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화제의 300편

[참고자료] 샌드맨 이야기

정준극 2013. 6. 6. 10:09

[참고자료] 샌드맨 이야기

E.T.A. 호프만의 Der Sandmann(The Sandman)

 

ETA 호프만

 

자크 오펜바흐(Jacques Offenbach: 1819-1880)의 '호프만의 이야기'(Les contes d'Hoffmann)중에서 1막의 스토리, 아돌프 아당(Adolphe Adam: 1803-1856)의 동화오페라인 '뉴렘버그의 인형'(La poupée de Nuremberg), 에드몽 오드랑(Edmond Audran: 1840-1901)의 오페라 코미크인 '인형'(La poupée), 토마스 카바니스(Thomas Cabaniss: 1962-)의 실내오페라인 '샌드맨'(Der Sandmann), 그리고 발레작품으로 유명한 레오 들리브(Léo Delibes: 1836-1891)의 Coppélia(코펠리아)의 스토리는 모두 독일의 시인이며 극작가인 E.T.A. 호프만의 동화 Der Sandmann(샌드맨)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중문화에서 '샌드맨'을 인용한 경우가 허다하다. 예를 들어 The Residents' 라는 그룹이 2007년에 내놓은 The Voice of Midnigjht(한 밤중의 음성) 앨범은 '샌드맨'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각색하여 다시 얘기한 것이다. 그러면 E.T.A. 호프만(Ernest Theodor Amadeus Hoffmann: 1776-1882)의 오리지널 '샌드맨' 스토리는 어떤 것인지 간단히 살펴보자. 샌드맨을 주제로 한 다른 오페라들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까해서이다. Der Sandmann은 1871년에 처음 발간되었다. Die Nachtstücke(밤 이야기)라는 타이틀의 이야기집에 포함되어 있는 단편이다. 프로이드는 1919년에 Das Unheimliche(괴기스러움)라는 수필에서 '샌드맨'을 분석하였다. 그중에서 한가지를 보면 프로이드는 '눈'을 '거세'에 대한 공포로 해석했다.

 

코펠리우스. 괴기한 모습에 불구의 몸이다.

 

우선 등장인물부터 소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나타니엘(Nathaniel): '신의 선물'이라는 뜻의 이름이다. 나르시스트인 주인공이다. 신중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감정에 휩싸이는 인물이다. 나타니엘은 낭만주의를 상징한다.

- 클라라(Clara): '명랑하고 경쾌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나타니엘의 약혼자로서 침착하고 사리에 밝지만 고집이 센 편이다. 클라라는 계몽주의를 상징한다.

- 로타리오(Lothario): 클라라의 오빠이며 나타니엘의 친구이다.

- 나타니엘의 아버지: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연금술 연구를 한다. 나타니엘의 어린 시절에 코펠리우스와 함께 연금술 실험을 하다가 결국은 죽음을 마지한다. 

- 코펠리우스(Coppelius): 덩치가 큰 불구자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위압감을 준다. 어린 시절 나타니엘의 행복을 빼앗아 간다. 그리고 나타니엘의 아버지의 죽음에도 관련이 있다.

- 코폴라(Coppola): 기압계와 렌즈를 팔러 다니는 이탈리아 사람이다. 나타니엘은 그가 다름아닌 코펠리우스인 것을 알게 된다.

- 스팔란차니(Spalanzani): 나타니엘이 다니고 있는 대학의 물리교수이다. 코펠리우스와 협동하여 기계인형인 올림피아를 만들었다.

- 올림피아(Olimpia): 올림푸스에서 온 여자라는 뜻이다. 나타니엘의 교수인 스팔란차니의 딸이다. 나중에 기계인 것이 밝혀진다. 나타니엘이 미친사람이 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지그문트(Siegmund): 방어라는 뜻이다. 나타니엘의 친구로서 나타니엘을 불행과 정신이상에서 구원코자 노력한다.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1막의 올림피아. 팔로 알토 오페라

                     

스토리는 해설자가 주인공인 나타니엘을 잘 알고 있다면서 다음 세 통의 편지를 읽어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첫번째 편지. 나타니엘이 약혼녀 클라라의 오빠이자 자기의 친구인 로타리오에게 보낸 것이다. 나타니엘은 어린시절에 전설에나 등장하는 샌드맨 때문에 말할수 없는 공포심을 가졌던 것을 회상한다. 전설에 의하면 샌드맨은 밤에 침대에 들어가지 않는 아이들을 재우기 위해 눈에다 모래를 뿌려 잠들게 하고 잠든 아이들의 눈을 빼서 저 하늘 위의 초승달에 있는 자기집으로 가져간 후에 자기 아이들에게 먹인다는 것이다. 이야기는 어떤 날 밤, 나타니엘의 집에 어떤 사람이 나타니엘의 아버지를 만나러 오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사람은 변호사로서 이름은 코펠리우스라고 했다. 나타니엘의 아버지와 함께 연금술 실험을 하기 위해 온 것이다. 나타니엘은 코펠리우스라는 그 사람이 전설에 나오는 샌드맨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린 마음에 두렵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코펠리우스는 어떤 광채가 나는 물질을 불에 녹이고 두드려서 눈 부분이 없는 얼굴 모양의 마스크를 하나 만든다. 방 한쪽 구석에 숨어서 그 장면을 지켜본 나타니엘이 그 가면이 너무 무서워서 비명을 지르자 코펠리우스가 나타니엘을 발견한다.코펠리우스는 나타니엘을 잡아서 화로에 남아 있는 뜨거운 잿더미를 집어 나타니엘의 눈에 뿌리려 한다. 그때 나타니엘의 아버지가 급히 나타나서 코펠리우스의 손을 막고서는 제발 나타니엘의 눈만은 그냥 두어 달라고 간청한다. 코펠리우스는 대신 나타니엘의 손과 발을 절단하고 몸만 남겨둔채 떠난다. 그러나 그것은 나타니엘의 상상이었다. 그로부터 1년후, 또 다시 나타니엘의 집에서 연금술 실험이 있었다. 이번에는 나타니엘의 아버지가 화로가 폭발하는 바람에 얼굴이 모두 불에 타서 결국 관 속에 눕는 신세가 된다. 그로부터 또 얼마의 시간이 지난다. 나타니엘은 마을에 타나난 주세페 코폴라(Giuseppe Coppola)라는 기압계 행상이 다름아닌 코펠리우스가 틀림 없다고 믿는다. 나타니엘은 코폴라(코펠리우스)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결심한다.

 

두번째 편지. 클라라가 나타니엘에게 보낸 편지이다. 클라라는 나타니엘이 어릴때 받은 충격을 이해하고 동정한다. 그러나 그 충격이라는 것은 나타니엘이 혼자 상상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나타니엘에게 코펠리우스인지 코폴라인지 아무튼 그에 대한 생각을 제발 마음 속에서 지우라고 말한다.

 

세번째 편지. 나타니엘이 로타리오에게 보낸 편지이다. 나타니엘은 자세히 관찰해 본 결과 코폴라가 코펠리우스가 아니라고 선언한다. 코폴라는 이름도 그렇고 생김새도 이탈리아 사람인데 반면에 코펠리우스는 독일 사람이기 때문에 같은 사람일수가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코폴라는 나타니엘이 다니고 있는 대학에 새로 부임한 물리학 교수인 스팔란차니(Spalanzani)가 보증을 했기 때문에 코펠리우스가 아니라고 믿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타니엘은 편지에서 스팔란차니 교수에게 올림피아(Olimpia)라는 딸이 있는데 잠깐 보았지만 어찌나 예쁜지 인상에 남는 아가씨였다고 설명했다.

 

나타니엘과 클라라

 

세번째 편지를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학교에 다니던 나타니엘이 잠시 고향집으로 돌아온다. 사랑하는 클라라와 그의 오빠로서 친구인 로타리오를 만나기 위해서이다. 나타니엘은 오랫만에 집에 돌아와서 서로 반갑게 지내게 되자 코펠리우스/코폴라에 대한 생각은 잊는다. 그런데 어느날 나타니엘이 뜻하지 않게 길에서 우연히 코폴라를 만난다. 어떻게 이곳 시골까지 찾아왔는지 알수가 없다. 나타니엘은 코폴라가 자기를 쫓아왔다고 생각한다. 나타니엘은 코폴라로 인하여 다시금 옛 생각에 사로 잡혀 어쩔 줄을 몰라힌다. 나타니엘은 우울한 비교적(秘敎的)인 신비주의에 빠져 들어간다. 그런 나타니엘을 보고 클라라가 이상하게 생각하고 그러다보니 서로 점점 멀어지게 된다. 로타리오가 이러면 안되겠다고 생각하여 나타니엘과 클라라의 결혼을 서두른다. 나타니엘과 클라라는 서로 사랑한다는 점을 다시 인식하고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다. 그런데 결혼식에 갑자기 코펠리우스가 나타나서 클라라의 두 눈에 손을 대며 나타니엘은 불이 타오르는 서클 안으로 밀어 던진다. 나타니엘은 클라라와의 결혼을 미룬다. 나타나엘은 코펠리우스가 자기의 행복을 파괴한데 대하여 시를 써서 그 시를 클라라에게 읽어 준다. 클라라는 그런 망상적인 내용의 시는 불속으로 던져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나타니엘은 클라라로부터 그런 얘기를 듣자 절망과 불만으로 클라라를 '비정하고 저주받은 비인간'라고 비난한다. 로타리오가 이 말을 듣고 나타니엘에게 참을수 없는 모욕을 준다. 두 사람이 서로 칼을 빼어 들어 결투를 하려고 할 때 그나마 클라라가 가운데 들어서서 막는 바람에 결투만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나타니엘은 클라라에게 용서해 달라고 간청한다. 그리고 클라라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두 사람은 그제서야 화해한다.

 

올림피아. 영화

 

나타니엘은 마지막 학년을 마치기 위해 대학으로 돌아간다. 나타니엘은 학교를 마치는 대로 고향집에 내려가서 영원히 지낼 생각이다. 학교에 와보니 그가 묵고 있는 기숙사가 불에 타서 파괴되어 있다. 하지만 다행히 그의 물건들은 친구들이 건져내서 무사했다. 친구들은 나타니엘을 위해 새로 하숙집을 구해 놓았다. 우연하게도 스팔란차니의 건너편 집이다. 나타니엘의 방에서 창문을 열고 보면 올림피아의 방이 그대로 보인다. 나타니엘은 올림피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다시한번 마음이 크게 요동친다. 거리에서는 코폴라가 물건을 사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코폴라는 '예쁜 눈이요, 예쁜 눈'이라면서 눈을 사라고 한다. 그말을 들은 나타니엘은 샌드맨에 대한 어린 시절의 공포가 마음 속에서 깨어난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 코폴라를 만나보았더니 사람의 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렌즈와 안경, 그리고 작은 망원경을 파는 것이었다. 나타니엘은 자기가 너무 지나쳤다고 생각하여 코폴라에게서 망원경 하나를 사서 그것으로 어린 시절의 망상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나타니엘은 망원경으로 올림피아만을 바라본다. 그러나 올림피아가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한 곳만 응시하고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한다.

 

스팔란차니가 큰 파티를 열고 사람들은 초청한다. 파티에서는 그의 딸 올림피아를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 소개한다고 한다. 나타니엘이 초대를 받는다. 나타니엘은 하프시코드를 연주하고 노래를 하며 춤을 추는 올림피아에 대하여 완전히 정신을 빼앗긴다. 그러나 사람들은 올림피아가 움직임이 딱딱하고 손을 만져보면 차갑기만해서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나타니엘이 올림피아에게 청해서 춤을 춘다. 나타니엘은 올림피아의 절제된 듯한 박자 맞춤에 내심 놀란다. 나타니엘이 무어라고 물어보면 올림피아는 다른 말은 전혀 하지 않고 '아, 아'라고만 대답한다. 그러나 그런 것은 올림피아에 대한 열정에 가려져서 아무것도 아니다. 다음날, 나타니엘은 올림피아 찾아가고 또 그 다음날도 찾아가서 자기가 쓴 시를 들려주고 신비주의에 대한 이야기도 해 준다. 나타니엘이 전에 이런 얘기를 클라라에게 했더니 클라라는 정말 귀찮아하고 듣지 않으려 했지만 올림피아는 그저 다소곳이 듣기만 하다가 '아, 아'라고 대꾸를 한다. 나타니엘은 올림피아가 자기의 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올림피아가 예쁘게는 생겼지만 바보스럽게 아무런 재미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계처럼 움직이는 것이 이상할 뿐이었다.

 

나타니엘은 마침내 올림피아에게 청혼키로 결심한다. 그런데 그가 올림피아의 방문을 두드리려고 할 때에 방안에서 남자들이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 잘 들어보니 스팔란차니와 코폴라이다. 두 사람은 올림피아의 신체를 두고 다투고 있다. 누가 눈을 만들었으며 누가 시계 태엽을 만들었는지를 두고 다투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코폴라는 다름아닌 코펠리우스였다. 코펠리우스는 화를 참지 못하고 스팔란차니를 밀쳐서 쓰러트린 후에 올림피아의 눈을 빼버리고 올림피아를 움직이지 못하게 기계부품을 가져간다. 그 바람에 스팔란차니는 크게 다친다. 스팔란차니는 마침 나타난 나타니엘에게 지난 몇년 동안 올림피아를 만드느라고 얼마나 고생이 많았는지를 설명하고 올림피아를 다시 움직이게 하려면 코펠리우스가 가져간 기계 부품들이 있어야 하니 어서 가서 빼앗아 오라고 말한다. 올림피아의 눈은 바닥에 굴러다니고 있다. 그것을 본 나타니엘은 그만 미칠 지경이 된다. 나타니엘은 스팔란차니에게 완전히 속았다고 생각하여 스팔란차니의 목을 조르고 죽이고자 한다. 그때 다른 사람들이 나타나서 나타니엘을 겨우 떼어 내는 바람에 스팔란차니는 목숨을 건진다. 사람들은 나타니엘이 완전히 미쳤다고 생각해서 그를 정신병원으로 데려가 가둔다.

 

기계인형인 올림피아를 사랑하게 된 나타니엘

                 

스팔란차니는 다행히 회복되었다. 그러나 기계인형을 사람이라고 속여 물의를 일으킨 죄가 크므로 대학교수에서 쫓겨난다. 코펠리우스는 또 다시 종적을 찾을수 없게 된다. 해설자는 그나마 올림피아로 인하여 사람들의 개념이 기계인형보다는 살과 피가 있는 인간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한다. 나타니엘은 어떻게 되었을까? 정신이 온전히 회복되어 클라라와 다시 결합한다. 그리고 시골에 있는 장원으로 돌아간다. 나타니엘과 클라라는 시골 장원으로 돌아가는 중에 어떤 마을을 지나게 된다. 그 마을에는 높은 첨탑이 있다. 두 사람은 그 탑에 올라가서 사방을 내려다본다. 높은 곳에 올라가다보니 갑자기 나타니엘의 광기가 되살아난다. 나타니엘은 갑자기 클라라를 첨탑에서 밀어 던져버리려고 한다. 마침 이들을 쫓아서 첨탑에 올라온 로타리오가 급히 클라라를 부축하는 바람에 클라라는 겨우 목숨을 건진다. 아래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코펠리우스도 그 안에 있다. 나타니엘은 코펠리우스를 보자 '예쁜 눈이요, 예쁜 눈'이라고 소리친다. 그리고는 떨어져 죽는다. 코펠리우스는 군중 속으로 사라진다. 그후 몇년이 흐른다. 해설자는 클라라를 시골 집에서 보았는데 그 옆에는 어떤 잘 생긴 신사와 두 남자 아이들이 있었다고 말한다. 클라라는 나타니엘이 주지 못한 가정의 행복을 찾았다는 것이다.

 

이상의 '샌드맨' 스토리에서 볼수 있듯이 그 내용은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 제1막의 스토리와 다름 없다. 그리고 아돌프 아당의 '뉴렘버그의 인형'과도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사람들의 이름이 조금씩 바뀌어져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서, '호프만의 이야기'를 보면 나타니엘은 호프만으로 나타니엘의 친구인 지그문트는 니클라우스로, 클라라는 스텔라이다. 그리고 스팔란차니, 코펠리우스, 올림피아는 이름에 변함이 없다.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호프만, 스팔란차니, 니클라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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