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의 '파우스트, 비극 첫번째 파트'...그 내용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를 좀 더 깊이 알고 싶다면 도대체 괴테의 오리지널 내용은 어떠한지를 알아보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괴테는 두 편의 '파우스트'를 썼다. '비극의 첫번째 파트'(Faust. Der Tragödie erster Teil )와 '비극의 두번째 파트'(Faust, Der Tragödie zweiter Teil )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는 대략 괴테의 '파우스트, 비극의 첫번째 파트'를 바탕으로 삼은 것이다. 괴테의 '비극의 첫번째 파트'는 1808년 처음 출판되었다. 그로부터 약 50년 후에 구노의 '파우스트'가 파리의 극장무대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다음은 연극 '파우스트, 비극의 첫번째 파트'의 대강 줄거리이다. 오페라와 별로 차이가 없다. 연극에서는 강아지가 등장하지만 오페라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 등이 차이라면 차이이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비극의 첫번째 파트'는 오페라처럼 1막, 2막 등으로 구분되어 있지 않다. 다만 각 장면을 세트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지도록 했다. 연극이 정식으로 시작되기 전에 헌정시가 낭독된다. 당시에는 어떤 연극을 시작하기 전에 누구에거 헌정한다는 시를 별도로 낭송하고 이어 서막을 시작하는 것이 관례였다. 헌정시가 낭송된 후에는 극장 자체가 무대인 서막이 시작된다. 극장에서 극장감독, 시인, 배우가 공연의 목적에 대하여 서로 의견을 나누는 내용이다. 실제 '파우스트'의 본스토리는 하늘(천국)에서의 서막(프롤로그)으로부터 시작된다. 하나님과 악마인 메피스토(메피스토펠레스)가 내기를 한다. 메피스토는 하나님이 총애하는 파우스트 박사를 타락시킬수 있다고 장담하지만 하나님은 아무리 타락한다고 해도 결국은 하나님의 품 안으로 돌아 온다고 주장한다. 이어 파우스트의 연구실 장면이다. 파우스트 박사는 마법으로 자연과 우주의 실체와 본성을 파악코자 하지만 번번히 실패한다. 절망한 파우스트는 자살을 생각한다. 그러나 부활절을 축하하는 교회의 종소리를 듣고 생각을 고쳐 먹는다. 파우스트는 조수인 바그너와 함께 부활절 거리를 걷는다. 강아지(푸들) 한마리가 이들을 파우스트의 연구실에서부터 따라 온다. 파우스트가 연구실로 돌아오자 강아지는 메피스토로 변한다. 메피스토는 파우스트에게 계약을 맺자고 제안한다. 세상에서 파우스트가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지 들어주는 대신에 파우스트도 나중에 지옥에서 메피스토가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지 들어주겠다는 계약이다. 파우스트는 이미 죽음까지 생각했었으므로 피로서 서명한다.
'파우스트'가 우주와 자연의 본체에 대하여 제자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연극의 한 장면.
메피스토는 우선 파우스트를 라이프치히에서 가장 유명한 주점인 아우어바흐(Auerbach)로 데리고 간다. 이 주점은 실제로 지금도 문을 열고 있으며 주점의 앞에는 메피스토가 어떤 학생을 유혹하고 있는 장면의 기념상이 세워져 있다. 메피스토는 주점에서 몇몇 술취한 주정꾼들에게 마법의 트릭을 써서 자기의 능력을 보여준다. 파우스트는 메피스토의 마술에 의해 젊은이로 변형된다. 파우스트는 그레첸(마르가레트)를 만난다. 파우스트의 욕망이 솟아난다. 메피스토는 파우스트를 위해 그레첸에게 보석을 선물하고 또한 그레첸의 이웃에 살고 있는 마르테를 조종하여서 파우스트와 그레첸이 만나도록 만든다. 파우스트가 그레첸을 유혹한다. 그레첸은 두 사람의 밀회를 위해 파우스트가 준 약으로 자기의 어머니를 잠들게 하려 했으나 약이 듣지 않자 자기 어머니를 살해한다. 그레첸은 임신을 한다. 그레첸의 비통함은 자기의 임신 사실을 알고 분노하는 오빠가 파우스트와 메피스토의 손에 죽임을 당하자 더욱 높아진다. 얼마후 그레첸은 아기를 낳는다. 그러나 제정신이 아닌 그레첸은 아이를 물에 집어 넣어 죽인다. 그레첸은 체포되어 감옥에 갇힌다. 그레첸은 사형을 선고받는다. 메피스토는 파우스트의 마음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자 파우스트를 발푸르기스나하트의 축제로 데려간다. 마녀들의 잔치가 한창이다. 미녀들이 넘쳐 있다. 그러나 파우스트는 그레첸을 구출하겠다고 주장한다. 메피스토와 파우스트가 지하감옥에 나타난다. 파우스트가 그레첸에게 자기를 따라서 자유를 얻으라고 설득하지만 그레첸은 이를 거절한다. 연극의 마지막 장면은 하늘로부터 그레첸이 구원을 받았다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오늘날 하이델베르크의 아우어바흐스 켈러의 앞에 세워져 있는 메페스토의 기념상. 메피스토가 어떤 학생 스타일의 사람을 설득하고 있는 장면이다. 파우스트라는 설명은 없지만 사람들은 메피스토의 옆에 있는 사람이 파우스트라고 생각한다. Mephisto verzubert die Studenten. 이라고 써 있다.
이제 연극의 서막부터 시작하여 전체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자. 프롤로그는 극장에서의 프롤로그와 천국에서의 프롤로그가 있다. [극장에서의 프롤로그]. 극장감독, 시인, 배우의 세 사람이 무엇때문에 연극 공연을 해야하는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극장감독은 연극이란 관중들을 즐겁게 해주어야 하며 그렇게 되면 극장수입도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배우는 배우로서의 명성을 쌓아 영광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시인은 감동적인 내용의 작품을 창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세사람은 나중에 각각 배역을 맡아 다시 출연한다. 즉, 극장감독은 하나님으로, 시인은 파우스트로, 배우는 메피스토펠레스로서 등장한다.
[천국에서의 프롤로그: 내기] 실제 연극은 천국에서의 프롤로그로부터 시작된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욥의 이야기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다. 메피스토펠레스가 하나님과 파우스트의 영혼을 놓고 내기를 한다. 하나님은 지금까지는 그를 형식적으로 마지못해 섬기기만 했던 파우스트를 그의 품 안으로 분명하게 돌아오게 만들겠다고 결정한다. 다만, 파우스트를 시험하기 위해 메피스토펠레스로 하여금 파우스트를 타락시키는 것을 허락한다. 하나님은 '인간이란 잘못을 저지르는 존재이다. 하지만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고 노력을 한다'고 선언한다. 하나님과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내기의 결과는 분명하다. 선한 사람이라면 아무리 어두운 죄악을 범한다고 해도 결국은 옳은 길로 들어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하나님은 메피스토펠레스가 파우스트를 타락으로 이끌더라도 그것은 파우스트가 잘못을 깨닫게 하려는 목적으로만 타락시켜야 한다는 조건을 붙인다. 그것이 하나님의 진짜 목적인 것이다. 이같은 서막(프롤로그)이 끝나면 지금부터가 본막인 '파우스트의 비극'이다. 본막의 각 장면을 소제목으로 구분하여 소개코자 한다.
[파우스트 비극]
(밤) 파우스트가 연구실에 홀로 앉아 있다. 그는 전 생애를 통하여 연구하고 공부한 것에 대하여 과연 무엇을 위해서인지 곰곰히 생각해 본다. 파우스트는 많은 공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이치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는 것이 불만이다. 결국 그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과학으로 무엇을 알려는 것은 실패했다. 파우스트는 노스트라무스로부터, 마크로코스모스의 징조로부터, 그리고 땅의 정령으로부터까지 지식을 구하였다. 그러나 만족할 만한 해답은 얻지 못했다. 파우스트가 땅의 정령으로부터 배운 것을 다시 생각해 보고 있을 때 제자인 바그너가 들어온다. 바그너는 오직 책으로부터 지식을 얻는 헛된 과학적 형태, 그리고 교육을 받은 상류층을 상징한다. 바그너의 지식흡수 과정은 밝으면서도 냉철한 질문에 의한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파우스트의 지식흡수 과정은 신적인 지식을 추구하는 감성적인 방법이다. 모든 지식에 낙심하고 절망한 파우스트는 병에 담긴 독약을 보자 자살할 생각을 한다. 그러나 밖에서 부활절을 알리는 교회의 종소리가 들리자 차마 독약을 마시지 못한다. 교회의 종소리는 파우스트의 기독교적인 신앙을 일깨워 주었다기 보다는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케 해주는 것이었다.
(성문밖) 파우스트와 제자 바그너는 사람들이 부활절을 축하하고 있는 거리로 나간다. 사람들은 파우스트를 보고 환호를 하며 박수를 보낸다. 왜냐하면 연금술사인 파우스트의 아버지가 마을에 번진 역병을 치료해 주었기 때문이다. 파우스트는 사람들이 자기보다는 자기 아버지에 대하여 환호하는 것을 보고 평생을 공부한 것이 정말 무엇인지 몰라서 절망감에 빠진다. 파우스트는 바그너에게 내면적인 갈등을 얘기한다. 한편, 파우스트와 바그너는 집에서부터 따라오는 한 마리의 강아지를 보고 별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실상 그 강아지는 메피스토가 변형한 것이다.
(연구실) 파우스트는 다시 연구실로 돌아온다. 강아지도 따라 들어온다. 파우스트는 요한복음을 번역하고 있다. 파우스트는 요한복음의 첫 구절인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를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 원래의 성경에는 말슴이 아니라 로고스라고 되어 있다. 파우스트는 로고스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할지 몰라서 번민하다가 결국은 '태초에 행위가 있었느니라'라고 번역한다. 성경에 나오는 단어들이 강아지를 심히 자극하였던지 강아지는 당장 커다란 괴물로 변한다. 놀란 파우스트가 급히 마법의 주문을 외워서 괴물을 물리치려 하자 괴물은 마치 방랑하는 학자처럼 보이는 메피스토로 변한다. 메피스토는 파우스트에게 삶의 즐거움을 보여주겠다고 제안한다. 파우스트는 처음에 거절하지만 메피스토가 지금까지 전혀 보지 못했던 일들을 보여주겠다고 하자 마침내 메피스토의 제안에 응한다. 파우스트의 내면에서는 천사들이 부르는 희망의 메시지가 흘러나왔지만 파우스트는 메피스토와 계약을 맺는다. 그 계약으로 파우스트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얻을수 있게 되며 메피스토는 그 대가로 파우스트의 영혼을 얻게 된다. 이렇게 하여 비극의 첫번째 파트에서 메피스토는 파우스트를 '작고' '위대한' 세상으로 인도한다. 특별히 '작은 세상'은 첫번째 파트의 토픽이다. '위대한 세상'은 시간의 제약으로부터 탈출하는 것으로 두번째 파트를 위해 남겨 두었다.
파우스트는 메피스토와 계약을 맺으면서 자기의 힘을 과대평가한것 같다. 파우스트는 메피스토와의 내기에서 절대로 질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결코 만족했던 일이 없었으므로 비록 메피스토가 전혀 새로운 것을 보여준다고 해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파우스트는 메피스토가 약속한 '최고의 순간'(great moment)도 경험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역시 무엇이든지 만족을 못했기 때문이다. 메피스토도 파우스트와의 내기에서 이긴다고 장담은 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파우스트의 소망을 모두 들어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만일 파우스트가 양심에 따라 올바른 행동을 하게 해 달라면 그렇게 해 줄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대신, 메피스토는 현재의 파우스트를 과거로부터 분리하는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메피스토는 파우스트에게 표면적인 탐익에 빠지게 만들 생각이다. 그래서 기은 죄악의 그물에 걸리도록 할 생각이다. 메피스토는 우선 파우스트를 아우어바흐의 주점으로 데리고 간다. 그곳에서 파우스트는 술에 취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고서는 오히려 역겨워한다. 메피스토는 파우스트에 대한 첫번째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것을 느낀다. 파우스트는 무언가 다른 것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프치히의 아우어바흐 주점의 모습. 그림
[그레첸의 비극]
(마녀의 부엌) 메피스토는 파우스트를 어떤 마녀의 집으로 데려간다. 마녀는 헥센 아인말라인스(Hexen Einmaleins)라는 주문으로 마법의 약을 만들어 그것으로 파우스트를 핸섬한 젊은이로 변형시킨다. 파우스트는 마법의 거울을 통하여 트로이의 헬렌의 모습을 보고 그 미모에 반하여 사랑에 빠진다. 헬렌은 메피스토의 간섭과는 상관 없이 아마도 다른 마법에 의해서인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한다. 헬렌은 '비극의 두번째 파트'에 재등장한다. 아우어바흐 주점의 장면과는 달이 이 장면에서는 남자들이 마치 동물처럼 행동한다. 그리고 동물들(유령)은 남자들처럼 생동한다.
(길거리에서) 파우스트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르가레테를 보고 마음이 끌린다. 파우스트는 메피스토에게 저 여자를 돈을 주고 사달라고 요구한다. 메피스토는 마르가레테의 순수한 자태를 보고 마르가레테를 거리의 여자들처럼 마음대로 할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대산, 메피스토는 마르가레테의 장식장에 보석들을 놓아둔다. 마르가레테가 호기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밤) 그레첸은 보석들을 발견하고 그것을 어머니에게 가지고 간다. 어머니는 보석들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몰라서 걱정을 한다. 어머니는 보석들을 교회에 기져가서 기증한다. 그런 장면을 본 메피스토는 몹씨 화가나서 어쩔 줄을 모른다.
(이웃 집) 메피스토는 또 하나의 보석상자를 그레첸(마르가레테)의 집 앞에 놓아둔다. 그레첸은 아무런 생각도 없이 보석상자를 이웃의 마르테에게 보여준다. 마르테는 그레첸에게 자기 집에 가서 보석들을 달아보자고 권한다. 메피스토는 마르테에게 오랫동안 집을 떠나 있었던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한다. 마르테는 메피스토에게 남편의 죽음을 확인해 줄수 있는 또 다른 증인을 데려와 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해야 법적으로 처리할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메피스토는 파우스트를 장난삼아서 증인으로 내세운다. 파우스트는 마치 자기가 마르테의 남편의 죽음을 목격한 것처럼 거짓으로 증언한다. 파우스트는 전번 장면에서 그레첸을 만나기 위해 거짓말까지는 할수 없다고하며 거절했으니 이번에는 그레첸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져서 거짓말 하는 것을 수락하였다.
(정원) 정원의 모임에서 마르테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메피스토와 시시덕거린다. 메피스토는 마르테가 노골적으로 접근하자 대단히 난처하게 생각한다. 그레첸은 파우스트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다. 그러나 파우스트와 함께 다니고 있는 메피스토에 대하여는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레첸은 파우스트에게 유명한 질문을 던진다. '자 말해 보세요, 어떻게 신앙을 갖게 되었나요?'(Now tell me, how do you take religion?)이다. 그레첸은 파우스트를 자기의 방으로 들어오도록 한다. 그러나 어머니가 두렵다. 파우스트가 그레첸에게 잠오는 약을 주며 어머니에게 마시도록 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약은 잠오는 약이 아니라 독약이었다. 그래서 비극은 계획대로의 길을 가게 된다.
(우물에서) 그레첸은 임신의 징조를 느낀다. 그레첸은 우물에서 친구인 리셴(Lieschen)과 미혼모에 대한 얘기를 나눈다. 그레첸은 그런 여자들이 사회에서 말할수 없는 천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실망한다.
(거리에서) 그레첸의 오빠인 발렌티네는 동생 그레첸이 파우스트라는 젊은이와 어울리다가 급기야는 임신까지 하게된 것을 알고는 말할수 없이 분노한다. 발렌티네는 파우스트에게 결투를 요청한다. 파우스트는 결투에서 메피스토의 도움을 받아 빌렌티네를 쓰러트린다. 발렌티네는 죽어가면서 그레첸을 저주한다.
(교회) 그레첸은 교회에서 위안을 받고자 한다. 그러나 악령이 그레첸의 귀에 어찌할수 없는 죄인이라고 속삭이는 바람에 마음에 더욱 큰 상처만 입는다. 교회에서의 장면은 전체 연극에서 가장 훌륭한 장면으로 간주되고 있다. 악령(악마)가 그레첸을 비난하는 소리와 그레첸이 이에 저항하는 몸부림이 무대 뒤에서 들려오는 라틴어 찬가인 Dies Irae(분노의 날에)와 교묘하게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봘푸르기스나하트) 독일의 민속에 따르면 4월 30일과 5월 1일의 밤 사이에 하르츠산맥의 커다란 바위 위에서 마녀들이 악마들과 만나 축제를 벌인다고 한다. 이 축제는 악마와 악의 권세에 의한 난잡한 주연이다. 메피스토는 파우스트를 이 축제에 데려간다. 메피스토는 파우스트를 일반적인 사랑의 단계에서 성적인 단계로 끌어 올린다. 파우스트가 그레첸의 비참한 운명을 생각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메피스토닌 이곳에서 젊은 영주처럼 분장하였으나 발은 두쪽 발굽의 동물과 같은 모습으로 되어 있다. 메피스토는 파우스트를 벌거 벗은 젊은 마녀에게로 끌고 가서 함께 지내도록 권한다. 마녀는 '사랑스런 그레첸'처럼 생겼다. 하지만 파우스트는 그 마녀의 머리에서 메두사의 모습을 보고 놀라서 피한다.
그레첸은 아기를 낳아 절망중에 아기를 물에 던져 죽인다. 그레첸은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는다. 그레첸은 사형집행만을 기다리고 있다. 파우스트는 그레첸이 고난을 당하고 있는 것은 자기의 죄라고 믿어서 괴로워한다. 파우스트는 그레첸을 그렇게 만든 것이 메피스토 때문이라고 하여 그를 비난하지만 메피스토는 파우스트 자신이 그레첸을 파멸의 구렁텅이로 던져 버린 장본인이라고 주장한다. 메피스토는 파우스트에게 '우리가 언제 그대에게 계약을 강요한 일이 있는가? 그대가 오히려 계약을 하겠다고 나서지 않았는가?'라며 비난한다. 그러나 나중에는 결국 파우스트를 도와서 그레첸을 감옥에서 구출키로 합의한다.
(지하감옥) 메피스토가 어디선가 감옥의 열쇠를 구해온다. 메피스토는 간수들을 잠들게 만든다. 그 틈에 파우스트가 감옥 안으로 들어간다. 그레첸은 이제 더 이상 파우스트가 생각하는 환상적인 여인은 아니다. 죽음을 앞둔 죄인일 뿐이다. 더구나 그레첸은 처음에 파우스트를 알아보지도 못한다. 파우스트는 그레첸에게 탈출하자고 설득한다. 그러나 그레첸은 파우스트가 더 이상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탈출하지 않겠다고 거절한다. 그레첸은 다만 자기자신을 비참하게 생각한다. 그레첸은 한쪽에 서 있는 메피스토를 보자 두려워하며 하늘을 향하여 '하나님의 심판! 당신에게 나의 영혼을 맡기나이다'라고 간구한다. 메피스토가 파우스트를 감옥에서 떠나도록 밀며 '이제 그여자는 심판을 받았다'(Sie ist gerichtet)라고 소리친다. 그러나 하늘로부터 '구원을 받았다'(ist gerettet)라는 소리가 들린다. 그레첸의 구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괴테가 쓴 '파우스트'의 마지막 문장은 Das ewig Weibliche zieht uns hinan 이다.
나폴리 산 카를로 극장에서의 공연.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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