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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승천 대축일(Mariä Himmelfahrt)

정준극 2012. 5. 31. 20:30

성모승천 대축일(Mariä Himmelfahrt) - Assumption of Mary

Ascention Day: 성모(聖母) 몽소승천(夢召昇天) - The Assumption - The Feast of the Assumption

프랑스: Ascension, 이탈리아: Ferragosta, 스페인: Asuncion de la Virgen

 

성모승천. 루벤스 작품

 

성모 마리아는 이 세상에서의 생애를 마치게 되자 하늘로 올라갔다. 그러므로 성모 마리아의 무덤은 이 세상에 없다. 성모 몽소승천은 가톨릭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뜻깊은 축일이다. 일찍이 교황 비오 12세는 1950년 교황령에서 '몽소승천'(夢召昇天) 교의를 다음과 같이 선포하였다.  "원죄에 물들지 않고 평생 동정이었던 모후 마리아가 지상 생애를 마친 다음 영혼과 육신이 함께 천상의 영광으로 들어올림을 받았다는 것은 하느님으로부터 계시된 신앙의 진리이" 라는 내용이다. 가톨릭에서는 성모를 기리는 축일이 여럿 있지만 매년 8월 15일에 지키는 성모승천 대축일이 가장 중요하다. 로마 가톨릭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오스트리아에서도 당연히 성모의 몽소승천을 중요한 축일로 지키고 있다. 가톨릭 교회는 성모의 승천과 관련하여 대체로 다음 두가지의 의식을 거행한다. 하나는 성모가 이 세상에서의 삶을 마치고 떠나는 의식이며 다른 하나는 성모의 육신이 하늘로 들림을 받아 올라가는 의식이다. 성모승천은 독일어로 마리아 힘멜파르트(Mariä Himmelfahrt)라고 한다. 힘멜은 하늘이고 파르트는 여행을 간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성모의 하늘 여행'이다.

 

혹자는 '성모승천'을 Ascention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표현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Assumption 이 옳은 표현이다. 성모는 스스로 올라간 것이 아니라 들림을 받아서 올라간 것이다. 하늘의 힘으로 올라갔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스스로 하늘로 올라갔다. 그리스도 승천은 Ascention 이라고 한다. 한편, 기독교의 초기에는 성자들 또는 신앙을 위해 자기를 희생한 사람들의 유물을 간직하고 숭배하는 관례가 지배적이었다. 예를 들면 베드로의 치아, 요한의 유골, 성모 마리아의 어머니인 성안나의 손가락뼈 등등이다. 교회는 이런 유물들을 수집하느라고 대단치도 않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성모 마리에와 관련한 유물은 하나도 없다. 하늘로 들림을 받아 올라갔기 때문에 유해가 없다. 만일 황공하옵게도 성모 마리아의 손가락 뼈마디라도 하나 발견되었다든지 또는 하다못해 성모 마리아가 사용했던 밥그릇이나 입었던 옷가지라도 하나 발견되었다면 그건 가톨릭교회로서 대단한 성물이 되었을 것이지만 그런 것도 하나도 없다.

 

성모승천. 귀도 레니(Guido Reni) 작품

 

성모승천을 대축일로 지키는 나라는 오스트리아, 벨기에, 칠레, 프랑스,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스페인 등이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이날 교회적으로 행사를 가질뿐 공식적인 일반 행사는 없다. 그러니까 '성모승천일'은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처럼 국가적 차원에서의 공휴일은 아니다. 성모승천에 대한 사항은 복음서에 나오지 않는다. 초대교회 시절부터 전래되어온 이야기일 뿐이다. 그리고 어찌하여 8월 15일을 성모의 승천일로 지키는지에 대한 정확한 근거도 없다. 다만, 8월 15일이 성모가 태어난 날이어서 과거부터 교회에서는 이날을 마리아 축일로 지켰는데 성모가 하늘나라에서 아들과 영원히 재회하는 날을 새로 태어난 날로 간주하여서 그날을 몽소승천일로 정했다는 얘기다. 개신교에서는 성모승천에 대한 사항을 일부러 앞장서서 설교하지 않으며 기리지도 않는다. 


복되신 성모의 몽소승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