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화제의 300편

쿠르트 봐일의 '스트리트 신' - 29

정준극 2013. 6. 7. 22:23

스트리트 신(Street Scene) - 거리모습

쿠르트 봐일의 브로드웨이 오페라

 

쿠르트 보일

 

'스트리트 신'(Street Scene: 거리모습)은 쿠르트 봐일(Kurt Weil: 1900-1950)이 음악을 만들고 미국의 시인 겸 소설가, 극작가, 사회활동가인 랭스턴 휴스(Langston Hughes: 1902-1967)가 가사를 붙인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하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뮤지컬이라기 보다는 '어메리칸 오페라'(미국 오페라)이다. '어메리칸 오페라'라고 하면 오페라 팬들에게는 생소한 용어일 것이다. 어떤 것이 '어메리칸 오페라'라는 것인가? '스트리트 신'을 보면 알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서구적인 오페라의 전통에 미국적인 재즈와 팝송을 가미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마음 편하다. '스트리트 신'의 원작은 미국의 극작가인 엘머 라이스(Elmer Rice: 1892-1967)가 쓴 같은 제목의 희곡이다. '스트리트 신'은 1946년에 필라델피아에서 초연되었다. 초연이라기 보다는 테스트 공연이었다. 일단 테스트를 거치고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여 이듬해인 1947년에 브로드웨이로 진출하였다. '스트리트 신'은 브로드웨이 초연을 가진 그 해에 최우수 공연예술작품으로서 퓰리처상을 받았다.

 

'스트리트 신'을 '어메리칸 오페라'라고 부른 것은 작곡자인 쿠르트 봐일 자신이었다. 그는 또한 이 작품을 '브로드웨이 오페라'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가 '어메리칸 오페라'라고 부른 배경은 유럽의 전통적인 오페라와 미국의 음악극장(Musical theater)을 통합한다는 의도에서였다. 그런데 신통하게도 '스트리트 신'이 그 이후에 다른 곳에서는 비교적 자주 공연되었지만 브로드웨이에서는 단 한번도 리바이발 된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봐일은 '스트리트 신'을 '브로드웨이 오페라'라고 부르기를 좋아했다. 그보다도 '스트리트 신'이 음악사에서 중요한 점은 이 작품이 음악적으로나 드라마적인 점에 있어서 1928년의 Threepenny Opera(서푼짜리 오페라)와 1957년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의 교량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스트리트 신'은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뮤지컬이지만 작곡자인 쿠르트 봐일은 이 작품을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라고 부르지 않고 '브로드웨이 오페라'라고 불렀다. (사진은 각종 뮤지컬 간판으로 화려한 브로드웨이의 밤)

 

'스트리트 신'의 스코어는 오페라적인 아리아와 중창(앙상블)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 어떤 것, 예를 들면 안나 모랑의 Somehow I Never Could Believe(도무지 믿을수 없었지요)와 프랭크 모랑의 Let Things Be Like They Always Was(언제나 있던 그대로 있도록 하자)는 푸치니 스타일이라는 얘기다. 그런가하면 재즈와 블루스의 영향도 받았다. I Got a Marble and a Star(대리석과 별을 가졌네)와 Lone House(외로운 집)이 그렇다. 좀 더 브로드웨이 스타일의 음악들도 있다. Wrapped in a Ribbon and Tied in a Bow(리본으로 묶고 타이를 매고), Wouldn't You Like To Be on Broadway?(브로드웨이에 서고 싶지 않아?), Moon-faced, Starry-eyed(달처럼 환한 얼굴, 별처럼 빛나는 눈동자) 등이다. 브로드웨이 스타일의 노래에서는 댄스도 곁들인다. 쿠르트 봐일은 1920년대와 30년대에 독일에 있을 때에 이미 그의 오페라에 미국의 재즈와 팝 송을 인용한 일이 있다. 봐일은 1933년에 나치의 압박을 피하여 독일을 떠나 파리와 영국에서 잠시 지내다가 1935년에 뉴욕에 도착하였다. 그로부터 봐일은 미국의 대중적인 음악과 무대음악을 더욱 공부하였다. 봐일은 미국적인 스타일의 음악을 자기의 브로드웨이 작품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뿐만 아니라 영화와 라디오 방송에도 적용하였다. 그는 이른바 '어메리칸 오페라'(미국 오페라)를 창조하기 위한 새로은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봐일은 드라마와 음악과 대사와 노래, 그리고 연기가 종합된 '뮤지컬 티어터'(Musical Theater: 음악극장)을 창조코자 했다. 그리하여 봐일의 '어메리칸 오페라'는 흥행에서도 성공했지만 예술적으로도 찬사를 받았다.


브로드웨이 무대

 

'뮤지컬 티어터'라는 말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하며 마음 편하다. 뮤지컬 티어터라고 하니까 뮤지컬을 공연하는 극장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극장이라는 건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을 의미한다. 뮤지컬 티어터는 노래, 대사, 연기, 춤이 종합된 공연이다. 영국의 G&S의 오페라도 일견 뮤지컬 티어터라고 볼수 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임에 틀림 없는 Show Boat, Oklahoma!, West Side Story, A Chorus Line, Les Miserables, The Phantom of the Opera, RENT, Wicked....등등이 모두 뮤지컬 티어터의 장르에 속한다. 쿠르트 봐일은 자기의 새로운 시도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다. "내 생각으로는 우리는 이나라(미국)에서 새로운 뮤지컬-드라마틱 형태를 개발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할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런 작품을 '오페라'라고 부르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새로운 뮤지컬 티어터는 오페라에 근간을 둔 것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업적인 흥행위주의 공연과는 분리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새로운 개념은 어메리칸 티어터, 또는 브로드웨이 티어터라고 불러도 상관없다. 나는 그러한 발전의 한 파트가 되고 싶을 뿐이다."


쿠르트 봐일은 엘머 라이스의 연극인 '스트리트 신'을 1930년에 보았다. 그리고 그 내용을 브로드웨이 오페라로 만들고 싶어했다. 이와 관련하여 봐일은 "그것은 대도시에서 일어나는 일상적인 스토리이다. 사랑과 열정, 그리고 탐욕과 죽음에 대한 스토리이다. 아파트의 한 동에 세들어 살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어떤 날 저녁부터 다음날 오후까지 일어났던 이야기이다. 뮤지컬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내용이다. 내가 이들의 독자적인 시를 찾아내는 것은 하나의 도전이다. 이들의 시에 나의 음악을 혼합하고 여기에 강렬한 사실주의 성격을 융합하면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봐일이 라이스를 만난 것은 1936년 뉴욕에서였다. 봐일은 라이스에게 '스트리트 신'을 뮤지컬로 만들 생각이라고 제안하였다. 그러나 라이스는 봐일의 제안을 거절하였다. 연극만으로도 충분하며 그것을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만들면 원작의 의도가 변형될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는 중에 라이스는 봐일의 Knickerbocker Holiday(니커보커의 휴일: 1938), '어둠 속의 여인'(Lady in the Dark: 1940), '비너스의 손길'(One Touch of Venus: 1943)이 크게 히트한 것을 보고 생각을 달리 가지게 되었다. 더구나 봐일은 1939년에 라이스의 Two on an Island(고도의 두사람)이라는 연극의 극중음악을 작곡해 준 일이 있어서 라이스는 점점 봐일의 성공을 신뢰하게 되었다. 이윽고 봐일이 다시한번 라이스에게 '스트리트 신'을 뮤지컬로 만들자고 제안하자 라이스는 두말하지 않고 동의했다. 봐일과 라이스는 Harlem Renaissance(할렘 르네상스)의 시인인 랭스턴 휴스를 작사자로 선택했다. 봐일과 라이스는 '일반 사람들의 매일의 언어를 단순하고 복잡하지 않은 시로 만드는 데에는 랭스턴 휴스만한 시인이 없다'고 말했다. '할렘 르네상스'가 바로 그러한 스타일이기 때문이었다.  

 

 

원작자인 엘머 라이스(Elmer Rice: 1892-1967: 왼쪽)와 작사를 맡은 시인 랭스턴 휴스(Langston Hughes: 1902-1967). 두 사람은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몰라도 같은 해에 세상을 떠났다.

 

봐일과 라이스와 휴스는 자주 회동하면서 어떻게 하면 새로운 작품의 사실주의를 부각시킬수 있을지를 의논했다. 봐일은 이민자들이 섞여서 살고 있는 상황을 음악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뉴욕까지 가서 주로 할렘에서 시간을 보내며 그들의 언어와 행동 등을 관찰하였다. 봐일은 특히 어린이들의 노는 모습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그리고 브로드웨이에 가서 뉴욕커들의 말과 행동도 유심히 지켜보았다. 랭스턴 휴스는 봐일을 할렘의 나이트클럽으로 데려가서 그들의 음악을 생생하게 경험하도록 주선해 주었다. 주로 흑인들의 어메리칸 재즈와 블루스 음악이었다. 이러한 경험에 의해서 나온 봐일의 음악들은 그의 최대 걸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봐일도 그렇게 생각했다.

 

'스트리트 신'은 1947년 1월 9일 브로드웨이의 아델피 극장(Adelphi Theater)에서 초연되었다. 그 전해에 필라델피아에서 시험공연이 있었다. 시험공연 후에 몇군데를 수정하여 브로드웨이로 진출했던 것이다. '스트리트 신'은 브로드웨이에서 연속 148회의 공연을 가진 후 그해 5월 중순에 마감했다. 제작경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더 이상 공연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초연의 감독은 챨스 프리드맨(Charles Friedman)이 맡았다. 앤 제프리(Ann Jeffrey)가 로우즈 모랑을 맡았고 브라이언 설리반(Brian Sullivan)이 샘 카플란을 맡았다. '스트리트 신'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봐일이 개인적으로 1947년에 최우수 오리지널 스코어 및 발라드로서 토니 상을 처음으로 받았으며 그와 함께 작품은 최우수 의상상을 받았다. 그때 후보로 올랐던 작품들은 버튼 레인의 '휘니아의 무지개'(Finian's Rainbow)와 프레데릭 뢰베의 '브리가둔'(Brigadoon)이었다. 1989년 런던 콜리세움극장에서 잉글리쉬내셔널오페라(ENO)가 공연했을 때에는 캐서린 제타 존스(Catherine Zeta-Jones)가 매 존스의 역할을 맡아하여 화제가 됐었다. 그후 주로 미국과 영국의 대학교에서 간헐적으로 공연되었으며 전문 오페라단이 정식으로 리바이발한 것은 2011년 오스트리아에서 '오페라 그룹'이라는 단체가 공연한 것이 처음이다. 이어 2011년에 드레스덴의 젬퍼 오퍼(Semper Oper)도 공연하였고 2013년에는 바르셀로나의 리체우대극장에서 공연하였다.


로우즈와 프랭크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것은 스토리를 소개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전체 6개 가정이 등장한다. 기타 조연급들도 상당수 등장한다. 6개 가정은 모랑씨네 식구, 존스씨 식구, 올센씨 식구, 카플란씨 식구, 피오렌티노씨 식구, 힐데브란트씨 식구를 말한다.

 

○ 모랑씨 식구(The Maurrant family): 프랭크 모랑(B-Bar: 누구도 상대하기 힘든 폭력적인 사람), 안나 모랑(드라마틱 소프라노: 프랭크 모랑의 부인. 따듯한 마음씨이다), 로우즈 모랑(리릭 소프라노: 이들의 10대 딸이다), 윌리 모랑(아역: 이들의 말 안듣는 말썽꾸러기 아들이다)

○ 존스씨 식구(The Jones family): 엠마 존스(MS: 남의 말 하기를 좋아하는 떠벌이 여인), 조지 존스(Bar: 술에 절어사는 남편), 매 존스(MS: 남자관계가 난잡한 10대 소녀), 빈센트 존스(매 존스의 난폭한 오빠, 택시 기사)

○ 올센씨 식구(The Olsen family): 올가 올센(Cont: 스웨덴 이민 가정의 부인), 칼 올센(B: 올가의 남편)

○ 카플란씨 식구(The Kaplan family): 아브라함 카플란(Bar: 극단적인 생각을 가진 나이 많은 유태인), 샘 카플라(T: 아브라함의 얌전한 손자. 로우즈 모랑을 사랑하고 있다), 셜리 카플란(샘의 누이. 아브라함의 손녀. 학교 선생님)

○ 휘오렌티노 식구(The Fiorentino family): 그레타 휘오렌티노(콜로라투라 소프라노: 독일 이민자인 이웃), 리포 휘오렌티노(T: 그레타의 이탈리아 남편. 성미가 급해서 싸움도 잘한다)

○ 힐데브란트 식구(The Hilldebrand family): 라우라 힐데브란트(혼자된 여인으로 세 아이를 힘들게 키우고 있다), 제니 힐데브란트(MS: 10대의 딸), 챨리 힐데브란트(어린 아들), 메리 힐데브란트(어린 딸)

○  이밖의 거주자들: 다니엘 부캐난(Daniel Buchanan: T: 신경질적인 이웃), 헨리 데이비스(Bar: 청소부), 그레이스 데이비스(아역: 청소부인 헨리 데이비스의 어린 딸)

○ 찾아오는 사람들: 딕 맥간(Dick McGann: Bar: 10대지만 성숙한 매 존스에게 연애의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 해리 이스터(Bar: 매 존스가 다니는 직장의 상사로서 매 존스에게 은근히 흑심을 품고 있는 사람), 스티브 샌키(Steve Sanky: 우유배달부. 안나 모랭 부인과 모종의 섬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사람), 보모 1(리릭 알토: 젊은 Nursemaid), 보모 2(Cont: 또 다른 젊은 Nursemaid), 닥터 존 윌슨(다니엘 부캐난의 출산을 앞둔 부인을 보살피는 의사), 해리 머피(경찰), 제임스 헨리(시경찰서장), 프레드 컬른(제임스 헨리의 보조원), 앰뷸란스 운전기사. * 성악파트가 표시되지 않은 출연자들은 대화만을 하는 역할이다. 등장인물들이 많기 때문에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여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곤란할지도 모른다.

 

서민들의 애환이 담겨 있는 무대

 

[내용 요약] 시기는 1946년이다. 전쟁이 끝난후 얼마되지 않아서 모든 것이 어려운 시기이다. 뉴욕 맨하튼의 이스트 사이드에 있는 어떤 임대 아파트 건물이 무대이다. 구체적으로는 그 임대 아파트의 입구 계단에서 벌이지는 사연들다. 미국은 이민사회이기 때문에 이스트 사이드의 허술한 건물에도 이민자들이 살고 있다. 독일 이민자, 이탈리아 이민자, 유태인, 스웨덴 이민자 등등이다. 전체 줄거리는 두가지 라인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로우즈 모랑과 이웃에 사는 샘 카플란과의 사랑이다. 어떻게 보면 순수한 사랑이다. 다른 하나는 로우즈의 어머니인 안나의 불륜적인 사랑이다. 안나의 불륜은 급기야 불같은 성격의 남편 프랭크에게 발견된다.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전체적인 내용은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사랑이야기, 이웃간의 별것도 아닌 것을 두고 벌이는 말다툼, 남의 말 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가십, 특히 모랑씨 가정에서 일어나는 긴장감, 그로 인한 비극적인 결말을 다룬 것이다. 이제부터 임대아파트의 이웃들 간에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보자.

 

제니의 고등학교 졸업축하 파티

 

[1막] 수다장이 엠마 존스와 독일 출신이지만 남편이 이탈리아 사람인 그레타 휘오렌티노가 계단에 앉아서 찌는 듯한 더위를 탓하고 있다. 이들의 듀엣이 Ain't It Awful, the Heat?(참 대단하네요, 더위가)이다. 두 사람의 대화에 스웨덴 이민자인 올가 올센이 끼어든다. 올가 올센은 남편 카를과 태어난지 얼마 안된 아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는 얘기를 한다. 그러면서 이웃에 사는 유태인 아브라함 카플란 노인 때문에 신경이 쓰여 못살겠다는 이야기도 한다. 아브라함 카플란 노인은 매일처럼 신문만 들여다보고 신문에 난 살인이야기, 스캔들이야기들을 노래처럼 큰 소리로 떠들어대기 때문에 무척 신경이 쓰인다는 얘기다. 청소부인 헨리 데이비스가 지하실에서 올라온다. 그는 지금은 비록 허술한 임대아파트에서 청소나 하는 신세이지만 더 큰일을 하게 되리라는 야망을 갖고 산다고 노래한다. I Got A Marble And A Star(단단한 대리석과 빛난 별을 가지고 있다)이다. 수다장이 엠마 존스의 말썽꾸러기 어린 아들인 윌리 모랑이 나타나서 엄마를 부른다. 엠마 존스는 윌리에게 10센트짜리 다임 한개를 던져주며 가게에 가서 소다라도 사서 마시라고 말한다. 존스부인, 휘오렌티노부인, 올센부인은 윗층에 살고 있는 모랑부인을 보고 내려와서 얘기나 하며 지내자고 권한다. 모랑부인이 내려가겠다고 한다. 세 부인들은 모랑 부인이 내려오는 사이에 모랑부인이 우유배달부와 그렇고 그런 사이라면서 수근덕거린다. Get A Load of That 이다. 모랑부인이 내려와서 다른 부인들과 잡담을 나눈다. 그 사이에 올센부인은 애기를 봐주어야 한다면서 옥탑 방으로 올라간다. 유태인 노인인 아브라함 카플란의 아들인 샘 카플란이 집에서 내려와서 모랑부인에게 딸 로우즈가 집에 있는지 묻는다. 모랑부인은 딸 로우즈가 아직 일하는데서 오지 않았다고 대답한다. 샘 카플란은 그러냐면서 그냥 도서관으로 간다.

 

거리 모습

 

다니엘 부캐난이 나타난다. 신경이 매우 곤두서 있는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부인이 곧 출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니엘 부캐난과 여인들이 출산의 고통에 대한 짧은 아리에타를 부른다. When A Woman Has A Baby(여자가 아이를 가지면)이다. 다니엘 부캐난이 아내를 보살피러 윗층으로 올라가자 모랑부인의 남편인 프랭크 모랑이 집으로 돌아온다. 그는 내일 아침 일찍 뉴 헤이븐으로 일 때문에 출장을 가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딸 로우즈가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고는 부인에게 무어라고 싫은 소리를 한다. 프랭크 모랑의 노래가 She Shouldn't Be Staying Out Nights(밤이 되었는데도 집에 들어오지 않으면 안된다)이다. 프랭크 모랑은 화를 내며 자기 집으로 들어간다. 그러자 항상 술에 절어 있는 조지 존스가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온다. 조지 존스는 계단에 앉아 있는 부인네들과 잠시 별로 내용도 없는 얘기를 나눈다. 안나 모랑은 지금은 비록 어렵더라도 밝은 미래를 위해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의 아리아를 부른다. Somehow I Never Could Believe(어쨋든 믿을수 없어)이다. 이번에는 우유배달부인 스티브 샌키가 나타난다. 부인들은 그를 보자 잠시 하던 말도 멈춘다.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듯 긴장감이 감돈다. 안나 모랑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소문이 있기 때문이다. 우유배달부인 스티브 샌키가 우유만 배달하고 급히 떠나자 모랑부인이 그가 떠난 방향을 향해 잰발걸음으로 따라간다. 모랑부인은 마치 어린 아들을 찾으러 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누가보더라도 우유배달부를 쫓아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존스씨와 그의 부인, 올센씨, 그리고 휘오렌티노부인은 스캔들이 틀림없다고 하면서 노래를 부른다. Whatcha Think of That(분명히 그렇다고 생각된다)이다. 그때 올센부인이 뛰어들어오면서 방금 저 쪽 창고 뒤편에서 우유배달부와 모랑부인이 아주 몸을 맞대고 있듯 가깝게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고 말한다.

 

매 존스와 딕 매간이 열정적으로 춤을 추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인 휘오렌티노씨가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다. 손에는 아이스크림 콘을 한 아름 안고 있다. 휘오렌티노씨는 사람들에게 아이스크림 콘을 하나씩 나누어 주고 더운데 먹으라고 한다. 휘오렌티노 부부, 올센 부부, 존스씨와 청소부인 헨리 데이비스는 아이스크림을 찬양하는 6중창을 부른다. Ice Cream Sextet(아이스크림 6중창)이다. 사람들은 모랑씨의 상태를 살피느라고 정신이 없다. 잠시후 모랑부인이 돌아온다. 모랑씨는 부인에게 어디 갔다가 오느냐면서 마치 추궁이라도 하듯 묻는다. 모랑부인이 아들 윌리를 찾으러 갔었다고 말하자 모랑씨는 더 이상 아무 말도 못한다. 이어 모랑씨와 아브라함 카플란 노인이 부모노릇 해 먹기가 쉽지 않다는 내용과 경제가 말이 아니라는 내용으로 서로 얘기를 나누다가 의견들이 맞지 않아서 큰 소리를 내기까지 한다. 아브라함 카플란은 윗층에 살고 있는 힐데브란트 식구들을 예로 들며 엄마 혼자서 아이들을 키우느라고 얼마나 힘들겠느냐면서 모두 경제가 나빠서 집세도 못내고 그 고생들이라고 주장한다. 모랑씨가 또 다른 의견을 내세우자 아브라함 카플란이 그 의견에 반대하는 바람에 두 사람은 치고받기 직전가지 상황이 험악해 진다. 아브라함 카플란의 손녀딸로서 학교 선생님인 셜리가 중간에 나서서 겨우 말리는 바람에 두 사람의 싸움은 그제서야 끝난다. 모랑은 전통적인 도덕가치가 회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Let Things Be Like They Always Was(언제나 그랬던 것처럼)이라는 노래를 부른다.

 

아이스크림 6중창

 

힐데브란트의 10대 딸인 제니가 고등학교 여학생 친구들과 함께 나타난다. 졸업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다. 여학생들과 다른 사람들이 즐거운 축하노래를 부른다. Wrapped In A Ribbon And Tied In A Bow(리본으로 묶고 타이를 매고)이다. 갑지가 우유배달부인 스티브 샌키가 나타나는 바람에 축하 분위기는 중단된다. 잠시 어색하고 두려운 침묵이 흐른다. 아브라함 카플란 노인의 손자인 샘이 울고 있는 윌리를 데리고 들어온다. 윌리는 동네 아이들과 싸움을 하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샘이 말려서 데리고 온 것이다. 모랑씨는 이런 저런 모든 것이 귀찮고 화가나서 동네 술집에 가서 술이난 한잔 하러 간다. 모랑씨는 떠나기 전에 만일 로우즈가 자기가 돌아올 때까지 돌아와 있지 않으면 가만 두지 않겠다고 말한다. 모랑부인이 윌리를 데리고 집으로 올라간다. 동네 사람들은 모랑씨네 식구들에 대한 이러쿵 저러쿵 얘기를 나눈다. 그런 모습을 본 샘이 본인들이 없는데 뒤에서 이러쿵 저러쿵 가십을 얘기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하면서 동네 사람들을 비난한다.

 

고교졸업 축하 파티. 제니역에 이베트 보너. 잉글리쉬내셔널오페라(ENO). 리본을 맨 졸업장을 하나씩 들고 있다. 꿈에 부풀어 있는 한 때. 동리사람들이 함께 축하하고 있다.

                                            

밤이 되어 모두들 잘 자라고 인사하고 잠자리에 든다. 다만, 존스씨만이 당구(풀)나 치려고 술집으로 간다. 샘이 나타나서 자기의 고독함을 노래한다. Lonely House(고독한 집)이다. 샘이 집으로 들어가자 로우즈가 자기 보스인 해리 이스터와 함께 나타난다. 해리 이스터는 로우즈를 집에까지 바래다 준것이다. 해리 이스터는 로우즈에게 마음이 있어서 로우즈를 껴안으며 키스를 한다. 해리 이스터는 로우즈의 마음을 사로 잡으려고 만일 자기와 함께 떠난다면 브로드웨이에서 인기스타가 되도록 해 주겠다고 달콤한 목소리로 말한다. 해리 이스터의 노래가 Wouldn't You Like To Be on Broadway?(브로드웨이에 가지 않으려나?)이다. 그러나 로우즈는 언제나 트루 러브를 선택하겠다며 그럴듯한 약속은 믿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로우즈의 카바티나가 What Good Would The Moon Be?이다. 로우즈는 아버지 로랑씨가 집에 돌아오는 것을 발견하고 해리 이스터에게 어서 돌아가라고 말한다. 잠시후 나타난 아버지는 로우즈에게 지금 누구하고 얘기했느냐고 묻는다. 로우즈가 해리 이스터와 춤추러 갔다가 왔다고 말하자 로랑씨는 화를 내고 어쩔수 없다는 듯이 집으로 올라간다. 부캐넌씨가 급히 집에서 뛰쳐나오면서 로우즈를 보자 어서 의사에게 전화 좀 해서 오라고 해 달라고 부탁한다. 아내가 곧 출산할 것 같기 때문이다. 로우즈가 전화를 걸러 떠난다. 그러다가 매 존스와 그를 쫓아 다니는 딕 맥간을 만나지만 그냥 지나친다. 매 존스와 딕 맥간은 춤추러 갔다가 오는 길이다. 두 사람은 즐거운듯 시시덕거리면서 노골적으로 서로에게 끌리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면서 지루박과 같은 빠른 템포의 노래를 부른다. Moon-faced, Starry-eyed(달처럼 환한 얼굴, 별처럼 반짝이는 눈동자)이다. 두 사람은 길에서 열정적으로 춤을 추다가 의사에게 전화를 걸고 돌아오는 로우즈에게 술 취한 사람처럼 잘 자라고 말하고 집으로 올라간다.

 

중년의 해리 이스터가 로우즈를 어떻게 해 보려고 작업을 펼치고 있다. 해리 이스터는 로우즈가 다니고 있는 부동산회사의 상사이다.

 

매 존스의 난폭한 오빠인 빈센트가 집으로 오다가 로우즈를 보고 성가시게 군다. 샘이 그 모습을 창문 밖으로 보다가 화가나서 밖으로 나와 빈센트에게 대든다. 그러나 빈센트가 더 힘이 세기 때문에 샘을 길 가장자리로 끌고가서 때려 눕힌다. 빈센트가 계속 샘을 두들겨 패려고 할때 밖에 무슨 소란한 일이 벌어졌는지 궁금해서 빈센트의 어머니인 존스부인이 나와본다. 빈센트는 샘을 구타하는 것을 당장 멈추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존스부인이 방으로 들어가 잠이나 자라고 말하자 그대로 방으로 올라간다. 샘과 로우즈가 단 둘이 남는다. 샘은 로우즈의 앞에서 빈센트로부터 모욕을 당한 것을 부끄러워한다. 샘은 빈민굴에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탄식한다. 그런 샘을 로우즈가 달래며 샘이 언젠가 로우즈에게 들려 주었던 시 한 구절을 들려준다. Remember That I Care(그것이 기억나나요?)이다. 닥터 윌슨이 도착해서 부캐난부인의 출산을 돕기 위해 위층으로 올라간다. 모랑부인은 로우즈에게 어서 방에 들어가서 잠을 자라고 말한다. 샘과 로우즈는 길가장자리에서 키스를 나눈다. 로우즈가 방으로 올라갈 때에 청소부인 헨리 데이비스가 나타나서 밤청소를 시작한다. 헨리 데이비스의 노래가 전에 불렀던 I Got A Marble And A Star이다. 로우즈가 창문을 열고 샘에게 굿나잇이라고 말한다. 커튼이 천천히 내려올때 한 밤중의 거리에는 샘 혼자만 남아 있다.

 

앙상블

 

[2막] 1장은 다음날 아침 동이 터오는 때이다. 존스씨가 술집에서 그제서야 집으로 돌아온다. 닥터 윌슨은 부캐난의 집에서 나오면서 부캐난에게 부인이 충분히 휴식을 취하도록 하라고 말한다. 매 존스와 딕 맥간은 새벽같이 일을 나가면서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나누지만 어제 밤처럼 열정적이지는 않다. 윌리를 비롯하여 챨리, 메리, 그레이스 그리고 다른 아이들이 술레잡기를 하며 논다. 이들의 노래가 Catch Me If You Can(나 잡아 봐라)이다. 아이들의 장난은 큰 싸움으로 번진다. 로우즈가 창문을 열고 아이들에게 그만두라고 소리친다. 샘이 뛰어나와서 아이들이 싸움을 겨우 뜯어 말린다. 아이들이 어쩔수 없이 흩어진다. 로우즈는 샘에게 오늘 아침에 자기가 다니고 있는 부동산회사의 사장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장례식에 가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셜리가 나와서 샘에게 아침을 먹으라고 말한다. 로우즈도 설거지를 하기 위해 자기 집으로 들어간다. 부캐넌이 나와서 어제밤에 딸이 태어났다고 말한다. 모랑부인이 부캐난 부인을 밤새도록 돌보아 주었다고 한다. 여자들이 부캐난에게 부인의 지금 어떠냐고 묻는다. 존스부인은 개를 산책시키기 위해 데리고 나온다. 모랑부인은 무얼 사기 위해 식료품 가게로 간다. 로우즈가 아버지인 모랑씨와 나오면서 모랑씨에게 제발 어머니에게 좀 잘 대해 주라고 간청한다. 그때 수퍼에 갔던 모랑부인이 돌아온다. 모랑부인과 로우즈는 모랑씨에게 제발 남들이 보기에 창피하지 않게 행동하라고 말한다. 모랑부인이 남편인 모랑씨에게 출장은 며칠 동안이나 갔다오느냐고 묻자 모랑씨는 대답은 하지 않고 모랑부인이 어떤 남자와 섬싱이 있다고 하면서 비난만 한다. 모랑부인이 그럴리가 없다고 하면서 부인한다. 로랑씨가 떠나자 로랑부인과 로우즈가 아버지 로랑씨의 거친 행동에 대하여 한탄한다. 두 모녀의 노래가 There'll Be Trouble(문제야, 문제)이다.

 

체포되어 온 모랑씨

 

윌리가 나타난다. 로우즈는 윌리의 더러운 모습을 보고 야단을 친다. 윌리가 무어라고 소리치며 대들자 로우즈는 귀찮아서 얼른 집안으로 들어간다. 모랑부인은 윌리에게 누나한테 소리질러야 아무런 효과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자기는 윌리가 이 담에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한다. 모랑부인의 노래가 A Boy Like You(너 같은 아이)이다. 윌리는 학교로 가자 모랑부인은 그제서야 집안으로 들어간다. 그때 로우즈가 집에서 나온다. 마침 셜리 카플란도 집에서 나오다가 로우즈를 만난다. 셜리는 로우즈에게 샘은 지금 공부에 더 열중해야 하는데 맨날 샘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으니 제발 삼가해 달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셜리는 학교로 간다. 빈센트 존스가 집에서 나와서 밖에 있는 로우즈를 보고 또 다시 성가시게 군다. 그러나 빈센트는 마침 샘이 나오자 얼른 다른데로 간다. 로우즈는 샘에게 같은 직장에 다니는 해리 이스터가 자기에게 멀리 도망가자고 말했다는 얘기를 한다. 속이 상한 샘은 로우즈에게 멀리 떠나서 새생활을 찾으려면 자기와 함께 떠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한다. 두 사람의 듀엣이 We'll Go Away Together(우리 둘이서 멀리 떠나자)이다. 이때 해리 이스터가 와서 로우즈에게 함께 장례식에 가자고 한다. 두 사람이 떠난다.

 

모랑부인과 아들 윌리. 모랑부인은 남편 모랑씨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자 아들에 대하여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샘이 할수 없이 집안으로 들어간다. 그때 우유배달부인 샌키가 나타난다. 모랑부인이 창문을 열고 샌키에게 올라오라고 말한다. 모랑씨는 멀리 출장을 갔고 로우즈는 아침 내내 장례식장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샌키가 눈치를 채고 속히 모랑씨네 집으로 뛰어 올라간다. 샌키는 계단을 올라가다가 샘과 지나친다. 밖으로 나온 샘은 모랑부인이 창문의 블라인드를 닫는 것을 바라본다. 샘은 현관의 계단에 앉아 책을 읽는다. 그때 시청집달리 책임자인 제임스 헨리와 조수인 프레드 컬른이 나타난다. 이들은 청소부인 헨리 데이비스를 불러서 아침에 여기에 온 것은 힐데브란트 식구들이 월세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아파트에서 쫓아 내야 해서라고 설명한다. 두 사람은 계속해서 힐데브란트 식구들이 가구들을 미리 밖으로 내어놓지 않았으므로 자기들이 가구들을 들어 내어 길 한쪽에 놓을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청소부인 헨리도 어쩔수 없는 상황이다. 헨리가 지하실로 내려가자 제임스 헨리와 프레드 컬른은 힐데브란트의 집으로 올라간다. 그때 모랑씨가 출장계획을 바꾸어 집으로 돌아온다. 그는 자기 집의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다가 일순 분노를 참지 못하여 집으로 뛰어 올라간다. 샘이 그런 모랑씨를 막아서며 제발 올라가지 말아 달라고 간청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다.

 


 

잠시후 모랑부인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그리고는 두발의 총성이 들린다. 샌키가 겁에 질려서 창문에 모습을 나타낸다. 샌키는 필사적으로 도망가려고 하지만 모랑씨가 끌어 잡아 당기고 이어 총으로 쏘아 죽인다. 잠시후 모랑씨가 몸에 피가 흥건히 묻은채 집에서 걸어 나온다. 비명소리와 총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모여들자 모랑씨는 사람들에게 총을 겨누며 도망갈 길을 튼다. 경찰이 달려오고 비상의료팀이 달려온다. 어느덧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 있다. 마침 장례식에 갔다가 돌아온 로우즈가 자기 집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샘이 로우즈를 보고 막아서지만 로우즈는 막무가내로 집안으로 들어간다. 사람들이 비극적인 살인에 대한 노래를 부른다. The Woman Who Lived Up There(저 위층 집에 살았던 여자)이다. 모랑부인의 시신이 들것에 들려 내려온다. 앰뷸란스가 병원으로 떠나자 사람들이 앰뷸란스를 쫓아 간다. 로우즈는 샘이 팔에 안겨서 흐느끼고 있다. 두명의 시청집달리가 힐데브란트의 집에서 가구들을 밖으로 옮겨 놓는 중에 막이 서서히 내린다.

 

로체스터대학교 무대

 

2장은 바로 그날 오후이다. 어린 아이들을 돌보아주는 젊은 보모 두명이 나타나서 울고 있는 아이들을 조용하게 만들기 위해 애쓰면서 이미 온동리에 퍼져 있는 살인사건 스캔들에 대하여 노래한다. 두 보모의 노래가 Lullaby(자장가)이다. 보모들이 떠나자 로우즈가 나타난다. 어제 아침에 장례식에 갔을 때 입었던 검은 옷을 입고 있다. 로우즈는 현관에서 아직도 모랑씨의 집을 지키고 있는 머피 경관에게 아버지 모랑씨를 찾았느냐고 묻는다. 머피 경관은 아직 찾지 못했다고 대답한다. 샘이 들어와서 로우즈에게 어린 윌리를 마침 학교 근처에 있는 로우즈의 이모 집에 데려다 주었다고 말한다. 셜리가 나타나서 로우즈를 위로한다. 로우즈는 혼자서는 도저히 집에 들어가기가 싫다고 말하자 셜리가 함께 로우즈의 집으로 올라간다. 샘은 할아버지인 아브라함 카플란에게 자기가 사건 당시에 그나마 가까이에서 총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경찰서에 가서 증언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때 부캐난과 올센씨가 뛰어 들어와서 샘과 로우즈(소란스런 소리때문에 방에 있다가 뛰어 내려왔음)에게 방금 경찰이 거리 아랫쪽에 있는 어떤 집의 지하실에서 모랑씨를 찾아냈다는 소식을 전한다. 경찰들이 피가 묻은 옷을 아직도 입고 있는 모랑씨를 연행하여 들어온다. 모랑씨는 경찰에게 딸 로우즈를 1분만이라도 만나게 해 달라고 간청한다. 경찰이 그렇게 하라고 허락한다. 모랑씨가 로우즈에게 어떻게 해서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사람들이 둘어서서 두 사람이 하는 얘기를 듣는다. 모랑씨는 로우즈에게 자기가 얼마나  로우즈의 엄마를 사랑했는지 모른다고 말한다. 사람들의 합창이 He Loved Her Too(그는 그여자도 사랑했네)이다. 경찰들이 모랑씨를 데리고 가고 무대에는 샘과 로우즈만이 남아 있다.

 


 

샘이 로우즈에게 이제부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는다. 로우즈는 멀리 떠나겠다고 대답한다. 샘이 어제 저녁에 잠깐 얘기한대로 멀리 떠나려면 자기와 함께 가자고 말하자 로우즈는 아니라고 하며 혼자서 떠나겠다고 말한다. 샘이 급기야 로우즈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로우즈가 없는 삶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로우즈는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고 해도 서로 종속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자기 아버지가 보여주었다고 말하면서 샘에게 작별의 인사를 한다. 로우즈의 아리아가 Don't Forget The Lilac Bush(라일락 향기를 잊지 마세요)이다. 셜리가 로우즈의 물건들을 가방에 담아 가지고 내려온다. 가방을 받아 든 로우즈가 정처 없는 듯이 떠난다. 그러다가 갑자기 다시 돌아와서 자기의 뒷모습만 바라보고 있던 샘에게 재빨리 키스를 한다. 로우즈의 키스를 받은 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로우즈와 함께 떠나야 겠다고 생각하여 얼른 집안으로 들어가서 짐을 싸서 내려오겠다고 말한다. 그런 샘을 잠시 바라보던 로우즈는 샘이 내려오기 전에 자기 짐을 집어 들고 그대로 사라진다. 잠시후 임대아파트의 현관에 휘오렌티노부인, 올센부인, 존즈부인이 나와서 로우즈와 해리 이스터가 지난 밤에 거리에서 함께 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보았다는 얘기를 수근거린다. 그러면서 오늘도 날씨가 찌는 듯이 덥다고 탄식하며 노래를 부를 때에 막이 내린다. 부인들의 노래가 첫 머리에서 불렀던 Ain't It Awful, The Heat?(참 대단하네요, 더위가)이다.

 

다시 수다를 떠는 휘오렌티노부인, 올센부인, 존즈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