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오백년의 발자취/오페라역사 속성정복

또 다른 시대적 구분

정준극 2013. 5. 9. 21:20

또 다른 시대적 구분

 

시애틀 오페라는 오페라를 시대적으로 다음과 같이 구분하였다. 2013년.

 

1. 초기 오페라 1597-1780

2. 모차르트 1756-1791

3. 벨 칸토 오페라 1800-1840

4. 베르디 1840-1890

5. 바그너 1850-1880

6. 프랑스 오페라 1850-1900

7.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1900-1920

8. 푸치니 1858-1924

9. 현대 오페라 1900-현재

 

 

1. 초기 오페라: 1579-1780

오페라는 이탈리아의 플로렌스에서 몇몇 철학자 및 예술가들이 고대 그리스의 극장에서 시와 음악과 무대 비주얼을 종합하여 공연했던 것을 생각하고 그와 같은 공연예술을 새롭게 부활하기 위해 생각해 낸 것이다. 플로렌스의 사람들은 그런 종합예술을 무엇이라고 부를지 몰라서 적당한 용어를 찾아내지 못하고 그냥 '작품'이라고 불렀다. 라틴어에서 '작품'은 오푸스(Opus)이고 오푸스의 복수가 오페라(Opera)이다. 그로부터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오페라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오페라라는 새로운 장르의 공연예술이 생겨난 것은 마치 우리 시대에 영화라는 새로운 장르의 예술이 탄생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획기적인 것이었으며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플로렌스에서의 오페라는 삽시간에 이탈리아 전역으로 전파되었고 얼마 후에는 루이 14세의 프랑스로 보급되었다. 사람들은 아름답고도 감동적인 음악과 시적인 드라마, 여기에 환상적인 무대장치를 복합한 오페라 공연에 매료했다. 오페라의 스토리는 주로 고전적인 신화 또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역사로부터 가져왔다. 그리고 스토리의 주제는 대체로 에로스, 즉 사랑의 기쁨과 사랑의 슬픔, 그리고 사랑의 영광에 대한 것이었다. 가장 자주 사용된 스토리는 '오르페우스와 유리디체'에 대한 것이었다. 오르페우스와 유리디체는 서로 사랑한다. 그러다가 유리디체가 죽는다. 오르페우스가 지하세계로 내려가서 사랑의 노래를 불러서 유리디체의 생명을 부활케 한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기쁨-슬픔-영광의 테마는 이 기간에 만들어진 수많은 오페라의 한결같은 주제였다.

 

[대표적인 작품]

-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 라 스칼라 무대

                          

2.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1756-1901

오페라의 주제는 그리스의 신화에서 탈피하여 보통 인간들의 이야기로 발전하였다. 스토리는 음악만큼이나 중요했다. 음악이 스토리를 표현하였다.

 

[대표적인 작품]

- '피가로의 결혼': 영리한 하인들이 바람둥이 주인을 골탕먹인다. 즐거운 코미디이다. 인간은 평등하다는 메시지도 전달해 준다. 프랑스 혁명의 전야라고 말할수 있다.

- '돈 조반니': 자기가 만난 모든 여인을 사랑하고 떠나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유쾌한 장면이 있는가 하면 두려운 장면도 있다.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적인 요소가 담겨 있다.

- '마술피리': 왕자가 못된 고승에게 붙잡혀 있는 공주를 구출코자 한다. 그러나 고승의 형제애와 진리에 동참한다. 동화와 같지만 계몽주의 사상을 표현한 작품이다.

 

'피가로의 결혼'의 한 장면. 신들이나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하녀와 이발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등장하였다.

                     

3. 벨 칸토 오페라: 1800-1840

인간 음성의 아름다움과 극적인 힘을 사용하는 오페라 스타일이다. 나폴레옹 시기의 여파라고 할수 있다. 내용은 주로 멜로드라마적인 스토리이다. 순수 오페라(오페라 세리아)에서는 비극적인 결말이 일종의 유행이었다. 코믹 오페라 또는 오페라 부파에서는 슬랩스틱이 인기이다. 로시니, 벨리니, 도니체티가 대표적이다.

 

[대표적인 작품]

- 람메무어의 루치아(도니체티): 꿈많은 아가씨 루치아(16세)가 신중하지 못한 오빠의 결혼강요로 인하여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지 못하게 되자 결국은 정신이상이 되어 억지 결혼의 초야에 신랑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버린 비극적인 내용이다. 벨칸토 비극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품이다.

- 세빌리아의 이발사(로시니): 눈치빠르고 재치있는 피가로가 젊은 백작의 구혼작전을 도와주어 마침내 결혼을 성사시킨다는 내용이다. 오페라 중에서 가장 사랑받는 코미디이다.

 

'람메무어의 루치아'의 '광란의 장면'.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 이 장면에서 루치아가 부르는 아리아는 벨칸토 음악의 모델이라고 한다.

 

4. 베르디: 1840-1890

셰익스피어, 빅토르 위고, 프리드리히 쉴러, 알렉산더 뒤마 피스 등의 위대한 낭만적 이야기를 아름답고 감동적인 음악으로 표현한 멜로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이탈리아 국민들은 베르디의 감동적인 멜로디를 깊이 사랑하였다. 그래서 이탈리아 통일을 촉진한 음악으로도 사용되었다. 베르디 자신은 이탈리아의 국민적 영웅이 되었다. 그의 오페라는 각각의 음악으로 조합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하나의 완성된 것이었다.

 

[대표적인 작품]

- 리골레토: 호색한인 공작으로 인하여 사랑하는 딸이 치욕을 당하자 꼽추의 어릿광대는 복수를 꾸민다. 하지만 공작을 죽인 것이 아니라 잘못하여 순진한 딸을 죽이게 된다. 인간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 라 트라비아타: 죽어가는 창녀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마지막 희생을 한다는 내용이다. 멜로디가 아름다우며 감동을 준다.

- 아이다: 노예가 된 이티오피아의 공주가 이집트의 장군을 사랑하게 되므로서 비극이 벌어진다. 웅장하고 장엄한 음악이 무대를 압도한다.

 

'리골레토'의 질다. 소프라노 에카테리나 바카로바.

                       

5. 바그너: 1850-1880

독일의 전설과 북구의 신화를 바탕으로 높은 이상과 환상을 펼쳐보인 작품들을 만들어서 서구 음악의 혁신을 도모하였다. 대체로 장편들인 그의 오페라(악극)는 사이코적인 면도 없지 않다. 그의 음악은 감성에 충만한 것이다.

 

[대표적인 작품]

- 트리스탄과 이졸데: 사랑을 위해 죽음을 택함으로서 궁극적으로 사랑을 완성한다는 내용이다. 현대 음악의 길을 닦아 놓은 바그너의 걸작이다.

-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바그너의 유일한 코미디로서 예술에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것, 옛 전통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등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구두장이인 한스 작스는 오페라에서 가장 현명하고 가장 사랑받는 인물 중의 하나이다.

- 니벨룽의 반지: 네 편의 오페라로 구성된 사이클이다. 신들과 난장이와 거인과 용과 일상적인 인간들이 마법의 반지를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내용이다. 전체를 공연하려면 17시간이나 걸리는 대작이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소프라노 발트라우트 마이어

 

6. 프랑스 오페라: 1850-1900

프랑스 오페라는 관중들이 대사의 한마디 한마디를 이해할수 있도록 작곡되었다. 파리오페라는 사치스럽기까지 한 무대장치와 대규모 오케스트라의 동원을 가능케 하고 있다. 게다가 무대에 스케이트장을 만들어 아이스 스케이팅 발레를 할수 있으며 화산이 폭발하는 장면 등 특수효과도 가능하다. 대표적인 작곡가는 샤를르 구노(파우스트), 조르즈 비제(카르멘), 자크 오펜바흐(호프만의 이야기), 쥘르 마스네(마농), 클로드 드비시(플레아와 멜리상드) 등이다.

 

[대표적인 작품]

- 파우스트(구노): 노교수인 파우스트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자신의 영혼을 팔아 젊음을 얻고 아름답고 순수한 마르게리트와 사랑하게 된다. 구노의 감미롭고 감동적인 멜로디가 넘쳐 흐르는 작품이다.

- 카르멘(비제): 오페라의 인물 중에서 가장 섹시한 집시 요부(팜 파탈)가 심지가 굳세지 못한 돈 호세를 유혹하지만 나중에는 다른 남자에게 떠나자 질투에 눈이 먼 돈 호세가 급기야는 카르멘을 죽이는 비극이다. 강력한 인상의 주인공들, 격렬한 내용의 드라마, 마음에 와 닿는 멜로디가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파우스트'의 한 장면. 파우스트와 마르게리트

 

7.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1900-1920

바그너의 후계자라는 얘기를 듣고 있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에 의해 독일 오페라는 유쾌하게 사악해 졌으며 퇴폐적으로 로맨틱해졌고 간혹은 솔직하게 충격적이 되었다. 슈트라우스의 오페라는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특징이다. 때문에 말할수 없는 소음일수도 있지만 매력적인 왈츠가 흘러나오기도 한다.

 

[대표적 작품]

- 살로메: 헤롯의 의붓 딸인 살로메가 세례 요한에 대하여 성적으로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국적인 중동을 무대로하여 퇴폐적이고도 정신이상적인 세팅이다.

- 장미의 기사: 비엔나가 무대이지만 실제로 비엔나에서 그런 일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복잡하게 얽힌 코미디이다. 중년에 접어든 마샬린이 자기가 데리고 놀던 청년에게 마음 속으로 사랑하는 아가씨가 생기자 우아하게 자기의 나이 먹음을 받아 들인다. 아가씨의 못된 약혼자는 벌을 받는다.

 

'살로메'의 한 장면. 잘츠부르크. 소프라노 힐데가르트 베렌스

 

8. 푸치니: 1858-1924

아마 베르디 다음으로 역사상 가장 사랑을 받고 있는 오페라 작곡가일 것이다. 푸치니는 그의 열정적이고 시적이며 간구하는 듯한 음악으로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특히 그것이 고통받는 가련한 여인에 대한 것이라면 마음이 메어지지 않을수가 없다. 푸치니 오페라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그러면서 사실적이다.

 

[대표적인 작품]

- 라 보엠: 젊은 예술가들이 펼치는 사랑 이야기가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어 준다. 아름다운 멜로디가 가슴을 적신다.

- 토스카: 사악한 경찰서장이 야욕 때문에 유명한 소프라노와 그의 애인인 화가의 삶을 파괴한다. 스토리도 흥미롭고 음악도 익사이팅하다.

- 나비부인: 미국 해군장교에게 버림을 받은 가련한 일본 여인이 자살로서 막을 내리는 스토리이다. 슬프기도 하지만 음악은 고귀하고 아름답다.

 

'라 보엠'

 

9. 현대 오페라: 1900-현재

오페라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와 독일의 것만이 아니게 되었다. 신대륙 미국과 남미, 아시아에서도 위대한 작품들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현대 오페라는 20세기 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외로움을 소재로 하고 있다. 현대 오페라들은 대체로 현대의 스토리로 구성되었으며 현대적인 작곡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

- 보체크(알반 베르크): 단순한 병사가 '조직'의 압박으로 파멸된다는 얘기이다. 베르크는 가공되지 않는 음악언어를 사용하였다. 그리하여 감정의 표현과 극장적인 효과를 극대화하였다.

- 예누파(레오스 야나체크): 계모가 미혼모인 의붓 딸의 아이를 살해한다. 의붓 딸이 결혼하여 행복을 찾을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이다. 체코의 대표적인 오페라이다.

- 포기와 베스(조지 거슈인): 집도 없는 불구자가 학대받는 여인을 마약에 빠지지 않기 위해 구원해 준다. 미국의 첫번째 걸작 오페라이다.

- 피터 그라임스(벤자민 브리튼): 어떤 외로운 사람이 영국 해안가의 작은 마을에서 결혼하여 안정적인 생활을 하려한다. 하지만 그가 가르치는 세명의 소년들이 죽는다. 사람들은 그를 비난한다. 자살만이 그가 택할수 있는 길이다. 브리튼의 첫번째 성공작이다.

 

'보체크'의 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