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오페라 작곡가 /오페라의 황제 베르디

'오텔로'(Otello) 영화, 그리고 레코딩

정준극 2013. 1. 17. 06:53

[오페라 영화 '오텔로'(Otello)]

플라치도 도밍고-카티아 리키아렐리-주스티노 디아즈 주연

 

 

오페라를 영화로 만든 것으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1986년에 이탈리아의 거장 프랑코 체피렐리(Franco Zeffirelli)가 감독하고 테너 플라치도 도밍고가 타이틀 롤을 맡은 '오텔로'(Otello)가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다. 베르디의 오페라 '오텔로'를 거의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이유에서이다. 영화에서 도밍고의 상대역인 데스데모나는 소프라노 카티아 리키아렐리(Katia Ricciarelli)가 맡았고 이아고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베이스 바리톤인 주스티노 디아즈(Justino Diaz)가 맡았다. 이밖에 에밀리아는 페트라 말라코바(Petra Malakova), 카시오는 우르바노 바르베리니(Urano Barberini), 로데리고는 세르지오 니콜라이(Sergio Nicolai), 로도비코는 마시모 포스키(Massino Foschi)가 맡았다. 음악은 로린 마젤(Lorin Maazel)이 지휘하는 라 스칼라 극장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맡았다. 영화 '오텔로'는 1986년 8월에 처음에 당시 서독에서 개봉되었고 이어 미국에서 개봉되었다.

 

영화 '오텔로'는 몇 군데만을 제외하고는 오페라의 스토리를 그대로 사용하였다. 승진이 되지 않아 불만을 품은 이아고가 오텔로에게 오텔로의 부인인 데스데모나가 젊은 장교인 카시오와 밀회를 하고 있다고 모함을 하여 오텔로를 질투의 화신으로 만들어 결국 오텔로가 데스데모나를 살해하는 내용 그대로이다. 다만, 오페라에서 표현되지 않은 장면은 마지막 부분에서 모든 사실을 깨달은 오텔로가 분노하여서 이아고를 창으로 찔러 죽이는 것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오페라에서는 오텔로가 칼을 빼어 들어 이아고를 찌르지만 죽이지는 못하고 부상만 입힌다고 되어 있다.

 

영화에서 분노한 오텔로(도밍고)가 이아고(디아즈)를 창으로 찔러 죽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영화 '오텔로'의 음악은 오페라의 음악을 충실히 따랐지만 몇 군데에서 예외가 있다. 오페라에서 데스데모나의 유일한 아리아인 '버들의 노래'(Salce, salce)는 영화에서 제외되었다. '버들의 노래'는 오페라 '오텔로'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라고 간주되고 있는 것인데 제외되었다. 하지만 데스데모나가 '버들의 노래'를 부른 후에 이어서 부르는 '아베 마리아'는 그대로 나온다. 이외에도 1막의 폭풍우 장면의 마지막 부분인 합창이 단축되었고 이아고와 로데리고의 레시타티보도 삭제되었다. 오페라 '오텔로'를 무대에서 공연하게 되면 이 두 부분은 결코 축소되거나 삭제되지 않는데 영화에서는 이 부분들이 불필요하다고 생각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영화에만 추가된 부분도 있다. 1막과 3막의 축제 장면에 발레가 나오도록 한 것이다. 베르디는 '오텔로'의 파리 초연을 위해 3막에만 발레를 추가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관례는 '오텔로'의 무대 공연에서 발레를 추가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아고의 주스티노 디아즈

 

스토리의 전개에 있어서도 오페라와 영화 사이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이아고가 오텔로에게 카시오의 꿈을 고해 바치는 장면이다. 영화에서는 카시오가 데스데모나에게 '우리의 사랑을 감춥시다'라고 노래하지만 이 내용은 실은 카시오가 말한 것이 아니고 이아고가 오텔로에게 꾸며서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제피렐리는 오페라에는 나오지도 않는 내용을 영화에서 만들어 내어 관중들에게 보여준 것이다. 또 한가지 제피렐리가 영화에서 강조한 것은 비명소리를 대단히 효과적인 음향으로 처리한 것이며 병사들이 아프리카의 어떤 마을을 침략하여서 어린 오텔로를 그의 어머니로부터 빼앗아 가는 장면을 플래쉬백(회상장면)으로 처리한 것이다. 이 장면은 오텔로와 데스데모나가 1막에서 '사랑의 듀엣'을 부를 때에 나오도록 했다. 그런데 나중에 EMI가 만든 사운드트랙 앨범에서는 이러한 삭제나 추가는 고려하지 않고 오페라의 음악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그리고 카시오의 '꿈의 장면'도 제피렐리의 각색에 의한 것이 아니라 베르디와 보이토의 오리지널 음악과 대본을 인용한 것이었다. 유감스럽게도 EMI의 사운드트랙 앨범은 1978년 RCA 빅토가 발매한 플라치도 도밍고의 첫번째 레코딩보다 인기를 끌지 못했다.

 

오텔로와 이아고

 

셰익스피어의 '오델로'(Othello)를 영화로 만든 작품은 여럿이 있다. 대표적인 것은 1952년도 작품으로 오손 웰스(Orson Welles)가 주연한 것이다. 이밖에도 로렌스 피시번(Lawrence Fishburne), 이렌느 제이콥(Irene Jacob), 케네스 브라나(Kenneth Branagh)가 주연한 영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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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텔로와 영화]

 

- 1956년도 워너 브라더스 영화인 '세레나데'(Serenade)에서 마리오 란자는 '오텔로'에 처음 출연하는 테너 역할을 맡았다. 영화에서는 '오텔로'의 마지막 장면을 노래하던 마리오 란자가 자기의 스폰서인 사교계의 여왕 조앤 폰테인이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질투의 화신이 되어 공연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영화 '세레나데'에서 오텔로를 부르는 마리오 란자

 

- 1985년도 뮤지컬인 '아프터 아이다'(After Aida)에서는 밀라노의 음악출판가인 줄리오 리코르디와 라 스칼라의 지휘자인 프랑코 파키오가 '이제는 더 이상 오페라를 작곡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베르디의 마음을 돌려서 새로운 오페라를 작곡하도록 계책을 꾸미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나온 것이 '오텔로'이다. 뮤지컬 '아프터 아이다'에는 오페라 '오텔로'에 나오는 음악이 네 곡이나 나오며 베르디의 다른 오페라에 나오는 음악도 몇 곡 나온다.

- 1986년 켄 루드비히(Ken Ludwig)의 코미디인 '렌드 미 어 테너'(Lend Me a Tenor)는 오페라 '오텔로'의 공연을 둘러싼 스토리이다. 원래 타이틀 롤을 맡기로 했던 테너가 급박한 사정이 있어서 출연하지 못하게 되자 제작진 중의 한 사람이 그 역할을 대신 맡는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새로 등장한 테너가 누군지 몰라서 그로 인하여 여러 소동이 일어난다는 코미디이다.

 

'렌드 미 어 테너'의 한 장면

 

[레코딩]

오페라 '오텔로'는 2차 대전 이후 음향기기의 발달과 함께 음반으로 여러번 취입되었고 공연실황이 비디오로 제작되기도 했다. 수많은 레코딩 중에서 아직까지도 가장 훌륭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1947년 아르투로 토스카니니가 NBC 교향악단과 합창단을 지휘하고 테너 라몬 비나이(Ramon Vinay), 소프라노 헤르바 넬리(Herva Nelli), 베이스 바리톤 주세페 발뎅고(Giuseppe Valdengo)가 취입한 것이다. 물론 재생되는 음질로 따진다면 그렇지 못하지만 연주자들의 해석에 있어서는 가장 뛰어나다는 것이다. 오늘날 1947년도 토스카니니 음반은 디지털화되어 새로 발매되었다. 비디오로서는 1920년대의 코벤트 가든과 1930년대 메트로폴리탄에서의 공연실황이 간직되어 있는 것이 있다. 이것들은 CD 로서도 구할수 있다. 오페라 '오텔로'가 가장 많이 공연되고 음반으로 취입된 것은 1950년대이다. 바야흐로 음반사업의 르네상스라고 볼수 있는 시기였다. 지금까지 소장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오텔로' 음반들은 다음과 같다. 과연, 플라치도 도밍고가 가장 많은 음반을 남겼다.

 

1947 - Ramon Vinay, Herva Nelli, Giuseppe Valdengo - Arturo Toscanini, NBC Symphony Orchestra

1960 - Jon Vickers, Leonie Rysanek, Tito Gobbi - Tullio Serafin, Rome Opera Orchestra

1961 - Mario del Monaco, Renata Tebaldi, Aldo Protti - Herbert von Karajan, Wiener Philharmoniker

1968 - James MaCracken, Gwyneth Jones, Dietrich Fiischer-Dieskau - John Barbirolli, New Phil.

1973 - Jon Vickers, Mirella Freni, Peter Glossop - Herbert von Karajan. Berliner Phil.

1976 - Placido Domingo, Mirella Freni, Piero Cappuccilli - Carlos Kleiber, La Scala Orchestra

1977 - Carlo Cossutta, Margaret Price, Gabriel Bacquier - Georg Solti, Wiener Philarmoniker

1978 - Placido Domingo, Renata Scotto, Sherrill Milnes - James Levine, National Phil. Orch.

1978 - Jon Vikers, Renata Scotto, Cornell MacNeil - James Levine, The Met.

1986 - Placido Domingo, Katia Ricciarelli, Justino Diaz - Lorin Maazel, La Scala Orch.

         (Franco Zeffirelli가 영화로 제작)

1991 - Luciano Pavarotti, Kiri Te Kanawa, Leo Nucci - Georg Solti, Chicago Sym. Orch.

1992 - Placido Domingo, Kiri Te Kanawa, Sergei Leiferkus - Georg Solti, Royal Opera House

1994 - Placido Domingo, Sheryl Studer, Sergei Leiferkus - Chung Myung-whun, Opera Bastille

1995 - Placido Domingo, Renee Fleming, James Morris - James Levine, Metropolitan Opera

2001 - Placido Domingo, Barbara Frittoli, Leo Nucci - Riccardo Mutti, La Scala Orch.

2008 - Aleksandrs Antonenko, Marina Poplavskaya, Carlos Alvarez- Riccardo Mutti, Salzburg Festival

 

1992년 런던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한 '오텔로'는 DVD로 나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플라치도 도밍고, 키리 테 카나와, 세르게이 레이퍼쿠스가 주역을 맡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