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화제의 300편

칼라일 플로이드의 '콜드 새시 트리' - 65

정준극 2014. 2. 1. 20:41

콜드 새시 트리(Cold Sassy Tree)

칼라일 플로이드(Carlisle Floyd)의 3막 오페라

조지아주 출신의 올리브 앤 번스의 원작

 

칼라일 플로이드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출신의 칼라일 플로이드(Carlisle Floyd: 1926-)는 의심할 여지없이 미국의 작곡가 중에서 가장 미국적인 작곡가이다. 그의 무대작품들은 거의 모두 미국작가의 작품에서 스토리를 가져온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무대작품들은 대부분 미국이 무대이다. 심지어 다른 소스에서 스토리를 가져온 것이라고 해도 그것을 미국 사회의 모순이나 특성에 비유했다. 예를 들면 성경 스토리인 '수잔나'이다. 플로이드는 다니엘서에 나오는 수산나와 장로들의 이야기를 미국사회의 고루한 사고방식에 비유하여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수산나'에 이어 '콜드 새시 트리'는 플로이드의 또 다른 대표작이다. 플로이드의 오페라가 미국적이라고 한 것은 음악이 미국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민요, 민속음악, 미국적인 찬송가, 그리고 심지어 재즈에 이르기까지 그가 사용하는 음악은 실로 미국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콜드 새시 트리'는 미국적인 오페라이다. '콜드 새시 트리'는 플로이드가 오페라로 만들어서 발표하기 전부터 이미 1989년에 TV 영화로 만들어져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내용이다. 페이 더나웨이와 리챠드 위드마크가 주연한 영화이다. 미국에서 소설과 영화로 잘 알려진 스토리가 이번에는 오페라로 만들어졌으니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도 남음이 있다. 남부 조지아주의 콜드 새시라는 작은 마을이 무대이다. 사실 콜드 새시라는 마을 이름은 소설에서 만든 이름이며 실제로 모델이 된 마을은 조지아주 잭슨카운티에 있는 하모니 그로우브(Harmony Grove)라는 곳이다. 하모니 그로우브는 나중에 카머스(Commerce)라는 이름으로 바뀐 마을이다. 현재 인구는 약 7천명이다. 그러나 소설의 배경은 1900년대이므로 인구가 현재보다 훨씬 적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소설에서 마을의 이름을 '콜드 새시 트리'라고 한 것은 아마 그 마을의 사람들이 차갑고 건방지기 때문에 그렇게 붙인 모양이다. 실제로 콜드 새시라는 이름의 나무가 있는지 없는지는 게으른 탓에 조사를 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원작자인 올리브 앤 번스. 조지아주 뱅크스 카운티 출신이다.

                                    

오페라 '콜드 새시 트리'의 바탕이 된 것은 조지아주 출신의 여류작가인 올리브 앤 번스(Olive Ann Burns: 1924-1990)가 1984년에 발표한 같은 제목의 베스트 셀러 소설이다. 소설에서의 시기는 1906년으로 되어 있다. 오페라에서는 1900년으로 설정해 놓았지만 그게 그것이다. 원작은 윌 트위디(Will Tweedy)라는 14세 소년의 눈을 통해서 본 종교와 죽음과 사회적 금기사항들을 표현한 형식이다. 칼라일 플로이드는 이 소설을 바탕으로 자신이 직접 대본을 작성해서 오페라로 만들었다. 플로이드가 '콜드 새시 트리'를 오페라로 만들기로 결정한 것은 여동생이 적극 권유해서였다. 플로이드의 여동생은 이 작품이 미국 동남부 지방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을수 있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중에 플로이드는 인터뷰에서 '이 작품은 미국 동남부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전역에 해당하는 것이다. 미국의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사람들을 만나서 콜드 새시 트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그 스토리에 모두 공감을 가졌다'라고 말했다. 플로이드는 이 작품이 오페라로서 적합한 것은 주인공들의 성격이 활발하기 때문이며 또한 코믹한 요소가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래티모어의 상점에서 러브와 윌

 

'콜드 새시 트리'는 예상하지 못했던 사랑과 행동으로 인하여 작은 마을이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작은 마을이기 때문인지 사람들의 마음이 좁아 있지만 '수잔나'에서 처럼 비극으로 끝나지는 않는 것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아마도 콜드 새시 트리 마을의 주민들은 수산나가 살고 있던 테네시주의 뉴 호프 밸리 마을의 사람들보다 덜 어리석고 덜 악독하기 때문인듯 싶다. 사실상 플로이드 자신은 '콜드 새시 트리'가 비록 심각한 내용이며 비극적인 요소도 있지만 코미디로 간주했다. 평론가들은 '콜드 새시 트리'를 이제는 연로한 플로이드의 마지막 작품으로 여겼으며 심지어는 '콜드 새시 트리'를 베르디의 마지막 작품인 '활슈타프'와 비교하기도 했다. '활슈타프'가 어찌보면 베르디의 유일한 코미디인 것처럼 '콜드 새시 트리'도 플로이드의 유일하고 진정한 코미디라고 보았던 것이다. '콜드 새시 트리'는 오스틴 리릭 오페라, 볼티모어 오페라,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 오페라 캐롤라이나, 산디에고 오페라가 공동으로 의뢰한 것이다. 초연은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에서 2000년 4월 14일 있었다.

 

'콜드 새시 트리'가 초연된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워샘 센터: HGO)

 

휴스턴의 초연에서는 호주 출신의 영화제작자인 브루스 베레스포드(Bruce Beresford: 1940-)가 제작을 맡았고 지휘는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의 예술감독이며 상임지휘자인 패트릭 서머스(Patrick Summers: 1963-)가 맡았다. 브루스 베레스포드는 반세기에 걸친 영화 활동으로 30편 이상의 영화를 제작했으며 대표적인 것은 1989년 모건 프리맨과 제시카 탠디가 주연한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Driving Miss Daisy)이다. 초연의 출연진은 딘 피터슨(Dean Peterson), 패트리시아 라세트(Patricia Racette), 다이앤 알렉산더(Diane Alexander), 버스 클레이턴(Berth Clayton), 마가렛 로이드(Margaret Lloyd), 존 맥비(John McVeigh) 등 현대 미국을 대표하는 쟁쟁한 성악가들이었다. 휴스턴에서의 '콜드 새시 트리' 공연은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의 25번째 창작오페라 공연이라는 뜻 깊은 것이었다.

 

래티모어 집의 현관에서 윌 트위디와 라이트푸트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마을 상점의 주인인 러커 래티모어(Ruker Lattimore: B-Bar), 마을 상점의 점원이었으나 나중에 주인인 래티모어와 결혼하는 러브 심슨(Love Simpson: S), 러커 래티모어의 손자 윌 트위디(Will Tweedy: T), 15세의 소녀인 라이트푸트 맥클렌던(Lightfoot McClendon: S), 10대 후반으로 라이트푸트의 이복 오빠인 호지 로치(Hosie Roach: Bar), 30대의 청년으로 텍사스에서 온 클레이턴 막앨리스터(Clayton McAllister: Bar), 메리 윌리스의 동생으로서 아직 20대인 로마 윌렴스(Loma Williams: MS), 로마 윌렴스의 남편으로 역시 아직 20대인 캠벨 윌렴스(Campbell Williams: T), 60대 노인으로서 마을에서 참견하지 않는 일이 없는 에피 벨르 테이트(Effie Belle Tate: MS), 윌 트위디의 어머니로서 60대의 과부인 메리 윌리스(Mary Willis: S), 50대의 마을 여인 텔마 프데르모어(Thelma Predmore: MS), 룰라(Lula: S), 미르티스(Myrtis: BS), 그리고 마을 시장(Mayor: T), 경찰서장(Sheriff: Bar), 의사 닥터 로맥스(Dr Lomax: B-Bar), 버포드(Buford: T/Bar), 루터(Luther: T)이다.

 

달동네에 살고 있는 라이트푸트. 윌과 좋아하는 사이이다

 

[1막] 1900년 봄이다. 조지아주의 한적한 시골마을인 콜드 새시 트리의 주민들은 이 마을의 오래된 잡화점 주인인 러커 래티모어가 자기 상점의 여종업원인 러브 심슨과 결혼하겠다고 밝히자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하면서 놀란다. 러브 심슨은 북부에서 온 '양키'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러커 래티모어의 나이에 비해서 절반 밖에 되지 않은 젊은 여인이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래티모어가 상처한지 불과 몇주 밖에 되지 않았는데 재혼을 하겠다니 주위 사람들로서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래티모어 집안으로서는 또 한가지 생각치도 못했던 일이 생긴다. 래티모어의 손자인 윌 트위디가 마을의 한쪽 구석에 있는 우범지대와 같은 곳에 사는 라이트푸트 맥클레던과 학교에서 친하게 지내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의 남부에서는 아직도 사회계층간의 차별이 있어서 정상적인 가정의 아이들이 빈한하고 저급한 집안의 아이들과 친구로서 지낸다는 것은 거의 찾아 보기 힘든 일이다. 그건 그렇고, 미스 러브(러브 심슨)은 결혼 얘기가 나왔으므로 준비를 협의하기 위해 래티모어 집을 찾아간다. 래티모어에게는 두 딸이 있다. 메리 윌리스 트위디와 로마 윌렴스이다. 둘 다 이미 출가했다. 두 딸은 늙은 아버지가 자기들보다 훨씬 어린 새파란 아가씨와 결혼하겠다고 하니 기가 막혀서 죽을 지경이다. 두 딸은 미스 러브가 결혼준비를 의논하기 위해 찾아오자 쌀쌀맞게 대한다. 미스 러브는 래티모어 집으로 시집을 와서 식사를 준비하고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는 모든 힘든 일을 다 하겠다고 말한다. 미스 러브가 그렇게 하는 배경에는 솔직히 말해서 언젠가 래티모어가 세상을 떠나면 집과 가구와 모든 것을 상속받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래티모어 상점 

                                  

드디어 래티모어와 미스 러브가 조촐하나마 결혼식을 올린다. 이제 미스 러브는 미세스 래티모어가 되었다. 미세스 래티모어는 결혼후 처음으로 주일에 마을 교회에 참석한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미세스 래티모어를 마치 더러운 물건이나 보듯 피한다. 어떤 사람은 노골적으로 미세스 래티모어를 노려보며 무시하는 행동을 한다. 주일예배에는 래티모어네 식구들도 참석하고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미세스 래티모어를 두둔하고 보호해 주지 않는다. 미세스 래티모어는 도저히 교회에 그대로 있을 수가 없어서 예배 도중에 자리에서 일어나 나간다. 윌이 미세스 래티모어의 뒤를 따라 나간다. 윌은 그나마 새할머니가 되는 미세스 래티모어에 대하여 호의적이다. 그러자 래티모어는 아무래도 당분간은 젊은 부인과 함께 마을 교회에 나가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해서 임시방편으로 자기 집의 응접실에 예배보는 장소를 만들어 놓고 자기가 설교를 하여 주일을 지킨다. 이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자기가 무언데 개인교회를 운영하느냐면서 또다시 래티모어를 비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래티모어는 가정예배를 계속한다. 예배 참석자는 미세스 래티모어인 러브 심슨과 손자인 윌 트위디뿐이다. 그리하여 간혹 래티모어 집을 지나치려면 집 안에서 '만복의 근원 하나님을 찬양하라...'는 예배를 마칠 때에 부르는 송영 소리가 들린다.

 

콜드 새시 트리 마을교회에서의 예배

 

[2막] 1900년 여름이다. 러브 심슨이 래티모어와 결혼한지도 몇 달이 지난다. 러브는 집을 수리하고 가구들도 이리저리 옮겨 놓는 등 집안의 모양을 새롭게 한다. 그 모습을 본 래티모어의 두 딸은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무어라고 말할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두 딸은 자기들의 어머니가 쓰던 가구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 것을 보고 섭섭해서 견디지 못할 지경이다. 나이 많은 래티모어도 스스로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다. 우선 덥수룩한 수염을 말끔이 면도한다. 그 모습을 본 두 딸은 다른 사람을 보는 듯해서 또 다시 섭섭하지만 어쩔수 없다. 작은 딸 로마의 남편인 캠프(캠벨)가 텍사스에서 큰 목장을 경영하는 클레이턴 맥앨리스터라는 사람이 마을을 찾아 왔다고 전한다. 클레이턴은 미스 러브를 좋아해서 결혼까지 생각했던 사람이다. 맥앨리스터는 러브에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함께 텍사스로 가서 살자고 간청하지만 러브는 그같은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한다. 맥앨리스터는 러브가 이미 결혼까지 하였으므로 마음 속으로 크게 실망하고 돌아간다. 사람들은 러브가 래티모아와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부자인 클레이턴의 청혼을 받아 들여서 텍사스의 목장에 가서 살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한다.

 

러커 래티모어와 러브 심슨. 래티모어는 결혼하고나서 외모를 바꾸는 등 여러 변화를 시도한다.

                

레티모어의 손자인 윌이 친구로 사귀고 있는 라이트푸트는 어린 나이지만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을 해야 하므로 학교를 그만 둔다. 라이트푸트는 어쩔수 없이 학교를 그만두지만 마음 속으로는 크게 절망한다. 라이트푸트는 윌을 만나서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얘기한다. 윌은 라이트푸트에게 학교를 그만두지 말라고 하며 학교가 파한 후에 할아버지의 상점에서 일할수 있게 얘기해 주겠다고 말한다. 윌과 라이트푸트는 서로 포옹하며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다. 그 모습을 윌의 이모인 로마가 본다. 로마는 두 사람이 사귀는 것을 절대로 용납할수 없다고 말한다. 속이 상한 윌은 마을에서 로마에 대한 웃기는 그렇지만 황당한 소문을 퍼트린다. 어느날 러브가 애틀란타에 갈 일이 있어서 떠난다. 래티모어는 러브가 집에 없는 기회를 이용해서 집안에 전기를 놓고 수도시설을 한다. 레티모어는 손자인 윌에게 그가 마을에 퍼트린 소문에 대하여 로마 이모에게 잘 못했다고 용서를 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집안에 새로 설치한 전기시설과 수도시설들을 보여준다. 집에 돌아온 러브는 집안이 완전히 달라진 것을 보고 놀란다. 그러면서 남편 래티모어가 자기를 위해 그런 배려를 한데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고 이어 래티모어를 사랑하는 마음이 솟구친다. 래티모어도 전기와 수도를 보고 고마워하는 러브를 더욱 사랑스럽게 생각한다. 래티모어에 대하여 신뢰하는 마음이 생긴 러브는 자기가 어렸을 때 어떤 남자로부터 강간을 당한 쓰라린 얘기를 하며 용서를 구한다. 래티모어는 과거는 과거에 묻어 두라고 하면서 이제부터라도 잘 살면 되지 않느냐고 위로한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는 정말로 부부로서 잘 지내자고 말한다.

 

러브 심슨의 옛 애인인 클레이턴이 찾아와서 러브에게 텍사스로 가서 잘 살자고 권하지만 러브는 안된다고 단호하게 거절한다.

 

[3막] 1900년 가을이다. 래티모어의 상점이다. 부인네들이 들어와서 이러쿵 저러쿵 뒷얘기들을 얘기하자 러브는 이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말하면서 이들의 수다를 잠재운다. 이제 러브는 마을 부인네들이 그다지 비아냥거리는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 윌은 레티모어에게 작가가 되겠다고 말한다. 래티모어는 윌이 가업을 이어 받아 상점을 운영하기를 바랬지만 작가가 되겠다고 하자 본인이 원한다면 어쩔수 없는 일이 아니겠느냐며 허락한다. 저녁이 되어 래티모어가 상점 문을 닫으려고 할 때에 웬 총을 든 사람들이 나타나서 래티모어를 제치고 돈을 강탈해 간다. 그 과정에서 래티모어는 중상을 입는다. 식구들이 몇 날을 밤을 새워가면서 래티모어를 간호한다. 래티모어는 전에 윌에게 제멋대로 행동한다고 하면서 야단을 친것을 용서해 달라고 하며 윌에게 옳다고 생각되면 그대로 밀고 나가는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래티모어는 러브에 대하여 '언제나 찾아 다녔던 비전 그 자체였다'고 고백한다. 러브는 죽어가고 있는 래티모어에게 그의 아이를 가졌다고 비로소 밝힌다.

 

래티모어의 상점에 마을 부인네들이 들어와서 이러쿵저러쿵 뒷얘기들을 하자 러브가 그러지 말라고 당부한다.

 

래티모어가 세상을 떠난다. 슬픔에 넘친 윌은 라이트푸트를 만나 위로를 받고자 한다. 윌은 가족을 대표해서 장례식을 치루어야 한다. 윌은 러브에게 래티모어가 다시 아빠가 되게 되었다는 사실을 마을 사람들에게 발표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다. 러브가 그 사실을 발표한다. 마을 사람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충격으로 러브의 말을 받아 들인다. 몇몇 사람들은 레티모어 노인이 다시 아버지가 된다는 사실을 받아 들이지 못하고 자리를 뜬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러브에게 축하한다고 하면서 임신 사실을 받아 들인다. 그로부터 러브와 래티모어의 다른 식구들은 화해를 하고 한 가족으로서 마음을 열어 놓는다.

 

마을 사람들은 러브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편으로 축하하며 래티모어의 전설이 계승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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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앤 번스의 원작 '콜드 새시 트리' 스토리

칼라일 플로이드의 오페라 스토리와는 어떻게 다른가?

 

1906년 7월 5일, 에노크 러커 블레이크슬리(Enoch Rucker Blakeslee)는 자기 상점에서 일하는 러브 심슨과 결혼하겠다는 생각이다. 러브 심슨은 러커보다 훨씬 나이가 적다. 러커의 이 말에 식구들은 적잖이 충격을 받는다. 왜냐하면 러커의 부인인 마티 루가 세상을 떠난지 불과 3주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러커의 딸 들인 메리 윌스와 로마는 자기 아버지의 이러한 부적절한 행동으로 콜드 새시의 사람들이 무어라고 말들을 할지 걱정이 앞선다. 러커의 손자로서 소설에서는 내레이터로 나오는 14세의 윌 트위디는 할아버지 러커의 재혼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윌은 미스 러브가 상냥하고 예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가 가족이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미스 러브는 볼티모어에 온 양키이지만 그래도 상관 없다는 생각이다. 윌은 매티 루가 세상을 떠났으므로 누군가는 러커를 돌 보아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날 오후에 러커는 러브 심슨과의 결혼을 정식으로 발표한다. 윌은 할머니인 매티 루를 추모해야 한다는 생각에 혼자서 있고 싶어서 한적한 곳으로 낚시를 간다. 윌은 어쩌다가 철길을 따라 걷고 있는데 갑자기 기차가 달려 오는 바람에 거의 죽을뻔하다가 살아난다. 마을에 돌아온 윌은 사람들에게 기차가 지나갈 때에 순간적으로 납작 엎드리는 바람에 목숨을 건졌다는 얘기를 한다. 그 얘기는 순식간에 마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퍼진다. 사람들의 윌의 집으로 찾아와서 사고에 대하여 더 듣고 싶어한다. 그때 러커가 방금 결혼한 신부인 미스 러브와 함께 나타난다. 사람들이 적잖은 충격을 받는다.

 

콜드 새시의 사람들은 러커가 그렇게 서둘러서 결혼한 것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러커와 미스 러브의 결혼 소식은 금방 마을 전체에 퍼진다. 윌은 자기 집보다는 할아버지 러커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래서 러브와 친구가 된다. 윌은 러브를 좋아한다. 솔직하게 마음을 터놓는 성격이어서 더 좋아하게 된다. 어떤 때는 러브가 무얼 하는지 궁금해서 호기심으로 몰래 엿보기도 한다. 그런데 결혼한 두 사람은 이상하게도 같은 방을 쓰지 않고 서로 각방을 쓴다. 윌은 그렇다면 두 사람의 결혼은 명목상이 아닌지 궁금해 한다. 솔직한 러브는 윌에게 자기가 러커와 결혼한 것은 러커가 집과 가구들을 유산으로 상속해 준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결혼했다고 털어 놓는다. 그런가하면 러커로서는 러브와 결혼해서 가정부에게 드는 경비를 절약하게 되었다는 생각이다. 어느날 러브의 옛 애인이었던 클레이턴 맥앨리스터가 텍사스로부터 러브를 찾아온다. 클레이턴은 러브에게 자기와 함께 이곳을 떠나자고 설득한다. 클레이턴은 러브에게 키스를 한다. 하지만 러브는 그와 키스를 한 후에 그에게 떠나라고 말한다.

 

오페라 초연에서 미스 러브 역의 패트리시아 라세트

 

윌과 윌의 친구들은 러브를 위한 말 한마리를 데려오기 위해 다른 마을로 간다. 이들은 가는 도중에 산속에서 야영을 하기 위해 캠핑을 한다. 윌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자 윌의 아버지인 호이트는 윌의 어머니인 메리 윌스에게 마침 뉴욕으로 갈 일이 있으니 함께 여행이나 가자고 설득한다. 러커의 상점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호이트는 새로운 물건들을 해오기 위해 뉴욕을 가야 한다. 그때문에 러커는 이미 호이트의 기차표를 사놓았다. 메리 윌리스는 남편이 함께 뉴욕이나 여행가자고 하자 처음에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상중이기 때문에 갈수 없다고 말하다가 그런 때일수록 기분전환으로 여행을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여 그렇게 하기로 한다. 그런데 그런 사실을 모르는 러커는 아무래도 호이트를 보내지 않고 자기가 직접 뉴욕으로 가서 물건을 해 오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한다. 더구나 러커는 러브와 함께 뉴욕을 가기로 한다. 러커의 딸인 메리 윌스는 순간적으로 뉴욕 여행에 대한 꿈이 깨어지자 속이 상한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새어머니인 러브를 미워하는 마음이 더 많아 진다. 호이트는 아내 메리 윌스의 속상한 마음을 위로해 준다는 구실로 캐딜락 새차를 산다. 호이트는 콜드 새시에서 캐딜락을 소유한 유일한 사람이 된다. 얼마후 러커와 러브 부부가 뉴욕에 갔다가 돌아온다. 이제 두 사람은 마치 신혼부부처럼 얘기도 많이 하고 다정하다. 윌은 두 사람의 결혼이 더 이상 물질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러커는 사위인 호이트가 캐딜락을 산 것을 알고는 자기도 자동차를 산다. 그리고 콜드 새시에서 자동차 매매업을 해볼 생각이다.

 

라이트푸트 맥렌던은 윌과 학교 친구이다. 라이트푸트는 콜드 새시 마을에서 빈촌으로 알려진 밀 타운에 살고 있다. 어느날 윌은 라이트푸트를 자동차에 태우고 한적한 공동묘지로 간다. 그리고 키스를 한다. 어떤 이웃 사람이 두 아이가 키스를 하는 것을 우연히 보고 마을로 돌아와서 윌의 부모에게 그런 일이 있었다고 얘기해 준다. 윌의 부모(호이트와 메리 윌스)는 아들 윌이 그런 비천한 여자아이와 관계되어 있다고 하며 대단히 화를 낸다. 윌의 부모는 윌에게 앞으로 두달동안 캐딜락을 타고 다니지 못하도록 한다. 윌은 대신에 할아버지인 러커의 새차를 타고 이리저리 다니며 소일을 한다. 어느 주일에는 윌이 러커와 러브와 함께 차를 타고 시골로 가서 러커와 러브에게 운전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그러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윌은 그만 어떤 포드 자동차와 도로 한 가운데서 충돌하는 것을 피하려다가 미끌어져서 차를 냇물에 처박는다. 라지에타가 파손되었다. 이들은 수리팀이 오려면 한참이나 기달려야 하기 때문에 인근에 있는 어떤 집에 가서 하룻밤 신세를 지기로 한다. 그날 밤에 윌은 러커가 러브에게 두 사람의 결혼이 진실로 완성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얘기하는 소리를 우연히 엿듣는다. 그러자 러브는 만일 자기의 과거를 알게 된다면 어떤 남자도 자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한다. 러커가 도대체 어떤 비밀이기에 그러냐고 다그치자 러브는 마침내 입을 열어서 과거의 비참한 비밀을 얘기한다. 자기가 어린 소녀일 때에 아버지가 자기를 강간했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들은 러커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자기는 러브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러커와 러브는 부부로서 깊은 사랑을 나눈다. 윌의 삼촌인 캠프 윌렴스는 콜드 새시의 어두운 시기가 시작되는 것과 함게 자살을 한다. 사치는 하고 싶지만 돈이 없자 그것을 비관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러커는 윌이 제일 싫어하는 호지 로치를 캠프 대신에 자기 상점에서 일하도록 고용한다. 호지 로치도 윌이 좋아하는 라이트푸트를 좋아하고 있다. 호지 로치는 러커의 상점에서 일하면서 돈을 벌면 라이트푸트와 결혼할 생각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어느날 상점에 도둑이 들어서 물건을 훔치는 것을 막으려는 러커를 심하게 구타하여 큰 상처를 입히는 일이 발생한다. 러커의 상처는 회복되었지만 대신 심한 폐염에 걸린다. 병상에 누워있는 러커는 러브에게 하나님께서 어려운 시기일수록 믿는자들에게 힘과 위안을 주신다고 말한다. 러브는 러커에게 러커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말해준다. 그말을 들은 러커는 하나님이 자기를 사랑하심을 믿는다고 말한다. 그로부터 얼마후 러커는 숨을 거둔다. 윌은 러커가 병상에서 했던 말을 상기하며 힘을 얻고 위안을 받는다. 마을 사람들과 러커의 가족들은 아직도 러브를 받아 들이지 않고 있지만 러브는 이른 시일 안에 이들이 자기가 낳을 아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고 콜드 새시에 계속 머물러 살 생각을 한다. 오페라에서는 러브가 임신 소식을 밝히자 처음에 사람들은 충격을 받지만 나중에는 러브의 임신을 축하하고 러커 래티모어의 상속인이 생긴 것을 축하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영화에서 미스 러브 역의 페이 더나웨이와 러커 래티모어 역의 리챠드 위드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