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욤 텔(Guillaume Tell) - Guglielmo Tell - William Tell - Wilhelm Tell
로시니의 마지막 오페라: 전 4막의 그랜드 오페라
'귀욤 텔'의 한 장면
독일의 위대한 시인 프리드리히 쉴러의 '빌헬름 텔'(Wilhelm Tell: 1804)이 이탈리아의 위대한 작곡가 조아키노 로시니(1792-1868)에 의해 그랜드 오페라로 태어났다. 지금으로부터 180여년 전인 1829년 8월에 파리에서 초연된 '귀욤 텔'(Guillaume Tell)이 그것이다. 프리드리히 쉴러의 희곡인 '빌헬름 텔'은 스위스의 민족적 영웅인 빌헬름 텔의 전설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빌헬름 텔이 귀욤 텔이 된것은 프랑스어 대본이기 때문이다. 1833년 나폴리의 산 카를로 극장의 무대에 올려졌을 때에는 이탈리아식으로 '구글리엘모 텔'(Guglielmo Tell)이라는 타이틀이었다. 그리고 영국에서는 당연히 '윌렴 텔'(William Tell)이었다. 우리는 '윌렴 텔'이라는 제목이 하두 귀에 익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있지만 오리지널 제목은 '빌헬름 텔'이다. '귀욤 텔'은 전 4막의 그랜드 오페라이므로 공연시간도 네 시간이나 된다. 오늘날 '귀욤 텔'은 로시니의 다른 오페라들, 예를 들면 '세빌리아의 이발사' 또는 '라 체네렌톨라'(신데렐라) 등의 그늘에 가려서 거의 공연되지 않고 있지만 서곡은 연주회의 스탠다드 레퍼토리로서 대단한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서곡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스위스 병사들의 행진'은 마치 경기병들이 돌격을 하듯 용감하고 경쾌한 곡이어서 어린 아이들조차 흥얼거릴 정도이다. 이 멜로디는 너무 유명하여서 미국의 TV 쇼인 The Lone Ranger의 시그날 음악으로도 사용되어 친근감을 주었다고 한다.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는 그의 교향곡 제15번의 1악장에 '귀욤 텔' 서곡의 피날레를 인용하였다. 2막에는 오스트리아의 학정에 분연히 맞서서 스위스의 독립을 쟁취하자고 맹세하는 세 사람의 트리오인 Jurnons, jurnos par nor dangers(맹세하자, 맹세를, 위험을 무릎쓰고서)라는 곡이 있다. 자크 오펜바흐는 1864년에 이 애국적인 트리오를 그의 오페레타 '아름다운 엘렌'에 인용하였다. Lorsque la Grece est un champ de carnage 가 그것이다. 오페라 '귀욤 텔'의 대본은 프랑스의 극작가 겸 대본가인 에티앙 드 주이(Etienne de Jouy: 1764-1846)와 역시 프랑스의 대본가인 이폴리트 비스(Hyppolyte Bis: 1789-1855)가 공동으로 완성했다. 오페라 '귀욤 텔'은 로시니의 마지막 오페라 작품이다. 로시니는 '귀욤 텔'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작곡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유유자적의 생활로 들어가서 지내다가 세상을 떠났다.
게슬러의 병사들에게 잡혀가는 텔이 아들 예미와 작별하고 있다.
'귀욤 텔'의 첫 공연은 1829년 8월 3일 파리 오페라극장의 살르 르 플르티에(Salle Le Peletier)에서 있었다. 그러나 너무 길다고 해서 겨우 세번 공연을 마친 후에 4막을 3막으로 줄여야 했다. 아무튼 3막으로 줄이고나서 거의 1년 동안 3막짜리가 공연되었다. 원래 공연시간은 4시간 정도가 된다. 저녁에 공연을 시작하면 거의 자정이나 되어서야 끝나기 때문에 어서 밥을 먹으로 가야 하는 사람들로서는 괴로운 일이 아닐수 없었다. 관중들은 그렇다고 치고 그런 장시간 공연을 감당할수 있는 주연급 성악가를 물색하는 일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테너는 고음을 자주내야 하기 때문에 그런 테너를 구하기가 더 어려웠다. 그나마 3막으로 줄여서 공연되었지만 그래도 제작에 어려움이 많기는 마찬가지였다. 프랑스에서는 겨우 공연이 계속되었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사정이 달랐다.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검열에서 제약을 많이 받았다. 당국에 대하여 반기를 든 인물을 혁명적인 인물로 영광스럽게 표현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래서 이탈리아에서의 공연은 단 몇 회로 제한을 받았다. 나폴리의 산 카를로 극장에서는 1833년에 첫 공연을 가졌지만 그로부터 약 50년 후까지 공연허가를 받지 못했다. 베니스의 라 페니체 극장에서의 공연도 1856년에 가서야 가능했다. 파리에서의 초연 이후 거의 30년 후의 일이었다. 영국에서의 첫 공연은 런던 드러리 레인에서 1830년 5월 1일 영어 대본으로였다. 그때의 타이틀은 '티롤의 텔'(The Tell of the Tyrol)이었다. 코벤트 가든에서의 첫 공연은 1845년으로서 프랑스어 대본으로였다. 뉴욕의 첫 공연은 1831년 9월이었다. 1923년의 메트로폴리탄 리바이발에서는 소프라노 로사 폰셀레와 테너 조반니 마르티넬리가 주역을 맡은 것이었다. 이어 1930년대에 밀라노, 로마, 파리, 베를린, 플로렌스 등지에서 공연되어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1893년 바르셀로나의 리체우 대극장에서 공연되었을 때는 어떤 정신나간 무정부주의자가 오르시니 폭탄을 던지는 바람에 난장판이 된 일도 있었다.
행복한 뷔르글렌 마을 사람들. 신혼의 부부들을 축하하고 있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플로렌스(1972), 제네바(1979, 1991), 라 스칼라(1988), 파리의 샹젤리제 극장(1989), 코벤트 가든(1990), 오페라 바스티유(2003) 등에서 리바이발되었다. 2010년에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서 리바이발 된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공연이었다. 프랑스 버전으로 4막의 상당부분을 컷한 것이었다. 제작자는 삭제한 부분이 로시니가 이미 인정했던 부분이라고 밝혔다. 말하자면 산타 체칠리아에서의 공연은 오리지널에 비하여 상당부분을 삭제한 것이지만 그래도 당시로서는 거의 풀 공연이나 다름없는 것이어서 의미가 있었다. 산타 체칠리아 버전은 그해 말에 런던의 프롬스에서 리바이발 되었다. 사실상 '귀욤 텔'의 전곡을 삭제 없이 공연한다는 것은 관중들에게도 부담을 주는 일이어서 오늘날 세계 각지에서는 상당히 단축된 버전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이런 에피소드가 있다. 어느날 로시니 찬미자가 로시니에게 그 전날 밤에 '귀욤 텔'을 보았다고 말했다. 로시니는 '어? 전편을 다 보았다는 말입니까?'라고 오히려 물어보았다고 한다. 당시에 파리에서는 오페라가 끝날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중간에서 나가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귀욤 텔(Bar)은 스위스의 평범한 사냥꾼으로 활솜씨가 뛰어난 사람이다. 헤드비게(Hedwige: MS)는 귀욤 텔의 부인이다. 제미(Jemmy: S)는 이들의 어린 아들이다. 마틸데(Mathilde: S)는 합스부르크의 왕족인 공주이다. 아르놀트 멜흐탈(Arnold Melchtal: T)은 마틸데를 사랑하는 청년이다. 그의 아버지 멜흘탈(B)는 스위스의 지도적 인물이다. 게슬러(Gesler: B)는 스위스의 우리(Uri)주와 슈비츠(Schwyz)주를 통치하는 오스트리아의 총독이다. 이밖에 루체른 호수의 어부인 루오디, 소를 치는 목자인 로이톨드, 게슬러 수비대의 대위인 로돌프, 텔의 동지인 발터(Walter: B), 그리고 농부들, 목동들, 기사들, 시종들, 귀부인들, 병사들, 신혼부부들도 등장한다. 무대는 오스트리아가 점령하고 있는 스위스이며 시기는 13세기이다.
귀욤 텔이 게슬러 총독의 명령에 의해 어쩔수 없이 아들 제미의 머리 위에 얹어 놓은 사과를 활로 쏘는 장면.
[1막] 우리주의 뷔르글렌(Bürglen) 마을이다. 루체른 호수가에 자리잡고 있는 마을이다. 루체른 호반의 마들에서는 5월에 목동들의 축제가 열린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마을 축제에서는 마을의 젊은 남녀들이 서로 좋아하는 상대방을 골라서 결혼식을 올리는 관습이 있었다. 이번 축제에서도 적어도 세 쌍의 신혼부부들이 탄생할 예정이다. 마을사람들은 새로 결혼한 신혼부부들을 위해 집을 함께 지으면서 즐겁게 노래를 부른다. 마을사람들의 합창이 Quel jour serein le ciel présage(이 얼마나 청명한 날인가)이다. 호수가에 배를 대고 있던 어부 루오디가 부드러운 음성으로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 하프와 플륫의 반주가 곁들인 목가적인 노래이다. 모두들 즐거운데 귀욤 텔만이 한쪽에서 무엇인가 곰곰히 생각하고 있다. 텔은 스위스가 다른 나라로부터 계속적인 억압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분노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억압을 받고 살아야 하는가? 텔의 노래가 Il chante, et l'Helvétie pleure sa liberté(그는 노래하지만 스위스는 자유를 빼앗겨서 신음하고 있다)이다.
마을의 즐거운 분위기는 멀리 언덕 넘어로부터 들려오는 알프스 혼 소리로 순간 조용해진다. '목동들의 노래'(ranz des vaches: 랑데바슈)라는 노래이다. '랑데바슈'는 스위스의 용감한 전사들에게는 금기사항으로 되어 있는 노래이다. '랑데바슈'는 자기의 조국은 뒤로하고 남의 나라에 가서 병사로서 지내야하는 스위스의 목동들에게 고향생각을 갖게 해주는 노래이기 때문에 스위스의 병사들에게는 금지된 노래이다. 알프스의 산악에서 태어 나고 자란 스위스인들은 강인한 체력을 지녔지만 척박한 환경 탓에 가난하게 살아야 했다. 그래서 남자들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이웃나라의 전쟁에 돈을 받고 참전하는 용병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랑데바슈'라는 노래는 원래 스위스에서 목동이 소들을 높으 산으로 몰고 가며 부르는 노래이다. 소들이 신선한 풀을 먹도록 하여 좋은 우유를 짜내서 치즈를 만들어 가족들을 먹여 살린다는 내용의 민요이다. 그런데 이 노래는 멜로디까지 너무나 애조를 띤 것이어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고향생각을 하지 않을수 없게 만들었다. 멀리 고향을 떠난 용병들도 이 노래를 부르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전장의 군인에게 가장 큰 독은 감상에 빠지는 것이다. 향수에 젖은 군인들은 전의를 상실하기 십상이고 때로는 향수병에 걸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스위스의 전사에게는 '랑데바슈'가 금지된 노래였던 것이다. 멀리 언덕 넘어서 들려오는 '랑데바슈'는 이 오페라의 서곡에도 등장한다.
'귀욤 텔'(빌헬름 텔)의 이야기를 모자이크 벽화로 만든 작품. 게슬러의 병사들이 게슬러의 모자에 인사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빌헬름과 아들 로베르트(오페라에서는 제미)를 체포하고 있는 장면
랑데바슈 노래와 함께 알프스 혼 소리가 들린다. 우리(Uri) 지방의 존경받는 유지인 멜흐탈이 찾아온다는 신호를 보낸다. 오늘 결혼식을 올리는 신랑신부들에게 축복을 주기 위해서 찾아오는 것이다. 그런데 멜흐탈의 아들인 아르놀드는 무엇이 불안한지 마을의 결혼식에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의 축제 분위기는 멜흐탈의 방문으로 한층 높아진다. 마을 사람들의 합창이 Célebrons tous en ce beau jour, le travail, l'hymen et l'amour(모두 축하하세 영광스런 오늘 일하고 결혼하고 사랑하자)이다. 텔이 멜흐탈을 자기 집으로 잠시 들어와 쉬어가라고 청한다. 멜흐탈이 텔의 집으로 들어가기 전에 그의 아들 아르놀드가 나타난다. 멜흐탈은 아르놀드에게 어째서 오늘과 같은 날에 결혼에 실패했느냐면서 꾸중한다. 아버지로부터 꾸중을 들은 아르놀드는 순간 더욱 북받치는 절망감으로 어찌할줄을 모른다. 아르놀드의 레시타티브가 그의 심정을 설명해 준다. 그가 오스트리아 총독의 병사로 들어가서 복무를 하고 있던 어느날 마틸데라는 아가씨를 눈사태로부터 구해준 일이 있고 그후로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아르놀드는 조국을 억압하는 오스트리아를 위해 병사로 근무했다는 수치감을 떨쳐 낼수 없었다.
짐시후 혼 팡파레가 울리며 총독 게슬러가 오고 있음을 알린다. 스위스 백성들은 당연히 그를 증오하고 있다. 아르놀드는 마을 사람들이 게슬러 일행의 방문을 싫어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사랑하는 마틸데가 총독과 함께 올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총독 일행을 마중하러 나간다. 그러나 텔이 아르놀드를 막아서며 존경받는 멜흐탈 어른의 아들로서 어찌하여 게슬러의 방문을 환영하러 나가느냐고 말한다. 그러면서 텔은 아르놀드에게 게슬러에 대하여 저항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니 함께 참여하라고 권고한다. 텔과 아르놀드의 듀엣이 감동적이다. Ah! Mathilde, idole de mon âme!...Ô ma patrie, mon coeur te scarifie(아 마틸드, 내 영혼의 우상이여, 오 나의 조국, 그대에게 나의 마음을 바치리)이다. 아놀드가 마틸데에 대한 사랑과 조국 스위스에 대한 의무감으로 갈등하고 있음을 알수 있는 노래이다. 마침내 게슬러가 수행원들을 거느리고 거만하게 등장하자 아르놀드는 텔과 함께 게슬러에게 저항하기로 결심을 굳힌다. 텔은 아르놀드에게 최소한 오늘의 축제는 평화스럽게 그대로 진행되도록 하고 그 후에 거사를 하자고 설득한다. 그러면서 텔은 스위스의 자유를 위해 새로운 용사를 얻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마을 사람들이 다시 모여들고 멜흐탈은 새로 결혼한 부부들에게 축복을 내린다. 이어 모두들 노래하고 춤춘 후에 활쏘기 시합이 벌어진다. 텔의 아들인 예미가 활쏘기 시합에서 1등을 한다. 모두들 부전자전(paternal heritage)이라고 하며 어린 예미를 칭찬한다. 그때 어떤 사람 하나가 창백해진 얼굴에 몸을 떨면서 급히 뛰어 들어온다. 목자인 로이톨드이다. 게슬러의 부하가 자기의 딸을 범하려 하자 게슬러의 부하를 죽이고 쫓기어서 도망온 것이다. 로이톨드는 호수 건너 쪽으로 도피하고자 한다. 그러나 비겁한 루오디가 파도가 심해서 암초에 부딪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배를 저어 갈수 없다면서 로이톨드를 배에 태우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마침 잠시 아르놀드를 찾아 나섰던 텔이 돌아와서 사태를 깨닫고 로이톨드를 얼른 배에 태우고 풍랑이 이는 호수를 건너기 시작한다. 게슬러의 부하들은 바로 목전까지 쫓아왔기 때문에 머뭇거렸다면 로이톨드가 잡혔을 상황이었다. 게슬러 부하들의 대장인 로돌프는 호수가에서 마을 사람들이 로이톨드와 텔이 무사히 도망간 것을 오히려 기뻐하고 있는 것을 보자 더욱 화가 치밀어서 복수를 다짐한다. 멜흐탈은 마을 사람들에게 로이톨드를 도와서 배를 저어 간 사람이 누구인지 절대로 말하지 말것을 당부한다. 그러자 게슬러의 부하들이 멜흐탈을 대신 체포해서 끌고간다. 로돌포와 그의 부하들은 두고보자면서 부르는 노래가 Que du ravage, que du pillage sur ce rivage pèse l'horreur!이다. 텔의 식구들과 친구들은 텔의 활솜씨가 뛰어나기 때문에 게슬러의 부하들에게 붙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로이톨드가 게슬러의 부하를 죽이고 루체른 호수 건너편으로 도피하려하자 비겁한 루오디가 호수를 건네주지 못하겠다고 거절하자 텔이 용감하게 도와준다.
[2막] 루체른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뤼틀리(Rütli: 또는 Grütli) 초원이 무대이다. 현재의 젤리스버그(Seelisberg) 주에 있는 장소이다. 한떼의 신사들과 귀부인들이 병사들을 데리고 사냥을 하고 있다. 어느덧 저녁이 된다. 멀리서 목자들이 집으로 돌아오면서 부는 뿔피리 소리가 들린다. 이어서 총독의 뿔피리 소리가 들리자 사냥을 나왔던 사람들은 모두 돌아갈 채비를 한다. 그러나 마틸데는 머뭇거리면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멀리서 아르놀드의 모습을 얼핏 보았기 때문이다. 마틸데도 아르놀드와 마찬가지로 사랑의 감정으로 번뇌하고 있다. 마틸데의 노래가 Sombre forêt, désert triste et sauvage(어두운 숲, 슬프고도 쓸쓸한 황량함)이다. 이때 아르놀드가 모습을 보인다. 마틸데와 아르놀드는 서로 보고 싶었다는 마음을 전한다. 두 사람의 듀엣이 Oui, vous l'arrachez a mon âme(그래요, 나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그대)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들의 사랑이 험난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욱 괴롭다. 마틸데는 아르놀드에게 전쟁에 나가서 승리를 하면 영광이 있을 것이라며 그때를 위해 기다리자고 말한다. 마틸데는 마침 텔과 발터가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자리를 피한다. 텔과 발터는 아르놀드에게 어찌하여 자기들을 괴롭히고 억압하는 오스트리아의 여인인 마틸데를 사랑하느냐고 묻는다. 실은 텔과 발터는 마틸데와 아르놀드가 얘기하고 있는 것을 우연히 엿보았던 것이다. 아르놀드는 텔과 발터가 자기를 엿보았다는 것에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오스트리아에 저항하는 행동에 참여하겠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다짐한다. 아르놀드는 자유와 해방보다는 영광을 얻고 싶은 생각이다. 텔이 아르놀드에게 게슬러가 아르놀드의 아버지인 멜흐탈이 게슬로의 손에 처형을 당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아르놀드가 복수를 다짐하며 부르는 아리아가 Qu'entends-je? ô crime!(내가 무슨 소리를 듣는 것인가? 오 범죄!)이다.
세 사람이 스위스를 위해 목숨이라도 버리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때에(죽음 아니면 독립을)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운터발덴(Unterwalden)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저항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길을 가고 있다. 이들이 부르는 낮으막한 노래가 Nous avons su braver 이다. 곧이어 슈비츠의 사람들이 나타나며(En ces temps de malheurs) 계속하여 이번에는 우리(Uri)의 사람들이 모여든다(Guillaume, tu le vois). 모두 모였다. 세 주에서 모인 장정들은 이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앞에 나와서 스위스의 독립을 위해 죽음도 불사하겠다고 다짐을 한다. 이들의 합창과 트리오가 유명한 Jurons, jurons par nos dangers(맹세하자, 위험이 있더라도 맹세하자)이다. 사람들은 어떻게 무장할 것인지를 계획하며 복수의 횃불이 높이 타오를 때에 함께 봉기하기로 약속한다.
운터봘트, 슈비츠, 우리 주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독립을 위해 나서겠다고 다짐하는 장면
[3막] 1장은 알트도르프(Altdorf) 성의 황폐한 교회당이 무대이다. 아르놀드는 마틸데를 만나서 전쟁에 나가기 보다는 남아서 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고 말한다. 아르놀드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전쟁에 나가서 영광을 얻는 것을 버려야 하며 마틸데도 잊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르놀드가 마틸데에게 아버지를 처형한 사람이 바로 게슬러라고 하자 마틸데는 게슬러의 범죄를 크게 비난한다. 그러면서 자기와 아르놀드의 사랑은 이제 가능성이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마틸데의 아리아가 Pour notre amour, plus d'espérance(우리의 사랑을 위한 모든 희망은 사라졌네)이다. 저 멀리 궁전에서 축제를 준비하는 소리가 들리자 두 사람은 안타까운 작별을 고한다. Sur la rie étrangère(비록 건너편 호수가에 있더라도)이다. 2막은 알트도르프의 한가운데 있는 광장이다. 오스트리아가 스위스를 지배한지 100주년을 기념하는 날이다. 군인들이 게슬러와 황제의 영광을 위해 노래를 부른다. 게슬러는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자기의 모자를 높은 장대 끝에 걸어 놓고 모든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도록 지시한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춤추고 노래하여 오스트리아 제국이 약한 스위스를 보호해주어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을 축하하도록 한다. 여러 종류의 춤과 노래가 뒤따른다. 군인들이 저쪽 구석에 있는 텔과 그의 아들이 게슬러의 모자에 대하여 경의를 표하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텔을 끌어낸다. 게슬러 병사들의 대장인 로돌프가 보니 며칠전에 로이톨드를 도망가게 만든 바로 그 사람이다. 병사들이 텔을 끌어내자 게슬러는 텔을 당장 체포하라고 명령한다. 병사들은 텔이 존경받는 궁사여서 그를 체포해야 할지를 주저한다. 이때의 합창이 C'est la cet archer redoutable(백발백중의 그 궁사가 아니던가)이다. 게슬러가 다시한번 어서 텔을 체포하라고 명령한다. 텔은 아들 예미에게 어서 피하라고 말하지만 예미는 아버지의 곁에 있겠다고 하면서 피하지 않는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무대
게슬러는 텔이 아들을 대단히 사랑하는 것을 보고 아들도 함께 체포하라고 명령한다. 텔이 뛰어난 궁수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게슬러는 순간적으로 텔을 실력을 시험해보고 싶어한다. 아들 예미의 머리 위에 사과를 올려 놓고 텔이 멀리서 쏘아 맞추는 테스트이다. 만일 실패한다면 예미는 목숨을 잃는다. 만일 거부한다면 텔과 예미를 모두 처형하겠다고 한다. 모여있던 스위스 사람들은 게슬러의 이같은 잔혹한 행동에 두려움과 함께 분노하지만 병사들이 둘러서 있기 때문에 어찌하지 못한다. 아들 예미가 아버지 텔에게 아무런 걱정도 하지 말고 용기를 가지고 어서 머리위의 사과를 쏘라고 오히려 격려한다. 예미는 나무에 묶겠다는 것도 거절한다. 텔이 어떤 병사의 손에서 활을 받아든다. 텔을 아무도 몰래 화살을 두개 챙겨서 한개를 화살통에 넣어 놓는다. 이어 텔은 아들 예미를 향해 번뇌에 넘친 노래를 부른다. Sois immobile(절대로 움직이지 말고 있어라)이다. 마침내 텔의 활에서 화살이 날라간다. 그리고 예미의 머리 위에 얹어 놓은 사과를 보기 좋게 둘로 가르며 맞춘다. 모두들 텔의 승리를 환호한다. 게슬러만이 분해서 어쩔줄을 몰라한다. 게슬러는 텔이 또 하나의 화살을 숨기고 있는 것을 보고 도대체 무슨 의도로 가지고 있느냐고 추궁한다. 텔은 두번째 화살로 게슬러를 죽이려고 했다고 의연히 말한다. 이 말을 들은 게슬러는 병사들에게 당장 텔과 예미를 체포해서 감옥에 가두라고 명령한다.
파리 바스티유의 무대. 텔, 발터, 아르놀드
마틸데가 나타나서 게슬러에게 황제의 이름으로 말하노니 어린 예미는 풀어주라고 요구한다. 어린 아이가 죽도로 놓아 둘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마틸데의 아리아가 Vous ne l'obtiendrez pas(그 아이를 잡아둘수 없다)이다. 게슬러는 텔을 호수 건너 퀴스나하트(Küssnacht: .Kusnac) 요새로 데려가라고 지시한다. 게슬러는 그곳에서 텔을 무서운 파충류들이 있는 호수로 던져버리겠다는 것이다. 로돌프가 풍랑이 심하므로 배를 타고 호수 저편으로 가는 것은 걱정이 된다고 말한다. 게슬러는 텔이 뛰어난 뱃사공이므로 걱정할 것 없이 배에 태워 가라고 말한다. 드디어 배가 떠나자 사람들의 외침이 풍랑소리와 함께 무대를 뒤덮는다. 사람들이 '게슬러에게 저주를'이라고 소리치자 병사들은 '게슬러 만세'라고 소리친다.
[4막] 1장은 멜흐탈의 옛집이다. 오래되어 낡은 모습이다. 아르놀드는 텔이 체포되어 간 것을 알고 의기소침해 있다. 하지만 게슬러에 대한 복수는 해야한다고 다짐한다. 아르놀드는 게슬러에 의해 처형된 아버지의 혼령이 자기에게 용기와 힘을 주기를 바란다. 아르놀드의 비탄에 넘친 아리아가 Ne m'abandonne point, espoir de la vengeance...Asile héréditaire(나를 버리지 말아 주세요, 복수를 이루려는 희망, 나의 선조들의 집)이다. 아르놀드의 동지들이 모여든다. 이들은 아르놀드의 복수에 힘을 더하겠다고 다짐한다. 아르놀드는 아버지 멜흐탈과 텔이 이미 준비해 놓은 무기들을 보여준다. 동지들은 무기들을 손에 잡고 당장이라도 게슬러를 쳐부수러 진격코자 한다. 아르놀드의 아리아가 Aimis, amis, secondez ma vegeance(동지들이여, 동지들이여, 나의 복수를 도와 주시오)이다. 하이 C를 길게 소리내야 하는 고난도의 아리아이다. 이들은 텔을 석방키 위해 알트도르프로 달려간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다시 만난 텔
2장은 바위 투성이의 루체른 호수가가 무대이다. 텔의 아내인 헤드비게가 정신을 잃은 듯 호수가를 방황하고 있다. 다른 여인들을 만난 헤드비게는 게슬러에게 가서 남편 텔을 살려달라고 간청해 보겠다고 말한다. 저 멀리서 아들 예미가 엄마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잠시후 예미가 마틸데와 함께 모습을 보인다. 헤드비게는 마틸드를 찾아가서 아들 예미만이라도 살려 달라고 간청했었다. 마틸드가 합스부르크 공주의 자격으로서 게슬러에게 말해서 예미를 석방해가지도 데려온 것이다. 어떤 버전에는 마틸드, 헤드비게, 예미가 아주 감동적인 트리오를 부르는 것으로 되어 있다. Je rends a votre amour un fils digne de vous(당신에게 귀중한 이 아들을 돌려드립니다)이다. 예미는 엄마 헤드비게에게 아버지 텔이 이제 알트도르프에 있지 않으며 게슬러의 병사들이 텔을 호수가로 데려가서 호수에 빠트릴 것이라는 소식을 전한다. 슬픔에 젖은 헤드비게의 아리아가 Sauve Guillaume! Il meurt victime de son amour pour son pays(귀욤을 구해주세요! 나라를 사랑해서 희생이 되는 겁니다)이다. 로이톨드가 도착해서 모여 있는 마을 사람들에게 텔와 게슬러와 병사들이 탄 배가 호수 건너편에서 출발했으나 풍랑이 심해서 게슬러가 텔을 묶은 쇠사슬을 풀어주고 텔에게 배의 키를 잡아 배를 안전하게 이쪽 호수가에 대도록 했다는 얘기를 전한다.
알트도르프 중심광장과 빌헬름 텔 기념상
배의 모습이 보인다. 텔이 배의 키를 잡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배가 호수가에 도달하자 텔이 배에서 뛰어내린다. 그러더니 배를 다시 풍랑이 이는 호수로 밀어 보낸다. 텔이 바라보니 저 멀이 자기의 집에 불에 타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어린 예미가 급히 달려와서 텔과 감격적으로 다시 만난다. 예미는 모든 스위스 저항군들이 볼수 있는 횃불이 필요해서 집을 불태웠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버지 텔의 활과 화살은 미리 꺼내어서 가져왔다고 한다. 게슬러와 그의 병사들이 가까스로 해안에 도착하여 다시금 텔을 체포하려고 다가온다. 게슬러를 본 텔이 활을 당겨서 단 한개의 화살로 게슬러를 쓰러트린다. 텔은 '스위스가 숨을 쉬도록 하라'고 외친다. 발터를 비롯한 연맹군들이 횃불을 보고 도착한다. 텔은 그들에게 게슬러가 죽었음을 전한다. 하지만 아직도 게슬러의 잔당들이 남아 있는 알트도르프를 점령하지 못해서 걱정이라고 말한다. 그때 아르놀드가 동지들을 이끌고 나타나서 알트도르프를 장악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한다. 아르놀드는 마틸데가 동지들과 함께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마틸데는 그동안 오스트리아 제국을 배경으로 하여 바람직하지 못한 생활을 했다고 고백하고 스위스인들의 자유와 해방을 위해 함께 투쟁하겠다고 선언한다. 마침내 구름이 걷히고 장엄하게 아름다운 푸른 초원 위에 밝은 해가 비친다. 스위스 전사들과 여인들이 아름다운 스위스의 자연과 자유를 되찾은 기쁨을 소리높이 찬양한다. C장조의 서정적인 노래이다. Tout change et grandit en ces lieux...Liberté, redescends des cieux(모든 것이 변하고 아름다운 이곳은 더욱 장엄하다. 하늘이 다시 주신 자유)이다. 멀리서 '랑데바슈'의 멜로디가 은은히 들린다.
스위스의 우리주 알트도르프 마을광장에 있는 귀욤 텔과 아들 예미의 기념상. 알트도르프 광장은 게슬러가 장대에 모자를 얹어 놓고 지나가는 사람은 모두 경배를 하도록 한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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