친구로서 나가사키주재 미국영사인 샤플레스는 '미스 사이공'에서 존 토마스이다. 크리스의 친구이다. '나비부인'에서 초초상의 삼촌으로 나오는 본조는 불교의 스님이다. 그리고 핀커튼이 떠나고 초초상이 혼자서 지내자 결혼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으로 야마토리 공자라는 사람이 있다.
사이공주재 미국대사관 옥상에서 떠나려고 하는 헬기를 타려고 하는 베트남인들
'미스 사이공'에 나오는 투이(Thuy)라는 사람은 본조와 야마토리를 합한 인물이라고 보면 된다. 투이는 킴의 사촌으로서 두 사람이 13세 때에 두 사람의 부모가 결혼을 약속한 사이이다. 투이는 공산 월맹군에 가담하여 장교가 되었다. '미스 사이공'에서는 성격이 대단히 복잡한 인물로 등장한다. '나비부인'에서 케이트는 핀커튼과 결혼한 미국 여자이다. '미스 사이공'에서는 크리스와 결혼한 미국 여자의 이름이 엘렌이다. '나비부인'에서 핀커튼과 초초상 사이에 태어난 아들의 이름은 돌로레(Dolore: 슬픔)이다. '나비부인'에서 초초상은 핀커튼이 다시 돌아왔다는 것을 알고 기쁨에 넘친 나머지 세살 짜리 아들 돌로레의 이름을 조이(Joy)라고 고쳐 부르겠다고 다짐한다. '미스 사이공'에서 킴과 크리스 사이에 태어난 아들의 이름은 탬(Tam)이다. '미스 사이공'에는 초초상의 하녀인 스즈키의 역할이 없다. 다만, 킴과 함께 술집에서 일하는 지지 반 트란(Gigi Van Tranh)이 있다. 지지는 스트리퍼이다. 술집에서는 미군들 사이이 가장 인기있는 여자를 미스 사이공으로 뽑기로 한다. 드림랜드 술집에서 미스 사이공으로 뽑히면 잘만 하면 미군을 따라서 미국으로 갈수가 있다. 지지가 뽑힌다. 그런데 잠시후 다시 뽑자는 주장이 나와서 투표한 결과 킴이 뽑힌다.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타이틀은 그렇게 하여 나온 것이다. 미스 유니버스 출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크리스와 킴의 결혼식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음악을 만든 사람은 프랑스의 작곡가 겸 배우 겸 극작가 등 다재다능한 인물인 클로드 미셸 쇤베르크(Claude-Michel Schönberg: 1944-)와 튜니시아 출신의 유태계로서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뮤지컬 작곡가 겸 대본가인 알랭 부브릴(Alain Boublil: 1941-)이 공동으로 맡았다. 대본은 부브빌과 리챠드 멀트비(Richard Maltby)가 역시 공동으로 썼다. 클로드 미셸 쇤베르크는 그동안 뮤지컬 La Revolution Francais(1973), Les Miserables(1980), Martin Guerre(1996), The Pirate Queen(2006), Marguerite(2008) 등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사람이다. '레 미제라블'은 쇤베르크와 부브빌의 합작이며 '미스 사이공'은 두 사람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두번째 성공작이다. 클로드 미셸 쇤베르크가 '미스 사이공'을 뮤지컬로 만들기로 결심한 데에는 우연히 어떤 잡지에서 본 사진 한장 때문이었다. 사이공이 공산 월맹군의 손에 함락되기 직전의 탄 손 누트 공군기지를 찍은 사진이다. 공군기지로 들어가는 문에서 어떤 베트남 여인이 어린 아이를 철조망 안으로 밀어 넣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다. 아마 그 어린아이는 베트남 여인과 미군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일 것이다. 베트남 여인은 사이공이 함락되기 직전에 미국으로 떠나는 마지막 비행기에 그 어린아이만이라도 타게 하려고 아이를 비행장의 문 안으로 밀어 넣었을 것이다. 쇤베르크는 아이를 위한 어머니의 행동을 '최후의 희생'(The Ultimate Sacrifice)이라고 불렀다. '최후의 희생'은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핵심되는 메시지이다.
작곡을 맡은 클로드 미셸 쇤베르크
뮤지컬 '미스 사이공'은 1989년 9월 20일 런던의 드러리 레인에 있는 로열극장에서 초연되었다. 그리하여 꼭 10년 후인 1999년 10월 30일에 마지막 공연을 가질 때까지 무려 4천회(정확하게는 4,264회) 이상이나 공연되었다. 로열극장으로서는 '마이 페어 레이디'에 버금하는 기록을 세운 대공연이었다. 뉴욕 브로드웨이극장에서의 공연은 런던으로부터 2년 후인 1991년이었다. '미스 사이공'은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시작한 이래 미국내 각지에서 열화와 같은 인기를 얻으며 공연되었다. 하기야 베트남 전쟁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대단히 많았으므로 관심이 많을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미스 사이공'은 미국의 뮤지컬 역사에 있어서 11번째로 장기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미군과 베트남 여인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미스 사이공'이 미국이 아니라 유럽에서 먼저 공연되었고 그후 미국으로 수출되어 인기를 얻게 되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하지만 과거에도 그런 예는 많았다. '캐츠' '오페라의 유령' '레 미제라블' 등이다. 모두 영국에서 시작하여 미국에서 대박을 터트린 경우이다.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장면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사이공이 베트콩과 월맹군에 의해 함락될 때에 사이공의 미국대사관 건물 옥상에서 미국인들을 태운 헬기가 마지막으로 떠나려는 장면이다. 그 마지막 비행기를 자기만이라도 타려고 아우성치는 베트남 사람들의 모습이 처절하다. 또 하나의 장면은 미군을 몰아내고 베트남이 통일을 이룬지 3주년이 되는 해에 승리의 행진을 벌이는 장면이다. 그리고 사이공의 함락 직전 광란의 나이트 클럽 장면도 특별하다.
크리스와 킴의 만남
1989년도 런던 초연에서 타이틀 롤인 킴은 필리핀 출신의 메조소프라 겸 배우인 레아 살롱가 치엔(Lea Salonga-Chien: 1971-)이 맡았다. 레아 살롱가는 쇤베르크와 부브릴의 합작 제1탄인 '레 미제라블'에서 코세트의 어머니인 팡탱(Fantine)과 악한 테나르디에의 큰 딸인 에포닌(Eponine)의 이미지를 창조한바 있다. 레아 살롱가는 성악가로서 디즈니의 만화영화인 '알라딘'(1992)에서 자스민 공주의 노래를 불렀으며 1988년도의 '화 뮬란'(Fa Mulan)에서도 뮬란의 노래를 불렀다. 레아 살롱가는 1991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의 '미스 사이공' 공연에서도 타이틀 롤을 맡았다.
오페라 '나비부인'과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주요 출연진을 비교해 본다.
나비부인(1904-1907년) | 미스 사이공(1974-1977년) |
초초상: 15세의 게이샤. 불교에서 기독교로 개종. 아들 이름은 돌로레(슬픔) | 킴: 17세의 바걸. 불교에서 기독교로 개종. 아들 이름은 탬 |
핀커튼: 미해군 중위 | 크리스: 미해병대 하사 |
샤플레스: 나가사키 주재 미국영사. 핀커튼의 친구 | 존 토마스: 크리스의 전우 |
고로: 중매장이 | 엔지니어: 원래 이름은 트란 반 딘. 클럽 주인 |
본조: 초초상의 결혼을 비난하는 삼촌, 스님. 야마토리: 혼자 사는 초초상과 결혼코자 하는 귀족 | 투이: 부모들의 합의에 따라 킴과 13세때 결혼키로 한 남자. 월맹군 장교가 됨 |
케이트: 핀커튼이 미국에서 결혼한 부인 | 엘렌: 크리스가 미국에서 결혼한 부인 |
'미스 사이공'의 런던과 뉴욕 초연에서 킴을 맡은 필리핀 출신의 배우 겸 메조소프라노인 레아 살롱가 치엔
[줄거리]
사이공이 함락되기 직전인 1975년 4월, 사이공에 있는 베트남 사람이 운연하는 클럽인 드림랜드이다. 전쟁과는 관련이 없는 듯 화려한 모습의 클럽이다. 17세의 킴이 바걸로서 처음 출근하는 날이다. 바의 주인인 엔지니어가 킴을 맞이한다. 무대 뒤에서는 아가씨들이 나이트 쇼를 준비하고 있다. 아가씨들은 처음 나온 킴이 너무 시골틱하고 순진하다면서 조롱한다. 베트남을 곧 떠나야 하는 미해병대원들은 베트남 창녀들과 함께 진탕으로 놀아보려고 드림랜드 바에 들어선다. 크리스 하사는 바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돌아가려 한다. 친구인 존이 그러지 말고 아가씨 한 사람을 골라서 재미를 보라고 권고한다. 아가씨들은 '미스 사이공'의 타이틀을 차지하고자 서로 경쟁한다. '미스 사이공'으로 뽑힌 아가씨가 미해병대원 중에서 한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낼수 있다. 크리스는 한쪽에 있는 킴의 순진한 모습을 보고 관심을 가진다. 지지 반 트란이 '미스 사이공'으로 뽑힌다. 지지는 해병대원들에게 자기를 제발 미국으로 데려가 달라고 간청한다. 존이 엔지니어로부터 윗층에 있는 방 하나를 돈을 주고 빌린다. 처녀인 킴과 크리스를 위해서이다. 킴은 마지못해 하지만 어쩔수 없이 크리스와 함께 춤을 춘다. 크리스는 킴의 사정을 알고 킴을 나이트클럽에서 빼내기 위해 엔지니어에게 돈을 지불하겠다고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 존은 크리스가 킴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러는 줄로 생각한다. 존은 크리스를 억지로 킴의 방으로 들여 보낸다.
드림랜드에서 미군 병사와 베트남 아가씨들
크리스는 잠들어 있는 킴을 바라본다. 크리스는 하나님께 어찌하여 자기가 곧 베트남을 떠나야 할 때에 킴을 만나게 해 주었는지를 원망한다. 킴이 깨어나자 크리스는 하룻밤을 함께 지낸데 대하여 돈을 지불코자 한다. 킴은 남자와 함께 잔 것이 처음이라면서 돈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크리스는 킴이 고아라는 것을 알고는 측은한 심정이 들어서 킴에게 제발 클럽에서 몸을 팔지 말라고 부탁한다. 그러면서 계속 함께 지내고 싶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맹세한다. 크리스는 존에게 킴과 함께 지내기 위해서 며칠간 다른 곳에서 지내다가 오겠다고 말한다. 존은 베트콩이 당장이라도 사이공을 함락할 것이므로 그럴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크리스를 위해 자기가 어떻게 해서든지 둘러대겠다고 약속한다. 크리스는 드림랜드의 주인인 엔지니어를 만나 킴을 빼내기 위한 협상을 벌인다. 엔지니어는 미국 비자를 하나 얻어 준다면 킴을 내어 주겠다고 말한다. 화가난 크리스는 권총을 빼어 들고 엔지니어를 죽이겠다고 하며 원래 킴을 위해서 어떤 약속을 했는지를 지키라고 강요한다. 엔지니어는 킴의 부모가 세상을 떠날 때 킴을 결혼할 때까지 보살펴 주겠다고 약속한바 있다.
호치민 시티에서 베트남 전승 3주년 기념 퍼레이드가 열리고 있다.
바에 있는 아가씨들이 크리스와 킴의 결혼식을 준비한다. 킴과 크리스는 듀 부이 바이라고 하면서 결혼을 서약한다. 지지는 킴이 진짜 '미스 사이공'이라고 하면서 건배를 든다. 그때 투이가 나타난다. 투이는 킴과는 사촌이지만 두 집안의 어른들이 이미 킴과 투이의 결혼을 약속한바 있다. 그때 킴은 13세의 소녀였다. 투이는 공산 월맹군에 입대하여 장교가 되었다. 투이는 몰래 사이공에 잠입하여 마침내 자기와 결혼키로 되어 있는 킴을 찾는다. 투이는 미군인 크리스와 킴이 결혼식을 올렸다는 얘기를 듣고 분에 넘쳐 어쩔 줄을 몰라 한다. 투이와 크리스는 급기야 서로 권총을 꺼내어 겨눈다. 이때 킴이 두 사람을 제지하면서 투이와의 정혼은 부모님들이 정한 것이지만 지금 부모님들이 모두 돌아가셨으므로 무효라고 선언한다. 더구나 투이가 베트남을 배반하고 월맹군에 들어간 갔으므로 더 이상 투이에게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투이는 크리스와 킴을 저주하며 어디론가 사라진다. 크리스는 킴에게 자기가 베트남을 떠날 때에 반드시 킴을 데려가겠다고 약속한다.
환락의 드림랜드
그로부터 3년이 지난다. 지금은 호치민 시티라고 불리는 사이공에서는 미군을 몰아내고 베트남의 통일을 이룬 3주년을 기념하는 시가 행진이 대규모로 벌어진다. 이때 부르는 노래가 '용의 아침'(Morning of The Dragon)이다. 새로운 정부의 인민위원(다른 나라에서는 장관에 상당)이 된 투이는 군인들을 시켜서 부패의 대명사라고 생각하는 엔지니어를 체포한 후 킴을 찾아오라고 명령한다. 아직도 크리스를 사랑하는 킴은 아들과 함께 빈민지구에 숨어 살면서 언젠가는 크리스가 자기와 아들을 데리러 올 것으로 믿고 있다. 한편, 미국의 크리스는 새로 결혼한 엘렌과 함께 침대에 누워 있다. 크리스는 잠을 자면서 킴에 대한 꿈을 꾼다. 크리스는 킴의 이름을 크게 소리치다가 깨어난다. 엘렌과 킴은 서로 지구의 반대편에 있으면서 두 사람 모두 크리스에게 헌신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엔지니어가 킴을 찾아낸다. 엔지니어는 투이를 킴이 있는 곳으로 데려간다. 킴은 투이가 과거를 잊고 새출발하는 의미에서 결혼하자고 하는 제안하지만 이를 단호하게 거절한다. 마치 초초상이 고로의 재혼 권고를 단호하게 거절하는 것과 같다. 킴은 투이에게 탬을 보여주며 아이의 아버지가 크리스인 것을 강조한다. 투이는 킴을 조국에 대한 반역자라고 부르고 탬을 원수라고 부른다. 그리고는 칼을 꺼내 탬을 죽이려고 한다. 킴이 크리스가 준 권총을 꺼내어 투이를 죽인다. 킴은 탬과 함께 무작정 도망간다. 킴은 엔지니어에게 연락하여 도와 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엔지니어는 도와줄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다가 탬의 아버지가 미국인인 것을 알고는 잘만 이용하면 자기도 미국으로 가는 비자를 받을수 있다고 생각하여 킴을 도와 주기로 한다. 세 사람은 공산 호치민 시티에서 다른 보트 피플과 함께 배를 타고 방콕으로 간다. 엔지니어는 검문을 받자 탬의 삼촌이라고 둘러댄다.
킴에 대한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 크리스를 엘렌이 진정시키고 있다.
[제2막] 조지아주의 애틀란타이다. 존 토마스는 베트남 전쟁 중에 미군을 아버지로 하여 태어난 아이들을 미국으로 데려오는 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그런 아이들을 부이 도이(Bui Doi)라고 부른다. 아메라시안 아이들(Amerasian Children)을 말한다. 어느날 존은 크리스에게 킴이 아직도 살아 있다는 소식을 전해준다. 크리스는 지난 3년 동안 킴이 죽어가는 악몽으로 괴로워했었다. 그러다가 킴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자 그로부터는 악몽에 시달리지 않게 된다. 존은 크리스에게 아들 탬이 있다는 얘기도 해 준다. 그러면서 엘렌과 함께 방콕으로 가서 킴과 탬을 데려오라고 당부한다. 크리스는 엘렌에게 킴과의 사연을 얘기하고 아들 탬이 있다는 얘기도 한다. 한편, 방콕에서는 엔지니어가 관광객들을 상대로 새로 클럽을 연다. 킴은 이 클럽의 댄서로 일한다. 크리스와 엘렌, 존이 방콕에 도착한다. 존은 클럽에서 춤을 추고 있는 킴을 만나 크리스가 방콕에 와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 킴은 크리스가 마침내 자기를 찾아 온 것으로 믿고 너무나 기뻐한다. 존은 그런 킴에게 실은 크리스가 미국에서 결혼했다는 얘기를 차마 하지 못한다. 킴은 탬에게 아빠가 데릴러 왔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준다. 존은 킴에게 크리스를 데려 오겠다는 얘기 밖에 하지 못한다.
방콕의 환락가
무대는 바뀌어 사이공이 월맹군에게 함락 당하기 직전이다. 킴과 함께 지내고 있던 크리스는 미국대사관의 급한 호출을 받는다. 크리스는 가지고 있던 권총을 킴에게 주면서 만일에 무슨 일이 생기면 사용하라고 말한다. 크리스가 대사관에 들어서자 철문이 닫힌다. 워싱턴에서의 지시는 사이공에 남아 있는 미국인을 마지막 한 명까지 탈출 시키라는 것이다. 미국대사는 베트남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도 미국대사관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한다. 킴이 대사관의 철문에 도착한다. 대사관의 문 앞에 모여든 베트남 사람들은 이제 완전히 폭도와 같다. 크리스는 밖으로 나가서 킴을 찾고자 한다. 그러자 존이 크리스를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강제로 때려 눕힌다. 크리스는 사이공을 떠나는 마지막 헬기에 겨우 던져진다. 대사관 문밖에서 그 모습을 킴이 바라본다. 킴은 크리스에게 사랑한다고 소리친다.
미국대사관 앞의 장면. 베트남 사람들이 서로 헬기를 타려고 하고 있다.
다시 1978년의 방콕이다. 킴은 크리스가 찾아 오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먼저 찾아가기로 한다. 킴은 3년 전에 입었던 웨딩드레스를 찾아서 입고는 크리스가 묶고 있다는 호텔을 찾아간다. 탬은 엔지니어에게 맡겼다. 킴은 호텔 방에서 엘렌을 만난다. 킴은 엘렌이 존의 부인이라고 생각한다. 킴은 엘렌이 크리스의 부인인 것을 알게 되자 도저히 믿을수 없다는 표정이다. 엘렌은 킴에게 크리스가 정말로 탬의 아버지냐고 묻는다. 킴이 그렇다고 말한다. 킴은 크리스의 아들이 길거리의 쥐처럼 지내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엘렌에게 제발 탬을 미국으로 데려가서 행복하게 길러 달라고 부탁한다. 엘렌은 탬에게 생모가 필요하므로 그럴수 없다고 거절한다. 그리고 자기는 크리스와 살면서 아이들을 낳고 싶다고 말한다. 킴은 예전에 아이를 낳으면 미국으로 데려가서 기르겠다고 약속했다고 하면서 엘렌의 말에 대하여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그러면서 방에서 뛰쳐 나간다.
엔지니어가 어메리칸 드림을 상상하고 있다.
엘렌은 킴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기분이 상한다. 그러다가 크리스가 그렇게 원한다면 따르겠다고 작정한다. 크리스와 존이 돌아온다. 킴을 만나러 갔지만 만나지 못하고 돌아온 것이다. 크리스와 존은 킴이 호텔을 찾아왔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엘렌은 킴이 방금전에 왔다가 떠났다고 말하면서 자기와 여러 얘기를 솔직하게 나누었다고 말한다. 엘렌은 크리스에게 킴이 자기 집에서 크리스를 만나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킴이 자기의 아들을 크리스에게 돌려 보내겠다는 얘기도 덧붙인다. 존은 킴이 탬을 '미국인'으로 만들고 싶어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편, 엘렌은 크리스에게 킴과 자기 중에서 한 사람을 택하라고 최후 통첩을 한다. 크리스는 엘렌에게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확인한다. 크리스는 엘렌이 원치 않는다면 탬을 킴에게 맡겨서 방콕에서 지내도록 하고 미국에서 생활비를 보내주면 된다고 말한다. 존은 킴이 탬을 방콕에서 데리고 살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해 준다. 장면은 바뀌어 클럽이다. 킴은 엔지니어에게 자기와 탬이 곧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고 거짓으로 말한다. 엔지니어는 자기도 갈수 있다고 생각하여 미국에서의 화려한 생활을 상상한다. 크리스, 존, 엘렌이 드디어 킴과 탬을 만나러 온다.
탬을 만나 감격해 하는 크리스
킴은 탬에게 아빠가 나타났으므로 행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킴은 탬에게 탬과 함께 미국으로 가지는 못하지만 방콕에서 지켜보고 있을 터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그러면서 부르는 노래가 The Sacred Bird/Little God of My Heart이다. 크리스, 존, 엘렌, 엔지니어가 킴의 집에 도착한다. 엔지니어가 먼저 방에 들어가 탬을 데리고 나오려고 한다. 아빠인 크리스를 만나게 해주고 싶어서이다. 그러한 때에 킴은 커튼 뒤로 들어가 크리스가 맡기고 간 권총으로 자기를 쏜다. 탬을 보고 감격해 있던 크리스는 총소리가 나자 급히 방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뛰어 들어간다. 킴이 쓰러져 있다. 크리스가 죽어가고 있는 킴을 팔에 안고서 왜 이런 짓을 했느냐고 소리친다. 킴은 신들이 크리스를 그의 아들에게 인도했다고 말한다. 크리스는 킴에게 죽지 말라고 소리친다. 킴은 크리스에게 마지막으로 한번 안아 달라고 말하고는 예전에 결혼 첫날 밤에 불렀던 Sun and Moon(How in one night have we come so far?)를 부른 후에 크리스의 팔에 안겨 숨을 거둔다.
부이 도이의 장면. 부이 도이(Bui doi는 생활의 먼지라고 번역할수 있다. 그러나 도시의 부랑아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tre bui doi(트레 부이 도이)는 거리의 부랑아 또는 소년 범죄자라는 의미이다. 부이 도이는 1989년에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서 부이 도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나옴으로서 유명해졌다. 베트남 전쟁에서 남겨진 아이들, 즉 Amerasian children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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