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더 알기/공휴일 탐구

성령강림절 월요일(Pfingstmontag)

정준극 2012. 5. 31. 01:36

성령강림절월요일(Pfingstmontag) - Whitmonday, Pentecost Monday

프랑스: Lundi de Pentecôte, 이탈리아: Luedi di Pentecoste, 노르웨이: Andre pinsedag


제자들이 성령을 받은 장면. 머리 위에 불의 혀 같은 모습이 붙어 있고 얼굴을 둘러싼 광택이 있다. 그러나 하인같은 사람들은 그런 것들이 없다.

 

오스트리아를 비롯하여 독일, 벨기에, 덴마크, 프랑스, 헝가리, 아이슬랜드, 룩셈부르크, 노르웨이, 스위스는 성령강림주일의 다음날인 월요일을 공휴일로 지키고 있다. 성령강림절 다음날인 월요일을 독일어로는 핑스트몬타그(Pfingstmontag)라고 하며 영어로는 위트몬데이(Whitmonday)라고 한다. 성령강림이라는 대단히 중요한 사건을 성령강림절 주일날 하루만 축하하는 것은 미안한 일이므로 월요일까지 연장하여 축하해야 마땅하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정한 것 같다. 아일랜드에서는 최근까지 성령강림절 월요일이 공휴일이었으나 '놀면 뭐하나!'라는 생각에 지금은 아니다. 영국에서는 1967년까지 성령강림절 다음날인 월요일이 은행휴무일이었다. 그러다가 명칭을 '스프링 은행 홀리데이'(Spring bank holiday)라고 바꾸고 5월의 마지막 월요일에 쉬는 것으로 변경했다. 프랑스는 성령강림의 중요성을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깊이 인식하여서 과거에는 성령강림주일의 한 주간이 모두 휴일이었다. 그러다가 1789년 프랑스혁명이 있은 후에 '일은 안하고 너무 놀기만 한다. 놀다보니 술만 마신다'는 여론이 비등하여서 월요일 하루만 공휴일로 정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에서의 성령강림

                                

성령강림절(Pentecost 또는 Whitsuntide, Whitsun)은 기독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절기의 하나로서 부활주일로부터 약 7주, 정확하게는 50일 후에 마지하는 날이며 그리스도 승천일로부터는 10일 후이다. 부활주일로부터 50일 후에 맞이하는 주일이므로 오순절(五旬節)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펜테코스트(Pentecost)라는 단어는 '50일째 되는 날'이라는 뜻이다. 성령강림절에 대한 이야기는 사도행전 2장 1-4절에 기록되어 있다. 성령강림절에는 교회에서 세례의식을 행한다. 세례를 받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흰옷을 입어야 했기 때문에 Whitsunday 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White Sunday가 변하여서 Whitsunday가 된 것이다. 사도행전 2장 1-4절의 말씀은 아래와 같다.

 

1 오순절 날이 이미 이르매 그들이 다 같이 한 곳에 모였더니

2 홀연히 하늘로부터 급하고 강한 바람같은 소리가 있어 그들이 앉은 온 입에 가득하며

3 마치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들이 그들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하나씩 임하였더니

4 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에 따라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

 

사도행전에 의하면 제자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신후 예루살렘의 어느 다락방에 모여 오로지 기도에 힘쓰고 있던 중에 성령의 강림을 받았다는 것이다. 정확한 장소는 모른다. 오로지 제자들이 머무는 다락방이라고만 되어 있다. 일설에는 마가의 다락방이라고 했지만 사도행전에는 그런 기록이 없다. 몇명이나 모였는가? 120 여명이나 모였다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대단히 큰 다락방이었을 것이다. 주로 누가 있었느냐하면 베드로, 요한, 야고보, 안드레, 빌립, 도마, 바돌로메, 마태, 알페오의 아들 야고보, 셀롯인 시몬, 야고보의 아들 유다가 있었고 여자들과(막달라 마리아, 살로메 등)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의 아우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마가와 누가는 언급이 되어 있지 않다. 오늘날 기독교에서는 다락방에서 하늘로부터 성령이 내린 사건을 교회의 탄생으로 보고 있다. 사족이지만 오늘날 하나의 교회에서 최적의 교인수는 120명 정도라고 한다. 오순절 다락방에 모인 사람들이 120여명이기 때문에 그런 주장이 더욱 설득력이 있다.


성령강림절 월요일을 축하하는 오스트리아 시골에서의 민속춤

 

2003년에 프랑스는 성령강림절에 즈음해서 5월인데도 갑자기 날씨가 더워져서 폭염으로 무려 1만 5천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주로 노인들이었다. 사람들은 성령이 너무 많이 내렸다고 농담으로 얘기했다. 아무튼 이것이 계기가 되어 프랑스에서는 노인 요양에 대한 추가재원을 조성하는 일이 추진되었다. 2005년에 프랑스는 너무 많은 공휴일을 줄이기 위해서 노동자들에게 1년 중에서 아무 공휴일이나 하나를 선정해서 포기하도록 했다. 전체의 44%가 성령강림절 월요일(Lundi de Pentecôte)을 포기하겠다고 선정했다. 그러나 과반수가 되지 않으므로 공휴일에서 완전히 제외하지는 못하고 시간을 두고 다시 검토키로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공휴일 하나를 포기하겠다는 수가 점점 줄어들었다. 모두들 더 놀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결국 2008년에 성령강림절 월요일을 공휴일에서 제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프랑스의 노동자들은 지금은 각자 법정 공휴일에서 아무 날이나 하루를 선정하여 포기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휴가중에서 하루를 반납해도 되고 공휴일에서 하루를 포기해도 된다. 그렇지 않으면 1년에 일곱 시간을 나누어서 일을 더 해도 된다. 대단하다.

 

엘 그레코의 '오순절 성령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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