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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체축일(Corpus Christi)

정준극 2012. 5. 31. 06:36

성체축일(聖體祝日)(Corpus Christi) -  Fronleichnam

Trinity Sunday의 다음 목요일

 


할슈태터 제(Hallstätter See)의 성체축일 퍼레이드

                                          

코르푸스 크리스티(Corpus Christi)는 '그리스도의 몸', 즉 '성체'라는 뜻이다. 가톨릭에서는 코르푸스 크리스티 축제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독일어로는 프론라이히남(Fronleichnam)이다. 프론(Fron)은 '주님의' 또는 '성스러운'이라는 뜻이며 라이히남(Leichnam)은 '시신'을 말한다. 가톨릭의 '성체축일'은 성령강림절 다음의 두번째 목요일이다. 즉 부활주일후 60일째 날이다. 일부 교회에서는 삼위일체 주일의 다음 주일을 성체축일로 지키고 있다. '코르푸스 크리스티'는 그리스도의 몸을 말하기 때문에 성만찬의 기본요소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성체축일에는 어느 절기보다도 중요한 성만찬 예식을 갖게 된다. 그때  신자들은 그리스도께서 나누어 주시는 떡을 먹으며 포도주를 마신다. 떡과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의미한다. 기독교 신자들이 성만찬을 가지는 것은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고 그리스도가 주신 새 언약을 믿고자 하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자들은 모두 주 안에서 다시 태어나고 부활하여 새로운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므로 성령을 받고 새로 태어났다고 생각하여 성만찬을 가지는 것은 기독교인으로서 대단히 중요한 의식이다.

 

할슈타트에서의 성체축일에 아이들이 꽃닢을 뿌리고 있다.

 

오늘날 성체축일은 오스트리아를 비롯하여 주로 브라질, 독일(일부 지역에 한함), 폴란드, 포르투갈, 스위스(일부 지역)에서 지켜지고 있다. 성령강림절 다음의 두번째 목요일이기 때문에 2012년에는 6월 7일이다. 코르푸스 크리스티가 교회의 축일로 자리잡게 된 것은 13세기 후반의 일이다. 리에즈(Liège)의 줄리아나(1193-1252) 수녀의 기여가 컸다. 리에즈는 오늘날 벨기에의 도시로서 독일어로는 뤼티히(Lüttich)라고 부르는 곳이다. 줄리아나는 어릴 때부터 하나님께서 계시를 통해서 성찬을 위한 축일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주장해 왔다. 줄리아나는 리에즈주교에게 청원서를 제출하여 성찬 축일을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에는 지방의 주교가 자기 소관의 지방에서 축일을 정할 권리가 있었다. 주교는 줄리아나의 청원을 받아들여 성체축일을 지키기로 했다. 첫 성체축일은 1246년 리에즈에서 거행되었다. 리에즈는 성찬 축일을 통해서 온 교우들뿐만 아니라 마을사람들이 모두 기쁨으로 이날을 보내게 되자 아예 성체축일은 매년 거행되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성체축일이 유럽의 다른 가톨릭 국가에게 전파된 것은 줄리아나 수녀와 리에즈 주교가 세상을 떠난 후였다. 1264년에 교황 우르반4세가 칙서를 발표하고 성체축일을 라틴 전례에 의해 모든 가톨릭교회에서 거행하도록 했다. 15세기부터는 성체축일에 성체행렬을 가진 후에 관례적으로 거리나 광장에서 종교극(미스테리 플레이)을 공연했다. 16세기에 종교개혁이 일어난 후에는 화체설(화체설)이 부정되면서 개신교에서는 이 축일을 지키지 않게 되었다. 화체설은 기독교에서 성찬식 때 빵과 포도주의 외형은 변하지 않지만 그 실체가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변한다는 교리를 말한다.

 

티롤에서의 성체축일 퍼레이드(성체행렬)

 

성체축일은 기본적으로 로마 가톨릭의 축일이다. 그러나 영국 성공회의 교회들도 지키는 곳이 많다. 그리고 정교회로서 서구식 전례를 행하는 교회 중에서도 성체축일을 지키는 곳이 있다. 중세의 유럽에서는 성체축일에 즈음하여 미스테리 연극(Mistery Play: 성극)을 공연하는 것이 인기였다. 예를 들면 주님께서 죽은지 사흘만에 무덤의 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셨다는 등의 이야기이다. 독일에서는 바덴 뷔르템버그, 바바리아, 헤쎄, 북 라인 베스트팔리아, 라인란트 팔라티네이스(Rhineland-Palatinate), 자르란트, 작소니, 투링기아에서 성체축일을 지킨다. 성체축일을 공휴일로 삼고 있는 가톨릭 국가로는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브라질, 볼리비아, 도미니카 공화국, 폴란드, 산 마리노, 트리니다드와 토바고, 크로아티아 등이다. 오늘날 성체축일에는 온 마을이 동원되다시피하여 화려한 퍼레이드를 벌인다. 악대가 동원되고 어린이들도 행렬에 참가한다. 온 마을의 축제이다.

 

코르푸스 크리스티 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