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오페라 작곡가 /베르가모의 도니체티

베르가모의 도니체티

정준극 2014. 11. 7. 08:51

베르가모의 도니체티

도니체티 기념관, 도니체티 극장, 도니체티 기념상, 생가 보존

 

베르가모의 테아트로 도니체티(도니체티극장) 옆에 있는 도니체티 기념비

 

도니체티가 태어난 곳은 북부 이탈리아 롬바르디 지방의 베르가모이다. 도니체티가 51세라는 한창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곳도 베르가모이다. 베르가모는 중세로부터의 고도이지만 대성당 이외에는 별달리 내세울만한 것이 없었던 비교적 작은 도시였다. 그러한 베르가모가 오늘날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도시가 되었다. 도니체티 때문이다. 베르가모에는 도니체티 기념관이 있어서 도니체티의 생애와 작품활동에 대한 귀중한 자료들을 찾아 볼수 있다. 베르가모에서는 매년 도니체티 음악제가 열린다. 세계 각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도니체티는 도대체 어떠한 사람이었는지 재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도니체티는 19세기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의 대표적인 작곡가이다. 도니체티는 조아키노 로시니, 빈첸초 벨리니와 함께 이탈리아 벨칸토의 3대 거장이다. 도니체티는 그 후에 등장하는 베르디, 그리고 푸치니에게 많은 영향을 준 작곡가이다. 도니체티라고 하면 어떤 작품이 떠오르는가? 테너 아리아인 '남몰래 흘리는 눈물'이 나오는 '사랑의 묘약', 그리고 보통 '루치아'라고 부르며 '광란의 장면'으로 유명한 '람메무어의 루치아'가 생각이 난다. 도니체티의 음악은 아름답다. 누가 들어도 벨칸토라는 의미를 느낄수 있는 아름다운 음악이다. 도니체티는 다작의 작곡가였다. 약 25년 동안 활동하면서 67편에 이르는 오페라를 작곡했다. 수정본까지 합하면 88편에 이른다.

 

도니체티가 태어난 집. 베르가모의 비아 보르고 카날레 14번지이다. 도니체티가 태어난 집이라는 명판이 붙어 있다.

 

뛰어난 재능의 도니체티는 불행하게도 정신질환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향년 51세였다. 위대한 작곡가로서 정신이상으로 세상을 떠난 경우는 극히 드믈지만 도니체티는 그에 해당되었다. 만일 도니체티가 더 살았더라면 아마 더 많은 아름다운 오페라들이 태어났을 것이다. 도니체티는 18세기가 저물어 가고 19세기가 시작되려는 1797년 11월 29일, 이탈리아 반도의 북부에 있는 롬바르디의 베르가모에서 태어났다. 도니체티의 풀 네임은 도메니코 게타노 마리아 도니체티(Domenico Gaetano Maria Donizetti)이다. 도니체티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음악과는 거리가 먼 집안이었다. 가난한 집안이었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처럼 정식으로 학교를 다니며 교육을 받지 못했다. 아버지 안드레아 도니체티는 한때 마을 전당포에서 일했던 사람이었다. 말하자면 전당포 관리인 겸 수위였다. 그러다가 방직공장의 직공으로 다니기도 했다. 도니체티 식구들이 살던 집은 베르가모 성내에 있지 않고 성밖의 보르고 카날레라는 거리에 있었다. 도니체티는 6남매 중 다섯번째였다. 아무튼 그런 그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오페라의 작곡가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자주 공연되고 있는 오페라가 다름 아니라 바로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인 것만 보아도 베르가모 성문 밖의 허룸한 집에서 태어난 도니체티가 얼마나 위대한 인물이 되었는지는 잘 알수 있는 일이다.

 

도니체티의 고향인 베르가모. 언덕 위에 있는 도시이다. 구시가지는 치타 알타(Citta Alta: 업타운)라고 부른다. 치타 일타는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도니체티가 태어난 집은 베르가모 성벽 밖의 보르고 카날레(Borgo Canale) 구역에 있다. 도니체티가 태어난 집은 현재 비아 보르고 카날레 14번지이다. 외부 벽면에 기념 명판이 부착되어 있다. 그 집을 '카사 나탈레'(Casa Natale)라고 부른다. 생가라는 뜻이다. 카사 나탈레는 주말에나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다. 도니체티는 비아 보르고 카날레 14번지의 지하실에서 태어났다. 창문도 없는 어두운 지하실이었다. 도니체티는 31세 때인 1828년 로마에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의 누이 비르지니아 바셀리(Virginia Vaselli)와 결혼했다. 도니체티는 결혼후 나폴리에서 가정을 꾸몄다. 1837년 비르지니아가 아들을 사산하고 죽자 아내를 무척 사랑했던 그는 평생 동안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도니체티는 비르지니아와의 사이에서 3명의 자녀를 두었으나 모두 어릴 때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에 더욱 고통스러워했다. 아이들의 사인은 매독이었다. 이 병은 훗날 도니체티에게도 죽음을 가져다 준 것이었다. 도니체티는 비엔나에 갔다가 매독이 심해져서 정신착란까지 겹쳐 도저히 회복이 어렵게 되자 조카인 안드레아가 도니체티를 고향인 베르가모로 데리고 돌아왔다. 도니체티는 베르가모 구시가지(치타 알타)에 있는 팔라쪼 스코티(Palazzo Scotti)에 머물다가 1848년 4월 8일 세상을 떠났다. 팔라쪼 스코티는 도니체티를 후원해 온 스코티 남작의 저택이었다. 도니체티가 팔라쪼 스코티에서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오늘날 그 거리는 비아 도니체티(Via Donizetti)라고 부르게 되었다. 베르가모에는 일찍이 1904년에 문을 연 도니체티 기념관(Museo Donizettiano)이 있다. 비아 아레나(Via Arena)의 팔라쪼 미세리코르디아 마지오레(Palazzo Misericordia Maggiore)에 있다. 도니체티를 후원했던 스코티 남작의 부인인 조반나 지네브라 로타 바소니 스코티 남작부인이 주동하여 만든 기념관이다.   

 

도니체티 기념관의 전시실

 

도니체티의 묘소는 구시가지인 치타 알타의 피아짜 두오모(Piazza Duomo)에 있는 산타 마리아 대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Maggiore)에 있다. 산타 마리아 대성당은 일찍이 1137년에 봉헌되었으며 대성당 내에는 도니체티의 묘소는 그의 스승인 시모네 마이르의 묘소 바로 앞에 있다. 세상을 떠나서라도 존경하는 스승의 곁에 있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1897년 베르가모 시당국은 도니체티 탄생 100 주년을 기념하여 베르가모 리카르디 극장 옆에 도니체티 기념상을 건립했다. 치타 바사(Citta Bassa: Downtown)의 비아 센티에로네에 있는 역사적인 리카르디 극장은 근자에 '도니체티 극장'(Teatro Donizetti)이라고 이름을 바꾸었다. 베르가모에서는 매년 '베르가모 음악제'(Bergamo Musica Festival Gaetano Donizetti)가 열린다. 2006년부터 시작되었으므로 2014년으로 9회가 된다. 도니체티 재단과 베르가모 시의회가 공동으로 주관하고 있다. 베르가모 음악제가 다른 음악제와 다른 점은 연구와 제작을 분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주관기관인 도니체티 재단이 대본의 준비로부터 무대업무까지 공연의 전과정을 자세히 지켜보아 더 좋은 공연을 이루도록 노력하고 있다. 베르가모 음악제는 도니체티의 잘 알려지지 않고 있는 작품들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도니체티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이 음악제에 참여해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음은 이 음악제의 성공을 기약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페라 공연 뿐만 아니라 시낭송회, 강의, 실내악이나 기악곡 연주회, 공로상 시상식, 전시회, 신간서적 출판기념회 등이 동시에 열린다.

 

베르가모의 도니체티 극장(테아트로 도니체티)

 

베르가모 음악제는 베르가모의 두 극장, 즉 테아트로 도니체티와 테아트로 소치알레에서 중점 열리지만 다른 장소에서도 열린다. 특히 베르가모에서 도니체티를 기억할수 있는 장소들, 예를 들면 산타 마리아 대성당, 카사 나탈레(생가), 팔라쪼 스코티 등에서도 열린다. 음악제에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수많은 지휘자와 성악가들이 참가하지만 한편으로는 유망한 신인들의 데뷔 무대가 되기도 한다. 베르가모 음악제의 관중들 중에서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은 거의 4분의 1에 이른다. 그만큼 국제적으로도 잘 알려진 음악제이다. 2014년도 페스티발에서는 '람메무어의 루치아' '베틀리'(Betly), '토르쿠아토 타소' 등이 공연되었다.   
 

베르가모의 바실리카 산타 마리아 마지오레에 있는 도니체티 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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