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살, 조롱, 풍자, 그 깊은 의미(Scherz, Satire, Ironie und tiefere Bedeutung)
Jest, Satire, Irony and Deeper Meaning
데틀레프 글라너트(Detlev Glanert)의 3막 코믹 오페라
데틀레프 글라너트
오페라이건 연극이건 제목은 짧고 간결한 것이 좋은데 그렇지 않고 긴 것도 더러 있어서 우연한 관심을 던져주고 있다. 예를 들면 니콜라이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보이지 않는 도시 키데츠의 전설과 페브로니야 아가씨'라는 상당히 긴 제목의 오페라가 있는가 하면 레오스 야나체크는 '브루체크씨의 달 여행과 15세기'라는 비교적 긴 제목의 오페라를 작곡한바 있다. 또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는 '므첸스크 구의 레이디 맥베스'라는 제목의 오페라를 만들었다. ‘나타샤 웅게호이어의 집으로 가는 긴 길’(Der Langwierige Weg in die Wohnung der Natascha Ungeheuer)이라는 오페라도 있다. 한스 베르너 헨체의 작품이다. 그런데 그에 못지 않게 긴 제목의 오페라가 또 있다. '익살, 조롱, 풍자, 그 깊은 의미'라는 것이다. 독일의 데틀레프 글라너트(Detlev Glanert: 1960-)이 작곡하고 독일의 외르크 그로니우스(Jörg Gronius)가 대본을 쓴 오페라이다. 원작은 독일의 크리스티안 디트리히 그라베(Christian Dietrich Grabbe: 1801-1836)의 동명 극본이다. '익살, 조롱, 풍자, 그 깊은 의미'는 2001년 2월 2일 독일 할레 오페라하우스에서 세계 초연되었다. 최근의 리바이발은 2008년 비엔나의 노이에 오퍼 빈(Neue Oper Wien) 극장에서였다.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악마(카운터테너, 어떤 경우에는 음성을 변조), 남작(부포 베이스), 리디(Liddy: 남작의 딸: S), 프라이헤르 폰 모르닥스(Freiherr von Mordax: 부포 베이스), 헤르 폰 베른탈(Herr von Wernthal: Bar), 라텐기프트(Rattengift: 시인: 캐릭터 테너), 몰펠스(Mollfels: 리릭 테너), 교장(드라마틱 바리톤), 고틀리브헨(Gottliebchen: 소프나로 또는 수브레트), 네명의 자연과학자(S. A. T. B), 악마의 할머니(판토마임), 13명의 떠돌이 옷장이, 13명의 동료들, 13명의 경찰(gendarmes). 무대는 남작성의 정원, 성내, 그리고 숲속과 롭스브룬(Lopsbrunn)의 목조 성채이다.
노이어 오퍼 빈 공연. 네명의 자연과학자.
오페라의 줄거리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오페라가 진행되면서 여러 내용이 얽히고 설키는 바람에 복잡다단하게 전개되어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만든다. 하지만 정말로 이해가 필요한 것은 독일어 대사이다. 다른 나라의 말로 번역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독일어를 토종언어로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나 재미있는 오페라일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남이 웃으면 잠시 후에 따라 웃어야 하는 입장이다. 지옥에서 사고로 악마가 지상으로 옮겨온다. 더운 여름날이지만 악마는 추워서 죽을 지경이다. 자연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악마를 분석하고자 해도 소용이 없다. 결론은 '우리 시스템으로서는 분석할수 없다'는 것이다. 사학자들이기도 한 이들은 할둥겐 남작의 성으로 발을 질질 끌면서 향한다. 한편, 악마는 이미 다음 세대의 사람에게 영향을 주었다. 독일 교사들이 국가적 순수종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고틀리브헨(Gottliebchen)이 인종청소의 대상인 것으로 밝혀진다. 이제 세상은 변하여서 악마의 권세가 세상을 지배할 정도가 된다. 악마가 제스추어 하나만 쓰면 모두들 사라져서 지옥으로 떨어질 지경이다. 하지만 살아남는 사람들도 있다. 악마가 저주를 퍼부었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아직도 이 사회는 건전하여서 악마가 사회를 파괴하도록 그대로 가만히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악마가 우리 곁에 있다고 해도 웃고 조롱해 주면 그만이다.
남작의 딸 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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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살, 풍자, 조롱, 그 깊은 의미'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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