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위대한 대본가

자코포 페레티(Jacopo Ferretti)

정준극 2014. 2. 24. 08:13

자코포 페레티(Jacopo Ferretti)

도니체티와 로시니를 위한 대본 제공

 

자코포 페레티

 

자코포 페레티(Jacopo Ferretti: 1784-1852)는 이탈리아의 시인, 작가, 오페라 대본가이다. 그는 로시니를 위해서 2편의 오페라 대본을, 도니체티를 위해서 5편의 오페라 대본을 제공한 것으로 유명하다. 자코포 페레티는 자코모 페레티(Giacomo Ferretti)라고 쓰기도 한다. 또 어떤 경우네는 자코보 페레티(Jacobo Ferretti)라고 쓰기도 하지만 모두 같은 사람이다. 페레티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권유로 시와 극본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는 한편 외국에 공부에도 열심이었다. 그는 라틴어를 마스터 했을 뿐만 아니라 고대 그리스어, 프랑스어, 영어에 능숙하였다. 그는 이들 외국어로 시와 산문을 쓰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그는 작가 또는 시인이면서도 30세 때부터 60세에 이르기까지 담배 산업에 종사하는 직장인으로 지냈다. 그러면서 여러 작품들을 썼다. 그는 다작의 작가로서 연애편지로부터 송시에 이르기까지 못쓰는 것이 없었다. 심지어는 남의 연설문까지 대신 써주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도 그의 이름을 후세에까지 남도록 만든 것은 오페라 대본이었다. 개중에 상당수의 오페라는 오늘날 불행하게도 잊혀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시니의 '라 체네렌톨라'(신데렐라)와 '샤브란의 마틸데', 도니체티의 '토르쿠아토 타소'는 오늘날에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오페라이다.

 

자코포 페레티가 대본을 제공한 대표적인 오페라인 로시니의 '라 체네렌톨라'(타이틀 롤은 엘리나 가란차)

 

자코포 페레티의 첫대성공은 '라 체네렌톨라'였다. 로시니는  1816년 크리스마스 공연을 위해 초스피드로 쓴 대본이다. 원래는 다른 제목의 대본으로 오페라를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대본은 검열당국으로부터 거부되었다. 페레타는 로시느와 극장 매니저를 만나서 수정을 협의했다. 대타로 10개의 대본이 제출되었다. 하지만 당국은 하나하나에 이유를 붙여서 거부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라 체네렌톨라'를 선택하게 되었고 로시니도 별 이의가 없었다. 페레티는 당장 집으로 돌아와서 꼬박 이틀 동안 대본에 매달려서 마침내 '라 체네렌톨라'의 대본을 완성하여 크리스마스 날에 로시니에게 전달했다. 로시니는 대본을 보고나서 이 내용이라면 반드시 대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예언했다. '라 체네렌톨라'의 초연에서는 메조소프라노 테레사 테르치아니(Teresa Terziani)가 타이틀 롤의 이미지를 창조했다. 얼마후 페레티는 테레사 테르치아니와 결혼했다. 이들의 집에는 문화예술가들이 수시로 방문하였다. 도니체티는 이들의 친구로서 시간만 있으면 이들의 살롱을 찾아 왔다.

 

자코포 페레티가 대본을 제공한 주요 오페라들은 다음과 같다.

 

○ 게타노 도니체티(Gaetano Donizetti: 1797-1848): L'ajo mell'imbarazzo 또는 Don Gregorio(1824: 돈 그레고리오), Zoraide di Grenata 또는 Zoraida di Grantata(1824: 그레나타의 초라이데), Olivo e Pasquale(1827: 올리보와 파스쿠알레), Il furioso all'isola di San Domingo(1832), Torquato Tasso(1833: 토르쿠아토 타소)

○ 사베리오 메르카단테(Saverio Mercadante: 1795-1870): Scipione in Cartagine(1820), Gli amici di Siracusa(1824)

○ 조반니 피치니(Giovanni Pacini: 1796-1867): Cesare in Egitto(1821: 이집트의 시저)

○ 루이지 리키(Luigi Ricci: 1805-1859): L'orfanella di Ginevra(1829)

○ 라우로 로시(Lauro Rossi: 1810-1885): La figlia di Figaro(1846: 피가로의 딸)

○ 조아키노 로시니(Gioacino Rossini: 1792-1868): La Cenerentola 또는 La bonta in trionfo(1817: 라 체네렌톨라), Matilde di Shabran 또는 sia Bellezza, e cuor di ferro(1821: 샤브란의 마틸데)

○ 니콜로 안토니오 친가렐리(Niccolo Antonio Zingarelli: 1752-1837): Baldovino(1811)

 

도니체티의 '그라나타의 초라이다' 음반 커버. 자코포 페레티의 대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