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오페라 작곡가 /오페라의 황제 베르디

베르디 오페라 총람

정준극 2013. 11. 25. 17:43

베르디 오페라 총람

베르디의 오페라를 시기별로 네 카테고리로 나눈다

 

부세토의 베르디 기념상

 

2013년은 베르디 탄생 200 주년을 기념하는 뜻 깊은 해였다. 베르디 탄생 300 주년이 되는 2113년에는 세상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 도무지 짐작할수 없지만 생각컨대 그때에도 베르디의 오페라는 어떤 형태로든지 공연되어 만인에게 감동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베르디는 모두 28편의 오페라를 남겼다. 그가 가장 처음에 만든 오페라는 '분실'되었다고 한다. 제목이 무엇이며 내용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래서 베르디의 첫 오페라는 1839년, 그가 26세의 청년 때에 작곡한 '오베르토'라고 간주하고 있다. 베르디는 28편의 오페라를 남겼지만 고치고 또 고쳐서 오리지널에 비하면 거의 새로운 작품처럼 만든 것들도 있다. 그것까지 합한다면 30편이 훨씬 넘는다. 예를 들면 '맥베스'와 '돈 카를로스'이다. '돈 카를로스'만 해도 오리지널 버전과 나중에 수정한 버전은 상당히 다르다. 

 

음악학자들은 베르디의 오페라들은 시기적으로 네 개의 카테코리로 구분하였다. 베르디가 무엇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는지를 시기적으로 구분한 것이다. 첫번째 시기(1839-1848)는 로시니로부터 영향을 받은 시기이다. 두번째 시기(1849-1853)는 오페라에서 주인공 인물성격의 개발을 강조한 시기이다. 세번째 시기(1855-1871)는 마이에르베르의 그랜드 오페라와 이탈리아 스타일의 오페라를 용접한 시기이다. 네번째 시기(1887-1893)는 마침내 베르디 유일의 작품을 만들어 낸 시기이다. 그래서 가만히 보면 베르디의 첫 작품인 '오베르토'로부터 '해적'(일 코르사로)까지는 과연 로시니의 영향을 받은 것 같고 '레냐노 전투'로부터 '라 트라비아타'까지는 주인공의 성격 설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 같으며 '시실리의 만종'으로부터 '아이다'까지는 프랑스 그랜드 오페라와 이탈리아 오페라를 접목시킨 것과 같고 마지막으로 '오텔로'와 '활슈타프'는 오랜 침묵을 깨트리고 나온 그야말로 베르디적인 오페라라고 볼수 있다. 베르디의 오페라들을 연도별로 약간의 설명과 함께 소개한다.

 

[제1시기: 로시니의 영향]

 

● 1839: 오베르토, 산 보니파치오 백작(Oberto, Conte di San Bonifacio)

베르디의 첫 오페라이다. 베르디를 '오페라의 황제'로 만든 씨앗이다. 1839년 11월 17일 밀라노의 라 스칼라에서 초연되었다. 오페라 '오베르토'는 중세의 리카르도 백작에 대한 이야기이다. 리카르도 백작과 오베르토 백작은 원수지간이다. 리카르도는 쿠니차라는 여인과 결혼키로 되어 있다. 그런데 리카르도는 레오노라를 유혹한 후에 버린다. 레오노라는 오베르토의 딸이지만 리카르도는 알지 못한다. 오베르토는 딸 레오노라를 유혹한 리카르도에게 복수하기 위해 리카르도와 결투를 벌인다. 오베르토가 죽임을 당한다. 리카르도는 그제야 자기가 크게 잘못한 것을 깨닥고 용서를 빈다. 그러나 레오노라는 수녀원으로 들어가 평생을 지내기로 한다.

 

'오베르토'의 무대

 

● 1840: '하루동안의 통치'(Un giorno di regno) 또는 '가짜 스타니슬라오'(Il finto Stanislao)

베르디의 첫번째 코미디 작품이다. 베르디의 두번째 코미디 작품은 셰익스피어 원작인 '활슈타프'이다. 그러나 '활슈타프'는 베르디의 마지막 작품이다. 베르디는 '하루동안의 통치'를 온갖 고통 중에 작곡했다. 사랑하는 두 아이가 세상을 떠났고 이어서 부인까지 세상을 떠난 중에 작곡을 했다. 그러한 상황 때문인지 1840년 9월 5일 라 스칼라에서의 '하루동안의 통치'는 실패였다. 내용은 폴란드에서 일어난 이야기이다. 적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폴란드의 왕 스타니스라오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자기와 비슷하게 생긴 기사 벨휘오레에게 왕으로 가장하여 왕의 역할을 하도록 지시한다. 왕의 역할을 맡은 벨휘오레는 너무나 기분이 좋고 흥분한 나머지 왕의 옛 애인인 후작부인에게도 왕처럼 행동한다. 다행히 후작부인은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왕의 얼굴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며칠후 진짜 왕이 무사히 왕궁으로 돌아온다. 아무것도 모르는 스타니슬라오 왕은 벨휘오레의 충성심을 높이 치하하여 그를 대장군으로 임명한다. 벨휘오레는 후작부인에게 자기의 진짜 신분을 밝히며 처분을 바란다. 포지오후작부인은 그런 벨휘오레가 더 좋아져서 결국 결혼한다.

 

● 1842: 나부코(Nabucco: Nebuchadnezzar)

1842년 3월 9일에 라 스칼라에서 초연되었을 때 열광적인 박수갈채를 받았다. 실제로 '나부코'로부터 베르디의 위대한 경력이 시작되었다. 바벨론의 나부코(느브갓네살) 왕에게 예루살렘을 파괴당한 히브리 백성들의 이야기이다. 나브코 왕은 나중에 여호와를 믿으며 히브리 백성들에게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토록 한다. '나부코'에 나오는 히브리 노예(포로)들의 합창인 '날아라 황금 날개를 타고'(Va, pensiero)는 너무너 유명해서 이탈리아 제2의 국가(國歌)라고 까지 알려져 있다.

 

베로나 야외극장에서의 '나부코' 공연

 

● 1843: 첫 십자군의 롬바르디인(I Lombardi alla prima coraciata: The Lombards on the First Crusade)

4막의 리릭 드라마. 1843년 2월 11일 라 스칼라에서 초연되었다. 한 여인을 똑같이 사랑했던 두 형제의 이야기이다. 한 사람은 실수로 살인을 하여 추방당한다. 형제는 십자군에 참여하여 성지에서 만난다. 형제는 하렘에 납치된 여인을 구출하고 적군들을 무찌른다. 형제는 마침내 화해하지만 하나는 숨을 거둔다.

 

● 1844: 에르나니(Ernani)

빅토르 위고의 '에르나니'(Hernani)를 바탕으로 작곡한 4막의 비극으로 1844년 3월 9일 베니스의 라 페니체에서 초연되었다. 반도들의 두목이었던 에르나니는 샬레마뉴 황제의 은혜로 마침내 사랑하는 엘비라와 화합하게 되지만 라이발인 실바공작과 오래전에 맺은 약속 때문에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비극이다.

 

'에르나니'. 시카고 리릭

 

● 1844: 두 사람의 포스카리(I due Foscari: The Two Foscaris)

로마의 테아트로 아르젠티나에서 1844년 11월 3일 초연된 4막의 오페라이다. 바이런경의 텍스트를 바탕으로 추방당한 살인자 자코포가 석방되어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또다시 모함을 받아 추방의 길을 떠나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를 구하려는 가족들의 노력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1845: 조반나 다르코(Giovanna d'Arco: Joan of Arc)

3막의 리릭 드라마로서 1845년 2월 15일 라 스칼라에서 초연되었다. 프랑스의 장다크 스토리에 바탕을 둔 것이다. 조반나의 아버지는 마침내 조반나를 영국으로 보낸다. 영국왕은 조반나를 보고 미치도록 사랑하게 된다. 영국왕의 사랑을 거절하자 이단으로 몰려 화형에 처하게 된다. 이때 조반나의 아버지가 마지막 순간에 조반나를 구출한다.

 

'조반나 다르코'. 라 스칼라

 

● 1845: 알지라(Alzira)

서마과 2막으로 구성된 '알지라'는 1845년 8월 12일 나폴리의 산 카를로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스페인이 페루를 침공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알지라는 총독의 명령을 듣지 않는다는 죄목으로 감옥에 갇힌다. 알지라는 자기의 약혼자를 살해한 사람에 의해 목숨을 건지며 그와 결혼하는 운명이다.

 

● 1846: 아틸라(Attila)

1846년 3월 17일 베니스의 라 페니체에서 초연되었다. 훈족의 왕인 아틸라는 승승장구로 이탈리아와 유럽을 유린한다. 아틸라는 포로로 잡힌 오다벨라를 사랑하게 되어 기념으로 자기의 칼을 준다. 아틸라는 자기가 오다벨라에게 준 칼로 죽임을 당한다.

 

'아틸라'의 무대

 

● 1847: 맥베스(Macbeth)

셰익스피어를 존경하는 베르디의 첫 작품이다. 1847년 3월 14일 플로렌스의 테아트로 델라 페르골라에서 초연되었다. 스코틀랜드의 장군인 맥베스는 왕이 되려는 야심으로 그의 부인(레이디 맥베스)과 함께 스코틀랜드의 왕을 죽이고 왕이 되지만 결국은 그와 그의 부인도 마녀들의 예언대로 모두 파멸한다.

 

● 1847: 군도(I masnadieri: The Bandits)

베르디의 오페라로서 처음으로 이탈리아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1847년 7월 22일 런던의 여왕폐하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이야기는 전형적인 탕자 스토리에 바탕을 둔 것이다. 아버지는 집을 나가서 종적을 알수 없는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둘째 아들이 집안의 재산을 가로채려고 꾸민 음모이다. 이로 인하여 더욱 걷잡을수 없는 비극이 발생한다.

 

● 1847: 예루살렘(Jerusalem)

이 오페라 역시 베르디를 이탈리아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초연된 경우이다. 1847년 11월 26일 파리의 왕립음악원에서 초연되었다. 스토리는 '첫 십자군의 롬바르디인'과 거의 비슷하다. 여인이 하렘에 납치되었는데 은둔자로 가장한 롬바르디인이 여인을 구출하고 적들을 물리친다는 내용이다.

 

'제루살렘'. 사라소타

 

● 1848: 해적(Il corsaro: The Corsair)

1848년 10월 25일 트리에스테의 테아트로 그란데에서 초연되었다. 하렘의 여인을 구출한다는 또 하나의 스토리이다. 코라도는 하렘에 붙잡혀 온 굴나라의 도움으로 탈출하게 되지만 고향에 두고온 사랑하는 메도라를 잊지 못한다. 메도라는 코라도가 자기를 버린 것으로 생각하여 독을 마시고 죽는다. 마침 그때 코라도가 해안에 도착한다. 메도라가 죽은 것을 안 코라도는 굴나라를 놓아두고 바다에 몸을 던진다.

 

'해적'의 한 장면

                    

[제2시기: 성격 개발을 강조]

 

● 1849: 레냐뇨 전투(La battaglia di Legnano: The battle of Legnano)

로마의 테아트로 아르젠티나에서 1849년 1월 27일 첫 공연되었다. 이탈리아 군대가 이탈리아로부터 게르만들을 축출하려는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롤란도의 부인인 리다는 약혼자였던 아리고가 전쟁터에서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리다는 롤란도가 전쟁터에 나가 있는 사이에 아리고에게 사람을 보낸다. 그러나 오해로 인하여 아리고가 죽임을 당한다. 결국 롤란도와 리다는 다시 화해한다.

 

● 1849: 루이사 밀러(Luisa Miller)

초연은 1849년 12월 8일 나폴리의 산 카를로 극장에서였다. 공작부인과 결혼이 예정되어 있는 젊은 귀족이 가난한 농부의 딸과 사랑에 빠진다. 젊은 귀족은 자기의 신분을 밝히지 않는다. 루이사가 젊은 귀족을 배반하자 그는 자기와 함께 루이사가 독을 마시도록 하여 함께 죽는다.

 

'루이사 밀러'. 시드니 오페라

 

●  1850: 슈티펠리오(Stiffelio)

1850년 11월 16일 트리에스테의 테아트로 그란데에서 초연되었다. 슈티펠리오라는 독실한 개신교 목사가 일이 있어서 어디를 갔다고 돌아오니 그의 젊은 아내가 어떤 남자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있다. 젊은 목사는 한없는 번뇌를 기도로서 응답받고자 했다. 그리하여 결국은 교회의 여러 회중들이 모인 가운데서 아내의 죄를 용서한다.

 

● 1851: 리골레토(Rigoletto)

'리골레토'는 1851년 3월 11일 라 스칼라에서 처음 공연된 이래 즉각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 오페라는 궁정 광대인 꼽추 리골레토에 대한 이야기이다. 리골레토는 그의 상전인 공작이 사랑하는 딸 질다를 유혹하고 능욕하자 그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리골레토는 자객에서 공작을 살해해 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나 그 사실을 알게 된 질다는 공작 대신에 스스로 죽임을 당한다. 절규하는 리골레토.

 

'리골레토'. 베이징 극가대극원공연

 

● 1853: 일 트로비토레(Il Trovatore: The trobadour))

베르디의 생애에서 또 하나의 홀마크를 기록하는 걸작이다. 1853년 1월 19일 로마의 아폴로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레오노라가 루나백작과 음유시인인 만리코 사이에서 사랑과 증오의 갈등을 겪는 내용이다. 만리코는 실제로 루나백작의 동생이다. '대장간의 합창'이 유명하다.


'일 트로바토레' 무대

 

● 1853: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The Woman Who Strayed)

베르디의 여러 오페라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다. 1853년 3월 6일 베니스의 라 페니체에서 초연되었다. 비올레타라고 하는 고급창녀와 순박한 시골청년인 알프레도와의 순애보적인 사랑 이야기이다. '축배의 노래'가 유명하다.

 

'라 트라비아타'에서 비올레타의 모습

                     

[제3시기: 마이에르베르의 그랜도 오페라와 이탈리아 오페라의 용접]

 

● 1855: 시실리의 저녁기도(Les vepres siciliennes: The Sicilian Vespers)

전5막의 이 오페라는 1855년 12월 26일 베르디의 어린 시절 고향에서 가까운 파르마 왕립극장에서 초연되었다. 프랑스가 통치하고 있는 시실리에서 프랑스 병사들이 젊은 여인인 헬렌을 희롱하면서 노래를 부르라고 하자 헬렌은 시실리인들에게 봉기하여 프랑스군을 몰아내자는 노래를 부른다.

 

'시실리의 저녁기도'


● 1857: 시몬 보카네그라(Simon Boccanegra)

베니스의 라 페니체에서 1857년 3월 12일 초연되었다. 프롤로그와 3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릴 때에 딸을 잃어버린 시몬 보카네그라는 나중에 딸 아멜리아를 찾게 되지만 이미 때는 늦어서 보카네그라는 정적이 몰래 타놓은 독을 마시고 죽는다.

 

'시몬 보카네그라'.

 

● 1857: 아롤도(Aroldo)

베르디의 오페라 중에서 자주 공연되지 않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1857년 8월 16일 리미니의 테아트로 누오보에서 초연되었다. 십자군 전쟁에 나갔던 아롤도가 집에 돌아와보니 사랑하는 여인이 불륜을 저지른 것을 알게 된다. 결론적으로 사랑이 승리하여 두 사람은 재결합한다.


 

● 1859: 가면무도회(Un ballo in maschera: A Masked Ball)

1859년 2월 17일 로마의 테아트로 아폴로에서 초연되었다. 스톡홀름을 배경으로 삼은 오리지널 버전과 영국 식민자인 보스턴을 무대로 삼은 버전이 있다. 보스턴 총독인 리카르도는 비서 겸 친구인 레나토의 부인인 아멜리아와 서로 사모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레나토는 총독을 제거하려는 정적들과 손을 잡고 가면무도회에서 리카르도를 총으로 쏘아 죽게 한다.

 

'가면무도회'


● 1862: 운명의 힘(La forza del destino: The Force of Destiny)

베르디의 생애에서 또 하나의 랜드마크를 세워준 작품이다. 1862년 11월 10일 제정러시아의 생페터스부르크에서 초연되었다. 돈 알바로가 사고로 사랑하는 레오노라의 아버지를 죽게 만든다. 운명의 힘은 그때부터 돈 알바로와 레오노라, 레오노라의 오빠인 돈 카를로에게 작용한다.

 

'운명의 힘'. 전쟁터에서


● 1867: 돈 카를로스(Don Carlos)

베르디가 가장 여러번 수정한 작품이다. 오리지널 스코어는 1867년 3월 11일 파리에서 초연되었다. 스페인의 왕자 돈 카를로스(이탈리아어 버전에서는 돈 카를로)와 그의 아버지 필립 2세와 새로 결혼한 프랑스의 엘리사베스 공주와의 복잡하고도 비극적인 사랑을 그렸다. 돈 카를로스는 엘리사베스 드 발루아 공주와 오래전부터 사랑하는 사이였다. 그러나 프랑스와 스페인의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엘리사베스 드 발루아가 돈 카를로스의 아버지 필립 2세와 정략결혼함으로서 젊은 왕자와 젊은 공주가 갈등을 겪는 이야기이다.

 

'돈 카를로'의 피날레 장면

 

● 1871: 아이다(Aida)

이국적인 '아이다'는 1871년의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집트 카이로의 케다이브(총독) 오페라 하우스에서 역사적인 초연을 가졌다. 이집트의 젊은 장군인 라다메스와 에티오피아의 공주 아이다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이다. 에티오피아는 이집트와의 전쟁에서 패하여 아이다는 이집트의 포로로 잡혀 와서 암네리스 공주의 노예가 되었지만 아무도 신분을 알지 못한다. 아이다는 나중에 포로로 잡혀 온 아버지로부터 에티오피아가 반격을 하려고 하니 라다메스 장군을 통해서 이집트 군의 기밀을 알아 오라고 지시한다. 라다메스 장군은 반역죄로서 사형에 처해지게 된다. 아이다가 사랑하는 라다메스와 운명을 함께 한다.

 

'아이다'에서 웅장하고 화려한 개선의 장면

 

[제4시기: 베르디 자신의 작품

 

● 1887: 오텔로(Otello)

베르디는 다시 한번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몰두하여 '오텔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음악으로 표현한다. '오텔로'는 1887년 2월 5일 라 스칼라에서 초연되었다. 간악한 성격의 이아고가 오텔로에게 앙심을 품고 오텔로와 데스데모나의 사이를 이간시켜서 결국은 오텔로가 데스데모나를 죽이고 자신도 숨을 거둔다는 비극이다.

 

오텔로와 데스데모나.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

 

● 1893: 활슈타프(Falstaff)

베르디가 세번째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도전한 것이다. 베르디가 젊은 시절에 만든 '하루동안의 통치'를 제외하고는 유일한 코미디이다. 1893년 2월 9일 라 스칼라에서 초연되었다. 뚱뚱한 존 활슈타프 경이 바람기가 발동하여  윈저의 두 아낙네와 동시에 로맨스를 갖고자 하다가 오히려 망신을 당한다는 얘기이다. 우리나라 제주 기생 아랑과 배비장의 이야기와 비슷하다. 베르디가 첫 오페라를 선보인지 54년만에 그의 생애를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완성한 오페라이다.

 

'활슈타프'. 활슈타프가 부인들의 꾀에 속아서 커다란 바구니 속에 들어가서 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