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화제의 300편

쥘르 마스네의 '돈키쇼트'(돈키호테) - 57

정준극 2014. 1. 18. 10:42

돈키쇼트(Don Quichotte) - Don Quixote(돈키호테)

쥘르 마스네의 5막 오페라

메조콘트랄토 루시 아르벨이 둘시네의 이미지 창조

 

쥘르 마스네

 

스페인의 대문호 미구엘 데 세르반테스 사베르다(Miguel de Cervantes Saavedra: 1547-1616)의 불후의 걸작 '라 만차의 돈 키호테'(Don Quixote de la Mancha)를 바탕으로 해서 여러 작곡가들이 오페라를 만들었고 발레곡을 만들었으며 관현악곡을 만들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은 아무래도 쥘르 마스네(Jules Massenet: 1842-1912)가 완성한 5막의 오페라 '돈키쇼트'(Don Quichotte)일 것이다. 여기서 잠시 세르반테스의 '라 만차의 돈 키호테'를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오페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일고해 보자. '돈키호테'를 가장 먼저 오페라로 만든 사람은 이탈리아 출신으로 비엔나에서 활동했던 프란체스코 콘티(Francesco Conti: 1681-1732)일 것이다. 1719년에 '시에라 모레나의 돈 키스치오테'(Don Chisciotte in Sierra Morena)라는 오페라를 작곡해서 인기를 끌었다. 독일의 게오르그 텔레만(Georg Telemann: 1681-1767)은 1761년에 '카마초 결혼식의 돈키호테'(Don Quichotte auf der Hochzeit des Camacho)를 작곡했다. 이어 독일의 디터스 폰 디터스도르프(Ditters von Dittersdorf: 1739-1799)가 1796년에 '돈키호테 2세'(Don Quixote der Zweyte)를 작곡했다.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1809-1847)은 1825년에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바탕으로 '카마초의 결혼'(Die Hochzeit des Camacho)을 작곡했다. 멘델스존이 불과 19세의 청년시절이었다. 오스트리아 그라츠 출신의 리하르트 호이버거(Richard Heuberger: 1850-1914)는 오페레타 '돈키호테'(Don Quixote)를 작곡했다. 오스트리아의 빌헬름 킨츨(Wilhelm Kienzl: 1857-1941)도 '돈키호테'(Don Quixote)라는 오페라를 작곡했다. 그리고 그 다음이 프랑스의 쥘르 마스네로서 1910년에 '돈키쇼트'를 발표했다. 발레곡으로서는 오스트리아의 루드비히 민쿠스(Ludwig Minkus: 1826-1917)가 작곡한 것이 가장 유명하다. 오늘날 발레곡 '돈키호테'의 변주곡은 거의 모두 루드비히 민쿠스의 오리지널을 변주곡으로 만든 것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톤 디히퉁(음조시)에 속하는 '돈키호테'도 유명하다.

 

영국 로열 발레의 '돈키호테'의 한 장면

 

이야기가 잠시 다른 방향으로 나갔던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마스네의 '돈키쇼트'에 대하여 좀 더 탐구해 보자. 마스네의 '돈키쇼트'의 대본은 프랑스의 극작가로서 특히 오페라와 발레 대본으로 이름을 떨쳤던 항리 깽(Henri Cain: 1857-1937)이 완성했다. 앙리 깽은 마스네와 콤비로서 마스네를 위해 '사포'(Sapho: 1897), '센드리용'(Cendrillon: 1899), '셰루뱅'(Chérubin: 1905), '로마'(Roma: 1912), 그리고 '돈키쇼트'의 대본을 썼다. 앙리 깽의 대본은 파리의 벨르 에포크를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오페라 '돈키쇼트'는 1910년 2월 19일 오페라 드 몬테 칼로(Opéra de Monte Carlo)에서 초연되었다. 모나코의 몬테 칼로에 있는 아름다운 오페라극장이다. 마스네의 '돈키쇼트'는 오페라의 장르로 볼때 코메디 에로이크(comédie-héroique)에 속한다. 앞에서도 언급한 대로 세르반테스의 '라 만차의 돈 키호테'를 바탕으로 해서는 여러 오페라들이 만들어졌지만 대체로 원작의 내용을 새롭게 각색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마스네의 '돈키쇼트'도 그런 상태의 작품이다. 원작과 똑같은 내용을 기대한다면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마스네는 '돈키쇼트'를 완성하기 위해 무한한 노력을 기울였다. 예를 들어서 마스네는 당시에 오페라 '바커스'(Bacchus)를 위촉받아서 작곡하고 있었지만 '돈키쇼트'를 완성하기 위해 '바커스'를 잠시 설합에 넣어두고 '돈키쇼트'에만 집착했다.

 

돈키호테의 페루치오 푸를라테노. 산디에고 오페라.

 

마스네는 세르반테스의 원작보다는 원작을 시인 자크 르 로렝(Jacques Le Lorrain)이 극본으로 만들어서 1904년에 파리에서 연극으로 초연된 Le chevalier de la longue figure(키다리 기사)를 많이 참조했다. 마스네의 버전에 의하면 순박한 시골 처녀인 알돈사(Aldonza)를 성격이 까다롭고 예민한 둘시네(Dulcinée)로 모습을 바꾸었다. 둘시네는 마을에서 가장 예쁜 처녀로서 남자들과 어울리며 남자들의 환심을 사기에 바뻤다. 그로 인하여 노인네인 돈키쇼트의 관심을 끌어 결국 돈키쇼트의 정신을 못차리게 만든다. 그런 설정이 원작과 차이가 있다. 마스네는 '돈키쇼트'를 만들면서 여주인공을 미리 생각해 놓았다. 마스네와 사귀고 있는 루시 아르벨(Lucy Arbell: 1882-1947)이라는 메조소프라노였다. 아르벨은 메조소프라노라기 보다는 콘트랄토에 가까운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메조콘트랄토라고 불렀다. 루시 아르벨은 '돈키쇼트'의 초연에서 둘시네의 이미지를 창조했다. 그때 마스네는 67세의 노인이었고 '돈키쇼트'의 초연을 가진지 2년 후에 세상을 떠났다. 루시 아르벨은 마스네의 주인공들의 이미지를 여러 명이나 창조했다. 이 말이 무슨 말이냐 하면 마스네의 오페라가 초연을 가질 때마다 여주인공의 역할을 맡아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마스네와 가까운 사이였다. 루시 아르벨이 맡았던 마스네의 초연 역할은 둘시네 이외에도 '아리아느'에서 페르세폰, '테레스'에서 타이틀 롤, '바커스'에서 아마엘리 여왕, '로마'에서 포스투미아, '파뉘르지'에서 콜롱브 등이었다. 초연에서 돈키쇼트(돈키호테) 역할은 러시아 출신의 베이스 표도르 샬리아핀이 맡았다. 그 이후로 여러 사람들이 돈키호테를 맡았지만 샬리아핀만한 인물이 없었다는 평이다.

 

마스네의 '돈키쇼트'가 초연된 모나코의 몬테 칼로 오페라극장의 화려한 오디토리엄. 1890-1900년대

 

1910년 몬테 칼로에서의 초연 이후 '돈키쇼트'는 그해에 브뤼셀, 마르세이유, 파리에서 공연되었다. 1912년 1월에는 뉴올리언스의 프렌치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었고 그해 5월에는 런던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었다. 그리고 1913년에는 필라델피아에서, 1914년에는 시카고에서 공연되었다. 시카고 공연에서는 둘시네를 당대의 메리 가든(Mary Garden)이 맡았고 돈키호테는 바니 마르쿠(Vanni Marcoux)가 맡았다. 바니 마르쿠는 1929년 시카고 리릭 오페라의 개관기념 공연 때에도 타이틀 롤을 맡아서 박수를 받았다. '돈키쇼트'는 1차 대전 중에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1917년 부다페스트에서 초연 아닌 초연을 가졌다. 그리고 파리의 오페라 코미크는 1924년에 처음으로 '돈키쇼트'를 맞이하였다. 이때 타이틀 롤은 바니 마르쿠였으며 둘시네는 초연에서 둘시네의 이미지를 창조했던 루시 아르벨이었다. 샬리아핀이 오페라 코미크에 모습을 보인 것은 1934년이었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의 초연은 1926년이었다. 9회의 공연이 있었다. 그러다가 헤랄드 트리뷴의 음악평론가인 로렌스 길만이 '돈키쇼트' 뿐만 아니라 마스네의 오페라 전반에 걸쳐 비평을 가하자 그후로는 메트에서 다시 리바이발되지 못했다. 다만, 뉴욕 시티 오페라에서 1986년에 리바이발 공연을 가진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시카고 리릭 오페라에서는 자주 공연되었다. 특히 1974년과 1981년에 니콜라이 기아우로프가 타이틀 롤을 맡은 것은 대단한 갈채를 받은 것이었다. 시카고 리릭 오페라는 '돈키쇼트'와 인연이 깊어서 1993년에도 다시 무대에 올렸다. 이 때에는 베이스 사뮈엘 레이미가 타이틀 롤을 맡았고 둘시네는 수잔느 멘처가 맡았다. 최근의 공연으로는 2000년에 파리에서 사뮈엘 레이미가 출연한 것에 이어 2009년에 산디에고에서 페루치오 푸를라네토와 데니스 그레이브스가 출연했던 것이 있다. 그리고 2010년에는 호세 반 담이 출연한 브뤼셀의 공연이 있었고 이어 팔레르모에서는 페루치오 푸를라네토와 아루툰 코치니안(Arutjun Kotchinian)이 나오는 공연이 있었다. 2011년에는 시애틀 오페라에서 공연되었다. 신예 존 릴라이어(John Relyea)가 타이틀 롤을 맡은 것이었다.

 

마스네의 '돈키쇼트' 포스터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 아름다운 둘시네(La belle Dulcinée: Cont)

- 돈 키쇼트(돈키호테: B)

- 산초(산초 판자: Bar). 돈키쇼트의 종자.

- 페드로(트라베스티: S)

- 가르시아스(트라베스티: S)

- 로드리게즈(Rodriguez: T)

- 후안(Juan: T). 둘시네를 찬미하는 마을 청년. 질투심이 강하다.

- 테네브룬(Ténébrun: 산적 두목: 구두역할). 이밖에 두명의 발레, 네명의 산적이 나오며 합창은 청년들, 둘시네의 친구들인 아가씨들, 마을 여인들, 산적들, 기타 군중들이 맡는다.

 

  

'돈키쇼트'의 초연에서 둘시네의 이미지를 창조한 콘트랄토 루시 아르벨과 돈키호테를 맡은 페오도르 샬리아핀

                 

[1막] 둘시네의 집 앞에 있는 작은 광장이 무대이다. 축제가 한창이다. 모두 즐겁게 노래하며 춤을 춘다. 아름다운 둘시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네명이나 되는 찬미자들이 거리에서 세레나데를 부른다. 둘시네가 발코니에 나타나서 '사모한다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철학적인 말을 한다. 둘시네의 아리아가 Quand la femme a vingt ans(여인이 스무살이 되면)이다. 둘시네가 방안으로 들어가자 이번에는 주로 거지들로 구성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어떤 늙고 삐쩍말랐으며 구식처럼 생긴 기사와 그의 뚱뚱한 종자가 마을에 들어서는 것을 소리를 지르며 환영한다. 늙은 기사는 말을 타고 있으며 종자는 나귀를 타고 있다. 나중에 알게 되지만 늙은 기사가 타고 온 말은 로시난테(Rossinante)라는 역시 늙은 말이며 종자의 이름은 산초 판사(Sancho Panza)라고 한다. 그리고 그 늙은 기사는 돈키쇼트(돈키호테)이다. 돈키쇼트는 사람들이 자기를 그토록 열렬하게 환영하자 너무 기뻐서 종자인 산초 판사에게 돈을 나누어 주라고 말한다. 물론 돈이 있을 턱이 없지만 말이다. 사람들이 흩어지자 이번에는 돈키쇼트 자신이 둘시네에게 마음을 빼앗겨서 세레나데를 부른다. Quand apparaissent les étoiles(별들이 반짝이기 시작할 때에)이다. 하지만 돈키쇼트의 세레나데는 질투심이 많은 후안에 의해 제지 당한다. 결국 돈키쇼트와 후안이 칼을 빼어 들고 결투를 한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둘시네가 내려와서 두 사람의 결투를 말린다. 둘시네는 돈키쇼트의 고리타분하지만 고전적인 에티켓에 매력을 느낀다. 둘시네는 후안의 질투심을 심하게 꾸짖으면서 그를 내보낸다. 돈키쇼트는 둘시네에게 자기의 헌신을 받아 달라고 하면서 가지고 있는 성(城)도 바치겠다고 말한다. 물론 성이 있을리가 없지만 말이다. 둘시네는 돈키쇼트에게 정 그렇다면 산적 두목인 테네브룬이 빼앗아간 진주 목걸이를 찾아 달라고 부탁한다. 돈키쇼트는 문제 없다고 대답한다. 돈키쇼트는 둘시네를 위해 무언가 할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들떠 있다. 하지만 둘시네는 일단 돈키쇼트에게 어려운 부탁을 하고나서 그를 그대로 놓아두고 친구들과 어울린다.

 

[2막] 마을에서 떨어진 시골이 무대이다. 안개가 자욱히 낀 아침이다. 안개를 뚫고 로시난테를 탄 돈키쇼트와 나귀를 탄 산초 판사가 나타난다. 돈키쇼트는 둘시네를 생각해서 사랑의 시를 읊는다. 산초 판사는 지금 어디를 왜 가야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불평을 털어 놓는다. 이어 그는 둘시네 때문에 이 고생이라면서 둘시네를 비난한다. 그리고 바람둥이 처녀들 모두에 대한 불만을 털어 놓는다. 산초 판사의 노래가 Comment peut-on penser du bien de ces coquines(저런 말괄량이 바람난 처녀들에게 무슨 좋은 일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는가?)이다. 잠시후 안개가 걷힌다. 커다란 풍차들이 모습을 보인다. 돈키쇼트는 풍차들을 거인들이라고 생각한다. 돈키쇼트는 산초가 놀라던 말던 말을 달려 첫번째 거인(풍차)를 공격한다. 결과는? 풍차 날개에 매달려 하늘 높이 치솟는 돈키쇼트이다.

 

산디에고 오페라에서의 '돈키쇼트'. 베이스 페루치오 푸를라네토.

              

[3막] 산속이다. 어느덧 땅거미가 지는 어둑어둑한 저녁이다. 돈키쇼트는 산적들이 있는 곳에 가까이 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두워서 공격할수가 없다. 산초는 졸립다고 하면서 잠이 든다. 돈키쇼트가 혹시라고 누가 공격해 올 것 같아서 망을 본다. 아니나 다를까, 산적들이 갑자기 나타나서 덤벼든다. 돈키쇼트가 죽을 힘을 다해서 싸우지만 중과부적이어서 곧이어 붙잡힌다. 산초는 소란 중에 줄행랑을 놓는다. 산적들은 자기들에게 감히 도전한 사람을 붙잡고 보니 웬 비쩍 마른 노인네여서 놀란다. 산적들은 재수가 없다고 하면서 돈키쇼트를 몽둥이로 때리고 죽이고자 한다. 그때 돈키쇼트가 장엄한 목소리로 기도를 한다. Seigneur, recois mon ame, elle n'est pas méchant(주님이시여, 나의 영혼을 받으소서. 저들은 저들이 무얼 하는지 알지 못하나이다)라는 내용이다. 이 기도에 산적 두목인 테네브룬이 감동한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구절이기 때문이다. 산적 두목은 돈키쇼트에게 어째서 이곳까지 왔느냐고 묻는다. 돈키쇼트는 자기의 임무를 설명한다. Ju suis le chevalier errant(나는 기사 심부름꾼이다)이다. 산적 두목은 돈키쇼트에게 둘시네의 목걸이를 돌려준다. 돈키쇼트가 마을로 돌아가려하자 산적 두목은 고귀한 기사인 돈키쇼트에게 축복을 해 달라고 요청한다. 

 

돈키호테와 산초 판사. 산디에고 오페라

 

[4막] 둘시네의 집 정원이다. 파티가 열리고 있다. 흥겨운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다. 그러나 둘시네의 마음은 우울하다. 둘시네의 노래가 Lorsque le temps d'amour a fui(사랑의 계절이 지나가고)이다. 둘시네는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Ne pensons qu'au plaisir d'aimer(사랑의 기쁨만을 생각하네)이다. 모두들 저녁을 먹으로 다른 장소로 이동한다. 돈키쇼트와 산초가 도착한다. 두 사람이 둘시네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산초는 돈키쇼트에게 임무를 완수하면 상을 주겠다고 약속했으니 어서 달라고 말한다. 돈키쇼트가 산초에게 상으로 주겠다고 약속한 것은 섬 하나와 성채와 재물이다. 그렇지만 돈키쇼트에게 그런 것들이 있을 리가 없다. 이윽고 둘시네와 동료들이 나타난다. 돈키쇼트가 진주 목걸이를 찾아 왔다고 하면서 돌려 준다. 둘시네는 물론 모든 사람들이 돈키쇼트의 용감한 행동에 찬사를 보낸다. 돈키쇼트가 둘시네에게 그러면 결혼하자고 말하자 사람들은 조소를 보내며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비웃는다. 그런 모습을 본 둘시네는 왜 그런지 돈키쇼트에 대하여 불쌍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모두 나가 달라고 부탁한다. 둘시네는 돈키쇼트에게 정말 미안하다면서 사과를 한다. 둘시네의 노래가 Qui, je souffre votre tristesse, et j'ai vraiment chagrin a vous désemparer(그래요. 당신의 슬픔을 나누고 싶어요, 정말 미안하답니다)이다. 그러면서 둘시네는 자기의 생활 방식과 운명이 돈키쇼트의 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둘시네는 돈키쇼트의 이마에 키스를 하고 떠난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이 몰려와서 늙은 돈키쇼트를 조롱한다. 산초가 화가나서 사람들에게 욕을 퍼붓는다. 산초의 노래가 Riez, allez, riez du pauvre idéoloque(웃어라, 웃어. 이 불쌍한 이상주의자에게)이다. 산초는 자기 주인을 모시고 어디론가 떠난다.

 

[5막] 인적이 없는 어두운 숲속의 오솔길이다. 별들이 무수하게 빛나고 있는 밤중이다. 돈키쇼트는 죽어가고 있다. 돈키쇼트는 언젠가 산초에게 섬 하나를 주고 자기의 검을 주겠다고 약속했던 것을 기억한다. 돈키쇼트는 산초에게 꿈의 섬을 줄수 있다고 말한다. Prends cette ile(이 섬을 가지게나)이다. 죽음에 임박한 돈키쇼트는 밤하늘에서 빛나는 별들을 바라본다. 하늘로부터 둘시네가 자기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저 세상으로 오라는 소리이다. 이윽고 도니쇼트가 숨을 거둔다. 산토가 돈키쇼트의 시신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리며 흐느낀다.

 

둘시네 역의 데니스 그레이브스. 산디에고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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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코 콘티(Francesco Bartolomeo Conti: 1681-1732)의 '시에라 모레나의 돈 키스키오테'(Don Chisciotte in Sierra Morena)

 

터보를 연주하는 프란체스코 바르톨로메오 콘티

 

이탈리아 플로렌스 출신으로 일찍이 비엔나에 가서 합스부르크 궁정오케스트라의 터보(theorbo: 기타와 비슷한 악기) 연주자로 활동하기도 했던 프란체스코 바르톨로메오 콘티는 생전에 약 30편의 오페라를 작곡했거니와 그 중에는 '시에라 모레나의 돈 키스키오테'라는 것도 있다. 1719년에 비엔나에서 초연되었다. 비엔나 궁정의 카니발을 위해 작곡된 이 코믹 오페라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바탕으로 했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두 커플의 애정행각을 그린 것이다. 스토리는 환상 중에 일어난 얘기들이다. 주인공인 돈키호테는 책을 읽고서 환상의 세계에 빠져 들어가며 그가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책에서 뛰쳐 나온 인물들이다. 두 커플이 진정으로 서로를 원하여서 마침내 결합할 때 쯤에는 주인공인 돈키호테는 심신이 지쳐서 무척 피곤하다. 그에게는 다른 선택이 기다리고 있다. 집으로 돌아가서 다시는 다른 책을 읽지 않는 것이다. 프란체스코 콘티의 음악은 바로크 형식의 대표적인 것으로 신선하고 활발하다. 출연진은 돈키스키오테(Bar), 산치오 판사(Sancio Pansa: B-Bar), 페르난도의 약혼자였다가 배신당한 도로테아(Dorotea: S), 카르데니오의 애인이었던 루친다(Lucinda: S), 카르데니오의 애인을 빼앗은 페르난도(Fernando: Countertenor), 세상이 싫어서 시에라 모레나 산속의 은자가 된 카르데니오(Cardenio: Countertenor), 돈키호테의 친구인 로페(Lope: T), 오르도뇨(Ordogno: S),  마리토르네(Maritorne: S), 리고(Rigo: Countertenor) 등이다.

 

프란체스코 콘티의 '시에라 모레나의 돈 키스치오테'의 한 장면. 비엔나

                                   

1. 시에라 모레나 산맥의 황량한 골짜기이다. 돈키호테와 하인인 산초 판사는 산속에 칩거하는 은자가 된 카르데니오를 만난다. 카르데니오는 한때 친구였던 페르난도 공자가 자기의 약혼자인 루친다를 빼앗아 갔기 때문에 세상을 비관하고 이 산골짜기로 들어와 살고 있는 것이다. 한편, 돈키호테는 용감한 기사에 대한 소설을 너무 많이 읽은 나머지 정신이 어떻게 된다. 돈키호테는 그런 용감한 기사가 되고 싶어한다.

2. 돈키호테의 친구인 로페가 산초와 함께 모험을 위해 떠난 돈키호테를 집으로 돌아가도록 설득한다. 로페와 산초는 돈키호테에게 그가 사모하는 둘치네아가 그를 보고 싶어서 어찌할줄 모르고 있으니 어서 집으로 돌아가자고 설득한다. 그런데 둘치네아는 소설에 나오는 가공의 여인일 뿐이며 실은 평범한 시골 처녀인 알돈사(Aldonza)를 말한다. 페르난도와 결혼키로 되어 있으나 페르난도가 루친다에게 빠지는 바람에 배신 당한 도로테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페르난도를 사랑하고 있다. 도로테아는 카르데니오를 만나서 루친다를 자유롭게 해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리고 로페에게 그 계획이 성공되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도로테아는 여왕으로 분장하여 돈키호테에게 왕관을 도난 당하였으니 악당들을 물리치고 찾아 달라고 부탁한다.

3. 돈키호테를 비롯한 일행은 멘도에 있는 어떤 여관에 머문다. 페르난도와 루친다도 마침 그 여관에 머물고 있다. 루친다는 엄중한 경비를 받고 있다. 돈키호테는 사방에 악당들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여서 와인푸대들을 공격하고 심지어는 인형들도 공격한다.

4. 카르데니오가 엄중한 경비를 뚫고 루친다를 도망가게 만든다. 그러나 카르데니오는 페르난도와 경비병들에게 붙잡힌다. 페르난도는 루친다가 도망간데 대하여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다.

5. 도로테아는 페르난도에게 이 모든 사건을 자기가 계획한 것이라고 하며 자기를 죽여 달라고 애원한다. 그제서여 페르난도는 자기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도로테아라는 것을 깨닫는다. 두 사람은 마침내 화해한다. 로페는 돈키호테를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종자인 오르도뇨와 계획을 꾸민다. 오르도뇨를 거인처럼 가장하여 돈키호테와  결투를 벌이도록 하여 돈키호테가 지면 무조건 거인의 명령을 받아 들이도록 한다는 것이다. 거인으로 분장한 오르도뇨와 돈키호테가 결투를 벌인다. 결투에서 이긴 오르도뇨는 돈키호테에게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운명이라고 말하고는 이어 더 이상 기사의 모험에 대한 소설들을 읽지 말라고 명령한다. 최소한 1년만이라도!

 

구스타브 도레의 '돈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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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헬름 킨츨(Wilhelm Kienzl: 1857-1941)의 3막 오페라 '돈 키호테'(Don Quixote)

 

빌헬름 킨츨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원작으로 해서 만든 오페라로 오스트리아의 빌헬름 킨츨이 작곡한 '돈 키호테'도 있다. 대본은 작곡자 자신이 썼다. 세르반테스의 원작을 가장 비슷하게 표현한 오페라라는 평을 받았다. 1898년 11월 18일 베를린의 왕립궁정오페라(Konigliches Hofoper: Neues Konigliches Opernhaus)에서 초연을 가졌다. 그런데 별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베를린의 신문들도 호평을 하지 않았다. 킨츨의 '돈 키호테'는 겨우 4회 공연을 마치고 베를린을 떠나야 했다. 그런데 만일 이 오페라를 완전하게 공연하자면 휴게시간 없이 3시간 이상이나 걸린다. 그래서 킨츨은 프라하에서의 공연에서는 상당부분을 축소해야 했다. 그래도 프라하 공연은 별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다가 1905년 그라츠에서의 공연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후 거의 30년 동안 '돈 키호테'는 전쟁의 소용돌이 등으로 다시 공연되지 못하였다. 새로 단축된 버전이 1934년 그라츠에서 공연되었고 1936년에는 비엔나 슈타츠오퍼에서 공연되었다. 지금은? 잊혀져 있다. 1998년에 베를린의 콘체르트하우스에서 콘서트 형식으로 공연된 것이 마지막이었다. 

 

등장인물들만 소개코자 한다. 3막의 시놉시스는 원작과 거의 같기 때문에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 알론소 퀴하노(Alonzo Quixano: Bar) - 라 만차의 돈 키호테라는 별명이 붙은 나이 많은 기사이다. 

- 메르체데스(Mercedes: MS) - 돈 키호테의 조카딸

- 산초 판사(Sancho Pansa: buffo T) - 원래 평범한 농부이지만 돈 키호테의 종자로서 함께 여행한다.

 

이 밖에 공작(lyric T), 공작부인(high S), 돈 클라비호(Don Clavijo: B: 공작의 집사), 카라스코(Carrasco: lyric T: 이발사), 티란테(Tirante: buffo B: 여관 주인), 마리토르네스(Maritornes: S: 여관집 주인의 딸, 웨이트리스), 알돈사(Aldonza: Cont: 웨이트리스), 메신저(B), 주방 소년(S) 프라스키타-로시타-마리에타-화니타, 공작부인의 하녀 등은 S 또는 Cont  이다.

 

마드리드의 돈키호테와 산초 판사 기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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