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화제의 300편

휴고 볼프의 '지방판사' - 30

정준극 2013. 6. 9. 08:24

지방판사(Der Corregidor) - le Juge - El corregidor

불멸의 예술가곡으로 유명한 휴고 볼프의 유일한 오페라

 

슬로베니아 출신의 오스트리아 작곡가인 휴고 볼프

 

휴고 볼프(Hugo Wolf: 1860-1903)라고 하면 우선 '가곡'을 생각한다. '볼프의 가곡'은 성악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 독일 가곡이다. 볼프는 괴테, 아이헨도르프 등의 시에 의한 예술가곡을 여러 편이나 작곡했다. 모두가 주옥과 같다. 볼프의 가곡(Lieder)을 특별히 '예술가곡'이라고 호칭한 것은 그의 가곡에는 그의 농축된 감정과 지고의 예술성이 담아있기 때문이다. 그의 가곡은 대체로 생에 대한 절망과 탄식이 넘쳐 있는 것들이다. 그의 생애를 생각해 볼때 그런 가곡이 나올만하다고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그런 그가 코믹 오페라를 작곡했다. Der Corrigidor(지방판사)이다. 휴고 볼프는 오스트리아 작곡가이지만 실은 오늘날의 슬로베니아 출신이다. 슬로베니아 북부의 슬로베니 그라데츠(Slovenj Gradec)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음악에 조예가 깊었다. 어린 휴고 볼프는 아버지로부터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배웠다. 어머니는 허버트 폰 카라연의 친척이 되는 사람이었다. 휴고 볼프의 음악은 후기 낭만파의 특성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응집된 표현력이 강화된 작품들이다. 그래서 그를 후기비엔나학파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휴고 볼프는 생애의 대부분을 비엔나에서 보냈다. 그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므로 생략하고 그의 생애만을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는 절망 중에 불행하게도 비엔나의 정신병원에서 향년 43세의 한창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정신병의 직접적인 원인은 성병(매독)이었다. 그의 묘소는 비엔나 중앙공동묘지의 음악가 묘역에 있다.

 

삶에 대한 절망 중에 정신병원에 수용되었다가 세상을 떠난 그였지만 유일하게 남긴 오페라 Der Corregidor(지방판사)는 웃음을 참지 못하게 만드는 코믹 오페라이다. 휴고 볼프는 Der Corregidor를 1895년에 완성했다. 세상을 떠나기 8년전이었다. 그때에는 인생에 대한 활기에 넘친 의욕에 있었다. 그래서 코믹한 오페라를 만들었다고 본다. 그런데 실은 Der Corregidor가 성공을 거두자 그는 또 하나의 오페라에 도전하였다. Manuel Venegas(마누엘 베네가스)라는 제목의 오페라였다. 그러나 1897년까지 작곡을 하다가 정신병이 심화되는 바람에 미완성으로 남을수 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Der Corregidor는 휴고 볼프가 유일하게 완성한 오페라이다. 오페라 Der Corrigidor는 1896년 6월 7일 독일의 만하임 국립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주역인 방앗간집 주인 티오 루카스는 바리톤 요아힘 크로머(Joachim Kromer)가 맡았으며 그의 부인인 프라스키타(Frasquita)역은 메조소프라노 헬레네 호엔라이터(Helene Hohenleiter)가 맡았다. 휴고 볼프는 1987년에 이 오페라의 스코어를 일부 수정하였다. 코레기도르(Der Corregidor)라는 말은 스페인의 사법권도 갖고 있는 지방행정관을 말한다. 그의 조수를 알칼데(Alkalde)라고 부른다. 알칼데도 지방행정관과 마찬가지로 사법권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제목을 우리말로 '지방행정관'이라고 번역함이 더 타당할지 모르지만 일반적인 편의성을 위해 '지방판사'라고 붙였으니 양해 바란다. 오페라 '지방판사'의 대본은 비엔나의 작가이며 화가이고 음악가이며 여성운동가로 유명한 로자 마이레더(Rosa Mayreder: 1858-1938)가 썼다. 원작은 스페인의 소설가인 페드로 안토니오 데 알라르콘(Pedro Antonio de Alarcon: 1833-1891)이다.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 지방판사, 즉 코레기도르인 돈 에우제니오 데 추니가(Don Eugenio de Zuniga: 부포 테너)

- 지방판사의 조수이며 지방법원의 서기(Alkalde)인 후안 로페즈(Juan Lopez: 바소 프로푼도)

- 지방판사의 비서인 페드로(Pedro: T)

- 법정의 관리(정리)인 토누엘로(Tonuelo: B)

- 지방판사의 하인인 레펠라(Repela: 부포 바소)

- 방앗간을 경영하는 티오 루카스(Tio Lucas: T)

- 티오 루카스의 예쁜 부인인 프라스퀴타(Frasquita: MS)

- 지방판사, 즉 코레기도르의 부인인 돈나 메르체데스(Donna Mercedes: S)

- 돈나 메르체데스의 하녀 겸 보모인 두에나(Duenna: Cont)

- 지방법원 서기인 후안 로페르 집의 하녀 마누엘라(Manuela: MS)

 

지방판사가 술취한 법원 서기를 티오에게 보내 체포해 가고자 한다. 1996. 베를린 슈타츠오퍼. 볼프가 세상을 떠난후 말러가 이 오페라의 공연을 적극 추진하여 무대에 올려지게 되었다.

 

[시놉시스] 시기는 1804년이며 장소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 있는 이름없는 작은 마을이다.

 

[1막] 1장. 선량한 농부이며 물방앗간 주인인 티오 루카스는 이름은 잘 모르지만 주교님이 루카스의 집을 방문하신다니까 포도를 따서 대접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이웃 사람이 루카스에게 사람들이 루카스의 집을 찾아오는 것은 그의 아내 프라스퀴타가 예쁘기 때문에 보고 싶어어 오는 것이라며 놀린다. 루카스는 그런 말을 무시해 버리며 계속 포도를 따고 있다. 이웃 사람이 멋적어서 그냥 간다. 2장. 프라스퀴타가 포도밭에 와서 한쪽에 식탁을 준비하며 노래를 부른다. 포도나무 사이에 숨어 있던 루카스가 뛰어나와 프라스퀴타를 깜짝 놀라게 만든다. 그러면서 지방판사(코레기도르)가 프라스퀴타에게 딴 마음을 품고 있는 것 같다고 하면서 놀린다. 그런데 저만치서 지방판사와 하인인 레펠라가 오는 모습이 보인다. 루카스는 얼른 포도나무 사이로 숨으면서 도대체 지방판사가 프라스퀴타에게 무어라고 수작을 부리는지 몰래 살펴보려고 한다. 3장. 하인 레펠라가 도착해서 집안을 두리번 거리면서 자꾸 무슨 냄새라도 맡듯이 킁킁거리고 재채기도 한다. 프라스퀴타가 레펠라에게 남편 루카스가 잠들어 있으니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한다. 레펠라는 실은 루카스가 무얼 하고 있는지 궁금했었는데 대답을 미리 들으니 일단 만족이다. 레펠라는 얼른 밖으로 나가서 지방판사에게 프라스퀴타가 혼자 있다고 전한다.

 

4장. 지방판사가 나타난다. 프라스퀴타는 지방판사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시시덕거리듯 얘기를 나눈다. 그리고 환당고 춤을 춘다. 지방판사는 프라스퀴타의 춤으로 루카스가 깨어날지 모른다고 생각해서 걱정이다. 그런 눈치를 알아차린 프라스퀴타는 지방판사에게 남편 루카스를 깨우겠다고 은근히 겁을 준다. 프라스퀴타의 노래가 스페인 가곡에 나오는 In dem Schatten meiner Locken 이다. 프라스퀴타는 지방판사가 제발 께우지 말라고 당부하는 바람에 그렇게 하지 않는다. 지방판사는 프라스퀴타에게 너무 매혹당하여서 잠시동안은 말도 못하고 서 있다. 그러다가 지방판사가 딴에는 용기를 내어 프라스퀴타에게 자기의 마음을 알아 달라고 말한다. 말하자면 사랑을 고백한 것이다. 프라스퀴타는 이번 기회에 지방판사에게 압력을 넣어 벌써 오래전부터 부탁했지만 들어주지 않는 사안을 해결코자 한다. 그 사안이란 자기의 조카를 이웃 마을 에스텔라 법원의 공증인으로 임명되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방판사는 그런 부탁은 언제 들었느냐는 듯이 아랑곳하지도 않고 오히려 더 열정적으로 프라스퀴타에게 접근한다. 지방판사는 지나치게 열정적이다 보니 그만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바닥에 콰당하고 쓰러진다. 몰래 숨어서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던 루카스는 이때다 싶어서 두 사람 앞에 나타난다. 루카스와 프라스퀴타는 늙은 지방판사의 넘어진 모습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한다. 지방판사는 그제서야 루카스가 숨어서 자기의 얘기를 모두 엿들은 것을 알고 냉혹한 복수를 다짐한다. 프라스퀴타는 지방판사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누그터트리기 위해 포도를 먹으라고 권하지만 지방판사는 평소에 잘 먹던 포도도 먹지 않고 기분이 상해 있다. 5장. 하인인 레펠라도 자초지종을 모두 엿보았다. 레펠라는 프라스퀴타의 행동이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럴때에 멀리스 주교 일생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루카스와 프라스퀴타는 밖으로 뛰어나가 주교를 맞이할 준비를 서두른다. 한편, 지방판사는 하인 레펠라를 먼저 보내어 루카스와 프라스퀴타에게 복수할 계획을 꾸며 놓도록 한다. 나팔소리가 나는 중에 주교가 도착한다.

 

[2막] 1장. 물방앗간집의 부엌이다. 루카스와 프라스퀴타가 저녁밥을 먹고 있다. 두 사람은 이렇게 함께 지내니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나눈다. 그럴때에 누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지방판사의 조수인 후안 로페즈의 하인인 토누엘로이다. 완전히 술에 취해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제딴에는 자기도 법의 준수에 한 역할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2장. 토누엘라는 마을 시장도 겸하고 있는 지방판사 조수 알칼데가 루카스를 오라고 한다고 전한다. 루카스는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밤이 늦었으니 내일 아침 일찍 가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토누엘라는 당장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라스퀴타가 루카스와 함께 가겠다고 나선다. 그러나 토누엘라는 루카스 혼자만 데리고 오라고 했다면서 프라스퀴타는 갈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루카스가 어쩔수 없이 토누엘라와 함께 집을 나선다. 프라스퀴타 혼자 집에 남아 있다. 3장. 프라스퀴타가 설거지를 한다. 그런 후에는 물레 앞에 앉아서 물레를 돌리며 루카스가 알칼데에게 불려간 일을 곰곰히 생각해 본다. 밖에서 갑자기 '사람 살려!'라는 소리가 들린다. 프라스퀴타는 루카스의 소리인줄 알고 문밖으로 뛰어나간다. 그런데 루카스가 아니라 개천에 빠진 지방판사이다. 4장. 개천물에 홈빡 젖은 지방판사가 겨우 개천에서 나와 프라스퀴타의 집 안으로 들어온다. 순간, 프라스퀴타는 남편 루카스를 불러낸 일 등이 모두 지방판사의 음모에 의한 것이라고 짐작하여 화를 낸다. 그런것도 모르고 지방판사는 프라스퀴타에게 함께 잠을 자면 조타의 취직을 도와주겠다고 치근덕 거린다. 프라스퀴타가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지 말라고 소리치며 당연히 거절한다. 그러자 지방판사는 피스톨을 꺼내서 프라스퀴타를 위협한다. 그러자 프라스퀴타는 재빨리 찬장 위에 있는 커다란 산탄총을 꺼내 들고 어디한번 해보자고 나선다. 지방판사는 프라스퀴타가 큰 총을 겨누고 있는 바람에 너무 겁이 나서 그만 정신을 잃고 그 자리에 쓰러진다. 그러면서 밖에 하인 레펠라가 있으니 불러달라고 부탁한다.

 

5장. 밖에 있던 지방판사의 하인 레펠라가 들어와서 지방판사를 부축하여 침대에 겨우 눕힌다. 프라스퀴타는 지방판사가 다쳤는지도 모르므로 의사를 불러 오겠다며 나간다. 실은 루카스를 찾아서 지방판사의 흉계를 얘기해 줄 셈이다. 6장. 지방판사는 물에 홈빡 젖은 옷을 벗은 후 하인 레펠라에게 젖은 옷을 난로가에 걸어 말리라고 지시한다. 지방판사는 프라스퀴타가 집에서 나간 것을 알고 레펠라에게 어서 가서 프라스퀴타가 마을에 도착하기 전에 만나서 데려오라고 말한다. 지방판사는 레펠라가 나가자 여자의 행동은 참으로 이상해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노래를 혼자 부른다. 이 장면에서 막이 내리고 오케스트라는 짧은 간주곡을 연주한다. 7장. 알칼데가 하녀 마누엘라와 하인 페드로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있다. 루카스와 토누엘로가 뒷 문을 통해서 들어온다. 8장. 알칼데 등은 루카스가 오자 루카스를 위해 건배하자고 한다. 루카스는 건배할 기분이 아니어서 일부러 술마시는 것을 사양한다. 그러다가 이들을 술에 아주 취하게 만들어서 일어나지 못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하여 그들과 내기를 하여 그들을 속여서 술을 마시게 하고 골아떨어지게 만든다. 루카스는 자기도 술에 취한 것처럼 한쪽 벤치에 쓰러져 자는척한다. 9장. 루카스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단지 술마시는 일 때문에 자기를 한밤중에 불러오게 한데 대하여 화를 내며 모두들 골아떨어진 것을 확인한 후에 창문을 통해서 빠져 나간다. 10장. 밖에 잠시 나갔던 하녀 마누엘라가 방에 들어와서 루카스가 없는 곳을 보고 잠자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깨운다. 마누엘라는 루카스에게 자기를 알칼데의 집에서 나오게 하고 대신 루카스의 집의 하녀로 채용해 달라고 부탁할 생각이었다. 11장. 페드로와 토누엘로는 한밤 중이지만 마누엘라에게 등을 밀려 마지못해서 루카스를 찾으러 밖으로 나간다.

 

[3막] 1장. 프라스퀴타가 남편 루카스를 찾으로 알칼데의 집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알칼데의 집에서 도망쳐 나온 루카스도 집으로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두 사람은 길에서 서로 지나치지만 어두워서 알아보지 못한다. 프라스퀴타가 알칼데의 집에 도착하지만 루카스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레펠라가 들어온다. 하지만 프라스퀴타는 아직 레펠라를 발견하지 못한다. 2장. 레펠라가 모습을 보인다. 레펠라는 루카스도 없는데 프라스퀴타가 이곳까지 온 것을 보고 놀린다. 프라스퀴타가 루카스가 어디 있느냐면서 레펠라에게 소리치며 대든다. 두 사람은 밖으로 나가서 루카스를 찾아보기로 한다. 3장. 루카스가 집에 도착한다. 루카스는 지방판사의 옷들이 난로가에 널려 있고 탁자 위에는 조카를 법원 공증인으로 임명한다는 서류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한다. 루카스는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혼자서 짐작하고 결론을 내린다. 루카스는 산탄총을 들고 윗층에 있는 침실로 발소리를 죽이며 올라간다. 루카스는 지방판사가 침대에서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고 질투심과 분노가 극치에 다다른다. 루카스는 갑자기 지방판사에게도 예쁜 마누라가 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 루카스는 자기 나름대로의 복수극을 생각한다. 루카스는 아래층으로 내려와 지방판사의 옷을 입고 득의의 미소를 띤다. 그리고 지방판사의 집으로 향한다. 4장. 한편, 지방판사는 루카스가 다녀가는 소리에 깨어나서 침실에서 나온다. 지방판사는 자기의 옷이 도둑맞은 것을 알고 화가 치밀지만 어쩔수 없다. 대신 루카스가 벗어 놓고 나간 옷을 입는다. 이때 알칼데가 토누엘로, 레펠라, 프라스퀴타와 함께 들어온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지방판사를 발견하지 못한다. 지방판사는 사람들이 몰려오는 소리를 듣자 다시 침실로 숨어 들어간다. 5장. 알칼데가 침실로 올라가는 지방판사를 보지만 루카스라고 생각한다. 알칼데는 토누엘로에게 저 사람을 체포하라고 명령한다. 토누엘로가 당장 지방판사를 붙잡고 주먹 한 방으로 때려 눕힌다. 하지만 이들은 당장 자기들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레펠라는 루카스가 분명히 지방판사의 옷을 입고 나간 것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모두들 지방판사의 집으로 바삐 돌아간다.

 

[4막] 1장. 지방판사의 집 앞이다. 야경꾼이 새벽 5시 반이라고 소리친다. 2장. 지방판사, 프라스퀴타, 레펠라, 토누엘로, 알칼데가 지방판사의 집에 도착한다. 문을 두드리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다. 레펠라가 아이디어를 내어 지방판사의 부인의 방 창문 아래에서 기타소리를 내며 세레나데를 부르는 시늉을 한다. 마침내 보모가 발코니에서 얼굴을 내민다. 지방판사가 자기가 왔으니 문을 열라고 하지만 보모는 아직도 날이 밝지 않아서 잘 알아보지 못한다. 보모는 주인 영감님이 이미 집에 들어와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하면서 지방판사를 믿지 않는다. 그 소리를 들은 프라스퀴타는 남편 루카스가 분명히 지방판사 노릇을 하면서 지방판사의 부인과 함께 있다고 생각한다. 프라스퀴타는 루카스가 부정한 남자라고 믿는다. 지방판사는 도대체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직도 알지 못하고 있다. 3장. 그런데 갑자기 한 무리의 장교들과 하인들이 집에서 뛰쳐나와 밖에 있는 사람들을 헤치고 달아나려고 한다. 이들은 도망가면서 어째서 자기들이 그 집안에 있었는지 설명하려고 한다. 군인들이 부르는 합창으로 거리는 더욱 소란해진다. 지방판사는 아직도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 4장. 지방판사의 부인인 돈나 메르체데스가 광장에 나타난다. 돈나 메르체데스는 사태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알고 있지만 자기의 진짜 남편을 루카스로 믿는척한다. 마침내 지방판사는 일이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지를 깨닫는다. 그리고는 이 모든 일이 프라스퀴타 때문이라면서 프라스퀴타에게 비난을 퍼붓는다. 하지만 돈나 메르체데스는 남편인 지방판사가 프라스퀴타를 야단치도록 가만히 놓아두지 않는다. 5장. 루카스가 나타난다. 아직도 지방판사의 옷을 입고 있다. 루카스는 평소의 지방판사처럼 빈둥거리는 흉내를 내어 사람들을 웃긴다. 잠시후 마침내 모두의 진짜 신분이 확인된다. 루카스는 지방판사의 옷을 입고 지방판사의 집에 온 후에 어떤 일들이 일어 났는지를 설명한다. (작곡자인 휴고 볼프는 1897년 수정본에서 이 부분을 삭제하였다. 삭제해야 궁금증이 있어서 더 흥미롭다는 생각이었다.) 루카스와 프라스퀴타가 화해한다. 지방판사는 자기가 지나쳤다고 생각하여 양보한다. 그래서 프라스퀴타 조카의 임명도 책임진다. 사람들은 지방판사 부인이 모든 일을 중간에서 잘 처리하여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하며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

 

*후기: 2002년에 독일방송이 드레스덴 젬퍼오퍼에서의 공연을 녹음해 놓았던 것을 CD로 만든 것이 있다. 테너 칼 에르브(Karl Erb)가 루카스의 역할을 맡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