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집중탐구 150편

13. 조아키노 로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L'italiana in Algeri)

정준극 2012. 12. 23. 20:21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L'italiana in Algeri) - The Italian Girl in Algiers

조아키노 로시니의 2막 드라마 지오코소(dramma giocoso)

오페라 부파에 오페라 세리아 스타일 혼합....로시니 특유의 오페라 스타일


린도로와 이사벨라와 무스타파 등등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L'italiana in Algeri)은 로시니가 21세라는 젊은 나이에 작곡한 오페라이다. 그런 젊은 나이에 이런 대단한 작품을 작곡했다고 생각하니 너무 인상적이어서 '나의 오페라 수첩 33편'에 비교적 자세히 소개키로 했다.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은 화려하고 재미있다. 무대가 알제리의 왕궁이기 때문에 이국적으로 화려하며 젊은 로시니의 솔직한 오페라이기 때문에 음악이 경쾌하고 재미있다.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은 오페라의 장르로 보면 드라마 지오코소(dramma giocoso)에 속한다. 드라마 지오코소는 익살 드라마(jocular drama)를 말한다. 로시니는 이 오페라를 불과 18일만에 완성했다. 혹자는18일이 아니라 27일라고 주장하지만 만일 로시니가 그런 소리를 들었더라면 '무슨 소리냐? 내가 그렇게 늦게 작곡하는 사람이란 말이냐?'면서 18일이 맞는다고 말했을 것이다. 그만큼 로시니는 초스피드 작곡가였다. 그렇다고해서 그의 음악이 날림이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주옥과 같다. 산뜻하고 순박한 멜로디, 경쾌하고 활기에 넘친 우아함, 일반적인 오페라에 나오는 아리아보다도 긴 아리아이지만 전혀 길다고 느껴지지 않는 아리아들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것이 로시니 오페라의 특성이다.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은 바로 이같은 로시니의 특성이 고스란히 표현되어 있는 오페라이다. 로시니의 오페라는 모차르트의 오페라와 닮은 점이 많다. 로시니가 모차르트처럼 초스피드의 작곡가라는 것은 차치해 두고라도 두 사람의 오페라는 모두 경쾌하고 우아하다는 유사성이 있다. 그래서 로시니로 말하자면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해의 다음 해에 태어났기 때문에 두 사람이 서로 만난 적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시니를 '이탈리아의 모차르트'라고 부르는 것은 그러한 연유 때문일 것이다.

 

터키 스타일로 차려 입은 이사벨라가 무스타파에게 커피를 권하고 있다. 이 정도면 노래는 둘째 치고 눈요기는 충분하다.

 

2막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은 안젤로 아넬리(Angelo Anelli)라는 사람의 대본을 사용했다. 아넬리는 원래 작곡가인 루이지 모스카(Luigi Mosca: 1775-1824)에게 이 대본을 제공했었다. 로시니가 그 대본을 재탕한 것이다. 재탕이건 무어건 오늘날 루이지 모스카라는 사람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지만 로시니는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으로 더 유명해 졌다. 18세기로부터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유럽에서는 이국적인 것, 특히 동양적인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유행처럼 번졌었다. 멀리 중국이나 일본에 대한 호기심이 무척 높았던 시대였다. 그러나 중국은 너무 멀었다. 그래서 중동에 대한 관심으로 일단 만족해야 했다. 오토만 터키는 유럽의 나라들과 자주 전쟁을했기 때문에 터키풍이 영향을 주지 않을수 없었다. 한때는 그저 너도나도 터키 패션을 따르는 것이 유행이었다. 모차르트의 '후궁에서의 도주'도 그런 여파에서 나온 오페라이다. 알제리아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북아프리카의 튜니시아, 알제리아, 모로코 등은 언제나 유럽 본토 사람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던 지역이었다. 그래서 로시니가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을 발표하자 대인기를 끌지 않을수 없었다. 우선 제목부터가 그럴듯해서였다. 이국적인 알제리에 하렘을 연상케 하는 내용일 것 같으므로 관심이 없을수 없었다.


무스타파와 이사벨라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은 로시니의 오페라이지만 그렇다고 100% 로시니의 제품은 아니다. 대부분의 레시타티브와 아리아 한두개는 다른 사람에게 작곡을 부탁한 것이다. 하기야 당시에는 그런 것이 별로 큰 문제가 아니었다. 더구나 로시니로서는 시간이 있으면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다녀야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작곡을 부탁하는 것이 양심상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데도 불구하고 현란한 멜로디의 아리아들은 로시니 제품이다.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은 오페라 부파에 오페라 세리아 스타일을 혼합했다는 특징이 있다. 로시니 특유의 스타일이다. 오늘날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의 콜로라투라의 역할이 쉽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무언가 감동적인 내용이 부족해서 자주 공연되지는 않지만 서곡은 콘서트의 레퍼토리로서 자주 등장한다. 서곡은 베이스의 피치카토로서 천천히 시작되지만 잠시후 풀 오케스트리가 폭발하는 듯한 연주로 깜짝 놀라게 한다. 로시니는 이같은 '깜짝 놀람' 효과를 존경하는 하이든으로부터 배운 것으로 보인다. 잘 아는 대로 하이든의 교향곡 94번 G 장조인 '놀람 교향곡'(The Surprice Symphony)는 약간 코믹스러운 충격효과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무스타파가 파파타치라는 정체불명의 호칭을 받고서도 무엇인지 몰라 아무튼 기뻐하고 있다. 코믹한 대사가 대단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공연한다면 번역이 어려워서 곤란할 것이다.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은 1813년 5월 22일에 베니스의 테아트로 산 베네데토(Teatro San Benedetto)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1813년 5월 22일은 신통하게도 독일의 라이프치히에서 리하르트 바그너가 태어난 날이지만 물론 로시니는 바그너가 그날 태어났는지 알지 못했을 것이다. 베니스에서의 초연은 대성공이었다. 로시니는 그 다음의 비센차(Vicenza), 나폴리, 밀라노의 공연을 위해 스코어를 여러번 손질을 하였다.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은 19세기 후반부터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다. 세상이 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베르디와 푸치니, 그리고 바그너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가 2차 대전 후에 리바이벌되기 시작했다. 21세기에는 더 자주 공연되었다. 2009년 이래 세계적으로 43개 도시에서 48회의 공연이 있었던 것만 보아도 알수 있는 노릇이다. 최근의 괄목할 만한 공연은 아마 2002년 산타 페 오페라에서 스테파니 블라이스(Stephanie Blythe)가 이사벨라 역을 맡은 것이리라. 스테파니 블라이스는 비록 얄상하고 날렵하며 애교에 넘친 매력적인 모습은 아니지만 그의 노래만큼은 완벽 그 자체였다는 것이다.

 

이사벨라 역을 맡아 기염을 통한 메조소프라노 스테파니 블라이스. 모든 것을 구비한 완벽한 소프라노라는 평을 받고 있다. 풍부한 음색, 자연스러운 파워, 정교한 테크닉, 그리고 인스피레이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의 주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타이틀 롤인 매력적인 이탈리아 여인의 이름은 이사벨라(Isabella: 콘트랄토)이다. 이사벨라는 콘트랄토가 맡도록 되어 있지만 대체로 메조소프라노가 맡는다. 이사벨라를 사랑하는 청년이 린도로(Lindoro: T)이다. 이사벨라를 좋아해서 죽어라고 따라다니는 나이 많은 남자가 타데오(Taddeo: B)이다. 그리고 자기 부인이 지겹다고해서 이사벨라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알제리의 총독(Bey)의 이름은 무스타파(Musfafa: B)이다. 무스타파의 부인은 엘비라(Elvira: S)이다. 무스타파의 부인은 아랍 여인이 아니고 유럽 여인인것 같다. 엘비라의 친구이며 시녀의 이름은 출마(Zulma: MS)이다. 출마라고해서 국회의원에 출마한다는 그 출마는 아니다. 무스타파 총독의 경비대장의 이름은 할리(Haly: B)이다. 그리고 알제리아 해적 대장은 알리(Ali: B)이며 작은 원숭이도 등장한다. 꼬마 원숭이의 이름은 파샤(Pascha)이지만 노래는 부르지 않는다. 이밖에 남자 관객들이 이제나 저제나 등장할까라며 기다리는 하렘의 여인들, 그리고 하렘의 내관들, 해적들, 노예들, 선원들이 등장한다. 선원들은 물론 모두 남자들이다.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은 연출에 따라 여러가지고 코믹한 장면이 나온다.

 

1막. 알지에에 있는 베이(총독)궁이다. 엘비라는 남편인 무스타파가 자기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한탄하고 있다. 엘비라의 막역한 친구이며 여노예인 출마가 엘비라를 위로한다. 한편, 무스타파는 이제 엘비라에 대하여 더 이상 관심이 없다면서 엘비라를 린도로와 결혼시킬 계획이다. 린도로는 얼마전에 붙잡혀 온 이탈리아 청년으로 베이궁에서 노예로 지내고 있다. 무스타파는 자기의 이러한 계획을 해적출신으로 경비대장인 할리에게 밝힌다. 총독은 무어라고 해도 순종만 하는 하렘의 여인들에 대하여도 지쳐 있다. 무스타파는 자기의 남자다움을 다시한번 테스트해보고 싶다. 일종의 도전의식이다. 그렇다. 이탈리아 여자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무스타파는 경비대장인 할리에게 어서 이탈리아 여자를 하나 찾아오라고 명령한다. 무스타파와 할리가 나가자 린도로가 들어온다. 린도로는 사랑하는 이사벨라를 그리워하며 Languir per una bella(멀리 떨어져 있는 사랑을 그리워하며)라는 아리아를 부른다. 어쩌다가 알제리까지 와서 변덕스럽고 호색적인 무스타파의 노예가 되었는지 모르겠다면서 과연 언제 아름다운 이사벨라를 만날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내용의 노래이다. 잠시후 무스타파가 다시 나타나서 린도로에게 좋은 여자가 하나 있으니 결혼하라고 강요한다. 무스타파는 린도로가 그럴수 없다고 자꾸 거절하자 그 여자가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몰라서 그렇지 일단 결혼하면 절대로 후회는 없을 것이라면서 계속 린도로를 설득한다. 자기 부인을 다른 남자에게 결혼시키려는 무스타파의 행위는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당시에는 말이 되는 내용이었나 보다.

 

린도로가 드디어 타데오의 정체를 알게 되어 놀란다.

                              

장면은 바뀌어 알제리의 어떤 해변이다.  폭풍으로 배 한척이 난파하여 해변에 밀려와 있다. 승객 중에는 이사벨라와 타데오가 있다. 이사벨라는 린도로를 찾아 나섰다가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이며 타데오는 그런 이사벨라를 무조건 좋아해서 따라 나섰다가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이사벨라가 부르는 슬품에 넘친 카바티나가 Crude sorte! Amor tiranno!(잔인한 운명! 사랑은 폭군!)이다. 그러나 이사벨라는 아무리 상황이 비참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때 할리와 부하들이 나타나서 배에서 내린 사람들은 모두 포로로 삼는다. 이사벨라는 타데오를 삼촌이라고 속인다. 만일 자기를 따라다니는 애인이라고 말하면 신상에 불리할 것 같아서 삼촌이라고 말한 것이다. 할리는 이사벨라가 이탈리아 여자라고 하니까 크게 기뻐한다. 무스타파가 찾아오라는 여자가 이탈리아 여자이기 때문이다.

 

린도로, 이사벨라, 무스타파, 엘비라, 타데오

                                              

다시 베이(총독)궁이다. 린도로도 그렇지만 엘비라도 린도로와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다. 그렇지만 무스타파는 만일 린도로가 엘비라와 결혼한다면 이탈리아로 돌아가는 편을 주선해 주겠다고 제안한다. 말하자면 더 이상 노예로 삼지 않고 해방시켜 주겠다는 제안이다. 린도로는 어서 고향으로 가서 이사벨라를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무스타파의 제안을 받아 들인다. 그때 할리가 등장하여 기쁜 소식이 있다면서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이탈리아 여자를 구해 왔다고 보고한다. 잠시후 이사벨라가 내시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그랜드 홀로 들어선다. 이사벨라를 본 무스타파는 이탈리아 여자가 너무나 매력적이므로 좋아서 죽을 지경이다. 그때 린도로, 엘비라, 출루가 무스타파에게 작별 인사를 하러 나타난다. 린도로가 이사벨라를 보고 깜짝 놀란다. 설마 이사벨라가 알제리에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이사벨라는 린도로를 만나게 되자 너무나 놀랍도록 기뻐한다. 이사벨라는 정신을 차려서 린도로에게 지금 함께 작별인사를 하고 있는 저 여인은 누구냐고 묻는다. 이사벨라는 그 여인이 무스타파의 전처로서 린도로와 결혼하기로 되어 있는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무스타파가 이사벨라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있다. 이사벨라는 남자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선수이다.

 

2막. 다시 베이의 궁전이다. 아직도 궁전에 남아 있는 엘비라와 출마는 갑자기 나타난 이탈리아 여인(이사벨라)의 남자 다루는 솜씨를 보고 감탄한다. 무스타파는 이탈리아 여인과 결혼하려는 전략을 구상하기에 바쁘다. 무스타파는 린도로와 이탈리아 여인이 연인사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무스타파는 이사벨라로부터 호감을 얻기 위해 같은 이탈리아 사람인 린도로를 이사벨라의 시종으로 보낸다. 린도로로 볼 때는 아주 잘 된 일이다. 무스타파는 이사벨라의 삼촌인 타데오라는 늙은이도 이사벨라의 곁에 두어 시중을 들도록 한다. 타데오로 볼 때는 아주 잘 된 일이다. 엘비라와 출마는 이사벨라를 만나 아마 잠시 후에 무스타파가 커피를 마시러 올 것이라면서 그것이 다 이사벨라와 결혼하기 위한 작전이라고 얘기해 준다.

 

무스타파의 명령은 곧 지상명령이다.

 

이사벨라와 린도로가 두 사람만 남는다. 린도로를 이사벨라에게 엘비라와 결혼할 생각이 추호도 없으며 다만 이탈리아로 돌아가기 위해 결혼하겠다고 말했다는 그간의 사정을 말해 준다. 이사벨라와 린도로는 함께 탈출하기로 합의한다. 린도로는 행복하여서 Ah come il cor di giubilo 라는 노래를 부른다. 무스타파가 타데오와 함께 나타난다. 타데오는 마지못해서 따라 온 것이다. 사람들은 타데오를 '로드 카이마칸'(Lord Kaimakan)이라면서 찬양한다. 타데오는 이사벨라와 무스타파의의 데이트를 주선하는 입장이어서 속이 상하지만 감히 무스타파의 지시를 거절할수 없다. 이제 이사벨라는 포로가 아니라 무스타파가 귀하게 여기는 손님으로서 환대를 받고 있다. 이사벨라는 터키 스타일로 옷을 갈아 입었다. 엘비라와 출마가 이제 곧 무스타파가 커피를 마시러 온다고 전한다. 이사벨라는 커피 세잔을 가져 오라고 한다. 그리고 엘비라는 옆 방에서 기다리도록 한다. 이사벨라는 무스타파가 다가오는 소리를 듣자 매우 로맨틱한 노래를 부른다. Per lui che adore 라는 노래이다. 무스타파는 함께 온 타데오에게 자기가 재채기를 하면 얼른 자리를 비켜달라고 말한다. 이사벨라가 무스타파를 상냥하게 맞이한다. 무스타파는 기분이 좋아서 재채기를 한다. 그러나 타데오는 그런 시그날을 무시하고 그대로 있는다. 이사벨라가 커피를 가져오라고 하고는 이어 옆 방에 있던 엘비라를 나오도록 하여 함께 커피를 마시도록 한다. 무스타파가 당황하며 두려워 한다.

 

타데오가 무스타파에게 파파타치의 호칭을 받으면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장면은 바뀌어 왕궁의 다른 쪽이다. 린도로를 만난 타데오는 자기가 실은 이사벨라의 삼촌이 아니라 애인이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이 자기의 정체를 알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삼촌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 소리를 들은 린도로가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서 놀란다. 린도로는 무스타파에게 이사벨라가 무스타파를 자기의 파파타치(pappataci)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말한다. 파파타치라는 말은 '조용히 먹기만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또 다른 뜻으로는 치마만 둘렀다하면 사족을 못쓰는 남자를 말한다. 린도로는 계속하여 이사벨라가 무스타파를 '자기의 파파타치'라고 부르기로 한 것은 남자로서 대단한 영광이 아닐수 없다고 설명한다. 왜냐하면 파파타치라는 호칭을 받으면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그저 먹고 마시고 잠만 자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린도로는 파파타치라는 호칭을 받은 것을 축하하기 위해 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스타파는 기뻐서 곧 연회를 준비하라고 지시한다. 출마와 할리는 이사벨라의 진짜 의중을 의심한다. 엘비라가 연회에서 사용한다면서 술을 잔뜩 주문했기 때문이다.

 

로시니 오페라 페스티발에서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포스터

 

엘비라가 이탈리아 포로들에게 해방시켜주겠다고 약속하며 연회에서 파파타치의 역할만 충실히 해 달라고 당부한다. 이사벨라의 아리아가 Pensa alla patria(조국을 생각하라)이다. 연회가 시작된다. 무스타파는 파파타치라는 새로운 호칭을 받게 되어 우쭐하다. 무스타파는 호칭에 어울리는 새로운 의상을 입고 나왔다. 이사벨라가 무스타파에게 파파타치로서의 의무를 설명해 준다. 파파타치는 다른 일은 하지 않고 계속 먹고 마시고 입을 다물고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무스타파가 파파타치로서 선서를 한다. 저 멀리서 유럽의 배 한척이 들어온다. 탈출할 시간이다. 타데오는 마침내 린도로가 누구인지 알게 된다. 타데오는 모두 탈출하게 되면 당연히 이사벨라와 린도로가 결혼하게 될 것이므로 낙심하지만 그래도 함께 탈출하기로 결정한다. 엘비라와 출마와 할리는 아직도 무스타파가 그 무슨 파파타치인지 하는 역할을 죽어라고 수행하고 있자 걱정한다. 그러던중 무스타파가 갑자기 제정신을 차린다. 무스타파가 병사들을 소집하지만 병사들은 이미 이사벨라의 계략에 따라 술들을 너무 마시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알제리의 사람들에게 잘 있으라고 하면서 배에 오른다. 무스타파는 엘비라에게 자기가 너무 잘못했다고 하면서 용서를 빈다. 이제 그에게는 더 이상 이탈리아 여인이란 없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황당하지만 당시에는 이런 황당한 내용도 노래가 좋고 눈요기꺼리만 나오면 상관 없었던 것 같다.

 

이사벨라가 유럽에서 온 배를 타고 떠나려하자 무스타파는 하는수 없이 잘 가라고 말하며 엑스 와이프인 엘비라에게 용서를 구하고 재결합한다.

 

[주요 레코딩]

 

- 1954년: 줄리에타 시미오나토, 세자레 발레티

- 1963년: 테레사 베르간차, 루이지 알바

- 1978년: 루치아 발렌티티 테라니, 우고 베넬리

- 1980년: 매릴린 혼, 에르네스토 팔리치오

- 1987년: 아그네스 발차, 프랑크 로파르도, 루제로 라이몬디

- 1998년: 제니퍼 라르모어, 라울 글리멘츠

- 2006년: 마리아나 피쫄라토, 마르코 빈코

- 2008년: 마리아나 피쫄라토, 로렌초 레가쪼

 

그리스 출신의 메조소프라노 아그네스 발차가 이사벨라를 취입한 음반. 상대역은 테너 루제로 라이몬디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의 주요 음악]

- 서곡

[1막]

- Serenate il mesto ciglio(슬픈 마음을 진정하라)

- Languir per una bella(멀리 떨어진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 Se inclinassi a prender moglie(부인에게 원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 Cruda sorte! Amor tiranno!(잔인한 운명! 사랑은 폭군!)

- Misericordia! Aiuto!(불쌍히 여기소서, 도와주소서)

- Ascoltami, Italiano(이탈리아 사람들아 내 말을 들어보라)

- Or mi tengo di piu(마치 술탄과 같은 기분이 드네)

- Oh! Che rara belta!(오, 보기드문 사랑스러운 여인이여)

[2막]

- Qual disdetta e la mia!(이 얼마나 불행한 운명의 장난인가)

- Ah! Signor Mustafa!(아, 무스타파 님이여)

- Per lui che adoro(내가 사모하는 그이를 위해)

- Ti pressento di mia man(주인님에게 인사 드립니다)

- Andate alla malora(지옥에나 가라)

- E tu speri di togliere Isabella(우리가 이사벨라를 그의 손아귀에서 빼어낼수 있을까)

- Fra gli amori el le bellezze(그가 사랑에 빠질 때에)

- Amici, in ogni evento(친구들이여,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 Son l'aure seconde(산들바람이 옳도다)

- Andiamo, padroni(잘가시오, 친구들, 잘가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