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세계의 소프라노

루마니아의 국민적 성악가 엘레나 모수크

정준극 2013. 11. 2. 06:38

엘레나 모수크(Elena Mosuc)

루마니아가 자랑하는 벨칸토 히로인

 

엘레나 모수크

 

2005년에 루마니아 대통령은 소프라노 엘레나 모수크(Elena Mosuc: 1964-)에게 'Officer of the Arts'(예술관)라는 직위를 수여하였다. 보기에는 별것 아닌 타이틀처럼 생각될지 모르지만  루마니아에서는 예술가가 받을수 있는 가장 영광스런 타이틀이다. 엘레나 모수크는 루마니아에서 2009년에 '올해의 여성'으로 선정되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루마니아 여성으로서 가장 훌륭한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주는 명예이다. 엘레나 모수크는 2010년에 그의 고향인 이아시(Iasi)의 명예시민으로 선정되었다. 이아시는 몰다비아 지방의 최대도시로서 루마니아에서는 문화예술의 중심지이다. 엘레나 모수크는 이아시에서 태어났으며 이아시의 '게오르게 에네스쿠 예술대학교'(University of Arts 'George Enescu' Iasi: 당시에는 George Enescu Conservatory)를 졸업했다. 엘레나 모수크는 2009년에 이 대학교에서 음악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논문은 '19세기 전반 이탈리아 오페라에서의 광란주제에 대하여'였다.  

 

루마니아 북부,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지대에 있는 옛 몰다비아 지방의 이아시. 루마니아 문화예술의 중심지이다. 엘레나 모수크가 태어나고 공부한 도시이다. 앞에 보이는 건물은 예술궁전(Palace of Culture)이다.

                       

콜로라투라 소프라노가 귀한 시기에 세계 오페라계는 루마니아의 엘레나 모수크로 인하여 스타를 발견한 셈이다. 더구나 엘레나 모수크는 드라마틱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이다. 그는 오페라 소프라노로서의 경력을 취리히 오페라 하우스에서 정식으로 시작하였다. 그는 이곳에서 '밤의 여왕'(마술피리), 콘스탄체(후궁에서의 도주), 돈나 안나(돈 조반니), 루치아(람메무어의 루치아), 린다(샤무니의 린다), 엘비라(청교도), 질다(리골레토), 비올레타(라 트라비아타), 루이사 밀러(루이사 밀러), 조피(장미의 기사), 체르비네타(낙소스의 아리아드네), 아민타/티미디아(말없는 부인), 뮤제타(라 보엠), 미카엘라(카르멘), 올림피아/안토니아/줄리에타(호프만의 이야기)를 맡았다. 거의 모두 드라마틱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역할이었다. 그는 취리히 이외에도 뮌헨, 드레스덴, 함부르크, 베를린, 비엔나, 파리, 런던, 로마, 베니스, 그리고 일본과 중국에서 게스트로서 오페라에 출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많은 위대한 지휘자들과 함께 공연했다.

 

드라마틱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엘레나 모수크

                             

최근에는 리릭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역할도 맡았다. 마르게리트(파우스트), 아미나(몽유병자), 미미(라 보엠), 메도라(해적) 등이다. 그렇다고 드라마틱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역할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최근에 노르마(노르마), 류(투란도트), 마리아 스투아르다(마리아 스투아르다) 등의 역할을 맡은 것이 그것이다. 최근에 뉴 이스라엘 오페라에서 비올레타를 맡은 것은 대단한 성공이었다. 비올레타는 비엔나 슈타츠오퍼, 토쿄 신국립극장, 베를린의 도이치 오퍼, 토리노의 테아트로 레지오에서도 맡아했다. 이어 비올레타보다도 더 어렵다는 루치아를 맡기 시작했다. 툴루스의 테아트르 캬피놀, 베를린의 도이치 오퍼, 브뤼셀의 테아트를 로얄 드 라 모네, 토리노의 테아트로 레지오에서 루치아를 맡았다. 풍부한 성량, 청아한 음색, 명확한 딕션, 그리고 감동적인 연기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밀라노의 라 스칼레 데뷔는 비올레타로였다. 로린 마젤의 지휘였다. 메트로폴리탄에서는 올림피아로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달라스 오페라에서는 루치아로서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다. 다음 시즌에 예정되어 있는 역할들은 루치아(텔 아비브), 루이사 밀러(라 스칼라), 체르비네타(잘츠부르크 페스티발), 루크레치아 보르지아(브뤼셀) 등이다. 그 다음 시즌에는 하노바(비올레타), 취리히(돈나 안나, 체르비네타,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전체 네 역할), 합부르크(마르게리트)가 예정되어 있다. 엘레나 모수크가 내놓은 대표적인 CD 앨범은  Au jardin de mon coeur(내 마음의 정원), Mozart Portrait(모차르트의 초상), Notre amour(우리들의 사랑) 등이다. 콘서트로서는 최근에 말러의 교향곡 2번의 솔리스트 음반이 나왔다. 발레리 게르기에프의 지휘였다. DVD에 출연한 것은 뮤제타(라 보엠), 질다(네오 누치와 함께 리골레토에서), 체르비네타(낙소스의 아리아드네), 밤의 여왕(마술피리) 등이다.

 

'리골레토'에서 질다. 베이스 게오르게 가그니쩨(George Gagnidze)와 함께. 라 스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