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자이나(Regina)
마크 블리츠슈타인(Marc Blitzstein)의 3막 오페라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 표현...뉴 어메리칸 베리스모
마크 블리츠슈타인
오페라에 나오는 악녀로는 레이디 맥베스, 블랙 위도우 등을 꼽을수 있지만 리자이나도 오페라의 악녀 열전에 속한다. 리자이나는 미국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마크 블리츠슈타인(Marc Blitzstein: 1905-1964)의 3막 오페라 '리자이나'(Regina)의 주인공의 이름이다. 리자이나는 재산과 권력을 손에 넣기 위해 오빠들과 함께 음모를 꾸민다. 그 사실을 불구의 남편이 알게 되자 리자이나는 남편이 심징마비를 일으켰지만 그대로 방관하여 숨을 거두게한다. 리자이나는 오빠와 남동생이 서로 알륵을 벌이도록 만들어 스스로 파멸하게 만든다. 결국 리자이나는 원하던 재산과 권력을 얻는다. 하지만 하나뿐인 딸은 그런 리자이나에게 실망하여 집을 떠난다는 것이 줄거리이다. 오페라 '리자이나'의 대본은 뉴올리언즈 출신의 여류작가 릴리안 헬만(Lillian Hellman: 1905-1984)의 희곡 '작은 여우들'(The Little Foxes)을 바탕으로 작곡자 블리츠슈타인이 직접 썼다. 이 작품은 돈이면 최고라는 자본주의 사상에 경종을 울리는 작품으로 관심을 끌었다. 마크 블리츠슈타인은 필라델피아 출신으로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서 7세 때에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을 연주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던 인물이다. 커티스음악원을 나온 그는 작곡활동에 집중하여 오페라, 뮤지컬, 교향곡 등을 작곡했다. 오페라로서는 '로이벤, 로이벤'(Reuben, Reuben), '하피스'(Harpies), '오페라를 만듭시다'(Let's Make an Opera), 그리고 '리자이나' 등이 있다. 그는 한때 공산당 활동을 한 것으로 물의를 일으켰었다. 그는 1964년, 58세 때에 카리브해의 마르티니크(Martinique)라는 섬의 어떤 주점에서 선원들에게게 살해 당하는 비운을 겪었다.
메조소프라노 킴벌리 바버
'리자이나'는 오페라와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혼합한 스타일이다. 레오나드 번슈타인의 '타히티에서의 고통'(Trouble in Tahiti), 또는 버질 톰슨의 '3막에서의 네 성자'(Four Saints in Three Acts)와 같은 라인이라고 보면 된다. 어떤 사람들은 '리자이나'를 뉴 어메리칸 베리스모라고 불렀다. 미국판 베리스모라는 의미이다. '리자이나'에서는 미국적인 성가(주로 흑인영가), 빅토리아 풍의 팔러 음악(parlour music), 댄스 음악, 래그타임 음악이 나오며 여기에 오페라 스타일의 아리아도 등장한다. 무엇보다도 대규모의 교향적 스코어가 많이 사용되었는 것도 특징이다. 그러므로 일견 미국적이면서도 전통적인 유럽 스타일의 오페라를 연상케 한다. 대본과 관련하여, 원작자인 헬만은 블리츠슈타인에게 원작에서 벗어나는 어떠한 내용도 추가하거나 삭제하지 말것을 당부했다. 원래 블리츠슈타인은 상당한 규모의 합창을 프롤로그에 넣으려고 생각했었다. 헬만은 그런 합창은 필요없다고 주장했다. 블리츠슈타인은 합창의 규모를 대폭 줄이기로 약속했고 결국은 마치 파선하는 배가 짐을 버림으로서 위기를 모면하려는 식으로 프롤로그의 상당부분을 삭제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작을 맡은 셰릴 크로포드가 전체적으로 너무 길므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대로 둔다면 다들 졸려서 잠이들 판이라는 얘기였다. 셰릴 크로포드는 블리츠슈타인에게 3막을 2막으로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블리프슈타인은 어쩔수 없이 그렇게 했다. 파티 장면에서 15분이나 되는 음악을 삭제했다. 그래서 겨우 첫 공연을 가질수 있었다. 레오나드 번슈타인은 첫 공연을 보고나서 '리자이나'는 원작인 '작은 여우들'에 마치 쓰디쓴 쑥과 달디 단 꿀을 함께 발라 놓은 것 같으며 활짝 핀 목련꽃에 저주받은 집안의 이야기를 엮어 넣어서 향기가 나지 않도록 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상당히 어려운 말이다.
'리자이나'는 1949년 10월 31일에 뉴욕 브로드웨이의 46번가극장에서 첫 공연을 가졌다. 이때 리자이나 역할을 팝 트리오인 피큰스 시스터스(Pickens Sisters)의 멤버였던 제인 피큰스(Jane Pickens)가 맡아 화제를 뿌렸다. 첫 공연은 호평과 비평이 교차된 것이었다. 미국적인 클래식이라는 호평을 받았고 잡탕이어서 복잡하다는 비난을 받았다. 뮤지컬로서의 '리자이나'는 그해 12월 17일까지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다가 막을 내렸다. 오페라로서 첫 공연된 것은 1953년이었다. 뉴욕 시티센터오페라가 공연했다. 뮤지컬에 비하여 오케스트라 파트를 대폭 확장한 공연이었다. 오페라로서의 '리자이나'는 성공을 거두었다. 1953년 제작은 1949년의 브로드웨이 제작에 비하여 파티 장면을 대폭 삭제한 것이었다. 그래서 공연시간이 짧아졌다. 1958년에 리바이발 되었을 때에는 더 줄였다. 무대 위에서의 딕시랜드 재즈 밴드 장면을 완전히 삭제하였다. 실상 이 장면은 블리츠슈타인의 작품 의도에서 대단히 중요한 장면이었지만 딕시랜드 재즈를 연주하고 춤을 추는 것이 오페라 무대의 분위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해서 삭제하였다. 이렇듯 '리자이나'는 여러번에 걸친 수정을 거쳐야 했다.
미국에서는 1958년에 마지막 공연이 있은 이래 1977년에야 리바이발 되었다. 디트로이트의 미쉬간오페라극장에서였다. 그러다가 1980년에 휴스턴그랜드오페라가 공연을 하여 잊을만하면 생각나게 만들었다. 영국 초연은 1991년에 스코티쉬 오페라가 글라스고우에서 공연한 것이었다. 이어 1992년에 뉴욕시티오페라가 '리자이나'를 다시 무대에 올렸다. 다만, 1959년 버전에 비하여 음악을 상당히 삭제하였다. 이것을 오늘날 최종버전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1992년 스코티쉬 오페라의 공연은 음반으로 취입되었는데 블리츠슈타인의 오리지널 스코어를 충실하게 반영한 것이었다. 이때에는 소프라노 캐서린 치에신스키(Katherine Ciesinski)와 바리톤 사뮈엘 레이미(Samuel Ramey)가 출연하였다. 이밖에 데 무안 메트로 오페라(Des Moines Metro Opera), 플로리다 그랜드 오페라, 시카고 리릭 오페라(오리지널 음악을 되도록이면 살렸으나 흑인 노예들이 일하는 장면등은 많이 삭제했다), 캐나다 브리티쉬 컬럼비아의 퍼시필 오페라 빅토리아, 노우스 캐롤라이나의 롱 리프 오페라(Long Leaf Opera) 등이 '리자이나'를 무대에 올렸다.
패티 루폰. 케네디 센터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 리자이나 기든스(Regina Giddens: MS) - 주인공
- 알렉산드라 '잰' 기든스(Alexandra 'Zan' Giddens: S) - 리자이나의 딸
- 호레이스 기든스(Horace Giddens: B) - 리자이나의 불구 남편
- 벤 허바드(Ben Hubbard: Bar) - 리자이나의 오빠
- 오스카 허바드(Oscar Hubbard: Bar) - 리자이나의 남동생
- 애디(Addie: Cont) - 기든스 집안의 가정부
- 칼(Cal: Bar) - 기든수 집안의 집사
- 버디 허바드(Birdie Hubbard: S) - 오스카의 부인
- 레오 허바드(Leo Hubbard: T) - 오스카의 아들
- 윌리엄 마샬(William Marschall: T) - 북부에서 온 비즈니스맨
- 재즈(Jazz: Bar) - 에인젤 밴드의 트럼펫 플레이어
1967년도 영화 '작은 여우들'. 조앤 크로포드가 리자이나 역할을 맡았다. 벤과 오스카와 마샬.
시기는 1900년의 봄이며 장소는 앨라바마주 보우든(Bowden)에 있는 기든스 저택이다.
[프롤로그] 늦은 아침, 기든스 저택의 베란다이다. 이 집의 하인들인 캘과 애디가 남부 특유의 찬송가를 부르면서 아침 일을 하고 있다. Stand where the angels stand(천사와 함께 서리라)이다. 트럼펫을 부는 재즈가 에인젤 밴드와 함께 나타난다. 재즈는 흑인의 이름이다. 이들은 래그타임 음악을 연주하며 아침의 신선한 분위기를 주도한다. 애디가 '그런 죄악에 넘친 음악을 당장 중단해요'라면서 항의한다. 재즈는 이집의 따님인 알렉산드라(미스 잰)가 래그타임을 좋아하기 때문에 연주한 것이라고 변명하면서 슬쩍 얘기를 돌려 애디는 어떤 음악을 좋아하냐고 묻는다. 애디가 찬송가를 다시 부른다. 재즈는 웃으면서 '아니, 똑 같은 노래가 아닌가. 우리가 연주한 것이 바로 그 음악인데'라고 말한다. 그럴 때에 리자이나의 딸인 잰이 나타난다. 애디는 자기가 부른 찬송가와 재즈가 연주한 래그타임이 같은 노래일리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자 잰과 재즈가 애디에게 그러면 한번 그 노래를 다시 불러 보라고 한다. 애디가 아까 불렀던 찬송가를 다시 부르지 에인젤 밴드가 그 음악을 래그타임 스타일로 연주한다. 그렇게 즐거운 분위기인데 리자이나가 나타나는 바람에 모두들 조용해진다. 리자이나는 아침에 테니스를 했지만 별로 재미가 없었다고 말하며 잰에게 오늘 저녁 만찬에 손님이 올테니 머리나 좀 손질하라고 말한다.
리자이나와 버디
[1막] 그날 저녁 기든스 저택의 거실이다. 리자이나의 오빠의 부인, 즉 리자이나의 올캐인 버디는 애디와 저녁에 올 손님인 윌리엄 마샬에 대해서 잡담을 나누고 있다. 마샬은 북부에서 온 기업하는 사람이다. 마샬은 맨너가 좋고 사교적이다. 버디는 옛날에 부모와 함께 다른 일은 제쳐주도 오직 음악회에 가기 위해 유럽에 갔었던 일을 회상하며 마샬도 그런 분위기에서 자랐을 것으로 생각한다. 드디어 손님인 윌리엄 마샬이 오고 저녁식사가 진행된다. 버디의 남편인 오스카는 버디가 만찬에서 너무 많이 마시고 너무 말이 많다고 불평을 한다. 저녁식사가 끝나고 모두 모여서 얘기를 나눈다. 아주 고상하고 정중한 태도로 얘기를 나눈다. 오스카의 형인 벤은 마샬에게 버디야말로 이 집안에서 유일하게 남부 귀족 가문의 출신이라고 얘기해 준다. 20년 전에 버디 가문의 농장을 기든스 집안이 인수하였고 그때 농장의 목화뿐만 아니라 그 집안의 딸까지 인수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이제 기든스 집안은 커다란 목화 방적공장을 짓고자 하는데 마샬과 동업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벤은 기계를 목화에게 가져가는 것이며 목화를 기계에게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리자이나가 마샬의 대도시 사람으로서 세련되고 지성적인 것을 은근히 찬미한다. 리자이나는 마샬의 신사다움과 여성에 대한 친절함을 부드러운 음성으로 노래한다. 리자이나는 마샬에게 한두 주일 후에 다시 온다면 계약을 마무리짓고자 하며 그때 파티를 열어주겠다고 약속한다. 알렉산드라(잰)가 리자이나에게 지금 재즈와 에인젤 밴드가 연주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말한다. 처음에 리자이나는 거절하지만 마샬이 요즘 시카고에서는 흑인 밴드가 패션이라고 말하자 그럼 데려다가 연주하도록 하라고 말한다. 재즈와 밴드가 들어와서 유쾌하게 래그타임 음악을 연주한다.
마샬이 떠난 후에 리자이나와 벤과 오스카는 앞으로의 사업이 아주 크게 될 것으로 생각해서 흡족해 한다. 벤은 돈이 글러들어올 것이 분명한데 그렇게 되면 우선 마굿간을 짓겠다고 말한다. 오스카는 여행을 다니겠다고 한다. 리자이나는 쇼핑을 하기 위해 시카고에 가고 뉴욕에도 가며 이어 파리에도 가는 꿈을 꾼다. 버디는 옛날 아버지의 농장인 라이오네트를 되찾고 싶은 심정이다. 라이오네트는 누구나 즐겁게 지낼수 있었고 남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치사한 행동을 하지 않는곳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버디는 남편 오스카가 공연히 새사냥을 해서 새들을 죽이고 아무데나 버리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 재즈와 에인젤 밴드가 들어와서 연주한다. 얼마후 벤이 시끄럽다고 하며 소리치는 바람에 재즈와 밴드는 기가 죽어서 떠난다. 벤과 오스카 형제는 사업으로 생기는 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하여 협상을 한다. 투자에 따라 이익을 갖는다는 원칙을 세운다. 그런데 문제는 리자이나의 남편인 호레이스의 몫을 어떻게 할 것이냐이다. 호레이스는 심장질환이 있어서 현재 볼티모어에 가서 치료를 받고 있다. 두 형제는 만일 호레이스가 1주일 안에 집으로 돌아오고 자기의 재산 중에서 상당액을 투자한다면 그가 가장이며 농장주라는 것을 생각해서 이익의 40%를 갖도록 하자고 합의한다. 벤은 앞으로 사업을 통해서 생기는 이익은 결국은 리자이나와 호레이스의 하나뿐인 딸인 잰과 오스카의 아들인 레오가 가지게 된다는 점을 확실히 한다. 벤은 재산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서 잰과 레오가 결혼하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라고 넌지시 말한다. 그 말을 들은 버디가 말도 안된다면서 놀란다. 버디는 레오의 어머니이다. 그 소리를 들은 리자이나도 레오에 대하여 신뢰가 가지 않아 걱정이라는 생각을 한다. 레오는 버릇이 없고 제멋대로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은행에서 많지는 않지만 돈을 빼내어 쓴 일이 있다. 더구나 잰과 레오는 사촌간이지 않는가! 하지만 리자이나는 지금 오스카의 마음을 굳이 건드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스카에게 잰과 레오의 결혼을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말한다.
재즈가 노래를, 에인젤 밴드의 멤버들이 춤을 춘다. 메트 무대.
리자이나는 딸 알렉산드라(잰)에게 볼티모어에 가서 아버지 호레이스를 모시고 오라고 말한다. 버디와 애디는 이제 17세 밖에 되지 않은 잰이 그 먼길을 혼자서 가는 것은 힘든 일이므로 함께 가겠다고 나선다. 그러자 리자이나는 잰에게 혼자 여행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므로 혼자 가라고 한다. 리자이나는 호레이스가 집에 와서 지내는 것이 병치료에 더 좋다고 말한다. 결국 잰이 혼자서 볼티모어에 가서 아버지 호레이스를 모시고 오겠다고 약속한다. 벤은 호레이스가 정말로 집에 돌아올것 같지 않다고 생각한다. 리자이나는 벤에게 호레이스가 분명히 알렉산드라(잰)와 함께 돌아 올 것이라고 말한다. 모두들 나가고 알렉산드라(잰) 혼자만 남아 있다. 알렉산드라(잰)는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 한다. 버디가 알렉산드라(잰)에게 엄마와 외삼촌들이 알렉산드라(잰)를 레오와 결혼시킬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어른들의 그런 장난에 빠져 들지 말라고 경고한다. 알렉산드라(잰)가 방을 나갈 때 마침 오스카가 들어오면서 버디의 그 얘기를 듣는다. 오스카는 버디의 뺨을 철석 때리며 공연히 쓸데 없는 소리를 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오스카가 마샬을 초청해서 식사할 때의 그 점잖음은 어디서 찾아볼수 있는지 모를 일이다. 알렉산드라(잰)는 갑자기 버디의 비명 소리가 들리자 급히 방으로 다시 들어온다. 버디는 알렉산드라(잰)에게 발을 삐어서 소리를 질렀다고 둘러 댄다.
리자이나와 알렉산드라(잰)
[2막] 첫번째 장면은 기든스 저택의 거실이다. 1주일 후의 어느날 저녁이다. 레오가 하릴 없이 이리저리 다니면서 파티를 위해 만들어 놓은 음식들을 주섬주섬 집어 먹는다. 오스카가 아들 레오를 보고 제발 유부녀들의 뒤꽁무니를 쫓아 다니지 말라고 야단을 친다. 그러면서 은행에서도 좀 성실히 근무해서 호레이스가 자기 사위감으로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하도록 하라고 주의를 준다. 레오는 은행에 다닌다. 레오는 은행에 있는 잰의 아버지인 호레이스의 개인금고 상자에 8만 8천불 상당의 채권이 들어 있다고 은밀히 말해 준다. 오스카는 호레이스가 그런 많은 유가증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오스카는 레오에게 호레이스가 개인금고 상자에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며 들여다보지도 않을 것이므로 채권들을 꺼내서 적당한 목적으로 써도 관찮을 것이라고 은근히 부추킨다. 레오는 아버지 오스카가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하는지 눈치를 채지 못한다.
며칠후 잰이 아버지 호레이스와 함께 집에 도착한다. 호레이스는 어째서 리자이나가 자기를 급히 집으로 돌아오게 했는지 그 저의가 무언지 몰라서 의심스러워한다. 하녀인 애디가 오랫만에 주인인 호레이스를 보자 반가워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해 주는 중에 식구들이 잰과 레오를 결혼시킬 생각이라는 것도 넌즈시 얘기해 준다. 벤과 오스카도 집에 돌아온 호레이스를 반갑게 맞이하여 친절하게 대한다. 그러나 호레이스는 잠시후 오스카가 자기 부인인 버디를 호되게 야단치는 것을 보고 전에 비해서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아쉬워 한다. 모두들 나가고 거실에는 호레이스와 리자이나만이 남는다. 두 사람은 예의바르게 얘기를 나눈다. 두 사람은 더 이상 말다툼 같은 것은 하지 말자고 약속한다. 호레이스가 어째서 잰을 보내서 자기를 급히 데려왔냐고 묻자 리자이나는 그저 다른 이유는 없고 남편이 집에 있는 것이 필요해서 그렇다고 대답한다. 호레이스는 리자이나가 이제야 비로소 자기를 남편으로서 마음을 쓰고 있다고 믿어서 기분이 흡족하다. 호레이스는 리자이나에게 여전히 아름답다고 말하며 사랑한다는 말을 대신한다. 하지만 건강문제 때문에 자기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얘기한다. 리자이나도 남편 호레이스가 심장 때문에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리자이나는 벤으로 하여금 호레이스에게 목화 사업에 대하여 설명토록 한다. 벤이 북부에서 온 마샬이라는 사람과 사업을 벌이기로 잠정 약속했다고 설명하면서 호레이스가 대주주로서 사업비의 거의 모두를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벤이나 오스카는 자본이 없기 때문에 이익이 생기면 그저 작은 포션만 가지게 된다는 설명도 곁들인다. 벤은 남부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면 충분히 돈을 많이 벌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설명을 들은 호레이스는 눈을 감고 아무 말도 없이 한참이나 생각하더니 투자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리자이나가 화를 내며 남편 호레이스에게 예전처럼 막말을 하며 비난한다.
2막의 두번째 장면은 기든스 저택의 무도회장과 베란다가 무대이다. 손님들이 도착한다. 손님들은 리자이나의 오빠인 벤과 리자이나의 동생인 오스카 등 허바드집 사람들을 별로 좋지 않게 여기기 때문에 이들이 오는줄 알았으면 오지 않았을 테지만 기든스의 초대를 받았기 때문에 모르고 왔다는 생각이다. 파티가 그런대로 한창 진행되는 중에 벤과 오스카는 레오에게 은행에 가서 호레이스의 채권을 훔쳐오라고 지시한다. 한편, 호레이스는 다른 사람에게 지시해서 은행에 있는 개인금고 상자를 내일 가져다 달라고 말한다. 유언장을 다시 쓰겠다는 것이다. 재즈가 이끄는 에인젤 밴드가 연주를 하고 춤이 어우러진다. 재즈는 이 집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눈여겨 살펴본다. 재즈의 동생인 친키핀(Chinkypin)도 무도회장에 몰래 스며 들어와서 무슨 일이 있는지 지켜본다. 얼마후 레오가 돌아온다. 은행에 가서 호레이스의 개인금고 상자를 열어서 채권들을 가져와서 오스카에게 전달한다. 그런 후에 은행 직원들의 부인들과 시시덕거리며 파티를 즐긴다. 버디가 레오에게 다가오자 레오는 어머니 버디에게 또 술을 많이 마신 모양이라면서 경멸하는 듯한 얘기를 한다. 버디는 아들에게서조차 따 돌림을 받는 신세가 된다. 애디가 조용한 블루스를 불러 버디를 위로한다. 리자이나는 남편 호레이스가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방향으로 계속 마음을 굳히고 있자 보란듯이 의도적으로 돈많은 노인네에게 접근해서 시시덕거린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서 그만들 집에 돌아갈 때가 된다. 마샬이 리자이나에게 굿 나잇 인사를 한다. 그러면서 이미 계약은 마무리 되었다는 식으로 슬쩍 얘기한다. 리자이나로서는 계약이 맺어진 것이 없는데 마무리 되었다고 말하니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서 어리둥절한다. 리자이나가 당장 오빠 벤을 부른다. 벤은 궁색한 변명을 하더니 현재 마샬은 자기의 돈만 받아 가지고 있다고 털어 놓는다. 그말을 엿들은 호레이스는 리자이나가 더 이상 투자하지 못하게 되었고 그러면 자기의 재산을 탐내는 것도 소용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즐거운 마음이다. 무도회장에서는 아직도 요란한 음악이 흘러 나온다. 갤롭이다. 리자이나는 속이 상하고 분해서 남편 호레이스를 통렬하게 비난하더니 급기야 호레이스에게 '어서 죽었으면 좋겠다'고 소리친다.
[3막] 다음날 오후 기든스 저택의 거실이다. 비가 내리고 있다. 버디, 알렉산드라, 호레이스, 애디가 비오는 것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버디는 그동안 술을 너무 많이 마셨음을 미안해하며 옛날 라이오네트 농장에서 지내던 때가 그리워서 그랬다고 털어 놓는다. 버디는 라이오네트 농장에서 지낼 때에 청년들이 자기에게 청혼하느라고 정신들이 없었다는 얘기도 한다. 다만, 오스카만은 자기에게 관심도 없었다가 가세가 몰락해서 기든스 집안으로 농장이 넘어가게 되자 그제서야 결혼하자고 해서 어쩔수 없이 결혼하게 되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털어 놓는다. 버디는 레오가 비록 자기가 낳은 자식이지만 레오는 오스카를 닮아서 못되어 먹어서 싫다고 말한다. 버디는 알렉산드라(잰)에게 레오와 어떻게 되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다. 알렉산드라(잰)가 버디를 위로하며 집으로 데려다 주기 위해 나간다. 호레이스는 애디에게 알렉산드라(잰)를 잘 돌보아 달라고 당부한다. 그러면서 자기가 죽으면 알렉산드라(잰)가 많은 재산을 가지게 될 텐데 알렉산드라(잰)가 그것을 허튼 일에 쓰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호레이스는 리자이나에게 은행 개인금고 상자를 열어 보여주면서 레오가 이 속에 있던 막대한 금액의 채권을 훔쳐갔으며 그것을 벤과 오스카에게 넘겨 주었다고 얘기해 준다. 리자이나는 이 사건을 벤과 오스카를 협박할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호레이스는 처남들인 벤과 오스카가 자기의 채권을 가지고 간 것을 빌려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리자이나에게 돌아갈 유산은 그것이 전부이므로 나중에 그들로부터 돌려 받으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말을 들은 리자이나가 무슨 생각이 들었던지 호레이스에게 악을 쓰며 저주하듯이 욕설을 퍼붓자 호레이스는 너무 충격을 받아서 심장마비 증세를 일으킨다. 호레이스가 얼른 약병을 집어 들어 약을 먹으려고 한다. 그때 약병을 잘 못 집어서 탁자에서 떨어져 깨진다. 탁자 위에는 또 하나의 약병이 있다. 하지만 리자이나는 약병을 집어들고는 호레이스에게 건네 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리자이나는 호레이스가 층계를 올라가다가 비틀거리면서 굴러 떨어지는데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지켜보고만 있다. 리자이나는 호레이스가 층계 아래에 쓰러져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자 그제서야 도와달라고 소리치며 사람들을 부른다. 애디와 캘이 급히 달려와서 호레이스를 업고 2층 방으로 데려간다.
유타 오페라. 리자이나와 오스카와 버디
잠시후 벤과 오스카와 레오가 호레이스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 온다. 이들은 거실의 탁자 위에 은행 개인금고가 열려 있는 것을 보고 호레이스가 자기들이 채권을 훔쳐 간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리자이나는 벤과 오스카에게 호레이스는 개인금고 상자 안에 있던 채권을 벤과 오스카에게 빌려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준다. 그러나 호레이스가 죽는다면 자기가 입을 다물고 있는 조건으로 그 채권들을 돈으로 바꾸어 75%를 가지겠다고 말한다. 벤은 누이동생인 리자이나를 '욕심많은 여자'라면서 비난한다. 그러면서 리자이나에게 여자라면 제발 여자답게 부드럽고 친절하라고 비아냥 거린다. 알렉산드라(잰)와 애디가 나타나서 방금 전에 호레이스가 숨을 거두었다고 전한다. 벤과 오스카는 마치 이미 생각을 해 두고 있었던 듯 입에 침이 마르도록(They mouth platitudes about how loved and respected He was.) 호레이스가 참으로 훌륭한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그말을 들은 알렉산드라(잰)는 과연 이들이 정말 호레이스를 그렇게 생각했었는지 의아하게 생각한다. 알렉산드라(잰)는 어머니 리자이나에게 아버지가 어떻게해서 층계에서 굴러 떨어져 숨을 거두게 되었는지 설명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한다. 리자이나가 대답해 줄 필요도 없다면서 알렉산드라(잰)의 말을 자른다. 그러면서 리자이나는 벤과 오스카에게 만일 자기의 요구대로 해주지 않으면 법원에 고소하겠다고 말한다. 리자이나는 벤과 오스카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기를 쳐온 경력이 있기 때문에 법원에서도 그점을 참작할 것이라고 덧 붙여 말한다. 벤이 어쩔수 없이 그렇게 하겠다고 승낙한다.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눈치 챈 알렉산드라(잰)는 마침내 리자이나에게 집을 나가겠다고 말한다. 밖에서는 밭에서 일꾼들이 찬송가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Is a new day a-coming? Certainly, Lord(새로운 날이 오나요? 그렇지요, 주여)이다.
[노래 하일라이트]
- Stand where the angels stand(프롤로그, 캘과 애디의 노래)
- Music, music, music(1막 버디의 노래)
- The Best Thing of All(1막 리자이나의 노래)
- What will it be for me?(1막 알렉산드라의 노래)
- Regina does a lovely party(2막에서 모두들)
- Night Could Be Time to Sleep(Blues)(2막에서 애디의 노래)
- Make a quiet day/Consider the rain(3막에서 비의 4중창)
- Lionnet(버디의 아리아)
- Greedy Girl(3막에서 벤의 노래)
'리자이나'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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