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론드 에크버트(Blonde Eckbert)
주디스 웨이어(Judith Weir)의 2막 오페라
별도로 포켓 오페라로 재편
주디스 웨이어. 영국의 캠브릿지에서 태어나서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부모가 모두 스코틀랜드인이어서 주디스 웨이어도 스코틀랜드의 작곡가로 소개되고 있다.
영국의 여류작곡가인 주디스 웨이어(Judith Weir: 1954-)는 지금까지 8편의 오페라를 완성했다. 1985년에 첫 오페라인 '흑거미'(The Black Spider)를 시작으로 '중국 오페라의 밤'(A Night at the Chinese Opera: 1987), '아흐터반''(미스 포춘: Achterbahn: 2011) 등 현대 오페라들을 내놓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중에서 1994년 4월 20일 런던에서 초연된 '블론드 에크버트'는 나중에 주디스 웨이어가 이른바 포켓 오페라로 만들었기 때문에 또 다른 관심을 끈 작품이다. 포켓 오페라는 글자그대로 전체를 축소하여 작게 만든 오페라이다. 주디스 웨이어는 2막의 오페라를 1막으로 축소하였다. 풀 오케스트라 대신에 실내악 규모의 앙상블이 연주토록 했으며 합창을 삭제하였다. '포켓 오페라'라는 새로운 용어는 주디스 웨이어의 '블론드 에크버트'로부터 비롯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블론드 에크버트'의 포켓 버전은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여러나라에서 자주 공연되었다. 이제 풀 버전은 레코드에서나 들을수 있는 것이 되었다.
에크버트와 베르테.
독일의 시인인 루드비히 티크(Ludwig Tieck: 1773-1853)는 독일의 전래동화를 수집하여 정리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일찍이 1796년에 전래동화인 Der blonde Eckbert(블론드 에크버트)를 각색하여 이야기로 만들고 1797년에 출판된 Peter Lebrechts Märchen(페터 레브레헤트의 동화)에 포함하였다. 이 동화집에 포함된 이야기들은 이른바 Kunstmärchen(예술동화)라고 하여 초기 독일 낭만주의 문학의 한 장르를 구성한 전형이다. 독일의 전래동화들이 대체로 그런것 처럼 '블론드 에크버트'도 자연과 인간과의 조화를 그린 것이다. 적막한 숲속에 홀로 있으므로서 혼자만의 기쁨에 넘쳐 있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작가인 티크는 그러한 모티브를 Waldeinsamkeit(숲의 적막)이라는 용어를 고안하여 소개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동화라는 것은 대체로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지만 '블론드 에크버트'는 그렇지 않다. 주인공이 초자연적인 세계와 자기의 일상 생활간의 장벽을 깨트리고자 함으로서 불행이 찾아오는 내용이다.
독일의 시인인 루드비히 티크
'블론드 에크버트'는 1994년 4월 20일 런던 콜로세움에서 잉글리쉬 내셔널 오페라(ENO)가 처음 공연하였다. 미국 초연은 그해 8월 산타 페 오페라에서였다. 2003년에는 북독일방송교향악단의 연주회가 있었다. 이때 스토리의 장면들을 슬라이드로서 무대에 비춰서 관심을 끌었다. 포켓 버전은 공연시간이 한 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원래의 공연시간은 한시간 20분이 걸리는 것이었다. 포켓 버전으로서 '블론드 에크버트'는 2006년 6월 14일 런던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처음으로 공연되었다. 중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숲속에서 아내와 함께 평화스런 생활을 하고 있는 블론드 에크버트(Bar), 그의 부인인 베르테(Berthe: MS), 그의 친구인 발터(Walther: T)와 휴고(Hugo: T), 새(S), 개(묵음), 그리고 노파가 등장한다.
블론드 에크버트의 무대. 현대적 연출.
제1막. 새가 등장하여 관중들에게 에크버트와 베르테가 숲속에서 얼마나 평화스럽게 살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찾아오는 사람도 별로 없다. 친구 발터(Walther)만이 자주 찾아오는 셈이다. 저녁이다. 에크버트가 저 멀리 불빛을 발견한다. 분명히 발터일 것이다. 발터는 자연사 표본을 수집하기 위해 숲속을 돌아다니다가 친구인 에크버트의 집으로 오고 있는 중이다. 에크버트는 친구 발터가 오면 그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말해 주어야 겠다고 생각한다. 마침내 발터가 오자 에크버트는 아내인 베르테에게 젊은 시절에 겪었던 일을 얘기해 주라고 말한다. 가난했던 베르테는 어떤 가난한 양치기 집에서 자란다. 베르테는 양치기의 집에서 계속 눌러 사는 것이 그들 부부에게 부담이 될 것 같아서 집을 떠나기로 한다. 더구나 양치기는 자주 화를 내고 매를 들기까지 하므로 더 이상 그 집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집을 떠난 베르테는 숲속에서 검은 옷을 입은 어떤 노파를 만난다. 노파는 베르테를 자기의 집으로 데리고 간다. 노파의 집에는 개가 한마리 있고 새도 한마리 있다. 베르테는 개의 이름을 듣기는 했지만 지금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새는 보석알을 낳는다. 베르테는 노파가 두려워서 더 이상 함께 살수 없으므로 그동안 새가 낳은 보석들과 새를 가지고 노파의 집에서 도망 나온다. 베르테는 새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새를 숲속으로 놓아준다. 마을에 돌아온 베르테는 보석으로 집을 사고 에크버트와 결혼한다. 발터는 베르테가 그런 얘기를 해 준것을 고맙다고 말하며 노파의 집에 있던 개의 이름은 스트로미안(Strohmian)이라고 말한다. 에크버트와 베르테는 발터가 그 개의 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그리고는 발터가 분명히 노파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서 두려워한다. 발터가 갈데가 있다고 하면서 떠나자 에크버트가 석궁을 가지고 발터의 뒤를 쫓아간다.
에크버트가 총을 들고 발터를 죽이려고 쫓아가고 있다. 원래는 석궁이지만 현대적 연출에서는 총으로 대체했다.
제2막. 서주는 에크버트가 발터를 죽이는 것을 암시하는 음악이다. 베르테는 발터가 어떻게해서 그 개의 이름을 알고 있는지 도무지 궁금하고 두려워서 견딜수가 없다. 결국 베르테는 두렵고 놀란 나머지 마음의 병이 되어 죽어가고 있다. 베르테는 에크버트에게 마지막 편지를 써서 남긴다. 에크버트가 그 편지를 읽는다. 얼마후 마을에 간 에크버트는 또 다른 친구인 휴고를 만난다. 마을에서는 이미 에크버트가 발터를 죽인 것으로 소문이 나 돌고 있다. 휴고는 그럴리가 없다고 하며 에크버트를 위로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에크버트가 살인자라고 하며 비난을 퍼붓는다. 에크버트는 겨우 마을 사람들을 피하여 숲으로 도망간다. 에크버트는 옛날에 베르테가 노파를 처음 만났다고 하는 그곳으로 간다. 그런데 그곳에 어떤 남자가 이미 와서 있다. 에크버트는 그 남자를 보고 발터를 생각한다. 새가 나타나서 마치 에크버트를 노파의 집이 있는 곳으로 안내라도 하듯이 날아간다. 에크버트를 만난 노파는 그가 새와 보석들을 돌려주려고 가지고 왔는지를 묻는다. 에크버트가 왜 자기에게 그런 질문을 하느냐고 되묻자 노파는 '나는 발터였고 휴고였다'라고 말하며 실은 베르테가 자기의 이복 여동생인데 베르테의 부모가 베르테를 기를수 없어서 잠시 양치기가 기르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베르테는 행복한 생활을 위해 시련의 기간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 기간이 거의 끝날 즈음에 베르테가 새와 보석을 가지고 갔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에크버트는 그만 미쳐서 죽는다.
베르테와 발터와 에크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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