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정원(The Secret Garden)
미국 현대작곡가 놀란 가써(Nolan Gasser)의 동화오페라
힐링+이해증진의 작품으로 관심 끌어
놀란 가써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놀란 가써(Nolan Gasser: 1964-)가 영국의 여성 작가인 프란시스 버넷(Frances Burnett: 1849-1924)의 소설 '비밀 정원'(The Secret Garden)을 오페라로 만들었다. 대본은 영국의 극작가인 캐리 해리슨(Carey Harrison: 1944-)이 썼다. 오페라 '비밀 정원'은 2013년 3월 캘리포니아의 버클리대학교 강당에서 초연되었다. 오페라 인구가 노령화되어가고 있는 터에 차세대 오페라 인구를 겨냥한 동화적인 오페라를 만든 것은 의미있는 일로 평가되고 있다. 청소년층이 관심을 가질수 있는 오페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오페라 '비밀 정원'이 순전히 청소년용 오페라라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들이나 어른들이나 모두 즐길수 있는 일반 오페라이다. '비밀 정원'은 요즘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음악 힐링의 한가지 방편으로서 대두되고 있다. 이런 순박한 내용의 오페라를 보면 마음이 평정되어서 결국 건강에도 좋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상대방에 대한 이해증진이라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개발해 주는 방편으로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도 차세대 오페라 인구의 저변확대라는 타겟, 그리고 삭막한 현대사회에서 정신적인 힐링과 상대방에 대한 이해증진을 증진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공연되어 효과를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메리는 밤중에 누가 우는 소리를 듣고 찾아가보니 침대에만 누워있는 콜린이다. 콜린과 메리는 사촌간이다.
작곡가인 놀란 가써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음악 게놈 프로젝트'(Music Genome Project)를 주도한 음악학자이기도 하다. '음악 게놈 프로젝트'라는 것은 약 4백개에 이르는 음악의 유전인자를 추출해서 그것을 바탕으로 어느 음악이던지 그 음악이 지니고 있는 특성이나 속성을 계산해 내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이다. 그같은 프로그램을 통한 복잡한 컴퓨터 연산작업(알고리즘)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을수 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음악을 들었는데 누가 작곡한 것인지, 정확한 곡명은 무엇인지, 비슷한 특성의 음악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알고 싶다면 '음악 게놈 프로그램'을 통해서 계산하여 알아낼수 있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자기가 좋아하는 취향의 음악들을 선별해서 제시해 줄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류의 음악들을 들으므로서 마음의 평정을 얻을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예를 들어서 우울하기 때문에 명랑한 음악을 듣고 싶다면 컴퓨터는 우울증을 치료해 줄수 있는 명랑한 음악들을 선별해서 제시해 준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힐링 프로그램이다. 필자의 부족한 지식으로 인하여 설명이 제대로 안되었다고 생각되지만 자세한 설명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다시 '비밀 정원'의 스토리로 돌아가자.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메리는 하녀들의 보살핌 속에서 지내고 있다.
메리 레녹스(Mary Lennox)는 사실 별로 예쁘지도 않고 까다롭게만 보이는 열살 짜리 소녀이다. 메리는 인도에서 태어났다. 메리의 부모는 인도에서 돈을 많이 벌은 부자였다. 하지만 상당히 이기적인 사람들이었다. 메리의 부모는 메리가 태어난 것을 별로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다. 메리가 두 사람의 인생에 거치장스럽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메리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먼 곳으로 여행 다니기를 좋아했다. 그때마다 메리는 인도의 집에 혼자 남아서 지내야 했다. 물론 어릴때부터 함께 지낸 하녀 아줌마들이 돌보아 주어서 걱정은 없었다. 하녀들은 메리가 삐뚤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들을 썼다. 하지만 아무리 그러더라도 메리의 성격은 삐뚤어지기만 했다. 메리는 화를 잘 내고 건방지고 고집이 세며 성미를 잘 부리는 아이가 되었다. 그러는 중에 인도에 콜레라가 크게 번지는 일이 생겼다. 메리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메리를 어릴 때부터 돌보아 주던 하녀 아줌마들도 모두 콜레라로 세상을 떠났다. 이제 메리는 텅빈 집에 혼자 남게 되었다. 아는 사람들이 메리를 영국의 요크셔어에 있는 삼촌 집으로 보냈다. 삼촌의 이름은 아키발드 크레이븐이며 삼촌의 저택은 미슬스웨이트 매노(Misselthwaite Manor)라고 했다.
비밀정원의 열쇠를 찾아낸 메리
메리는 처음에 원래의 성격대로 고집스럽고 까다로우며 건방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메리는 넓기만 한 삼촌 집에 싫었다. 삼촌의 저택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싫어 했다. 그리고 주변에 펼쳐진 넓은 황무지가 너무 싫었다. 겨울에는 더욱 볼상 사납게 을시년스럽기만 한 황무지였다. 메리는 또래의 친구들이 없기 때문에 자기에게 배정된 두 방에서만 지내야 했다. 밖으로 나가서 돌아다닌 다는 것은 상당한 제약을 받았다. 메리에게는 다만 한 명의 하녀가 딸려 있었다. 마사 소워비(Martha Sowerby)라는 이름의 착한 소녀였다. 마사는 메리에게 이 저택의 안주인이었던 미세스 크레이븐(Mrs Craven)에 대하여 얘기해 주었다. 미세스 크레이븐은 얼마 전에 뜻밖의 사고로 죽임을 당하였다. 미세스 크레이븐은 평소에 자기만의 정원에서 장미를 가꾸며 시간을 보내기를 좋아했다. 주인인 크레이븐씨는 부인이 세상을 떠나자 미세스 크레이븐이 노상 시간을 보내던 장미정원의 문을 굳게 닫고 열쇠는 어디엔가 파묻었다. 메리는 이 이야기에 감동하여서 그 후로부터는 점차 성질을 부리지 않는 부드럽고 착한 아가씨로 지냈다. 메리는 마사와 정원사인 벤 웨더스타프(Ben Weatherstaff)와 점점 더 가깝게 지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메리는 빨간 가슴의 울새 한마리와도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메리는 가끔 울새를 친구처럼 생각해서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메리는 식사도 잘 했다. 그래서 처음에 인도에서 올 때보다 아주 건강이 좋아졌다. 메리는 집 밖의 넓은 황무지에도 나가서 심심찮게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메리는 미세스 크레이븐이 시간을 보내기를 좋아했다는 비밀 정원의 주변을 서성거리면서 도대체 그 안은 어떨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비밀정원의 안에서는 가끔 이상한 우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하인들에게 그것이 무슨 소리냐고 물어보았지만 하인들은 아무 대답도 해주지 않았다.
메리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여행다니기를 좋아했다.
메리는 앞마당의 화단들을 살펴보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런데 어느날 화단을 보니 울새가 이곳저곳을 파헤친 흔적이 보였다. 메리는 흙을 파헤친 곳에서 비밀정원의 열쇠를 발견했다. 메리는 마사에게 정원을 손질할수 있는 도구들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마사는 오빠인 디큰(Dickon)과 함께 도구들을 가져왔다. 메리는 얼마전부터 디큰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 디큰은 열두살의 소년이지만 동물들을 좋아하는 착한 소년이다. 메리는 디큰이 정원이나 꽃나무와 동물들에 대하여 아는 것이 많기 때문에 함께 비밀정원으로 들어가보자고 제안한다. 그날밤 메리는 집안에서 누가 우는 소리를 또 듣는다. 메리는 밤중인데도 불구하고 소리가 나는 쪽을 찾아간다. 집안에 있는 처음보는 비밀 방에서 우는 소리가 났다. 놀랍게도 메리만한 나이의 어떤 소년이 울고 있다. 이름은 콜린(Colin)이라고 했다. 메리는 콜린과 얘기하다보니 서로 사촌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콜린은 삼촌의 아들이었다. 엄마는 콜린이 아기일 때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콜린은 척추에 알수 없는 문제가 있어서 고통을 당하며 지내고 있다. 그후로부터 메리는 매일처럼 콜린을 찾아가서 만난다. 메리는 콜린이 괴로움을 잊도록 하기 위해 황무지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고 마사와 디큰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며 비밀정원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었다. 특히 디큰이 보살펴 주고 있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는 콜린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였다. 콜린은 메리에게 비밀정원을 보고 싶다고 간청한다. 메리는 마침내 콜린을 휠체어에 태우고 비밀정원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콜린은 그것이 몇년 만에 처음 밖으로 나온 것이라고 한다.
디큰으로부터 정원의 꽃들과 새들에 대하여 이것저것 배우고 있는 메리
어느날 메리와 콜린이 비밀정원에 있는데 정원사인 벤 웨더스타프가 사다리를 타고 담 넘어로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어서 두 아이는 깜짝 놀란다. 정원사는 자기의 옛 주인 마나님의 가꾸던 정원에 누가 들어와서 노는 것을 보고 화가 난 것이다. 옛 주인 마나님은 바로 콜린의 어머니이다. 정원사는 콜린이 불구여서 걷지도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원에 나온 아이가 콜린인 것을 보고는 놀란다. 콜린은 아직 힘들지만 휠체어에서 일어나서 이곳 저곳을 걸어다니며 자기는 불구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정원사는 그런 콜린을 보고 마치 세상떠난 주인 마나님을 보는 것 같아서 감동한다. 이제 콜린은 거의 매일처럼 비밀정원에 나와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튼튼해진다. 메리와 콜린은 콜린의 건강이 좋아진 것을 비밀로 해서 콜린의 아버지를 놀라게 하기로 약속한다. 콜린의 아버지는 멀리 여행중이다. 콜린의 아버지는 일찍 세상을 떠난 콜린의 어머니를 생각해서 항상 마음이 편하지 않다. 콜린의 건강이 무척 좋아지는 것과 함께 여행 중인 콜린의 아버지에게는 이상하게도 어서 집으로 돌아가서 콜린이 어떻게 지내는지 보아야 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그레서 어느날 집으로 돌아온다. 콜린의 아버지인 크레이븐씨는 언제나 문을 굳게 닫아 놓았던 비밀 정원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자 깜짝 놀라서 급히 비밀 정원으로 들어간다. 놀랍게도 정원에는 마치 옛날에 사랑하는 부인이 장미를 가꾸어 놓았던 것처럼 모든 장미들이 활짝 피어 있다. 더 놀라운 것은 걷지도 못하는 자기 아들 콜린이 이리저리 즐겁게 뛰어 놀고 있는 것이다. 크레이븐씨의 감동을 말로 표현할수 없을 정도이다. 크레이븐씨는 이제는 건강을 되찾은 아들 콜린의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인다. 집으로 돌아온 크레이븐씨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찾아 다니던 하인들은 주인님인 크레이븐씨가 콜린과 손을 잡고 비밀정원에서 걸어나오는 것을 보고 모두 깜짝 놀란다.
마침내 아버지의 사랑을 되찾은 콜린
원작자인 버넷 여사가 결혼하고 나서 오랫동안 살았던 켄트의 메이삼 홀(Maytham Hall)이 '비밀정원'의 세트로서 영감을 주었다는 얘기가 있다. 버넷은 실제로 상당히 넓은 정원을 가꾸었으며 더구나 장미정원은 유명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버넷 여사의 '비밀정원'은 영화로 여러번 만들어졌다. 첫번째 영화는 1919년에 만든 것이다. 당시 17세의 라일라 리(Lila Lee)가 메리역을 맡은 것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1949년에 MGM이 만든 것으로 마가렛 오브라이엔(Margaret O'Brien)이 메리를 맡았고 딘 스토크웰(Dean Stockwell)이 콜린을 맡은 것이었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흑백이지만 정원장면만은 테크노칼러로 처리하였다. BBC에서는 '비밀정원'은 여러번 연속드라마로 만들어서 방영했다. 1987년에는 홀마크 홀 오브 페임(Hallmark Hall of Fame)이 TV 용 영화로 만든 것이 있다. 지니 제임스(Gennie James)가 메리를 맡았다. 1993년에는 케이트 메이벌리(Kate Maberly)가 메리를 맡은 영화가 나왔다. 어메리칸 초트로우프(American Zoetrope)가 제작한 것이다. 이밖에도 만화영화로 만들어진 것도 몇 편이 있다. 1991년에는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제작된 것이 있다. 루시 사이몬(Lucy Simon)이 음악을 붙인 것으로 일곱개 분야에서 토니상을 받았다. 당시 11살에 불과한 데이지 이간(Daisy Eagan)이 메리역을 맡아서 놀라운 재능을 보여주었다. 놀란 가써의 오페라는 샌프란시스코오페라가 위탁한 것이다.
버클리의 캘리포니아대학교 첼러바흐(Zellerbach) 홀에서 공연된 '비밀정원'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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