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집중탐구/뮤지컬 스토리

프랭크 와일드혼의 '루돌프'

정준극 2015. 1. 6. 14:10

뮤지컬 '루돌프'

프레데릭 모튼의 소설 '과민한 찬란함: 비엔나 1888-1889'(A Nervous Splendor: Vienna 1888-1889) 바탕

프랭크 와일드혼과 스티브 커든 합작

 

 

프랭크 와일드혼과 스티브 커든

 

영광과 오욕의 시대를 살았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엘리자베트(씨씨) 황비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

엘리자베트'가 있는데 엘리자베트 황비의 아들인 루돌프 황태자의 뜻하지 아니한 죽음을 다룬 뮤지컬 '루돌프'도 있다. 어머니에 이어 아들까지도 뮤지컬의 타이틀 롤이 되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으니 대단한 가족이다. 뮤지컬 '루돌프'는 미국 뉴욕 출신의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 1959-)이 음악을 맡았고 피츠버그 출신의 스티브 커든(Steve Cuden: 1955-)이 대본을 마련한 작품이다. 내용은 오스트리-헝가리 제국의 루돌프 황태자와 마리아 베체라 남작부인과의 정사를 다룬 것이다. 당시 제국의 앞날은 한치 앞을 볼수 없을 정도로 혼미한 것이었다. 그 모든 것을 정리해야 하는 책임이 황태자 루돌프의 어깨에 지워졌다. 루돌프는 아버지인 프란츠 요셉 황제와 개인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갈등이 있었다. 또한 루돌프는 벨기에의 스테파니 공주와 사랑이 없는 정략적인 결혼을 했다고 생각하여 견디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루돌프는 우연히 마리아 베체라를 만나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두 사람의 은밀한 관계는 루돌프의 정치적 행로에 의심을 두고 있던 에두아르드 타페(Eduard Taaffe) 수상의 눈길에서 벗어날수 없었다. 타페 수상은 루돌프의 불륜을 미끼로 삼아 루돌프의 정치이상을 무너트리고자 한다. 이러한 여러가지 번뇌 속에서 루돌프가 선택할수 있는 길은 한정되어 있었다. 결국 루돌프와 마리아는 이루지 못할 사랑을 비관하여서 1889년 비엔나 근교의 마이엘링에 있는 황실 사냥숙사에서 동반자살을 한다. 당시 루돌프 황태자는 31세였고 마리아 베체라는 17세였다. 물론 일부 역사학자들은 그 죽음에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다고 하면서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그런 이의만으로 그치고 마이엘링 사건은 역사의 뒤안길에 파묻혔다. 그러다가 세월이 지나면서 마이엘링 사건을 재조명코자 하는 노력들이 전개되었다. 연극으로, 영화로, 발레로, 뮤지컬로, 오페레타로...마이엘링 사건은 세계적인 조명을 받게 되었다. 그러한 시점에서 뮤지컬 '루돌프'가 나온 것이다.

 

오스트리아 제국의 문장을 배경으로 루돌프와 마리아

 

뮤지컬 '루돌프'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유태계 미국인 작가인 프레데릭 모턴(Frederick Morton: 1924-)의 1980년도 소설인 '과민한 찬란함: 비엔나 1888-1889'를 원작으로 삼고 있지만 소설의 내용과는 여러 모로 차이가 있음은 미리 말해 두는 바이다. 이 소설은 우리나라에서 2009년에 '황태자의 마지막 키스'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나오기도 했다. '황태자의 마지막 키스'라는 제목은 뮤지컬 '루돌프'가 비엔나에서 처음 선을 보일 때 타이틀은 '마이엘링의 정사'(Affäre Mayerling)라고 했지만 부제목으로는 Rudolf-The Last Kiss(루돌프: 마지막 키스)라고 했는데 그것을 바탕으로 삼은 듯하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뮤지컬 '루돌프'는 2006년 5월 26일 헝거리어로 번역되어 부다페스트의 오페레트 친하즈(Operett Szinhaz: 오페레타 극장)에서 세계 초연되었다. 이 공연은 비엔나극장연맹(VBW: Vereinigte Bühnen Wien), 부다페스트 오페레타 극장(BOT), 부다페스트의 체게드(Szeged) 야외 페스티발이 공동 제작한 것이었다. 초연으로부터 두달 후에는 체게드에서 야외공연되었다. 그 이후로 겨울시즌에는 부다페스트에서 공연되었고 여름시즌에는 체게드에서 공연되었다. 루돌프가 태어났고 루돌프가 생애를 마친 비엔나에서의 초연은 2009년 2월 26일 1구의 라이문트극장에서였다. 두번째 헝가리 제작은 2010년 12월에 페츠(Pecs)에서였다. 어찌보면 뮤지컬 '루돌프'는 미국의 작곡가와 작사자가 만든 작품으로서는 처음으로 유럽에 진출했다는 의미가 있다. 비엔나에서 '루돌프'는 '엘리자베트', '모차르트'와 함께 비엔나 뮤지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작품이 되었다. 비엔나에서의 제작 내용과 페츠에서의 제작 내용은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도 노래에서 차이가 있다. 비엔나 버전의 노래들은 어떤 것이었는지 소개한다. 우리말 번역은 필자의 재량에 의해서였다.

 

[1막]

- Ouverture(서곡)

- Vorhang auf(막을 올려라)

- Wiener Schmäh(이것이 비엔나)

- Wie jeder andrere Mann(평범한 사람)

- Du willst nicht hören(나의 얘기를 듣지 않네요) - Wiener Schmäh(이것이 비엔나) 반복

- Ein Hübscher Krieg(멋있는 전쟁/별것도 아닌 전쟁)

- Marys Lied(마리아의 노래) - 마리아의 테마

- Der Ball(무도회) - 반복

- Marys Walzer(마리아의 왈츠) - Der Ball(무도회) - 반복

- So viel mehr(무언가 좀 더)

- Die Strahlende Zukunft(푸른 하늘/내일의 발걸음)

- Zeit zu Handeln(시작한 것은 끝내야)

- Wohin führt mein Weg?(내가 어찌 알수 있으리요)

- Tralala(트라 랄 라) - 아이스 스케이팅 노래

- In dem moment als ich dich sah(내가 당신을 바로본 그 순간)

- Vertrau in uns(오직 사랑뿐/우리 서로를 믿읍시다)

 

[2막]

- Die Fäden in der Hand(사람들을 조종하는 마스터/그의 손에 줄이 들려있네)

- Du bleibst bei mir!(내 곁에 있어주오/그건 내가 되어야 해)

- Wie jeder andere Mann(평범한 남자/다른 남자들 처럼)

- Wiener Schmäh(이것이 비엔나) - 반복

- Mein süsser Held(마을에 새로 나타난 청년)

- Mut zur tat(남자를 판단하기)

- Der Weg in dei Zukunft(내일의 발걸음)

- Die Liebe lenkt(용감한 사람만이 할수 있다)

- Die Fuchsfalle(사냥개)

- Wenn das Schicksal dich ereilt(그대를 붙잡아 둔 운명/벽에 써 있는 글)

- So viel mehr(무언가 좀 더) - 반복

- Zeit zu Handeln(시작한 것은 끝내야) - 반복

- Du bist mein Welt(그대는 나의 세상/당신을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어요)

- Vertrau in uns(나의 단 하나 사랑/우리 서로를 믿읍시다) - 반복

 

현대적 연출

 

1막 1장. 호프부르크의 루돌프와 스테파니의 아파트이다. 1888년 10월 어느날 이른 아침이다. 루돌프와 스테파니는 부르크테아터(궁정극장)의 오프닝 축하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두 사람은 부부이지만 마치 서로 남남처럼 보인다. 무대 위에서 두 사람의 가운데에는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는 둥근 원이 있어서 두 사람은 그저 그 주위를 돌고 있을 뿐이다. 그런 모습에서 오히려 긴장감까지 느낄수 있다. 커다란 괘종시계의 소리가 이러한 긴장감을 벗어나려고 하는 것 같다. 1막 2장. 프란츠 요셉 황제와 황태자 부부가 참석하는 궁정극장에서의 오프닝 행사가 시작된다. 귀족들을 비롯한 중요 인사들은 2층 로게와 아랫층 파르케트를 채우고 있고 일반 시민들은 발코니와 갤러리에 있다. 발코니와 갤러리의 시민들은 분노와 절망으로 소리친다. 제국에 대한 저항이다. 억압에 대한 자유의 함성이다. 그런 외침에도 불구하고 황제는 무대의 커다란 막을 처음으로 올리는 이벤트를 시작한다.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막이 오른다. 그리고 '이것이 비엔나'(Wiener Schmäh: Vienna Specialties)라는 타이틀이 무대에 떠 오른다. 갈라 공연이 진행된다. 갑자기 어떤 여공이 무대 위로 올라와서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스스로 자기에게 총을 쏘아 쓰러진다. 극장 안은 수라장으로 변한다. 루돌프와 타페 수장이 죽어가고 있는 소녀에게로 급히 달려간다. 무대의 다른 한쪽으로부터는 아직도 소녀 티를 벗지 못한 듯한 마리아 베체라가 나타난다. 마리아는 루돌프를 마치 원망이나 하듯 바라본다. 루돌프는 마리아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마리아는 '매일 조금씩 죽어가고 있는 것보다 한번에 죽는 것이 더 낫다'라고 말한다.

 

무도회장에서 루돌프와 마리아

 

1막 3장. 호프부르크의 내각 회의실이다. 다음날 아침이다. 프란츠 요셉 황제는 아들 루돌프와 반정부 저널리스트인 율리우스 펠릭스에 대한 협의를 하고 있다. 타페 수상이 자리를 함께 하고 있다. 프란츠 요셉 황제는 율리우스 펠릭스를 반역죄로 다스릴 생각이다. 그러면서 황제는 그 저널리스트가 루돌프의 사촌인 요한 살바토르가 아닌가 의심한다. 왜냐하면 황제는 아들 루돌프로부터 반정부적인 기미를 눈치채고 분명히 사촌 살바토르와 연계되어 있다고 믿는다. 루돌프는 모처럼 아버지 황제를 만난 김에 무언가 다른 것을 건의하고 싶은 생각이다. 1막 4장은 링 슈트라쎄에 있는 어떤 숙녀의상실 앞이다. 1주일 뒤의 어느날 오후이다. 마리아가 신문을 보고 율리우스 펠릭스의 글을 큰 소리로 읽는다. 마리아는 얼마전 궁정극장에서 있었던 장면을 회상한다. 그때 라리슈 백작부인이 등장해서 마리아에게 집안 사정이 어려우니 재정형편을 낫게 해줄 방법을 생각해 보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예를 들어서 브라간자 공작과 결혼하면 베체라 남작 가정의 형편이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제안이다. 그럴때에 상점 문이 열린다. 라리슈와 마리아는 상점 안으로 들어가서 이것 저것 둘러보느라도 더 이상 결혼 얘기는 하지 않는다. 라이슈와 마리아, 그리고 상점에 있는 부인들이 함께 노래를 부른다. Ein Hübscher Krieg(Pretty Little War: 멋있는 전쟁)이다. 상점에서 옷을 고르는 일, 나아가서 결혼하는 일을 전쟁에 비유한 노래이다. 잠시후 마리아가 또 하나의 펠릭스의 글을 큰 소리로 읽는다. 라리슈 백작부인은 마리아에게 결혼 이야기를 다시 꺼내고자 한다. 마리아는 사랑없는 결혼이 아니라 정말로 진지한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루돌프와 아버지인 프란츠 요셉 황제

 

1막 5장. 호프부르크의 루돌프와 스테파니 아파트이다. 그날 밤이다. 루돌프는 권총을 손질하고 있다. 스테파니는 파티에 가려는지 드레스를 입고 있으며 루돌프에게 목걸이를 걸어 달라고 부탁한다. 루돌프는 새로운 프러시아 황제인 빌헬름 2세를 위한 리셉션에 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러나 안 갈수 없으므로 어쩔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1막 6장은 호프부르크의 대연회장이다. 빌헬름 2세 프러시아 황제를 환영하는 연회가 열리고 있다. 무도회장에는 루돌프의 사촌인 영국 황태자 에드워드도 참석해 있다. 이어 프란츠 요셉 황제가 빌헬름 황제를 에스코트하여 입장한다. 그리고 왈츠가 연주된다. 루돌프는 마리아와 춤을 추고 에드워드는 라리슈와 춤을 춘다. 브라간자 공작도 마리아와 춤을 춘다. 마리아가 피곤한 기색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돌프는 마리아에게 다시 춤을 추자고 권한다. 두 사람이 춤을 추고 있을 때 스테파니가 다가와서 마리아에게 비웃고 조롱하는 듯한 말을 건넨다. 그러나 마리아는 아주 우아하게 스테파니의 말에 대답한다.

 

1막 7장은 그날 늦은 밤, 비엔나의 한적한 곳에 있는 살롱 아포칼립스이다. 창녀들이 매춘을 하는 곳이다. 빌헬름은 여자 두명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다. 에드워드도 어떤 여인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루돌프는 마치라고 하는 고급 창녀와 만나고 있다. 미치는 루돌프가 가장 좋아하는 이 집의 창녀이다. 그런데 루돌프의 생각은 다른데 가서 있는 것 같다. 마리아를 생각하고 있다. 1막 8장. 무대 위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마리아가 홀로 서 있다. 마리아는 마치 꿈을 꾸듯 루돌프를 생각하고 있다. 마리아는 루돌프에 대한 간절한 사모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 마리아와 루돌프의 노래가 '무언가 좀 더'(So viel mehr)이다. 1막 9장. 장면은 바뀌어 호프부르크 궁전의 타페 수상의 집무실이다. 또 다시 커다란 괘종시계가 뎅뎅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진보신문인 노이에서 비너 타그블라트(Neues Wiener Tagblatt)의 편집장인 모리츠 체프스(Moritz Szeps)가 타페 수상을 기다리고 있다. 타페는 모리츠 체프스를 협박이라도 해서 자기의 정보원으로 삼고자 한다. 타페 수상은 체프스에게 율리우스 펠릭스라는 사람을 아느냐고 묻는다. 체프스의 노이에스 비너 타그블라트 신문에는 체프스의 논조가 실리고 있다. 타페 수상은 정부에 반대하는 인물에게는 반역죄를 뒤집어 씌우겠으며 그와 동조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체포할 것이라고 위협한다. 체프스가 떠나자 타페 수상은 부하들에게 신문사를 샅샅이 수색해서라도 반정부 증거를 찾으라고 지시한다.

 

파티장면

 

1막 10장은 다음날 노이에스 비너 타그블라트 신문사의 편집실이 무대이다. 편집장 체프스가 안드라시, 포겔장, 클레멘소 등과 함께 난장판이 된 사무실의 한쪽에 서 있다. 루돌프와 에드워드 왕세자가 평민 복장으로 신문사의 편집실에 들어선다. 사람들은 처음에 두 사람이 누구인지 몰라본다. 클레멘소가 들고 있던 빨간 상자를 열고 서류 한 장을 꺼낸다. 프러시아를 제외하고서 새로운 유럽을 건설하자는 내용의 서류이다. 여러 사람들이 서류에 서명한 것 같다. 이제 루돌프가 서명할 차례이다. 그러나 루돌프는 서류에 서명하려다가 그만 둔다. 그러면서 빨간 상자에 들어 있는 다른 사람들의 서명이 되어 있는 서류들을 빼앗듯 가져간다. 모두들 루돌프에게 '시작한 것은 끝내시오'라고 소리친다. 편집실의 다른 사람들은 루돌프가 빼앗듯 가져간 서류를 되찾으려고 싱갱이를 한다. 그때 마리아가 편집실로 들어선다. 우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율리우스 펠릭스를 만나고 싶어서 온 것이다. 그 자리에 있던 루돌프는 처음에는 몸을 숨기지만 나중에는 마리아의 앞에 나타나서 자기가 바로 율리우스 펠릭스라고 밝힌다.

 

부다페스트 공연. 루돌프의 악몽의 장면

 

1막 11장은 그날 저녁 아이스 스케이팅 클럽이다. 모두들 즐겁게 스케이트를 지치고 있다. 마리아와 루돌프도 사람들 틈에 끼어서 스케이트를 지치면서 떠들고 웃으면서 마냥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마리아는 자기가 우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율리우스 펠릭스가 루돌프 황태자라는 사실을 믿을수 없다. 루돌프는 마리아에게 타페 수상의 끄나풀들인 비밀경찰들이 도처에서 마리아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을 것이니 조심하라고 일러둔다. 두 사람은 비밀경찰들을 엉뚱한 길로 쫓아오도록 해서 떼어버릴 계획을 세운다. 루돌프는 마리아에게 처음 만난 순간부터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루돌프는 처음에는 마리아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심심풀이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심각하게 생각한다. 루돌프는 이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다. 루돌프는 자기를 붙잡아 매고 있는 모든 쇠사슬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루돌프는 마리아와 함께 마이엘링르로 떠난다. 1막 12장은 며칠후 호프부르크 궁전의 회의실이다. 프란츠 요셉 황제와 타페 백작은 프러시아와의 동맹협약을 새로 체결하는 문제를 의논하고 있다. 그러면서 타페 백작은 황제에게 아무래도 율리우스 펠릭스라는 보이지 않는 얼굴의 반정부 지도자가 루돌프 황태자일 것 같다는 얘기를 한다. 그 얘기를 한쪽 구석에 숨어 있던 루돌프가 듣는다. 1막 13장. 그로부터 두어 주일 후 프라터 유원지이다. 마리아와 루돌프가 만난다. 비밀경찰이 두 사람의 만남을 지켜본다. 루돌프가 마리아에게 자기 때문에 위험해 질수 있다면서 걱정을 한다. 마리아는 그런 루돌프에게 용기를 가지라고 격려한다. 마리아의 노래가 '나의 단 하나 사랑'이다.

 

스케이트를 타면서. 비엔나 라이문트 극장 무대

 

2막 1장. 마이엘링의 루돌프의 침실이다. 루돌프가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루돌프는 꿈에서 타페 수상이 황제뿐만 아니라 모든 관리들을 끈으로 묶어서 마음대로 조종하고 있는 것을 본다. 루돌프는 부패한 정부를 본다. 그 중심에 타페가 있는 것을 본다. 그리고 타페가 모든 반정부 인사들을 교수형에 처하는 모습도 본다. 마지막으로 마리아도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희생되는 것을 본다. 루돌프가 마리아의 이름을 있는 힘껏 부르다가 그 소리에 놀래서 깨어난다. 1막 2장은 역시 루돌프의 침실이다. 마리아가 루돌프의 침대 옆에 앉아 있다. 루돌프는 지금까지 모든 것이 한낱 꿈이라는 것을 그제서야 깨닫는다. 괘종소리가 무겁게 다시 들린다. 마리아가 떠날 준비를 한다. 루돌프가 마리아에게 반지 한개를 준다. 반지에는 '죽는 날까지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 있으리'라고 적혀 있다. 마리아는 자기가 그 반지를 가지고 있을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루돌프에게 받을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자 루돌프는 반지를 금줄로 목걸이를 만들어서 마리아의 목에 걸어준다. 마리아가 막 방을 나가려는데 스테파니가 들어온다. 두 여인은 서로를 모르는채 무시하며 지나친다. 그러나 스테파니는 '이 방에 함께 있어야 할 사람은 내가 되어야 한다'면서 루돌프를 몰아 세운다.

 

루돌프 황태자의 마이엘링 사냥숙사 1889년. 이전.

 

 

2막 3장은 호프부르크의 황제의 서재이다. 황제는 루돌프를 불러서 준열하게 책망한다. 루돌프가 교황에게 스테파니와의 결혼을 무효로 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아버지 황제도 모르게 보냈기 때문이다. 로돌프는 마리아와 결혼해서 태어나는 아이들이 사생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바란다. 황제는 루돌프에게 애인이 되었던지 정부가 되었던지 또는 사생아가 되었던지 합스부르크와 연결되어 있다면 모두 잘 돌보아 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마리아를 정부로 데리고 있으려면 그렇게 해도 좋다는 말이었다. 루돌프는 마리아와의 결혼을 위해서 모든 타이틀과 직위를 포기하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황제는 마리아와 그의 가족들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위협한다. 루돌프로서는 더 이상 대항할수 없게 된다. 경제적인 문제와 공식적인 지위도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루돌프는 어떠한 공식 활동도 하지 못하며 대중들의 앞에 나서지도 못하는 제재를 받는다. 루돌프는 그런 현실에서 탈피하고 싶었다. 다른 곳에 가서 살고 싶었다. 황태자라는 부담이 없는 곳에서 지내고 싶었다. 결국 루돌프가 간 곳은 시내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 살롱 아포칼립스의 미찌 카스파르에게로였다. 루돌프는 모든 것을 잊고 싶었다. 2막 4장은 살롱 아포칼립스의 밤이다. 경찰 끄나풀인 빌리구트와 마이스너는 이곳까지 쫓아와서 루돌프를 지켜 보고자 한다. 하지만 이들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살롱 주인이 이들을 내쫓는다. 여자들에게 둘러싸인 루돌프는 더 이상 우울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다가 갑자기 권총을 꺼내서 천정을 향해 쏘아대기 시작한다. 잠시후 소동이 진정되자 여자들이 서로 나서서 루돌프를 위로해 주겠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마리아가 나타난다. 마리아는 루돌프에게 언제라도 곁에 있겠다고 말한다. 루돌프가 어떤 여자라도 마음 내키는 대로 고를수 있는 환경이라고 해도 곁에 있겠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루돌프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리아는 루돌프에게 그가 언젠가 세상을 한번 바꾸어 보고 싶다고 말했던 것을 상기시켜준다.

 

루돌프와 마리아. 도쿄 공연

 

2막 5장은 로툰다의 산업박람회 장소이다. 로툰다는 프라터에 있는 둥근 건물로서 만국산업박람회를 위해 특별히 완성한 건물이다. 타페 수상이 개회사를 마친다. 그러다가 갑자기 루돌프가 나타나자 깜짝 놀란다. 루돌프는 연단에 올라와서 격렬한 연설을 시작한다. 평화와 진보와 변화에 대한 연설을 한다. 사람들은 처음에 난봉꾼 루돌프가 무슨 헛소리를 하냐면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그의 정치이상을 듣고서 박수를 보낸다. 루돌프의 노래가 Der Weg in dei Zukunft이다. 루돌프의 연설을 듣고 있던 마리 라리슈 백작부인이 루돌프가 저렇게 이상한 주장을 하고 자기의 고집만 부린다면 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해서 걱정한다. 2막 6장은 어느 비오는 날 호프부르크에 연결되어 있는 아우구스틴 교회이다. 아우구스틴 교회에는 합스부르크 황실 사람들의 심장을 모셔 놓은 지하 납골당이 있다. 마리아가 비를 피해서 교회 안으로 뛰어 들어온다. 그때 심장 납골당의 예배처로부터 스테파니 황태자비가 나온다. 스테파니가 마리아에게 무슨 얘기를 한다. 아마 루돌프를 진정으로 사랑하느냐는 등의 얘기인것 같다. 마리아가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말에 스테파니는 환멸을 느끼는 듯한 표정이다. 스테파니는 마리아에게 점잖게 대하지만 절대로 타협할수는 없다는 태도이다. 2막 7장은 호프부르크 궁전의 타페 수상 집무실이다. 타페 수상이 혼자서 체스를 두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타페 수상은 끄나풀들이 만든 루돌프에 대한 보고서를 가지고 있다. 그때 마리아가 들어온다. 마리아는 너무나 순진하게 보인다. 하지만 타페 수상은 마리아에게 만일 루돌프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마리아의 가족들에게 불이익이 돌아올 것이라며 협박한다. 그러다가는 상당한 재산을 별도로 주겠으니 그만 두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대는 나의 모든 것. 루돌프와 마리아. 비엔나 라이문트 공연

 

2막 8장은 마리 라리슈의 아파트이다. 루돌프가 마리아에게 보내는 편지를 라리슈에게 주며 전달해 달라고 말한다. 루돌프는 마리아의 안전을 위해서 비엔나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데려가고 싶다고 말한다. 루돌프는 현재 자기의 목숨을 걸고 있는 상황이지만 마리아 또는 마리아의 식구들까지 위험에 처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는 얘기이다. 루돌프가 나가자 이어서 마리아가 뛰어 들어온다. 마리아는 방금 타페 수상을 만나고 오는 길이다. 마리 라리슈는 처음에 마리아에게 브라간차 공작과의 결혼을 받아 들이라고 설득한다. 그 길만이 모두를 살릴수 있는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인다. 마리아가 절대로 받아들일수 없다고 하자 마리 라리슈는 어쩔수 없다는 듯이 그제서야 루돌프가 맡기고 간 편지를 마리아에게 건네준다. 마리아는 현재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생각한다. 그리고 루돌프에게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라고 말했던 것을 생각한다. 마리아는 루돌프에게 어떻게 해서든지 회신을 보내려고 한다. 한편, 루돌프는 빨간 상자 안에서 서류들을 꺼내서 누가 헝가리의 분리와 왕정 타파에 서명했는지를 살펴본다. 그러면서 마지막 서류에 자기도 서명을 하고 봉인을 한다. 마리아는 루돌프에게 편지에 아무런 글도 쓰지 않고 대신 루돌프가 준 반지를 봉투에 넣는다. '죽는 날까지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 있으리'라고 새겨져 있는 반지이다.

 

우리나라에서의 공연. 루돌프(안재욱)과 마리아

 

2막 9장은 한밤중이다. 루돌프는 빨간 상자를 자기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 주며 그것을 변호사인 포겔장에게 전해 주라고 말한다. 안드라씨, 체프스, 클레멘소, 웨일스 왕세자 등이 Zeit zu Handeln(시작한 것은 끝내야)를 노래한다. 그런데 변호사인 포겔장은 실상 2중 스파이이다. 겉으로는 루돌프 황태자를 지지하지만 타페 수상에게도 정보를 제공하는 인물이다. 포겔장은 루돌프에게사 받은 상자를 타페에게 전한다. 타페 수상은 그것을 황제의 책상 위에 갔다가 놓는다. 프란츠 요셉 황제가 상자를 연다. '유럽 헌장'의 초안이 들어 있다. 황제는 특히 루돌프가 서명한 서류를 보고 도저히 믿을수 없다는 표정이다. 그때 루돌프가 들어온다. 루돌프는 책상 위에 상자가 있는 것을 보고 배신 당했다는 것을 당장 깨닫는다. 황제는 황태자로서 루돌르와의 관계를 모두 없던 것으로 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루돌프에게 오늘 밤 안으로 프러시아 복장으로 독일 대사관에 가서 지내라고 명령한다. 그 다음에 어떤 조치를 내려야 할지를 생각하기 위해서이다. 타페 수상이 조롱하는 듯한 태도로 루돌프에게 마리아의 편지를 건네준다. 마리아가 루돌프에게 전해 달라고 마리 라리슈에게 준 편지이다. 그것이 타페 수상의 손에 있는 것이다.

 

살롱 아포칼립스에서. 부다페스트 공연

 

마리아는 가방을 들고 기차역에서 루돌프를 기다리고 있다. 루돌프가 그렇게 만나자고 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되어 기차가 들어온다. 연기와 불빛과 소음이 마리아의 모습을 삼킨다. 잠시후 루돌프가 급히 나타난다. 루돌프는 플랫 폼에서 마리아의 스카프만을 발견한다. 순간 불길한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그런데 잠시후 기차가 떠나자 연기와 스팀 속에서 마리아의 모습이 보인다. 그때까지도 루돌프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마리아는 궁정극장에서 루돌프를 처음 만났을 때 해 주었던 말을 기억하게 해준다. '매일 조금씩 죽어가고 있는 것보다 한번에 죽는 것이 더 낫다'라는 말이다. 2막 10장. 마이엘링 사냥숙사이다. 한밤중이다. 왈츠를 추던 사람들이 사라지자 무대에는 루돌프와 마리아만이 남는다. 두 사람은 촛불에 둘러싸여 있다. 루돌프와 마리아의 노래가 Vertrau in uns(나의 단 하나 사랑)이다. 두 사람은 촛불을 하나씩 끈다. 루돌프가 반지를 마리아의 손가락에 끼어 준다. 그리고 키스를 한다. 적막함과 어둠 속에서 갑자기 총소리가 들린다.  

 

마지막 순간의 루돌프와 마리아. 헝가리 페츠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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