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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슈테판 축일(Stefanitag)

정준극 2012. 6. 1. 17:32

성슈테판 축일(Stefanitag: 슈테파니타그) - St Stephen's Day

Boxing Day(박싱데이). 이탈리아: Santo Stefano, 카탈로니아: Sant Esteve,

 

오스트리아는 성탄절(크리스트타그) 다음날도 성슈테판축일로 정하여 휴일로 삼고 있다. 오스트리아 뿐만 아니라 체코공화국, 독일, 헝가리, 아이슬랜드, 아일랜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랜드, 노르웨이, 폴란드, 슬로바키아, 스위스 등도 12월 26일을 성슈테판 축일로 정하고 하루를 더 휴무한다. 만일 성슈테판 축일이 토요일이나 일요일이면 그 다음 주의 월요일을 대체 공휴일로 삼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아무리 크리스마스 다음날이라고 해도 정상업무를 보는 곳이 많이 있다. 한편, 영국, 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에서는 12월 26일을 박싱데이(Boxing Day)라고 부르며 휴일로 삼고 있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그런 날이 있다는 정도로 알고 지낸다. 박싱데이라고 해서 권투를 하는 날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상점 앞에 물건들을 담은 상자(박스)를 내다 놓고 싸게 팔기 때문에 박싱데이라는 말이 나왔다는 얘기가 있다. 미리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선물을 사는 날로 정했다는 명분이다. 박싱데이를 지키는 나라들은 호주, 캐나다, 에스토니아, 핀랜드, 그리스, 홍콩,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위스, 영국 등이다.

 

스데반의 순교

                  

기독교에서 성슈테판(성스데반)은 두 사람이 있다. 하나는 기독교 최초의 순교자인 성스데반으로 주후 34년 경에 사울(나중에 바울)이 부추킨 사람들에 의해 돌에 맞아 순교했다. 어떤 사람들은 스데반이 화살에 맞아 죽었다고 하지만 일반 백성들이 평소에 활을 들고 다니다가 성슈테판에게 화살을 쏘았을리는 만무하고 만일 쏘았다면 로마 병사들일 것이지만 그것도 크게 신빙성은 없다. 하기야 사울은 로마 시민이었으므로 로마 병사들에게 지시하여 성슈테판에게 화살을 쏘게 했을 수도 있다. 또 다른 성슈테판(스데반)은 중세의 암흑시대에 야만적인 이교도들이 살고 있는 스웨덴에 복음을 전하러 갔던 성슈테판을 말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성슈테판(성스데반)이라고 하면 예루살렘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하려다가 사울의 박해를 받아 순교한 그 사람을 말한다. 12월 26일을 성슈테판 축일로 삼은 것은 그날 성슈테판이 순교를 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록이나 증거는 없다. 그나저나 사람들이 성슈테판을 돌로 쳐 죽였기 때문에 성슈테판은 벽돌공들의 수호성인이 되어 있다.

 

사람들이 스데반을 돌로 쳐 죽이다.

                       

12월 26일을 박싱 데이로 지키는 것은 몇가지 사연이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다음 두가지이다. 하나는 사람들이 크리스마스에 받은 선물을 뜯어보고 난후 빈 상자(박스)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에 버리는 습관이 있으므로 '상자의 날', 즉 박싱 데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다는 주장이다. 그런 전통은 중세 영국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견해는 그동안 바쁘던 주인이 하인들에게 이날에야 크리스마스 선물을 상자에 담아 주었다는 풍습이 있었기 때문에 박싱 데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주인은 선물을 하인들에게만 아니라 그 집을 위해 수고한 우유배달부, 신문배달부, 정육점 주인, 식료품점 주인 등에게도 주었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다음날 상점 앞에 물건들을 넣어둔 상자들을 내다 놓고 싸게 팔기 때문에 박싱데이라는 말이 생겨났다는 설명도 있다. 또 다른 주장도 있다. 교회의 성직자들은 교인들이 교회에 바친 크리스마스 선물상자를 크리스마스 이브나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바쁘므로 크리스마스가 지난 다음날에 풀어 보는 관례가 있기 때문에 박싱 데이라는 말이 생겨났다는 설명이다. 성직자들이 받은 선물 상자에는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는 돈이나 물건들이 들어 있다는 것이며 그래서 성직자들은 그 선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왔다는 것이다. 그날이 바로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2월 26일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박싱 데이에는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백화점이나 일반 상점에서 바겐 세일을 실시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면 사람들은 겉으로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지 못했기 때문에 사러 왔다는 척 하면서 세일 물건들을 거의 미친듯이 산다. 전자제품들이나 겨울 옷등을 반 값에 팔기 때문에 사람들이 죽어라고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박싱 데이 세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