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정원(The Knot Garden)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 스토리에 바탕을 둔 마이클 티페트의 세번째 오페라
마이클 티페트
영국의 마이클 티페트(Michael Tippett: 1905-1998)의 The Knot Garden(매듭 정원)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Tempest(템페스트)를 아이디어로 삼아 작곡가 자신이 대본을 쓴 3막의 오페라이다. '템페스트'를 바탕으로 하긴 했지만 스토리는 현대에 맞추어 각색하였다. '매듭 정원'은 1970년 12월 2일 코벤트 가든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초연되었다. 콜린 데이비스(Colin Davis)경이 지휘했으며 피터 홀(Peter Hall)경이 제작을 맡았다. 마이클 티페트는 생전에 다섯 편의 오페라를 작곡했다. 첫 오페라는 1934년의 Robin Hood(로빈 훗)이었고 두번째는 1955년의 The Midsummer Marriage(한여름의 결혼)이며 세번째는 King Priam(프리암 왕)으로 1962년에 완성한 오페라이다. 이어 1970년에 The Knot Garden(매듭 정원)을 완성했고 1977년에는 The Ice Break(쇄빙선)을,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1989년에 New Year(신년)을 작곡했다. 거의 10년만에 한 편씩의 오페라를 작곡한 셈이다. 그의 오페라들이 거의 모두 그런것 처럼, 한마디로 난해하다. 이해하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스토리도 난해하고 음악도 난해하다. 그런 중에도 고전적인 멜로디가 간혹 등장하여 난해하여 있는 관중들에게 일말의 위안을 주고 있다.
'매듭 정원'의 첫 미국 공연은 1974년 시카고의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였다. 첫 독일 공연은 1987년 겔젠키르헨의 레비에르음악극장(Musiktheater im Revier)였다. 마이클 티페트는 1984년 런던의 와일드 극장(Wilde Theaer)에서의 공연을 위해 오케스트라 파트를 얼마정도 축소한 수정본을 만들었다. 그후 이 수정본은 미국, 호주, 오스트리아 등지에서의 공연을 위해 또 다시 여섯번이나 수정되었다. 1998년에는 런던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리바이벌 되었으며 2005년에는 스코틀랜드 오페라(Scottish Opera)가 티페트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공연하였다.
로열 오페라 하우스 무대
등장인물을 토목엔지니어인 페이버(Faber: Bar), 그의 부인으로 정원사인 테아(Thea: MS), 이들이 돌보고 있는 젊은 여인인 플로라(Flora: S), 테아의 여동생으로 자유투사인 드니스(Denise: S), 흑인 작가인 멜(Mel: B-Bar), 멜의 백인 애인으로 음악가인 도브(Dov: T), 정신분석가인 망구스(Mangus: T-Bar) 등이다. 작곡자인 티베트는 각 역할의 음성 타입을 구체적으로 지정해 놓았다. 페이버는 굳센 바리톤, 테아는 드라마틱 메조소프라노, 플로라는 라이트 하이 소프라노, 드니스는 드라마틱 소프라노, 멜은 리릭 베이스 바리톤, 도브는 리릭 테너, 망구스는 하이 테너 바리톤이 맡도록 했다. 1막은 대결(Confrontation), 2막은 미로(Labyrinth), 3막은 허구(Charade)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앙상블
1막. 정신분석학자인 망구스가 무대에 나와 오페라가 시작된다는 발표를 한다. 테아가 들어온다. 뒤를 이어 히스테리컬한 소녀인 플로라가 비명을 지르면서 들어와서 테아의 팔에 안긴다. 누구에게 쫓기는 듯한 모습이다. 잠시후에 테아의 남편 페이버가 들어온다. 테아는 설마 남편 페이버가 딸같은 플로라에게 흑심을 품고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신 테아는 플로라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테아는 플로라를 정신분석학자인 망구스에게 보낸다. 그러면서도 여자의 직감으로서 남편 페이버가 전에 플로라에게 치근댔던 것을 기억하고 혹시 지금도 어린 플로라와 음탕한 짓을 하지나 않았을까라는 의심을하여 무조건 남편 페이버를 비난한다. 페이버는 '플로라와 그렇다니 말도 안된다.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라며 항변한다. 흑인 멜과 백인 도브가 연극 '템페스트'에 나오는 아리엘과 칼리반의 복장을 하고 들어온다. 두 사람은 애인 사이이다. 말하자면 동성연애자들이다. 그런 멜인데 이번에는 테아에게 수작을 건다. 그 모습을 본 도브가 질투심이 생겨서 페이버에게 일부러 접근하여 수작을 건다. 페이버는 남자가 마치 애인처럼 접근하여 수작하므로 기분이 묘해지나. 네 사람의 이상한 관계가 긴장된 장면을 만들어 준다. 그때 플로라가 비명을 지르면서 다시 뛰어 들어온다. 테아의 여동생인 드니스를 보고 기겁을 해서 뛰어 들어온 것이다. 드니스는 언니인 테아를 만나러 온 것이다. 드니스는 고문을 당해서 몸이 심하게 손상되었고 몰골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드니스는 사람들에게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소개하면서 세상의 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내용을 아리아로 부른다. 드니스의 아리아는 모두의 앙상블로 이어진다. 멜이 도브와 다시 결합하여 '그렇구 말고, 자기야'라고 속삭이는 것으로 1막의 막이 내린다.
2막은 마치 꿈속에서 헤매는 것과 같은 대화의 연속이다. 그렇다고 해서 음악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아니다. 대화와는 별도로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계속된다. 그런가하면 아리아와 앙상블도 나온다. 작곡자인 마이클 티페트는 2막의 무대에 대한 비전을 적어 놓았다. 무대의 가운데 파트는 마치 무언가를 강력하게 빨아 들일수 있는 힘이 있는 것처럼 보여야 하고 그 힘을 통해서 무대 뒤에 있는 인물들까지도 무대 중앙으로 빨아 들이듯 나오도록 하며 한편 이미 무대 중앙에 있는 인물들은 무대 중앙의 힘에 의해서 무대 앞으로 튕겨나가도록 되어야 한다고 적었다. 2막은 미로와 같은 무대이다. 그래서 등장인물들이 미로의 길들을 헤매다가 서로 우연히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한다. 미로에서 우연히 만난 등장인물들은 그때마다 하나의 장면을 연출한다. 하지만 언제나 한 사람은 무대 앞쪽으로 튕겨저 나가고 다른 새로운 사람이 무대 가운데로 빨려 들어온다.
첫번째 등장인물들은 테아와 드니스이다. 미로를 헤매면서도 만나지 못한다. 그리고 서로 평행으로 말을 하기 때문에 무슨 말인지 알아 듣기가 어렵다. 테어는 사라지고(튕겨서 나오고) 대신 페이버가 나타난다. 테아는 미로에서 드니스와 잠시잠시 접촉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잠시후 드니스는 플로라로 대체된다. 플로라는 페이버를 보자 비명을 지르는 반응을 한다. 플로라가 무대 밖으로 튕기듯이 나가고 대신에 드니스가 다시 나타난다. 드니스는 손에 말채찍을 들고 있다. 이어 도브가 나타난다. 도브는 드니스에게 수작을 걸며 치근댄다. 페이버가 두 사람의 시시덕거리는 모습을 볼수가 없어서 무어라고 반응을 보이지만 마치 발길에 채인듯 역시 무대 밖으로 나간다. 페이버를 대신하여 멜이 등장한다. 멜과 도브는 그동안 서로의 사랑이 끝났음을 인정하는 듀엣을 부른다. 다음으로는 도브가 사라지고 대신 드니스가 나타난다. 자유운동가인 드니스는 멜이 지상에서 억압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이때 오케스트라는 We Shall Overcome을 연주한다. 그후 이사람 저사람이 나왔다가는 사라지고 하기를 반복하다가 마침내 플로라와 도브 두 사람만이 남는다. 도브는 플로라를 위로하며 노래를 불러 기분을 전환하라고 말한다. 플로라는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물방앗간집 아가씨' 중에서 Die liebe Farbe(좋아하는 색깔)를 부른다. 도브가 그 노래에 응답하는 노래를 부른다. 도브의 노래는 나중에 '도브를 위한 노래' 사이클의 첫번째 파트가 되는 것이다. 멜이 다시 들어오는 것으로 막이 내린다.
3막. 망구스가 나와서 '템페스트'의 제작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선언한다. 망구스는 현재의 미로처럼 생긴 정원은 섬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각자에게 역할을 부여한다. 멜은 칼리반이고 도브는 아리엘이다. 이어 페이버는 페르디난트가 되고 플로라는 미란다의 역할을 맡는다. 망구스 자신은 프로스페로의 역할을 맡는다. 테아와 드니스는 별다른 역할을 맡지 않는다. 다만 다른 사람들의 연기에 대하여 코멘트를 한다. 테아와 드니스는 망구스가 모두를 지시하고 무대를 콘트롤 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멜과 드니스가 함께 떠나며 그 뒤를 도브가 따라간다. 플로라는 혼자서 사라진다. 테아와 페이버는 다시 화해한다.
'매듭정원'의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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