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화제의 300편

리챠드 다니엘푸어의 '마가렛 가너' - 88

정준극 2014. 3. 29. 10:13

마가렛 가너(Margaret Garner)

리챠드 다니엘푸어의 어메리칸 클래식 오페라

제2의 '엉클 톰스 캐빈'

 

리챠드 다니엘푸어

 

1993년에 미국의 흑인 여성작가인 토니 모리슨(Toni Morrison: 1931-)이 세계적인 관심 속에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빌러브드'(Beloved: 가장 사랑하는 사람)라는 소설로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빌러브드'는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미국의 리챠드 다니엘푸어(Richard Danielpour: 1956-)가 '마가렛 가너'(Margaret Garner)라는 제목의 오페라를 만들었다. 마가렛 가너는 토니 모리슨의 소설 '빌러브드'의 주인공인 흑인노예의 이름이다. 오페라 '마가렛 가너'는 2005년 디트로이트에서 초연되어 대단한 찬사를 받았다. 이 오페라는 미국의 흑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몇개 안되는 오페라 중의 하나이다. 미국 작곡가에 의한 흑인 주제의 오페라라고 하면 조지 거슈인의 '포기와 베스'(1935)가 있고 스콧 조플린의 '트리모니샤'(1910/1972)가 있다. 마가렛 가너는 1800년대 중반, 즉 남북전쟁 이전에 켄터키 주에 살았던 흑인노예이다. 흑인이라고 했지만 실은 물라토(mulatto)이다. 물라토는 백인과 흑인의 혼혈아를 말한다. 피부색이 짙은 검은색이 아니라 황갈색에 가깝다.

 

재판에서 당당한 모습의 마가렛 가너

 

페기라는 애칭의 마가렛 가너는 1856년 1월에 가족들과 함께 얼어붙은 오하이오 강을 건너 신시나티로 도망가다가 노예사냥꾼들에게 붙잡힌다. 마가렛 가너는 자기의 아이들이 다시 붙잡혀서 참혹한 노예생활을 하느니 차라리 죽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여 자기의 어린 딸을 죽이고 이어 다른 아이들도 죽이려고 했으나 상처만 남긴다. 그리고 물론 자기 자신도 죽으려고 했다. 그리고 곧이어 노예사냥꾼들에게 붙잡힌다. 마가렛 가너는 재판을 받게 되었지만 자녀 살해죄가 아니라 노예로서 도망한 것에 대한 재판을 받는다. 이것은 실화이다. 소설과 오페라에서는 마가렛 가너가 교수형을 받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다른 농장으로 팔려갔다가 장질부사에 걸려 죽은 것으로 되어 있다. 마가렛 가너는 억압받는 사람들의 자유에 대한 무한한 갈망을 대변한 인물이었다. 그리고 1856년이라고 하면 해리엣 비처 스토우 여사가 저 유명한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Uncle Tom's Cabin)을 발표하여 결국은 미국이 남북전쟁의 소용돌이에 들어가게 만들었고 링컨 대통령에 의한 노예해방이 이루어지게 만든 시기와 거의 같은 시기이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은 1853년에 발표되었다. '빌러브드'와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은 스토리의 구성이 거의 비슷하다. 

  

토니 모리슨의 '빌러브드'(가장 사랑하는 사람)

 

이러한 실화에 감동을 받은 토니 모리슨이 1987년에 '빌러브드'(Beloved)라는 제목의 소설을 썼고 이것으로 그는 1993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이다. '빌러브드'는 같은 제목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거물급 엠씨인 오프라 윈프리가 출연한 영화였다. 이어 2005년에는 '마가렛 가너'라는 제목으로 리챠드 다니엘푸어가 오페라로 만들었다. 오페라 '마가렛 가너'는 미쉬간 오페라 극장, 신시나티 오페라, 필라델피아 오페라단이 다니엘푸어에게 공동으로 의뢰한 작품이다. 대본은 원작자인 토니 모리슨이 직접 썼다. 토니 모리슨은 오하이오주 출신으로 로레인이라는 도시에서 태어났다. 그는 '빌러브드'로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리고 2012년에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마바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최고의 영예로운 훈장인 '자유의 메달'(Medal of Freedom)을 받았다. 토니 모리슨 여사는 2014년으로 83세의 고령이지만 아직도 정정하게 활동하고 있다. 작곡자인 리챠드 다니엘푸어는 뉴욕의 페르시아-유태계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뉴잉글랜드음악원과 줄리아드 등에서 작곡을 공부한 미국의 중견 현대작곡가이다. 그는 오페라로서는 아직까지는 '마가렛 가너' 한편만을 남겼지만 발레곡으로는 '아니마 문디'(Anima Mundi: 1995), '도시의 춤'(Urban Dances: 1996)을 작곡했고 기타 관현악곡들도 다수 작곡하였다. 그는 '마가렛 가너'로 그래미 상을 받았다. 아무튼 '마가렛 가너'는 토니 모리슨에게 있어서는 처음 시도해 보는 오페라 대본이며 리챠드 다니엘푸어에게는 첫번째 오페라이다. 이 오페라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자유 그리고 인간과 사회의 관계이다. 다니엘푸어는 이 오페라에서 흑인영가 스타일의 음악을 인용하였다.

 

토마스 새터화이트 노블(Thomas Satterwhite Noble)의 1867년 작품. 현대판 메데라고 했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메데는 자기를 배반한 남편 제이슨데 대한 복수의 일념으로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까지 죽인다. 하지만 마가렛 가너를 현대판 메데라고 부르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

 

'마가렛 가너'는 2005년 5월 미쉬간주의 디트로이트에서 초연을 가졌고 가졌고 이어 그해 7월에는 신시나티에서 공연되었으며 이듬해인 2006년 2월에는 필라델피아에서 공연되었다. 디트로이트의 초연에서는 미국이 낳은 세계적 메조소프라노인 데니스 그레이브스(Denyce Graves)가 타이틀 롤을 맡아 커다란 관심을 끌었다. 데니스 그레이브스 역시 흑인이다. 전체 등장인물은 거의 1백명에 달하는 대규모였다. 무대에서는 타오르는 횃불들, 도망가다가 잡히 흑인 노예를 교수형에 처하는 장면, 그리고 진짜 화약을 사용하는 피스톨의 발사 장면 등이 연출되었다. 전체 등장인물들이 많은 것은 합창단 때문이다. 노예로 구성된 흑인 합창단과 노예 주인들인 백인 합창단을 따로 두어서 그들만의 색깔을 표현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마가렛 가너의 어머니인 실라의 역할은 역시 흑인 드라마틱 소프라노인 안젤라 브라운이 맡았으며 마가렛 가너의 남편인 로버트 가너 역할은 흑인 베이스 바리톤인 에릭 그린이 맡았다. 출연자 중에서 흑인들은 흑인 성악가들이 맡았으며 백인 출연자들은 백인이 맡았다.

 

데니스 그레이브스(마가렛)와 에릭 그린(로버트 가너)

 

주요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 마가렛 가너(Margaret Garner: MS) - 뮬라토 노예

- 로버트 가너(Robert Garner: B-Bar) - 노예. 마가렛의 남편

- 실라(Cilla: S) - 노예. 로버트의 어머니

- 에드워드 게인스(Edward Gaines: Bar) - 농장주

- 캐롤라인(Caroline: S) - 농장주인 에드워드 게인스의 딸

- 조지 핸칵(George Hancock: T) - 캐롤라인의 약혼자, 나중에 결혼함

- 노예 경매인(Auctioneer: T)

이밖에 농장감독자(Casey: T), 세명의 판사(T, Bar., B-Bar), 흑인 노예들, 백인 노예주인들이 등장한다.

 

재판을 받고 있는 마가렛(데니스 그레이브스)

 

'마가렛 가너'의 줄거리는 노예인 마가렛 가너가 살고 있는 켄터키의 농장인 메이플우드에 새로운 주인이 오고부터 시작된다. 마가렛은 새로운 주인의 눈에 들어 밭에서 일하지 않고 집안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주인은 마가렛의 남편인 로버트를 다른 농장에 빌려주어 집주위에서 얼씬 거리지 않도록 한다. 홀아비인 새 농장주인 에드워드 게인스는 마가렛을 섹스의 대상으로 생각한다. 마가렛이 주인과 그런 사이라는 것은 아는 사람이면 다 아는 사실이다. 에드워드 게인의 딸인 캐롤라인이 집에 오면 마가렛을 마치 새엄마처럼 바라본다. 캐롤라인의 약혼식 파티가 열렸을 때 캐롤라인이 마가렛을 마치 새엄마처럼 존경하며 대하자 아버지인 에드워드는 딸을 나무라며 마가렛이 단지 노예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마침내 로버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마가렛과 아이들을 데리고 도망치기로 결심한다. 로버트의 어머니인 실라는 이제 너무 늙어서 새로운 자유의 환경에 어울리지 못할 것같다면서 도망가기를 거부한다. 로버트와 마가렛이 도망갈 준비를 하는 것을 농장 감독원인 케이시가 발견한다. 로버트가 케이시와 몸싸움을 벌이다가 케이시를 죽인다. 로버트와 마가렛은 다 아이를 데리고 도망간다. 그러나 얼마후 주인인 게인스와 노예 사냥꾼들에게 붙잡힌다. 로버트가 사로 잡혀 폭행을 당한다. 마가렛은 두 아이가 잡혀서 노예생활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두 아이를 죽인다. 그러나 그 자신도 죽으려 할때 잡힌다. 주인인 게인스는 마가렛을 '재산 파손'이라는 죄목으로 재판을 받도록 한다. 아이들을 재산으로 간주한 것이다. 캐롤라인은 노예에 대한 인간애적인 생각에서 마가렛이 자녀 살인미수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게인스가 거절한다. 재판에서 사형으로 판결되자 게인스는 딸 캐롤라인을 잃을 것 같아 두려워한다. 게인스는 자기가 신사인 것을 알아주도록 하기 위해 마가렉시 만일 유죄를 시인하며 감형해 줄수 있다고 제안한다. 마가렛은 게인스의 제안을 무시하고 교수대의 계단을 자신해서 걸어 올라가는 것으로 오페라는 막을 내린다.

 

오페라의 내용과 사실과는 내용에서 차이가 나는 점들이 있다. 오페라는 굳이 역사적인 사실에 정확해야할 필요가 없다.

 

- 마가렛의 남편인 로버트 가너는 누구를 죽인 일이 없다. 오페라에서는 농장감독인 케이시와 몸싸움을 벌이다가 죽이는 것처럼 되어 있지만 사실은 그런 일이 없다. 그러나 로버트는 식구들과 함께 도망치다가 노예사냥꾼들에게 발견되어 서로 총격이 벌어질 때에 두 사람의 노예사냥꾼들을 부상시킨 일은 있다. 로버트는 노예사냥꾼들의 손에서 구사일생으로 피하여 나중에 남북전쟁에 북군의 병사로 입대하였다. 로버트는 혼자서 두 아들을 길렀다. 톰과 샘이다. 로버트는 1871년에 배에서 일하다가 가슴에 상처를 입어서 세상을 떠났다.

- 오페라에서는 마가렛 가너가 도망갈 때에 두 아이를 데리고 간 것으로 되어 있으나 사실상 그때 마가렛은 딸  둘과 아들 둘을 데리고 도망갔다. 그리고 임신중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노예사냥꾼들에게 잡힐것 같자  아이들 중에서 딸 메리만 죽였으며 다른 아이들을 죽이려고 할때에 붙잡혀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두 아들은 살아 남아서 장성했고 딸 실라는 10살 때에 배를 타고 가다가 물에 빠져 죽었다. 그때 마가렛과 실라는 팔리기 위해 뉴올리언즈에 있는 노예시장으로 가고 있었는데 두 사람이 탄 배가 강에서 다른 배와 충돌하는 바람에 강에 빠졌고 어린 실라는 죽었지만 마가렛은 목숨을 건졌다.

- 오페라에서는 마가렛이 교수대에서 죽임을 당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그건 사실과 다르다. 마가렛은 배가 충돌할 때 살아 남았다. 마가렛과 남편 로버트는 미시시피의 어떤 농장으로 팔려갔다. 마가렛은 그곳에서 장질부사로 1858년에 세상을 떠났다.

- 재판에서 마가렛은 1850년도 도망자 노예법(Fugitive Slave Law)에 의해 판결을 받았던 것이며 딸을 살해한데 대한 재판은 받지 않았다. 그래서 실제로 재판에서 마가렛과 로버트는 사형을 당하지 않고 다시 노예로 돌아가게 되었다. 당시에 마가렛 재판은 대단한 물의를 일으켰다. 노예제도 폐지주의자들과 노예제도 유지자들 간에 일대 논쟁이 벌어졌고 그로말미암아 몇 년 후에 남북전쟁이 일어는데 큰 구실을 주었다.

 

아기를 안고 있는 마가렛

 

[1막] 1856년 켄터키의 노예시장. 노예들의 합창이 울려퍼진다.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합창이다. 이들이 속해 있는 농장의 주인이 얼마전에 죽었다. 그가 가지고 있던 모든 재산은 노예들을 포함해서 오늘 팔린다. 경매는 에드워드 게인스가 도착하는 바람에 중단된다. 에드워드 게인스는 세상 떠난 주인의 오래 전에 잃었던 아들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므로 그가 장원을 사들일 우선권이 있다는 것이다. 모두들 그의 말에 동감한다. 더구나 그는 부자였다. 모든 노예들과 다른 재산들이 에드워드 게인스의 소유가 된다. 게인스는 노예들 중에서 예쁘장하게 생긴 마가렛 가너에게 눈독을 들인다. 노예들은 다시 농장의 숙사로 돌아온다. 마가렛의 어머니인 실라가 마가렛에게 새 주인을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게인스라는 이 새 주인은 비열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세상을 떠난 전 주인은 그래도 간혹 인간으로서 따듯한 마음이 있었다는 것이다.

 

실라, 로버트, 마가렛이 저녁 식탁에 둘러 앉아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팔려갈뻔 했으나 새 주인이 모든 것을 그대로 인수하는 바람에 식구들이 헤어지지 않게 되어 너무나 감사하다는 기도를 한다. 저녁 식사후 마가렛은 아직 어린 딸에게 자장가를 불러 준다. 이러한 평화스러운 저녁은 갑자기 들이닥친 농장감독인 케이시 때문에 깨진다. 케이시는 남편 로버트가 다른 농장에 가서 일하게 되었다고 전하고 마가렛은 주인 집에서 주인의 개인 하녀로서 일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로버트와 마가렛은 아무리 두 사람을 떼어놓아도 사랑에는 변함이 없다고 다짐한다. 결국 로버트와 마가렛은 헤어지게 된다.

 

어느덧 그로부터 2년이라는 세월이 지난다. 농장주인 에드워드 게인스는 딸 캐롤라인과 조지와의 결혼식을 축하하는 파티를 연다. 대화의 주제는 어느 틈에 사랑의 본질에 대한 것으로 돌아간다. 이날의 신랑신부를 포함한 여러 하객들이 그 문제에 대하여 논란을 벌이고 있을 때에 마가렛이 음식 쟁반을 들고 들어온다. 캐롤라인이 마가렛에게 그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 게인스는 노예가 어떻게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겠냐면서 무시한다. 그러면서 노예들은 사랑이 아니라 욕정을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마가렛의 보살핌을 받아왔던 캐롤라인은 아버지 게인스의 그런 주장에 동감하지 않는다. 캐롤라인은 마가렛을 좋아하고 있다. 캐롤라인이 마가렛에게 어서 대답해 보라고 하자 마가렛은 마지못해서 '사랑이라는 말은 불나방과 같은 것이지요. 불길에 끌려서 자기 자신을 없애 버리지요.'라고 대답한다. 게인스가 그런 말을 하는 마가렛을 방에서 내보낸다. 대화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무언가 석연치 않아 자리를 떠나기 시작한다. 나중에 게인스는 마가렛이 혼자 있는 것을 발견하고 마가렛의 감성은 노예로서 너무 세련된 것이라고 비난한다. 그리고는 그런 센티멘탈한 감정을 고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갑자기 마가렛을 꼼짝 못하게 덮치고는 다른 방으로 끌고 들어간다.

 

[2막] 그로부터 또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난다. 마가렛은 아직도 게인스의 집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나 마가렛은 매주 일요일 밤이면 남편 로버트를 어머니 실라의 오두막집에서 비밀리에 만난다. 이날도 마가렛은 실라의 오두막집에서 로버트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마가렛은 어느새 아이가 둘이나 있다. 마침내 로버트가 나타난다. 그는 식구들 모두를 데리고 이 농장에서 탈출한 계획을 세워두었으며 바로 그날 밤에 떠나자고 말한다. 마가렛은 그것이 정해진 운명이라면 따르겠다고 말한다. 마가렛은 어머니인 실라에게 함께 떠날 차비를 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라는 그대로 남아 있겠다고 말한다. 로버트가 오두막집을 잠시 밖으로 나간 사이에 잔인한 농장감독인 케이시가 나타난다. 케이시는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눈치챈다. 그때 로버트가 돌아온다. 케이시는 총을 겨누면서 모두를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로버트가 본능적으로 케이시를 공격하여 그를 때려 눕힌후에 목을 졸라 죽인다.

 

실라의 오두막집에서 비밀리에 만나는 마가렛과 로버트

 

다음 장면은 그로부터 3주 후이다. 로버트와 마가렛, 그리고 아이들이 무사히 탈출하여 오히아오주의 어떤 곳에서 숨어 지내고 있다. 이들은 모닥불을 가운데 둘러 앉아서 이제 앞으로는 자유롭게 살게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행복해 하고 있다. 그때 게인스가 노예사냥꾼들을 데리고 들이 닥친다. 모두들 겁에 질린다. 게인스는 마가렛에게 이상한 눈길을 보내며 자기 침대가 매일 밤 따듯해지지 못하고 있으니 어서 켄터키로 돌아가자고 말한다. 그말을 들은 마가렛이 맨손으로 모닥불에서 뜨거운 숯불을 집어 들고 게인스에게 던져 게인스를 불태우고자 하지만 게인스에게 방해를 받아 실패한다. 로버트는 두 손이 뒤로 묶인다. 마가렛이 바라보고 있는 중에 올가미가 로버트의 목에 걸린다. 그리고 로버트는 목매달려서 죽는다. 노예사냥꾼들이 마가렛에게 다가온다. 마가렛은 '다시는 노예로 태어나지 않을 것이야'라고 외치며 데리고 있던 두 아이를 죽인다. 딸은 목에 칼을 대어 그었고 아들은 칼로 찔렀다.

 

마가렛은 두 아이가 다시는 노예로서의 생활을 하짖 않도록 하기 위해 죽인다.

 

다음 장면은 재판장면이다. 마가렛은 살인으로 재판을 받는 것이 아니다. 도둑질과 주인 재산을 파손시킨 죄목으로 재판을 받는 것이다. 아이들을 주인의 재산으로 본 것이다. 아무튼 마가렛에 대한 재판은 노예제도 폐지주의자들과 노예제도 유지주의들간의 뜨거운 논쟁으로 진해왼다. 노예제도 폐지주의자들은 아무리 흑인 노예라고 해도 인간에 대한 기본권을 존중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페라에서는 배심원들이 마가렛을 절도죄로 교수형에 처하도록 결정한다. 이들은 마가렛이 노예임을 내세우며 '이 여자는 당신이나 나처럼 자기 아이들에게 어떠한 책임도 없다.'고 주장한다. 그 말에 대하여 마가렛은 '그렇습니다. 나는 그대들과 다른 사람입니다'라고 대답한다. 재판이 끝난후, 게인스는 딸 캐롤라인, 그리고 사위인 조지와 마주한다. 캐롤라인과 조지는 게이스에게 판사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부탁해 달라고 간청한다. 그러나 게인스는 안된다고 거부한다. 그러나 이제 오페라가 거의 끝나게 되자 혼자 남이 있는 게인스는 마가렛의 아이들을 잃은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 아니냐고 담담하게 생각한다.

 

캐롤라인이 마가렛을 위해 변호한다.

 

마지막 장면이다. 마가렛은 교수형대로 끌려간다. 사람들이 구경하기 위해 모여 있다. 노예들도 있고 백인들도 있다. 마가렛의 목에 밧줄 올가미가 걸리자 그때 게인스가 법원으로부터 받은 문서를 흔들어 대면서 급히 다가온다. 게인스는 판사에게 자비를 구했고 그것이 받아들여져서 마가렛을 게인스의 뜻대로 처리토록 허용한 문서이다. 캐롤라인과 조지가 게인스에게 감사한다. 모여 있던 노예들도 크게 기뻐한다. 노예들은 마가렛의 어머니인 실라가 모아온 사람들이다. 그런데 마가렛이 '더 이상은 안되요'라고 소리친다. 마가렛은 다른 사람들이 미처 손을 쓰지 못하는 사이에 바닥을 갈라지게 하는 레버를 움직여서 스스로 밧줄에 목이 매달리게 하며 마침내 숨을 거둔다. 모여 있는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란다. 마가렛의 어머니인 실라가 자비를 구하는 음성만이 허공에 맴돈다. 오페라는 이렇게 해서 막을 내린다. 

 

스스로 죽음을 택한 마가렛. 모여 있는 사람들은 노예에서의 해방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