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미스터 폭스(Fantastic Mr Fox)
토비아스 피커의 두번째 오페라
'판타스틱 Mr 폭스'의 무대
2009년도에 미국 20세기 폭스사가 배포한 '판타스틱 Mr 폭스'라는 영화가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다. 애니메이션이지만 스톱 모션이라는 특수 기법으로 만든 영화다. 주인공인 미스터 폭스의 음성은 조지 클루니가 맡았고 미세스 폭스의 음성은 메릴 스트립이 맡아서 더 사랑을 받은 영화이다. 골든글로우브 최우수 애니메이션 후보로 올랐던 작품이다. 이 영화는 영국 웨일스 출신의 노르웨이계 작가인 로알드 달(Roald Dahl: 1916-1990)이 쓴 동명의 어린이 소설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런데 영화의 스토리는 원작 소설과는 조금 차이가 난다. 영화는 미스터 폭스와 미세스 폭스의 관계에 대하여 보다 많은 비중을 둔 것이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로알드 달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오페라가 만들어졌다. 뉴욕 출신의 현대음악 작곡가인 토비아스 피커(Tobias Picker: 1954-)가 작곡한 3막의 오페라이다. 토비아스 피커라고 하면 여러 기악곡도 있지만 오페라로서는 '테레스 라퀸'(Therese Raquin: 1999), '미국의 비극'(An American Tragedy: 2005)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의 작곡가이다. 그가 로알드 달 재단의 위촉을 받아 '판타스틱 Mr 폭스'라는 오페라를 만들었다. '판타스틱 Mr 폭스'는 1998년 12월 9일 로스안젤레스의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에서 초연되어 깊은 관심을 받았고 이어 다른 오페라단들이 여러번 공연을 시도했다. 토비아스 피커의 '판타스틱 Mr 폭스'는 어린이를 위한 소설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어린이 오페라에 속한다고 볼수 있지만 내용이 반드시 어린이에만 한정하는 것이 아니고 어른스러워서 그야말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즐길수 있는 작품이다. 작곡 형식도 현대주의를 지향하는 것이므로 현대 코믹 오페라라고 볼수 있다.
토비아스 피커
토비아스 피커는 생전에 5편의 오페라를 남겼다. 첫 오페라는 1996년의 '엠멜린'(Emmeline)이었다. '판타스틱 Mr 폭스'는 그로부터 2년 후에 완성한 오페라이다. 1998년의 로스안젤레스 초연에서는 미스터 폭스에 바리톤 제랄드 핀리(Gerald Finley), 미세스 폭스에 메조소프라노 수잔나 구즈만(Suzanna Guzman)이 각각 맡아서 갈채를 받았다. 영국의 저명한 연출가인 스테픈 발로우는 2010년 여름에 홀란드 파크에서 프로메네이드 스타일의 새로운 연출을 시도하였다. 프로메네이드 스타일은 콘서트 형식의 연주회라고 보면 되지만 무대적인 요인을 많이 가미한 경우이다. 본격적인 오케스트라 버전은 2011년 잉글리쉬 투어링 오페라가 주관했다. 그리고 오페라로서 진짜 정식 공연은 2011년 9월 피츠버그에서 거행되었다. 미스터 폭스는 다니엘 테드(Daniel Teadt)가 맡았고 미세스 폭스는 캐서린 브란트(Katherine Brandt)가 맡은 것이었다.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1998년 로스안젤레스 초연에서 미세스 폭스의 메조소프라노 수잔나 구즈만과 미스터 폭스의 바리톤 제랄드 핀리. 그리고 피츠버그 정식 공연에서 미스터 폭스를 맡은 바리톤 다니엘 테드와 미세스 폭스의 메조소프라노 캐서린 브란트.
미스터 폭스(Bar), 미세스 폭스(MS), 이들의 네명의 아이들(베니, 레니, 제니, 페니: 아역), 농부들인 보기스(Boggis: B), 번스(Bunce: T), 빈(Bean: Bar), 굴 파는 아네스(Agnes the Digger: MS), 트랙터 모는 메이비스(Mavis the Tractor: S), 미스 고슴도치(Miss Hedgehog: S), 굴을 잘 파기 때문에 광부라는 별명을 가진 오소리(Badger the Miner: Bar), 역시 굴을 잘 파는 두더쥐(Burrowing Mole: T), 리타(Rita the Rat: 쥐: MS), 호저(Porcupine: T) 등이다. 오페라에서는 미스터 폭스와 미세스 폭스 사이에서 태어난 애쉬라는 이름의 아들이 있고 미스터 폭스의 조카뻘이 되는 크리스토퍼슨이라는 아이가 나오지만 오페라에서는 출연진이 조금 다르다. 주인공인 미스터 폭스는 의인화된 여우로서 나쁘게 말해서 교활하며 좋게 말해서 영리하다. 미스터 폭스는 들판의 커다란 나무 아래의 땅속에 있는 자기의 거처에서 부인 미세스 폭스와 네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 미스터 폭스는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밤마다 보기스, 번스, 빈이라는 농부들의 농장에 가서 닭과 같은 가축들을 훔쳐온다. 농부들은 미스터 폭스의 도둑질을 막아 보려고 하지만 미스터 폭스가 워낙 영리하고 교활해서 매번 당하고 있기만 하다. 그래서 농부들은 사냥총을 들고 아예 미스터 폭스가 살고 있는 나무 아래의 굴 입구에서 미스터 폭스가 나오기만을 기다린다. 아무것도 모르는 미스터 폭수가 구멍에서 나오자 농부들은 총을 쏘아 댔지만 꼬리만 맞추었을 뿐, 잡지를 못한다. 농부들은 미스터 폭스가 살고 있는 땅 속 굴을 아예 엎어버릴 생각을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삽으로 땅을 파다가 여우 굴이 생각보다 깊이 있자 포크트레인을 가져와서 땅을 판다. 폭스의 식구들은 재빨리 굴을 더 깊이 파서 그곳으로 무사히 도피한다.
교활하고 영리한 미스터 폭스
세명의 농부들은 또 다시 미스터 폭스에게 조롱당한 것으로 생각해서 속이 상하다. 세 농부들은 미스터 폭스가 배가 고프면 참지 못하고 언젠가는 굴에서 밖으로 나올 것으로 생각해서 무작정 나무 주변에서 기다리기로 한다. 미스터 폭스와 식구들, 그리고 땅 속에 살고 있는 다른 이웃들도 어쩔수 없이 굶주리며 지낸다. 그러나 그렇게만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미스터 폭스는 먹을 것을 얻을수 있는 한가기 계략을 생각해 낸다. 미스터 폭스는 아이들까지 동원해서 다시 굴을 파기로 한다. 그래서 보기스의 닭장 바로 아래로 연결되는 굴을 판다. 닭장으로 몰래 들어간 미스터 폭스는 치킨 몇 마리를 잡아 죽여서 큰 아들 베니에게 주어서 엄마 미세스 폭스에게 가져다 주도록 한다. 미스터 폭스는 다른 농부의 닭장도 침략하기로 결정한다. 그래서 굴을 파고 번스의 닭장으로 향하는 중에 친구인 오소리를 만난다. 오소리가 자기도 힘을 합쳐서 굴을 파겠다고 하자 미스터 폭스는 그렇게 하라고 허락한다. 이어 두더쥐도 작업에 합류한다. 그렇게 해서 미스터 폭스의 일행은 번스의 농장에 이어 빈의 농장에도 발을 들여 놓을수 있게 된다. 빈의 농장에는 커다란 사이더(사과 주스) 창고가 있다. 미스터 폭스와 일행은 사이더도 훔쳐서 집으로 가져가기로 한다. 그때 빈의 집에서 일하는 메이벨이라는 이름의 하녀가 창고에 나타나는 바람에 미스터 폭스 일행은 거의 발각될뻔 했지만 용하게 들키지 않고 빠져 나온다. 동물들은 먹을 것들을 훔쳐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다. 미세스 폭스는 이들의 임무가 성공적으로 완수된 것을 축하하는 성대한 파티를 열기로 한다. 그리고는 땅 속에 살고 있는 다른 굶주린 동물들도 모두 초대키로 한다. 미스터 폭스는 비밀 굴을 통해서 농부들의 창고와 닭장에 가서 매일 먹을 것을 가져올 생각이다. 이제는 아무리 농부들이 땅굴 입구를 지키고 있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모두들 미스터 폭스의 용감한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낸다. 한편, 보기스, 번스, 빈은 아직도 나무 아래의 땅굴 입구에서 이제나 저네자 미스터 폭스가 나타나지 않을까 기다리고 있다. 이상이다.
세 농부들(보기스, 번스, 빈)이 사냥총을 들고 미스터 폭스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의 줄거리]
미스터 폭스와 부인인 펠리시티(Felicity: '경사났네 경사'에서 경사라는 의미)는 간식꺼리를 모색하는 중에 아직 날지 못하는 어린 비둘기들을 습격하다가 여우 덫을 건드려 그만 덫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펠리시티는 남편 미스터 폭스에게 임신했다는 사실을 비로소 밝히며 만일 덫에서 빠져 나가면 이젠 제발 도둑질이나 하지 말고 안정된 직업을 가져달라고 간청한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다. 여우의 해로 보면 12년이다. 폭스 부부는 아들 애쉬(Ash)와 함께 땅 속 굴에 살고 있다. 애쉬는 누굴 닮아서 그런지 성격이 무뚝뚝하고 음침하며 여기에 게으르기까지 하다. 얼마후 폭스는 어떤 신문사의 컬럼니스트로 취직을 한다. 폭스의 식구들은 커다란 나무 아래에 있는 더 좋은 집으로 이사를 가기로 한다. 폭스의 변호사인 클라이브 배저(오소리)가 폭스에게 그 지역은 여우들에게 위험한 곳이니 좀 불편하더라도 다른 곳으로 가서 사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경고 겸 주의를 주지만 폭스는 관찮다고 말한다. 폭스 식구들이 보금자리로 마련한 나무가 있는 곳은 세명의 비열한 농부들인 월터 보기스, 나다니엘 번스, 프랭클린 빈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농장시설에서 가깝게 있어서 사실상 농부들의 눈에 발견될 우려가 많다.
폭스를 잡기 위해 사냥개 스피츠(가운데)까지 동원한 세 농부
폭스네 식구들이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가고 얼마 후에 폭스의 조카인 크리스토퍼슨 실버폭스가 와서 함께 살기 시작한다. 크리스토퍼슨의 아버지가 급성 폐염에 걸려서 매우 아프기 때문이다. 애쉬는 자기보다 어린 사촌동생인 크리스토퍼슨과 함께 사는 것이 싫다. 왜냐하면 크리스토퍼슨은 운동이면 운동, 노래면 노래, 하여튼 모든 면에서 애쉬보다 더 아는 것도 많고 얘기도 아주 재미나게 잘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애쉬의 아버지인 폭스 조차도 애쉬보다는 크리스토퍼슨을 너무 좋아한다. 애쉬의 아버지는 심지어 크리스토퍼슨이 필요하다면 무엇이든지 돈을 아끼지 않고 사준다. 애쉬는 자기의 돈으로 사촌 크리스토퍼슨이 호강을 한다고 생각해서 배가 아파서 죽을 지경이다. 한편, 폭스와 그의 친구인 주머니쥐 카일리(Kylie Opossum)는 옛날의 제버릇 개 못 준다고 인근 세 농가에 몰래 가서 먹을 것을 집어 오거나 가축들을 훔쳐 와서 식사를 즐긴다. 농부들은 먹으려고 무얼 만들어 놓은 것들이 자꾸 없어지니까 분명히 여우들이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엽총을 들고 지키기로 한다. 마침 어느날 폭스가 농부들의 눈에 띠게 된다. 농부들이 엽총을 쏘아 댔지만 다행히 폭스는 꼬리만 잘려 나갔을 뿐 겨우 나무 밑 집으로 도망갈수 있었다. 농부들은 폭스의 집을 파헤치기로 한다. 농부들이 나무 아래의 굴을 파헤쳐 보니 여우들이 없다. 이미 나무 밑에 다른 굴을 만들어서 피신한 것이다.
농부들은 아깝지만 사이다를 나무 밑 굴 속으로 부처 넣기로 한다.
농부들은 아무리 날고 기는 여우들이라고 해도 먹을 것이 없고 마실 물이 없으면 밖으로 기어 나오지 않을수 없다고 생각해서 터널 입구에서 무작정 기다리기로 한다. 폭스는 땅 속에서 이웃들과 이 노릇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한탄하지만 뾰죽한 수가 없다. 두더쥐를 비롯해서 여러 이웃들이 농부들 때문에 집이 무너지고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땅 속의 동물들은 날이 갈수록 굶주린다. 마침내 폭스는 다른 동물들을 설득해서 새로 터널을 파기로 한다. 이번에는 터널을 아예 농부들의 창고와 연결되도록 파기로 한다. 폭스는 토끼, 두더쥐, 오소리, 비버, 족제비 등의 도움을 받아서 굴을 파고 농부들의 창고에 들어가서 음식물을을 훔치는데 성공한다. 모두들 기뻐서 오랜만에 마음껏 먹고 마신다. 애쉬와 크리스토퍼슨도 화해한다. 애쉬가 비버의 아들로부터 공격을 당한 적이 있는데 그 때 크리스토퍼슨이 도와 주었기 때문에 화해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크리스토퍼슨은 빈이 총을 쏘아서 얻은 폭스의 꼬리를 되찾으려고 빈의 집안으로 들어갔다가 그만 빈의 마누라에게 들켜서 잡히고 만다. 애쉬는 다행히 도망 칠수 있었다.
농부들은 폭스를 비롯한 땅 속의 못된 동물들이 자기들의 음식물들을 훔쳐간다는 것을 알고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와서 땅 속의 터널에 물을 부어서 모두 파괴할 생각이다. 마침내 농부들은 아깝지만 사이더(사과 주스)를 나무 밑 굴 속에 부어 넣는다. 동물들은 뜻하지 아니한 홍수에 밀려서 결국 하수구 입구가 있는 곳까지 몸을 피한다. 그러나 하수구 입구에는 이미 농부들이 지키고 있다. 폭스는 농부들이 자기들을 잡기 위해서 빈의 마누라에게 잡힌 크리스토퍼슨을 미끼로 사용할 것을 알게 된다. 동물들은 농부 빈의 경호원인 쥐(Rat)와 마주친다. 쥐와 폭스가 격렬한 싸움을 벌인다. 그러나 쥐는 폭스의 상대가 되지 못하고 큰 부상을 입고 쓰러진다. 쥐는 죽기 전에 크리스토퍼슨을 미끼로 숨겨 놓은 장소를 알려준다. 폭스는 농부들에게 협상을 제안한다. 폭스는 크리스토퍼슨을 살리고 대신 자기를 희생할 생각이다. 그러자 농부들은 이 기회에 동물들을 일망타진할 생각으로 폭스의 제안을 받아 들이는 척 하면서 기습을 위한 매복을 한다. 그러나 폭스와 다른 동물들은 농부들이 그렇게 나올 것으로 예상해서 오히려 먼저 반격을 가한다. 폭스와 카일리와 애쉬가 빈의 농장으로 잠입한다. 애쉬가 크리스토퍼슨을 발견해서 묶어 놓은 밧줄을 풀어준다. 그리고는 미친듯이 짖어대는 사냥개인 스피츠를 풀어 놓아서 농부들이 스피츠를 쫓아 다니도록 만든다. 동물들은 농부들이 땅속 터널들을 모두 파괴했기 때문에 하수구에 살기 시작하며 이제 어느정도 적응들이 된다. 다른 동물들도 합류해서 지낸다. 애쉬와 크리스토퍼슨은 전보다 더 서로를 위하는 친구가 된다. 폭스는 다시 땅 속 터널을 만든다. 이번에는 세 농부들이 합자해서 설립한 수퍼마켓의 마루바닥과 연결되는 터널을 만든다. 동물들은 새로운 음식 창고를 확보한데 대하여 춤을 추며 자축의 파티를 연다. 펠리시티가 또 임신했다는 기쁜 소식도 전해 진다.
폭스를 비롯한 동물들이 새로운 식량 창고를 확보하게 되어 자축 파티를 열고 있다. 펠리시티가 두번째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모두들 더욱 기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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