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미친 올란도(Orland finto pazzo) - Orlando, the Fake Madman
안토니오 비발디의 3막 오페라
안토니오 루치오 비발디
빨간머리이기 때문에 '빨간 사제'(Il Prete Rosso: The Red Priest)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탈리아 바로크 음악의 거장인 안토니오 루치오 비발디(Antonio Lucio Vivaldi: 1678-1741)이라고 하면 바이올린 협주곡인 '사계'가 우선 생각나겠지만 그는 오페라도 여러 편을 작곡했다. 가장 유명한 것은 '화르나체'(Farnace)이며 그 다음으로 유명한 오페라가 아마 '거짓 미친 올란도'(Orlando finto pazzo)일 것이다. '거짓 미친 올란도'는 15세기 르네상스 시인인 마테오 보이아르도(Matteo Boiardo)의 대서사시인 '사랑에 빠진 올란도'(Orlando Innamorato)를 바탕으로 그라치오 브라키올리(Grazio Braccioli)가 대본을 썼다. 이 오페라는 1714년, 비발디가 36세 때에 베니스의 테아트로 산탄젤로(Teatro Sant'Angelo)에서 초연되었다. 당시에는 이미 임프레사리오(오페라 흥행가)가 있었다. '거짓 미친 올란도'의 임프레사리오는 비발다의 아버지인 조반니 바티스타 비발디였다. 물론 아들 비발디와 공동으로 기획하고 제작하였다. 초연은 별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관중들이 오지 않아서 며칠 공연하다가 막을 내려야했다. 그래서 조반니 알베르토 리스토리(Giovanni Alberto Ristori: 1692-1753)의 '분노의 올란도'(Orlando furioso)로 대체해야 했다. 이 작품은 그 전해인 1713년에 비발디 부자가 대성공을 거두고 흥행을 했던 작품이라는 인연이 있다.
'거짓 미친 올란도'의 음반 커버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도무디 그 이름이 그 이름인 것 같아서 혼돈을 주므로 잘 기억해야 한다.
- 올란도(Orlando). 샬레마뉴 대제에게 봉사하고 있는 기사. 베이스
- 브란디마르테(Brandimarte). 올란도의 친구. 소프라노 카스트라토
- 에르실라(Ersillan). 여왕이며 마법사. 소프라노
- 아르질라노(Argillano). 엘르실라의 챔피언. 비밀리에 에르실라를 사랑함. 콘트랄토 카스트라토
- 티그린다(Tigrinda). 여사제. 아르질라노와 사랑하는 사이. 소프라노
- 그리포네(Grifone). 티그린다를 비밀리에 사랑하고 있는 사람. 소프라노 카스트라토
- 오리질레(Origille). 그리포네를 사랑하고 있는 여인. 콘트랄토
'거짓으로 미친 올란도'의 무대. 앙상블
[1막] 마법사인 에르실라는 자기를 무시하는 올란도를 파멸시키기 위해 마법의 검을 만들어서 그것을 자기의 챔피언(보호기사)인 아르질라노에게 주고 올란도를 죽이라고 지시한다. 아르질라노는 비록 에르실라의 부하이지만 에르실라를 사랑하고 있다. 에르실라가 마법의 검을 만들어 아르질라노에게 올란도를 죽이라고 지시하는 장면을 브란디마르테, 그리포네, 오리질레가 몰래 엿본다. 이들은 모두 에르실라의 적들이다. 에르실라가 자리를 뜨자 여사제로서 어떤 약이던지 만들수 있는 티그린다가 나타나서 아르질라노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하지만 에르실라를 홀로 사랑하고 있는 아르질라노에게는 티그린다의 사랑의 고백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리포네는 그런 티그린다를 홀로 사랑하고 있다. 그리포네가 티그린다를 따라다니며 귀찮게 하자 이를 보다 못한 아르질라노가 그리포네에게 결투를 요청한다. 이때 오리질레가 나타난다. 오리질레는 그리포네를 사랑하고 있다. 오리질레가 그리포네 두 사람을 막아서는 바람에 결투는 일어나지 않는다. 오리질레는 그리포네의 여동생처럼 행동하며 자기의 이름은 레오딜라(Leodilla)라고 말한다. 오리질레는 그리포네에게 사랑을 고백하면서 그리포네가 아무런 소용없이 티그린다를 사랑하고 있음을 질책한다. 그러면서 티그린다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한다. 올란도와 아르질라노가 결투를 벌인다. 올란도가 아르질라노를 물리친다. 하지만 목숨만은 살려준다. 올란도는 아르질라노가 가지고 있던 마법의 검으로 황금 나뭇가지를 자른다. 그랬더니 에르실라의 정원으로 통하는 길이 열린다. 올란도는 마법의 검을 그대로 버려두고 정원으로 들어간다. 에르실라가 정원의 바닥에서 마법의 검을 발견한다. 에르실라는 아르질라노가 올란도와의 싸움에서 졌다고 생각한다. 에르실라와 함께 있는 요정들이 노래를 불러 올란도를 마법에 걸리게 만든다. 올란도의 친구인 브란디마르테가 올란도를 구출하러 나타난다. 에르실라는 브란디마르테를 보고 마음이 빼앗긴다.
에르실라의 마법의 정원에서. 현대적 연출
[2막] 티그린다를 홀로 사랑하고 있는 그리포네는 조금이라도 티그린다와 가깝게 있으려고 하녀로 변장하여 들어간다. 그리포네를 사랑하고 있는 오리질레는 이번에는 오르다우로(Ordauro)라는 이름의 남자로 변장하여 그리포네와 티그린다가 가까워지는 것을 조금이라도 훼방하려고 한다. 아르질라노를 사랑하고 있는 티그린다는 에르실라에게 감옥에 갇혀 있는 아르질라노를 풀어달라고 간청한다. 아르질라노는 올란도와의 결투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감옥에 갇혀 있다. 에르실라는 티그린다의 청을 들어주지 않는다. 그때 오르다우로로 변장한 오리질레가 등장한다. 에르실라는 이번에는 오르다우로(오리질레)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그래서 오르다우로가 아르질라노를 석방해 달라고 요청하자 두말하지 않고 들어준다. 감옥에서 풀려난 아르질라노는 에르실라가 자기를 핍박한 것을 잊을수 없다고 하며 에르실라에 대한 복수를 다짐한다. 아르질라노는 동지가 필요하므로 티그린다를 포섭하여 함께 복수할 생각이다. 그래서 겉으로이지만 티그린다를 사랑한다고 맹세한다. 잠시후 올란도가 나타난다. 올란도는 오리질레를 알아보고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의 가면을 벗기고자 한다. 그때 브란디마르테가 날렵하게 오리질레의 정체를 감추어 주는 바람에 아무도 오르아우로, 즉 오리질레의 정체를 알지 못한다. 브란디마르테가 잘 알지도 못하는 오리질레의 정체를 느닷없이 감추어 준 것은 그가 오리질레를 올란도로 착각해서이다. 오리질레는 기왕에 올란도로 알려지자 미친 척하여 순간적인 위기를 모면코자 한 것이다. 그때 올란도가 지난번에 오리질레를 만났을 때 그가 자기를 어떻게 배신했는지에 대하여 얘기를 한다. 오리질레는 용서를 구한다. 올란도가 받아 들인다. 아르질라노는 에르실라에게 '레도딜라'가 실은 그리포네라고 얘기해 준다. 그리포네로서는 아무것도 숨길 것이 없으므로 순순히 붙잡혀서 감옥에 갇힌다.
[3막] 오리질레가 커다란 도끼로 그리포네가 갇혀 있는 감옥의 벽을 허물고 그리포네를 탈출시킨다. 오리질레는 그리포네에게 자기가 얼마나 그를 얼마나 사모하고 있는지를 얘기한다. 그 모습을 본 여사제 티그린다는 그리포네가 자기를 사랑한다고 서약한 것을 생각하고 그리포네에게 이제는 절대로 자기를 사랑한다느니 어쩌니하고 말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티그린다는 그러면서 에르실라는 없애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길이라고 주장하며 아르질라노에게 에르실라를 함께 독살하자고 권유한다. 티그린다는 독약을 만드는 재주가 뛰어나다. 한편, 에르실라는 올란도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마법의 의식을 거행하지만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다. 에르실라는 대신에 마법으로 가짜 안젤리카를 불러와서 올란도를 비웃기도 하면서 자극시키도록 한다. 브란디마르테가 이번에도 올란도를 구원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사로 가장하여 올란도를 구원한다. 에르실라가 올란도와 브란디마르테 두 사람을 사로 잡는다. 하지만 에르실라는 자기가 원수들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참한 굴욕감을 느낀다. 올란도는 에르실라의 사랑이 거짓인 것을 확신하고 에르실라를 배척한다. 대신에 명예스럽게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아르질라노가 티그린다를 거절하자 티그린다는 절망하여 자기가 만든 독약을 마신다. 티그린다를 사랑하는 그리포네도 비통한 심정이 되어 독약을 마신다. 오리질레는 사랑하는 그리포네의 시신을 보고 복수를 다짐한다. 올란도가 족쇄를 깨트리고 브란디마르테를 석방한다. 올란도는 이어 에르실라의 성을 파괴한다. 에르실라의 모든 마법이 깨트려진다. 그리포네, 티그린다 그리고 다른 모든 희생자들이 살아나며 일부는 치료를 받아 정상이 된다. 티그린다는 아르질라노와 결합하고 오리질레는 그리포네와 결합한다. 모두 행복하다. 모두 행복한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도무지 스토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려면 한참은 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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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다의 '거짓 미친 올란도'의 바탕이 된
마테오 보이아르도의 '사랑에 빠진 올란도'(Orrlando Innamorato) 줄거리
카타이오(카타이: 중국)의 공주인 아름다운 안젤리카는 샬레마뉴 대제의 궁정에서 열리는 무술시합에 참관한다. 이 무술시합에는 기독교인이던 이교도이던 누구든지 참여할수 있다. 안젤리카는 누구든지 무술시합에서 오빠인 아르가일라를 이기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과 결혼하겠다고 나선다. 아르가일라는 그에게 도전하는 기독교 기사들과 결투를 하여 계속 승리를 한다. 그러다가 아르가일라는 페라구토(페라우)와 결투를 하다가 죽임을 당한다. 안젤리카는 황망히 도망한다. 그런 안젤리카는 샬레마뉴 대제의 기사들이 뒤쫓는다. 이들 중에는 올란도와 리날도도 포함되어 있다.
도망치던 안젤리카는 아르덴느 숲에 도착한다. 목이 마를 그는 사랑의 샘물을 마신다. 그리하여 자기를 뒤쫓는 리날도를 사랑하게 된다. 한편, 리날도는 증오의 샘에서 물을 마신다. 리날도는 안젤리카를 증오하는 마음을 품는다. 리날도를 사랑하게 된 안젤리카는 마법사인 말라지지에게 리날도를 납치해 달라고 부탁한다. 마법사는 리날도를 마법의 섬으로 납치해 온다. 안젤리카는 카타이오로 돌아간다. 안젤리카는 카타이오에서 아그리카네 왕에게 잡혀서 알브라카 요새에 갇힌다. 아그리카네는 안젤리카를 사모하고 있는 사람이다.
올란도가 카타이오로 와서 아그리카네를 죽이고 안젤리카 공주를 석방한다. 그후 리날도가 올란도에게 프랑스로 돌아가서 샬레마뉴 대제의 편에 서서 싸우자고 설득한다. 올란도와 리날도는 죽음을 놓고 큰 결투를 벌인다. 한편, 그 사이에 사라센 왕인 아그라만테가 예전에 올란도에게 죽임을 당한 그의 아버지 트로이아노의 원수를 갚겠다고 대군을 이끌고 프랑스를 침범한다. 아그라만테는 로도몬테, 페라우, 그라다쏘 등과 함께 프랑스를 침범한다. 리날도가 급히 프랑스로 돌아간다. 리날도를 사랑하는 안젤리카가 리날도의 뒤를 따라간다. 두 사람을 올란도가 또 쫓아간다.
리날도와 안젤리카는 아르덴느 숲에 돌아온다. 이번에는 서로 반대로 물을 마신다. 리날도가 안젤리카를 사랑하게 되고 안젤리카는 리날도를 증오하게 된다. 올란도와 리날도가 안젤리카를 두고 또 다시 결투를 벌인다. 샬레마뉴 대제는 안젤리카를 나이 많은 현자인 나모 공작에게 맡겨 보살핌을 받도록 한다. 샬레마뉴 대제는 누구든지 전쟁터에서 가장 용감하게 싸운 사람이 안젤리카와 결혼할수 있다고 약속한다. 그러는 와중에서 사라센의 기사인 루지에로와 리날도의 누이인 브라다만테가 서로 사랑에 빠진다. 마테오 보이아르도의 서사시는 여기에서 끝난다. 그 다음에 나오는 보이아르도의 설명은 '샤를르 8세가 이끄는 프랑스 군대가 이탈리아를 침범해 왔기 때문에 여기에서 이야기를 중단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리오스토의 '분노의 올란도'(Orlando Furioso)는 그 다음의 이야기이다. 그러고 보면 여러 작가와 시인들이 올란도, 리날도 등에 대한 소설이나 서사시를 썼지만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스토리는 사뭇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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