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베리스모와 그후
바그너가 출현한 이래 유럽의 모든 오페라들은 사실상 바그너의 그늘에 가려서 빛을 보지 못했다. 오페라 작곡가라면 어떻게 해서든지 바그너 스타일을 닮으려고 노력했고 적어도 바그너의 작품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했다. 그러나 그것도 세월의 변화는 어찌하지 못했다. 그후 20세기에 들어서서 오페라는 여러 갈래를 나누어졌다. 그중의 하나는 감상적인 사실주의 멜로드라마였다. 이를 이탈리아에서는 베리스모(Verismo)라고 불렀다.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루제로 레온카발의 '팔리아치'를 통해서 선도된 장르이다. 베리스모 오페라는 순식간에 세계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인물은 무어라해도 자코모 푸치니였다. 그의 '라 보엠'과 '토스카'는 베리스모의 전형으로 남아 있다. 바그너에 대한 또 다른 반응은 바그너의 신화적 전설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를 통해 강렬한 심리적 표현으로 나타난 것이다. '살로메'와 '엘렉트라'는 대표적이다.
부활주일 하루에 일어났던 사건을 다룬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한 장면
20세기와 21세기를 통하여 오페라는 최대의 전성기를 경험하였다. 그러나 미안한 말이지만 새로운 작품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예전 작품들만이 스탠다드 레퍼토리로서 자리를 잡은 형국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1926년 푸치니가 '투란도트'를 내놓은 이래 이에 필적할 만한 새로운 작품은 태어나지 못했다. 물론 몇가지 있다고 한다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아라벨라'와 '카프리치오', 알반 베르크의 '룰루',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난봉꾼의 인생행로'(The Rake's Progress), 벤자민 브리튼의 '피터 그라임스'와 '빌리 버드', 풀랑크의 '갈멜파 수녀들의 대화' 등이 있다고 하지만 모차르트, 로시니, 도니체티, 벨리니, 베르디, 푸치니의 작품처럼 스탠다드 레퍼토리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아방 갸르드를 표방하는 현대 오페라도 꾸준히 등장하였지만 호기심 이상의 호응을 받지 못한 것도 숨길수 없는 사실이다. 이제 사랑받던 오페라는 어디로 갈 것인가? 현대오페라에 기대를 걸어보아도 될 것인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아라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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