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의 '소피아 왕비 기념 극장'
호화유람선처럼 생긴 발렌시아의 소피아 왕비 예술궁
이베리아 반도의 동쪽 끝 지중해에 면한 발렌시아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에 이어 스페인 제3의 대도시이다. 발렌시아에 있는 오페라극장이 '소피아 왕비 기념 극장'이다. 원래 명칭은 '소피아 왕비 예술 궁전'(Palau de les Arts Reina Sofia)이다. 소피아 왕비는 현 스페인 국왕인 후안 카를로스 1세의 왕비이다. 1938년에 그리스의 파울 왕의 장녀로 태어났으며 아테네와 이집트(알렉산드리아)와 독일에서 공부했다. 그러나 2차 대전후 그리스에서 왕정이 사라지자 공주의 신분에서 평민이 되었지만 그의 선조들이 덴마크와 네덜란드의 왕족혈통이므로 현재에도 왕국인 네덜란드와 덴마크에서는 공주로 호칭하고 있다. 소피아는 1975년에 남편인 후안 카를로스가 스페인의 왕으로 즉위하자 오늘에 이르기까지 스페인의 왕비로서 활동하고 있다. 그런 소피아가 발렌시아와 무슨 특별한 인연이 있어서 발렌시아의 오페라 극장을 '소피아 왕비 예술 궁전'이라고 이름을 붙였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발렌시아가 스페인의 여러 도시 중에서 그리스와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이 아닌가라는 짐작일 뿐이다.
영화 스타 워스의 베이더 마스크를 연상케 하는 외관
발렌시아의 오페라 극장이 소피아 왕비에게 봉헌된 것이기 때문에 유명하다는 것은 아니다. 물론 현존하는 세계의 오페라 극장 중에서 왕비의 이름을 붙인 극장은 과문인지 모르지만 하나도 없다. 그래서 유명하다는 것은 아니다. 발렌시아 오페라 극장의 건축 스타일이 나무 특별해서 유명하다. 건축은 발렌시아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인 산티아고 칼라트라바(Santiago Calatrava)가 맡았다. 1995년에 시작하여 10년 후인 2005년 10월 8일에 완공되었다. 개관기념 공연은 베토벤의 '휘델리오'였다. 스페인 작곡가의 오페라 작품을 개관기념으로 공연하지 않고 베토벤의 오페라를 무대에 올렸다고 핀잔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휘델리오'의 무대가 스페인(세빌리아)인것을 생각하면 굳이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 건축을 책임 맡은 칼라트라바는 이 건물이 멀리 지중해의 망망대해를 거침없이 항해하는 초호와 유람선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하면 마치 반으로 쪼갠 계란의 껍질을 엎어 놓은 것과 같다는 설명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스타 워스'에 나오는 베이더 병사들의 투구와 같다고 말한다. 만일 검은 색이라면 영낙 없이 다스 베이더(Darth Vader)의 모습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이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영감을 받은 것처럼 생각되지만 아무런 상관도 없다.
발렌시아 오페라 극장의 옆 모습
보통 간단히 '팔라우'라고 부르는 이 시설은 가장 중요한 행사가 오페라 공연이다. 이를 위해 런던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1973년부터 1981년까지 예술감독을 맡아했던 헬가 슈미트(Helga Schmidt)를 초청하여 모든 오페라 활동을 이끌도록 했다. 헬가 슈미트는 세계적인 예술가들을 팔라우에 초빙하였다. 지휘자인 주빈 메타는 그 중의 한 사람이다. 주빈 메타는 매년 팔라우에서 열리는 오페라 페스트발로서 2007년부터 시작된 '지중해 축제'(Festival del Mediterraneo)를 이끌고 있다. 로린 마젤이 음악감독으로 활동했으며 플라치도 도밍고는 그가 주관하는 오페랄리아 경연대회를 2007년 10월에 팔라우에서 개최하였다. 도밍고는 세 편의 오페라 정기공연에 출연하였다. 2007년에 '베르즈락의 시라노'(Cyrano de Bergerac), 2008년에 '토리드의 이피제니'(Iphigenie en Tauride), 2009년에 '발퀴레'(Walkure)였다. 팔라우의 첫 시즌은 2006-07년도였다. 팔라우는 7편의 오페라와 1편의 사르수엘라를 무대에 올렸고 보컬 리사이틀도 가졌다. 2008-09년 시즌에도 비슷한 규모의 공연을 가졌다. 오페라 공연은 주로 로린 마젤이 지휘했고 플라치도 도밍고, 크리스토퍼 벤트리스, 비토리오 그리골로, 마리아 굴레기나, 크리스티나 갈라르도 오마스 등 세계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했다. 이와는 별로도 2008-09년도 '지중해 페스티발'에서는 주빈 메타의 지휘와 플라치도 도밍고의 출연으로 바그너의 '링 사이클' 전편을 무대에 올렸다.
팔라우 데 레스 아르트스 레이나 소피아의 오디토리엄
우주선이 지상에 내려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발렌시아의 소피아 왕비 기념 극장은 아마 세계에서 가장 높은 극장건물일 것이다. 높이가 14층 건물과 맞 먹는다. 지하는 3층까지 있다. 커브로 된 이 건물의 폭은 무려 230 m에 이른다. 이 구조물 안에 4개의 오디토리엄이 있다.
1. 메인 홀(Sala Principal). 좌석 수는 1,470개로 주로 오페라를 공연하는 곳이다. 하지만 무용 공연이나 다른 공연도 할수 있다. 4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메인 홀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시설로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무대는 120명의 대규모 오케스트라를 수용할수 있다. 무대에는 두 개의 완전히 다른 세팅을 할수 있어서 한 편의 오페라가 끝나고 이어서 다른 한 편의 오페라를 어려움이 없이 공연할수 있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건물이 완공된 후에 여러 고통스런 사건들이 잇달았다. 첫째는 2006년 12월에 '돈 조반니'를 공연하는 중에 무대가 무너져 내려앉은 것이다. 이로 인하여 그 다음 공연인 '라 보엠'을 취소할수 밖에 없었다. 이어 극장 측은 개관 기념으로 계속된 모든 스케줄을 재조정하지 않을수 없었다. 2007년 11월에는 홍수가 나서 '소피아 왕비 기념 극장'을 비롯하여 인근의 여러 건물들이 침수가 되는 일이 있었다. 그 전해에 사고로 주저앉은 무대를 겨우 복구해 놓았는데 이번에는 홍수로 무대가 침수되었는가 하면 모든 전자장비를 비롯한 각종 구동장치들이 못쓰게 되었다. 그래서 '카르멘'과 로린 마젤이 작곡한 '1984'를 취소해야 했다.
2. 강당(Auditorium). 메인 홀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좌석 수는 1,420석이다. 설치되어 있는 시청각 시설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강당에서는 콘서트뿐만 아니라 어떤 종류의 집회라고 가질수있다.
3. 아울라 마지스트랄(Aula Magistral). 이 이상한 명칭의 장소는 약 4백명을 수용할수 있으며 주로 실내악 연주회장으로 사용된다.
4. 마르티 이 솔레르 극장(Marti i Soler Theater). 4백석 규모로서 지하에 있다. 리허설도 할수 있지만 주로 훈련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이 홀은 2007년 홍수 때에 크게 훼손되었었다.
팔라우의 현대적인 오디토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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