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토리오의 세계/특별 오라토리오

칸타타 '카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

정준극 2012. 10. 18. 21:31

'카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

칼 오르프(Carl Orff)의 장면이 있는 칸타타

 

칼 오르프

 

본 블로그는 오페라/오페레타를 위주로 하고 간혹 특별한 오라토리아들을 소개하고 있거니와 '카르미나 부라나'는 오페라도 아니고 오라토리오도 아니며 굳이 구분한다면 칸타타이므로 특별히 소개할 명분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르미나 부라나'가 마치 오페라나 오라토리오처럼 무대배경과 의상을 갖추고 연주되는 경우가 많으며 출연자들도 배우처럼 연기를 겸하여 공연하는 경우가 있고 또한 발레로도 만들어져서 시놉시스가 있는 작품처럼 공연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 그렇다면 도대체 '카르미나 부라나'가 어떤 작품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의 궁금중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본란에서 소개코자 한다. 독일의 칼 오르프(Carl Orff: 1895-1982)가 작곡한 '카르미나 부라나'는 이상한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한번 빠지게 되면 마치 중독이나 된듯 계속 들으며 심취하게 되는 곡이다. '카르미나 부라나'는 독창과 합창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전부 25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카르미나 부라나가 뭐야?'라고 묻는 사람들도 일단 이 작품의 첫번째 곡인 '오 포르투나'(O Fortuna)를 듣고 나면 '오 이거! 나 알아! 들어본적 있어!'라고 말할 정도로 실은 널리 알려진 곡이다. 과연, '카르미나 부라나'에 나오는 음악들은 영화나 팝송 등 여러 분야에서 인용되고 있다. '오 포르투나'라는 곡은 '카르미나 부라나'에서 마지막 곡으로도 나온다.

  

처음 발견된 양피지의 첫페이지에 포르투나 여신과 운명을 뜻하는 바퀴, 그리고 제왕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카르미나 부라나'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카르미나는 라틴어로 노래(Song)라는 뜻이며 부라나는 이 작품에 사용한 시(詩)들이 처음으로 발견된 독일의 장소인 보이에른을 라틴어로 표기한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직역하면 '부라나의 노래'이다. 라틴어의 부라나는 독일 남부바바리아 지방에 있는 베네딕트보이에른(Benediktbeuern)이라는 마을을 말한다. 베네딕트보이에른은 그 마을에 베네딕트수도원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이곳에서 1803년에 한뭉치의 중세 시들과 연극 대본들이 발견되었다. 112장의 양피지에 적어 놓은 것으로 모두 320편이나 되는 시와 연극 대본이었다. 그중에서 완성된 텍스트는 228편으로 정리되었다. '카르미나 부라나'는 조사해보니까 서기 1230년 경에 쓰여진 것으로 밝혀졌다. 놀라운 발견이었다. 더구나 중세의 시라고 하면 거의 모두 거룩한 종교적인 내용이어야 하는데 이것들은 지극히 세속적인 즉, 이교도적이며 호색적인 내용이어서 '아니, 수도원에서 발견된 것으로는 참으로 의외로다'라는 소리를 들었다. 다시 말해서 점잖은 사람들로서는 별로 입에 담기 어려운 저속한 표현으로 되어 있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아무튼 발견된 시들을 내용별로 구분해 보면 풍자적이거나 또는 도덕적인 내용의 것들이 있는가 하면(카르미나 모랄리아: Carmina moralia), 사랑과 봄을 축하하는 노래들이 있으며(카르미나 베리스 에트 아모리스: Carmina veris et amoris), 주점에서 도박을 하거나 술을 마시는 내용의 시들도 있고(카르미나 루소룸 에트 토파토룸: Carmina lusorum et potatorum), 그리고 이런 세속적인 내용들만 있으니까 미안해서인지 성서적인 내용의 시들도 있었다(카르미나 디비나: Carmina divina). 이런 대단한 시들이 발견된 것은 1803년이지만 처음 인쇄물로 출판된 것은 그로부터 40여년 후인 1847년이었다. 그동안은 그저 쉬쉬하며 시중에 나돌기를 원치 않았다. 출판된 책자의 명칭은 코덱스 부라누스(Codex Buranus)라고 했다. '부라누스 사본'이라는 의미이다.

 

독일 남단의 베네딕트보이에른 마을에 있는 베네딕트 수도원. 이곳에서 중세의 대중시와 연극대본들이 발견되었다.

 

코덱스 부라누스에 대하여 조금 더 설명하자면, 발견된 시들과 연극대본들은 대부분 12세기에 써진 것이지만 개중에는 11세기에 써진 것도 있고 그보다 나중인 13세기에 써서 추가한 것도 있다. 주로 중세 라틴어로 쓰여졌다. 그러나 몇몇은 중세 고지 독일어(표준독일어)로 쓰여진 것도 있으며 어떤 것은 고대 프랑스어 또는 프로방스 방언으로 쓰여진 것도 있었다. 또 어떤 것들은 라틴어와 독일어 및 프랑스어의 혼합형으로 쓰여진 것도 있다. 이를 마카로니 스타일이라고 부른다. 누가 썼는가? 주로 수도승들이 썼다고 본다. 당시 수도승들 중에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왜 수도승(학생)들이 주로 썼는지를 아느냐하면 사용한 용어들 중에 당시 유럽을 유랑하는 수도승(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문체와 용어들이 많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학자들뿐만 아니라 학생들, 수도승들, 그리고 심지어는 기사들이 이 나라 저 나라를 순방하며 이야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이들이 발전하여 음유시인(트로바토레)들이 되었다고 할수 있다. 한편, 이들을 골리아드(Goliards)라고 부르기도 했다. 학생들과 신학자들 및 수도승들은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종교적인 내용과는 거리가 먼 세속적인 내용의 얘기들을 지어내거나 또는 교회를 비판하거나 풍자하는 내용을 전파했다. 그러므로 그들의 행동이 마치 성경에 나오는 골리앗처럼 무모하다는 뜻에서 골리아드라고 불렀던 것 같다.

 

내쉬빌 발레의 공연장면. 운명의 바퀴를 그린 휘장을 들고 있다.

 

'카르미나 부라나'가 정작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순전히 칼 오르프 때문이다. 칼 오르프는 1935-36년에 코덱스 부라누스에 포함되어 있는 시에서 24편을 선별하여 곡을 붙이고 타이틀을 오리지널 라틴어 그대로 '카르미나 부라나'라고 붙였다. 독일에서는 이를 카르미나 부라나의 첫글자를 따서 간략히 체베(CB)라고 부른다. 사용한 시는 24편이지만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가 25곡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은 첫번째 곡을 마지막에도 다시 사용했기 때문이다. O Fortuna(오 포르투나)이다. 포르투나는 로마의 운명의 여신이다. 칼 오르프가 칸타타 '카르미나 부라나'의 첫 곡과 마지막 곡으로 '오 포르투나'를 선택한 것은 베네딕트수도원에서 발견된 양피지 원고의 첫페이지에 커다란 바퀴의 가운데에 앉아 있는 포르투나 여신의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바퀴의 주위에는 여러 제왕들의 흥망을 보여주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다른 양피지에는 흥겨운 봄날의 장면, 아름다운 나무와 꽃들과 동물들이 그려져 있고 또 다른 면에는 주사위 놀이를 하고 있는 도박꾼들, 체스와 바가몬(서양장기의 일종)을 두는 사람들의 모습도 있다. 비르질의 이니아드에 나오는 장면도 두 개가 있다. 또 다른 그림에는 두 연인이 꽃바구니 옆에 누워있는 모습도 있다. 이런 그림들만을 볼 때에 '카르미나 부라나'가 신성하고 엄숙한 내용이 절대로 아니라는 것을 당장 알수 있다. 오히려 사람들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할수 있다.

 

'카르미나 부라나' 음반. 군들라 야노비츠,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 게르하르트 슈톨츠와 오이겐 요훔의 지휘

 

25곡으로 구성되어 있는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는 세개의 큰 파트로 되어 있고 여기에 추가로 몇개의 제목이 붙어 있는 형식이다. '카르미나 부라나'는 Fortuna, Imperatrix Mundi(세상의 여왕 포르투나)라는 타이틀로 시작된다. 도입부 이후에 나오는 1장은 Primo Vere(프리모 베레: 봄날에)와 Uf dem anger(우프 뎀 앙거: 초원에서)이며 2장은 In Taberna(인 타베르나: 주막에서)이고 3장은 Cour d'amours(쿠르 다모르: 사랑의 구애)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첫번째 곡인 Fortuna, Imperatrix Mundi 가 다시 등장한다.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의 오리지널 타이틀은 상당히 길다. 라틴어로 되어 있는 오리지널 타이틀은 Carmina Burana: Cantiones profanae cantoribus et choris cantandae comitanitibus instrumentis atque imaginibus magicis이다. 읽기도 힘들다. 영어로 번역하면 Songs of Beuern: Secular songs for singers and choruses to be sung together with instruments and magic images 이다. 오르프가 붙인 제목에서 볼수 있듯이 '카르미나 부라나'는 마법적인 이미지들이 등장하도록 되어 있어서 호기심을 더욱 부채질 해준다.

 

'카르미나 부라나'의 콘서트. 토론토

                                   

'카르미나 부라나'는 1936년 6월 8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에서 초연되었다. 스테이지와 세트, 그리고 출연자들은 모두 특유의 의상을 입고 나와서 마치 오페라처럼 공연하였다. 초연은 대성공이었다. 관중들은 종래에 볼수 없었던 감동적이고 감격적인 공연을 보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초연이 있은후 칼 오르프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지금까지 내가 작곡했던 모든 작품들, 그리고 불행하게도 이미 출판된 악보들은 모두 없애야 할 것 같다. 나의 작품활동은 카르미나 부라나로서 다시 시작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칼 오르프는 그만큼 '카르미나 부라나'를 스스로 높이 평가하였다. '카르미나 부라나'의 노래와 기악곡은 다양하고 변덕스로울 만치 다방면의 삶을 표현하고 있다. 달콤한 인생, 행복, 얽매이지 않은 즐거움, 자연이 주는 봄의 아름다움, 사랑의 열정 등을 찬양하는 곡이 있는가 하면 수도승들의 거칠고 힘든 생활, 방랑하는 학생들의 행색, 그리고 자기 자신을 풍자적으로 돌아보는 모습등도 표현되어 있다. 그러나 이 칸타타의 핵심적인 철학은 인간 운명이란 것은 언제라도 변경될수 있다는 데에 있다. 바로 포르투나이다. 그래서 운명의 수레바퀴는 돌고 돈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다.

 

발레 '카르미나 부라나'의 무대

                   

'카르미나 부라나'의 텍스트가 남부 바바리아 지방의 베네딕트보이에른 마을에 있는 베네딕트수도원에서 발견되었지만 그렇다고해서 그 텍스트들이 그 수도원에서 써졌다는 것은 아니다. 베네딕트수도원은 그저 이곳저곳에 있던 시들과 연극대본을 수집하여 정리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텍스트의 오리진은 어디일까? 이런것까지 따지고 조사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혹시 궁금해 할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서 설명을 하자면 중부 유럽에서 독일어의 바바리아 방언을 사용하는 지역이 우선적으로 후보대상이며 다른 곳으로는 서부 오스트리아와 북부 이탈리아이다. 이탈리아까지 원천지로 고려하는 것은 텍스트에 이탈리아 스타일의 특성이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왕에 얘기가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카르미나 부라나'의 텍스트가 비록 베네딕트보이에른에서 발견되었지만 실은 다른 곳에서 써졌던 것이 옮겨져 왔다는 주장이다. 원래 텍스트가 써졌다고 생각되는 곳으로는  두 곳이 가능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하나는 슈티리아지방의 제카우(Seckau)라는 곳이며 다른 하나는 남부 티롤지방의 노이슈티프트수도원(Kloster Neustift)이라는 것이다.

 

슈티리아의 제카우수도원

 

어찌하여 이상의 두 곳이 '카르미나 부라나'가 쓰여진 장소로 논란이 되고 있는지를 설명하자면 상당히 지루할 것이므로 생략코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 왜 그런지에 대하여 궁금해 할 사람들이 있어서 설명해 달라고 주장할 것 같아서 약간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제카우를 지지하는 측의 주장은 '카르미나 부라나'가 쓰여졌다고 하는 시기에 제카우 교구의 주교로 있었던 하인리히라는 사람의 이름이 '카르미나 부라나'(체베: CB)의 제6편에 나오므로 분명히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카린티아의 마리아 잘(Maria Saal)의 교구신부이기도 한 하인리히는 체베 작성의 후원자였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마르히오네스(Marchiones)라는 단어도 체베에 여러번 등장한다. 이 단어는 제카우가 있는 지역인 슈티아어마르크(슈티리아)의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한편, 체베에 있는 여러 찬미가들이 알렉산드리아의 성카테린에게 헌정되어 있는데 성카테린은 제카우의 수호성인으로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티롤의 노이슈티프트수도원이 후보장소라고 주장하는 측은 체베의 텍스트에 표현되어 있는 편견이 없고 솔직한 표현들이야말로 당시 노이슈티프트수도원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아우구스틴 수도회 사람들(캐논 레귤라)의 특성이기 때문에 노이슈티프트수도원이 오리지널 장소라는 것이다. 또한 노이슈티프트수도원이 있는 마을 이름인 브릭센(Brixen)이라는 명칭도 체베에 두어번 등장하고 있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체베에 디트리히 폰 베른(Dietrich von Bern)이라는 티롤의 영웅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티롤의 노이슈티프트가 본적지가 아니면 그런 이름이 나오겠느냐는 주장이었다. 이밖에도 여러 주장들이 있지만 한도 끝도 없으므로 생략한다.

 

남부 티롤의 브릭센에 있는 노이슈티프트 수도원(왼편의 건물이 아름다운 천사의 성)

 

그러면 '카르미나 부라나'에 들어 있는 작품들의 주제는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다음 네가지로 나눌수 있다. 도덕과 풍자에 대한 노래가 55편(CB 1-55), 사랑에 대한 노래가 131편(CB 56-186), 술마시고 놀음하는데 대한 노래가 40편(CB 187-226), 그리고 종교적인 연극대본이 2편(CB 227-228)이 있다. 그렇지만 반드시 이런 구분으로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사랑의 노래라고 구분되어 있는 파트에 죽음에 대한 애도와 풍자시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칼 오르프가 '카르미나 부라나'를 처음 본 것은 1934년이었다. 독일이 한창 정치적으로 혼란하던 시기였다. 1847년에 나온 코덱스 부라나를 읽은 것이다. 칼 오르프를 도와주고 있던 청년 학생으로 미셀 호프만(Michel Hofmann)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음악도이면서도 라틴어와 그리스어에 조예가 깊었다. 미셀 호프만은 칼 오르프가 '카르미나 부라나'를 텍스트로하여 작곡하기로 하자 24곡의 시들을 선정하는 역할을 했다. 대부분 라틴어로 된 시였고 개중에는 한두편의 시가 고지독일어 또는 프로방스 방언으로 되어 있었다. 칼 오르프와 미셀 호프만은 수많은 시들 중에서 몇편을 선정하면서 13세기의 상황을 20세기에서도 그대로 느낄수 있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채택하였다. 즉 운명과 부의 변덕스러움, 덧 없는 인생, 봄날이 돌아오는데 따른 기쁨, 술과 탐욕과 도박과 욕망에 대한 탐익과 그로 인한 멸망등을 다룬 내용이었다.

 

환상적인 무대

 

'카르미나 부라나'는 1937년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서 초연되어 대환영을 받은 후에 독일의 여러 지역에서 공연되었다. 나치는 처음에 '카르미나 부라나'의 가사 중에 에로틱한 것들이 있다고 하며 신경을 썼으나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므로 나중에는 아무런 문제를 삼지 않기로 했다. 실로 '카르미나 부라나'는 1930년대에 독일에서 작곡된 작품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것으로 인정을 받았다. '카르미나 부라나'는 전쟁 중에는 사정상 공연되지 못하였으니 전쟁이 끝나자 다시 인기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더구나 국제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러 영화에 삽입되고 TV 광고에 나오게 되자 '카르미나 부라나'에 나오는 '오 포르투나'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 되었다. 그리하여 오늘날에도 '카르미나 부라나'를 공연한다는 것은 입장권의 매진을 의미하게 되었다. '카르미나 부라나'는 다음과 같은 25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작곡구조는 '카르미나 부라나'의 표지에 나와 있는 그림처럼 운명의 수레바퀴가 돌아가는 것과 같은 아이디어로 되어 있다.

 

Fortuna Imperatrix Mundi(운명의 여신, 세상의 여제)

1. O Fortuna(오 운명의 여신이여) - 합창

2. Fortune vulnera(운명의 여신에 의한 상처들을 탄식하노라) - 합창

 

I-Primo vere(봄에)

3. Veris leta facies(봄의 즐거운 얼굴) - 작은 합창

4. Omnia sol temperat(태양이 만물을 유혹하네) - 바리톤

5. Ecce gratum(보라, 환영하도다) - 합창

 

Uf dem Anger(초원에서)

6. Tanz(댄스) - 기악곡

7. Floret silva(숲의 꽃들) - 합창

8. Chramer, gip die varwe mir(상인들이여, 나에게 색물감을 주시오) - 합창

9. a) Reie(원무) - 기악곡

9. b) Swaz hie gat umbe(춤추는 자들이여) - 합창

9. c) Chume, chum, geselle min(사랑하는 이여 어서 오라) - 작은 합창

9. d) Swaz hie gat umbe(반복)(춤추는 자들이여) - 합창

10. Were diu werlt alle min(이 세상이 모두 나의 것이라면) - 합창

 

II-In Taberna(주점에서)

11. Estuans interius(뜨겁게 끓어오르는 주점의 안) - 바리톤

12. Olim lacus colueram(내가 호수에서 수영을 할 때) - 테너와 남성합창

13. Ego sum abbas(나는 수도원장이로다) - 바리톤과 남성합창

14. In taberna quando sumus(우리가 주점에 있을 때) - 남성합창

 

III-Cour d'amours(사랑의 구애)

15. Amor volat undique(사랑은 어느곳으로든지 날아가리) - 소프라노와 소년합창

16. Dies, nox et omnia(낮과 밤, 모든 것) - 바리톤

17. Stetit puella(저기 아가씨가 서 있네) - 소프라노

18. Circa mea pectoa(내 가슴 속에) - 바리톤과 합창

19. Si puer cum puelluia(소년이 소녀와 있을 때) - 테너 3명, 바리톤, 베이스 2명

20. Veni, veni, venias(오라 오라 제발 오라) - 복4중창

21. In trutina(저울 위에서) - 소프라노

22. Tempus iocundum(웃기는 시간) - 소프라노와 바리톤과 소년합창

23. Dulcissime(사랑스런 소년) - 소프라노

 

Blaziflor et Helena(플랑세플러와 헬렌)

24. Ave formosissima(너무나 사랑스런 자들을 찬양하라) - 합창

 

Fortuna Imperatrix Mundi(운명의 여신, 세상의 여제)

25. O Fortuna(반복) - 합창

 

'카르미나 부라나'의 한 장면

 

칼 오르프는 '카르미나 부라나'를 작곡하면서 지금까지는 볼수 없었던 새로운 극적인 개념을 개발하였다. 오르프는 이를 '무대의 세계'(Teatrum Mundi)라고 불렀다. 여기에서는 음악과 각각의 장면, 그리고 스피치까지도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게 된다. 실제로 오르프는 '카르미나 부라나'를 댄스, 안무, 비주얼 디자인 및 기타 다른 스테이지 액션이 서로 관련되는 것으로 작곡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저 칸타타로서 콘서트 홀에서 연주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최근 트랜스 시베리아 오케스트라의 버전은 번쩍이는 섬광이 무대를 압도하며 불길이 치솟아 무대를 집어 삼키려는 듯하는 장면이 연출되어 객석에까지 영향을 주었었다. 오르프는 후기 르네상스 멜로디의 영향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윌렴 버드(William Byrd) 또는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와 같은 초기 바로크 작곡가들의 영향도 받았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오르프가 중세의 멜로디를 기본으로 하여 '카르미나 부라나'를 작곡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코덱스 부라나에는 네우마(Neume) 형태의 음표가 기록되어 있다. 오선이 없이 기록된 기호들이다. 이들 네우마 기호들은 오르프가 '카르미나 부라나'를 작곡하던 시대에도 정확히 해석되지 못하였으므로 오르프가 중세의 네우마 멜로디를 바탕으로 삼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오히려 오르프의 음악은 스트라빈스키의 초기작품을 보는 듯하다. 특히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칸타타인 Les noces(결혼: 1923)을 참고로 한 인상을 준다.

 

'카르미나 부라나'에서의 볼레로

 

리듬은 가장 중요한 음악적 요소로 사용되었다. 이것은 스트라빈스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전반적으로 보아 '카르미나 부라나'의 리듬은 직선적이고 단순하다. 그래서 마치 보컬 파트가 타악기의 역할을 하는 듯한 느낌까지 받는다. 하지만 오르프의 경우에는 리듬의 변화가 자유자재롭다는 특징을 보여주었다. 솔로 아리아들은 솔리스트들에게 대단한 도전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테너 아리아인 Olim lacus coleuram(내가 호수에서 수영을 했을 때)는 전체곡을 활세토로서 부르도록 되어 있다. 주인공이 받고 있는 고통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이경우에는 불에 구워지고 있는 백조를 말한다. 바리톤 아리아는 보통의 바리톤 아리아에서 볼수 없는 고음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더구나 바리톤 아리아인 Dies nox et omnia(낮과 밤, 모든 것)은 완전히 활세토로 불러야 한다. 바리톤 아리아로서는 정말 특이한 경우가 아닐수 없다. 소프라노 아리아인 Dulcissime(사랑스런 소년이여)는 대단히 높은 음을 내야 한다. 그런데도 오르프는 이 곡을 콜로라투라가 아닌 리릭 소프라노가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 음악적인 긴장감이 더욱 분명해 진다는 것이었다.

 

장 르 폰넬르 감독의 영화 '카르미나 부라나'에서의 포르투나(운명의 여신)

                   

지금까지 '카르미나 부라나'는 수없이 레코딩 되었으나 그중에서도 뛰어난 것들을 소개코자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아마도 1967년에 오이겐 요훔(Eugen Jochum)이 지휘한 베를린의 도이치오퍼의 레코딩일 것이다. 소프라노 군둘라 야노비츠, 테너 게르하르트 슈톨체,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가 솔리스트로 나온 것이다. 1968년에 DDG로 발매되었다. 칼 오르프 자신도 이 레코딩을 가장 훌륭한 것으로 인정하였다. BBC는 이 레코딩을 1995년에 특별소장목록으로 지정하였다. 리카르도 무티(Riccardo Muti)가 1979년에 영국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하여 레코딩한 것도 있다. EMI에서 레코딩했다. 소프라노 알린 아우거(Arleen Auger), 테너 존 반 케스테렌(John van Kesteren), 바리톤 조나단 섬머스(Jonathan Summers)가 솔리스트로 등장한 것이다. 제임스 르바인이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소프라노 준 앤더슨, 테너 필립 크리치(Phillip Creech), 바리톤 베른트 봐이클(Bernd Weikl)이 솔리스트로 등장한 것도 있다. 1984년에 DDG가 레코딩했다. 이 음반은 1987년에 최우수합창공연으로 그래미상을 받았다.

 

'카르미나 부라나' 합창과 발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