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왕의 사랑(L'amore dei tre re) - The Love of the Three Kings
이탈로 몬테메찌(Italo Montemezzi)의 3막 오페라
2차 대전 이후 사라졌다가 최근에 다시 등장
이탈로 몬테메찌. 이탈리아 베로나 출신이다.
한때는 구미에서 스탠다드 레퍼토리로서 각광을 받았으나 어찌된 일인지 2차 대전 이후 자취를 감추었다가 거의 60여년 만에 리바이발이 된 오페라가 있다. 이탈리아의 뛰어난 오페라 작곡가인 이탈로 몬테메찌(Italo Montemezzi: 1875-1952)의 '세 왕의 사랑'(L'amore dei tre re)이라는 오페라이다. 신화적인 내용이 가미된 이 오페라는 1차 대전이 일어나기 한 해 전인 1913년에 밀라노의 라 스칼라에서 초연되었다. 지휘는 거장 툴리오 세라핀이었다. 그후 2차 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의 여러 나라, 그리고 미국에서 인기리에 공연되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2차 대전 이후에 자취를 감추고 있다가 1974년에 메트로폴리탄에서 리바이발 하기로 결정하여 60여년이 지나서야 햇빛을 보게 된 작품이다. 이탈로 몬테메찌는 현대 이탈리아의 촉망 받는 작곡가로서 푸치니의 뒤를 잇는 작곡가라는 소리까지 들은 사람이다. 그는 생전에 8편의 오페라를 작곡했고 1편은 미완성으로 남겨 놓았다. '세 임금의 사랑'은 그의 다섯번째 오페라로서 그가 38세 때에 완성한 것이다. 오페라 대본은 극작가인 셈 베넬리(Sem Benelli: 1817-1949)가 자신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썼다. 베넬리는 이탈로 몬테메찌를 위해서도 오페라 대본을 썼지만 다른 작곡가들의 오페라 대본도 썼다. 예를 들면 움베르토 조르다노의 '어릿광대의 만찬'(La cena delle beffe)의 대본을 쓴 것이다.
장님인 아르키발도를 안내하고 있는 휘오라. 휘오라는 그렇게 정성이었으나 아르키발도 왕은 휘오라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고 믿어서 의심한다.
라 스칼라에서의 초연은 호평과 혹평이 엇갈린 것이었으나 그후 국제적으로 커다란 성공을 거두어서 수십년 동안 스탠다드 레퍼토리의 자리를 차지했었다. 이 오페라의 시대적 배경은 중세이며(10세기 경) 무대는 이탈리아이다. 눈먼 왕인 아르키발도는 40여년 전에 알투라 왕국을 정복했다. 세월이 흘렀다. 알투라의 백성들은 아르키발도의 야만적이고 강압적인 통치를 공공연히 반대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르키발도는 정복 전쟁을 펼칠 때의 그 스릴을 회상하는 것이 즐거움이다. 특히 이탈리아를 침략하여서 어여쁜 여인들을 차지하게 된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고 회상한다. 아르키발도의 아들인 만프레도는 정복 당하기 전 알투라 왕국의 공주였던 아름다운 휘오라와 결혼한다. 그런데 휘오라는 지금은 아무런 힘도 없는 알투라 왕국의 왕자였던 아비토와 사랑하는 사이이다. 아르키발도는 휘오라의 부정함을 의심하고 있지만 장님이기 때문에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아르키발도가 믿고 부리는 하인인 플라미니오도 결국 알투라 사람이므로 휘오라의 부정을 파헤치는 일에 아르키발도에게 적극 협조하지 않는다. 이것까지가 막이 오르기 전의 배경이다.
오페라 홀란드의 무대. 아르키발도, 만프레도, 휘오라
이제 주요 등장인물들을 살펴보자. 아르키발도(Archibaldo: B)는 알투라의 왕이다. 비록 눈은 멀어서 앞을 보지는 못하지만 뛰어난 감각을 지니고 있다. 그는 평소에 게르만적인 엄격한 통치를 해 왔지만 실은 관능적이고 열정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만프레도(Manfredo: Bar)는 아르키발도 왕의 유일한 아들이다. 아르키발도의 뒤를 이어 알투라의 왕이 될 사람이다. 만프레도는 용맹하여서 알투라를 공략하는 적군들을 퇴치하기 위해 번번히 전투에 나간다. 휘오라(Fiora: S)는 만프레도의 부인이다. 원래는 알투라 왕국이 아르키발도에게 정복 당하기 전에 알투라 왕국의 공주였다. 휘오라는 알투라가 정복 당하기 전에 알투라 왕국의 왕자로서 왕위에 오를 아비토(Avito: T)와 사랑하는 사이였다. 그러므로 만프레도가 아무리 휘오라 공주에게 헌신적이라고 해도 휘오라의 마음은 옛 애인인 아비토에게 있다. 플라미니오(Flaminio: T)는 궁성의 경비병이며 아르키발도가 믿고 의지하는 하인이다. 이밖에 휘오라 공주의 시녀(S), 어떤 젊은 여인(S)과 젊은 남자(T), 노파(MS), 그리고 알투라의 백성들이 합창단으로 나온다.
아르키발도(Virgilio Lazzari)가 휘오라(Dorothy Kirsten)를 목졸라 죽이고 있다. 메트로폴리탄.
1막과 2막에서 휘오라와 아비토의 애절한 사랑의 듀엣이 두번이나 나온다. 그런것도 모르고 만프레도는 전투에서 돌아와서 그동안 휘오라를 그리워했다는 간절한 심정을 털어 놓는다. 휘오라에 대한 아르키발도의 의심은 더욱 높아진다. 마침내 2막 마지막에서 휘오라의 불륜에 분노를 참지 못한 아르키발도가 휘오라의 목을 졸라 죽인다. 3막은 휘오라의 차디찬 시신이 납골당에 놓여 있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알투라의 백성들이 휘오라의 죽음을 애통해 한다. 아르키발도는 아무도 몰래 휘오라의 입술에 독을 발라 놓는다. 휘오라의 숨겨논 애인이 휘오라에게 마지막으로 키스를 하게 되면 결국 그도 죽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이다. 아무 것도 모르는 아비토가 휘오라의 입술에 키스를 한다. 아비토는 독으로 인하여 죽음을 눈 앞에 두게 된다. 아비토는 만프레도에게 자기가 휘오라의 애인이었다고 밝힌다. 그렇지만 휘오라에게 키스를 했기 때문에 죽게 되었다는 사실은 모르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한편, 만프레도는 사랑하는 휘오라를 잃은 슬픔에 휘오라의 입술에 독이 발라져 있다는 사실은 모른채 휘오라에게 마지막 키스를 한다. 아르키발도가 자기의 덫에 누가 걸렸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나타난다. 아르키발도는 자기 아들의 죽어가는 음성을 듣고 절망에 싸인다는 것이 줄거리이다.
휘오라를 사랑했던 만프레도가 휘오라의 죽음 맢에서 비탄에 빠져 있다.
몬테메찌의 음악은 복잡하며 마치 나무 잎들이 무성한듯 풍성하고 신선하다. 비유컨대 드빗시의 '플레아와 멜리상드'의 음악과 흡사하다. 오케스트라는 계속해서 주인공들간의 상호작용을 부주제로서 연주한다. 몬테메찌는 주인공인 아르키발도가 휘오라의 부정을 의심할 뿐만 아니라 실은 휘오라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음을 음악으로서 암시하였다. 오케스트라는 주인공들이 깊은 열정의 상태로 움직이는 것을 표현했다. 주인공들이 그런 상태로 움직이게 될 때의 음악은 대단히 특별하게 표현된다.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음악이며 무언가 투명한 느낌을 주는 음악이다.
휘오라의 장례식. 현대적 연출. 오페라 홀란드
[음반] - 휘오라, 아비토, 만프레도, 아르키발도 - 지휘, 오케스트라
- 1941: Grace Moore, Charles Kullman, Richard Bonelli, Ezio Pinza - Italo Montemezzi, Met
- 1951: Clara Petrella, Amedeo Berdini, Renato Capecchi, Sesto Brunscantini - Arturo Basile, Milan RAI Lyric Orchestra
- 1969: Luisa Maalagrida, Pierre Duval, Enzo Sordello, Ezio Flagello - Richard Karp, Coro e Orchestra Sinfonica di Roma
- 1977: Anna Moffo, Placido Domingo, Pablo Elvira, Cesare Siepi, Ryland Davies - Nello Santi, Ambrosian Opera Chorus, London Symphony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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