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아트로 올림피코(Teatro Olimpico) - Olympic Theater
이탈리아 최초의 오페라 극장
테아트로 올림피코 오디토리엄
비첸자(Vicenza)는 이탈리아 반도의 동북부 베네토 지방의 수도이다. 베니스로부터는 60km 서쪽에 있으며 저 멀리 밀라노로부터는 곧바로 동쪽으로 200km 떨어진 곳에 있는 고도이다. 테아트로 올림피코는 비첸자에 있는 극장이다. 세계에서 현존하는 극장 중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이다. 1580년에 시작하여 1585년에 완성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테아트로 올림피코가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이니 무어니 하며 주장하지만 음악학자들은 그렇지 않다는 견해이다. 왜냐하면 페라라(1531), 로마(1545), 만투아(1549), 볼로냐(1550), 시에나(1561), 베니스(1565)에 이미 공연목적의 극장들이 문을 열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테아트로 올림피코가 유명한 것은 단순히 오래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극장의 무대가 참으로 놀랍게도 고대 로마제국의 위용을 보여주는 조각작품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치 로마제국의 궁전이나 대신전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런 무대를 가진 극장은 물론 세계에서 아무데도 없다. 그런데 또 하나 이 극장의 무대가 특별한 것이 있다. 무대의 가운데에 문이 있고 그 문을 통해서 저 멀리 길이 나 있는 배경인데 실은 원근법을 잘 이용해서 그린 그림일 뿐이다. 그런데도 실제로 길이 쭉 뻗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일종의 시각효과이다. 아무튼 그런 무대를 가진 극장은 비첸자의 테아트로 올림피코밖에 없다. 객석은 고대 로마시대의 원형경기장처럼 생겼다. 개별의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스탠드로 되어 있다. 그것도 특이하다면 특이한 상황이다.
테아트로 올림피코에서의 오페라 공연. 무대 가운데에 길이 쭉 뻗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원근법을 교묘하게 이용한 무대 배경일 뿐이다.
테아트로 올림피코는 르네상스 건축가인 안드레아 팔라디오(Andrea Palladio: 1508-1580)의 마지막 걸작이다. 하지만 그가 건축을 시작은 했지만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무대의 무대 위의 트롬프 레일(trompe-l'oeil) 장면은 빈첸조 스카모찌(Vincenzo Scamozzi)가 설계한 것이다. 트롬프 레일 또는 트롱프 뢰유라는 것은 실물과 매우 흡사하게 그린 속임 그림이라는 뜻이다. 그로 인한 착각효과도 트롬프 레일이라고 부른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테아트로 올림피코의 트롬프 레일은 길이 저 멀리 지평선까지 이어진 것처럼 보이게 되어 있다. 이 스테이지 세트는 말할 나위도 없이 현존하는 것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테아트로 올림피코는 사비오네타의 테아트로 알란티카(Teatro all'antica), 파르마의 테아트로 화르네세(Teatro Farnese)와 함께 이탈리아에 존재하고 있는 3대 르네상스 극장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사비오네타와 파르마의 극장들은 모두 비아첸자의 테아트로 올림피코를 본따서 만든 것이다. 테아트로 올림피코는 비첸자 시가지와 베네토의 팔라디오 빌라와 함께 1994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안드레아 팔라디노
테아트로 올림피코는 거장 안드레아 팔라디노의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그의 가장 뛰어난 걸작이다. 파두아에서 태어난 팔라디노는 평생을 베니스 등지에서 지내며 특히 로마 건축에 대한 지대한 지식과 경력을 쌓은후 1579년에 비첸자로 돌아온다. 그는 고전적인 극장의 건축에 대하여 폭넓은 지식을 쌓았다. 특히 로마시대의 원형극장을 바탕으로 그 자리에 새로운 극장을 건축하는 것이 전문이었다. 팔라디노는 1555년에 비첸자에 올림픽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건축아카데미였다. 올림픽 아카데미는 1579년에 당국으로부터 옛 요새인 카스텔로 델 테리토리오를 극장으로 만드는 승락을 받았다. 그 요새는 감옥으로도 사용되었고 화약고로도 사용되었던 건축물이었다. 팔라디노는 이 요새를 로마시대의 극장처럼 재건축하기로 결정했다. 팔라디노는 건축 공사가 시작되기 6개월전에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공사는 팔라디노의 스케치와 도면으로 팔라디노의 아들인 실라가 진행하였다. 이와 함께 당시 베니스에서 이름을 떨치던 빈첸조 스카모찌가 초빙되어 함께 완성토록 했다. 스카모찌는 팔라디노의 생전에 그와 함께 다른 프로젝트들을 수행한바 있었다. 스카모찌는 거리에서 극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아치길을 완성했고 이와 함께 극장내의 오데오 룸과 안티오데오 룸의 완성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렇지만 스카모찌의 가장 큰 기여는 대단히 공들여 만든 스테이지 세트이다. 트롬프 레일의 거리 풍경은 바로 스카모찌가 만든 것이다.
테아트로 올림피코 전경
1585년 오프닝에서의 공연은 소포클레스의 '외디푸스 왕'이었다. 그러나 극장은 이 연극을 몇번 공연한 후에 방치되었다. 목재와 스투코로 제작된 무대 장치는 그대로 두었다. 테베의 거리를 그대로 놓아 둔 것이다. 여러 번의 전쟁 중에 다른 건물들은 폭격을 받아 파손되기도 했지만 이 극장만은 기적적으로 전쟁의 참화를 입지 않아서 무대 세팅도 그대로 남아 있을 수가 있었다. 조명시설은 유리로 만든 기름 램프를 사용했다. 하지만 처음 몇 번의 공연에만 사용되었을 뿐 더 이상 사용되지 않았다. 화재의 위험 때문이었다. 유리 램프를 다시 사용한 것은 1997년 '외디푸스 왕'을 다시 공연할 때 기념으로였다. 오늘날 테아트로 올림피코는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객석이 4백석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미안하지만 냉난방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는 공연을 하기가 어렵다. 이 극장은 1979년에 영화 '돈 조반니'와 '카사노바'의 촬영장소로 사용되었다.
테아트로 올림피코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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