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세이(Moisei) - Moses
우크라이나의 미로슬라브 스코리크(Myroslav Skoryk)의 프롤로그, 2막, 에필로그의 오페라
비교적 구약성서 출애굽기의 내용을 충실히 반영
작곡가 겸 지휘자인 우크라이나의 미로슬라브 스코리크
모세의 출애굽(엑소도스)을 내용으로 삼은 오페라는 여러 편이 나와 있다. 로시니의 '이집트의 모세'(Mose in Egitto)가 있고 아놀드 쇤버그의 '모세와 아론'(Moses und Aron)이 있다. 그리고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우크라이나의 미로슬라브 스코리크(Myroslav Skoryk: 1938-)가 음악을 붙인 '모이세이'(Moisei: 모세: Moses)도 있다. 오페라 '모이세이'는 우크라이나의 국민 시인인 이반 프랑코(Ivan Franko: 1856-1916)의 동명 서사시를 바탕으로 삼은 작품이다. 대본은 작곡자 자신과 역시 우크라이나 시인인 보단 스텔마크(Bohdan Stelmach)가 공동으로 완성했다. 대서사시인 '모이세이'(1905)가 얼마나 위대한 작품인가는 일찍이 저명한 슬라브 언어학자이며 문학평론가인 게오르게 셰벨로프(George Shevelov)가 이 작품을 괴테의 '파우스트'와 단테의 '신곡'(神曲: Divine Comedy)에 버금가는 작품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은 것만 보아도 잘 알수 있는 일이다. 위대한 작품을 바탕으로 오페라를 만들었으니 그 오페라도 위대하지 않을수 없다. 오페라 '모이세이'는 2001년 6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기념하여 완성한 작품이다. 실제로 이 오페라의 제작을 위해서는 르비브 가톨릭 교회의 적극적인 후원도 있었지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바티칸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였다. '모이세이'의 초연은 2001년 6월 23일 르비브 주립극장(Lviv State Akademic Theater for Opera and Ballet)에서 있었다. 르비브의 시민들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모든 국민들은 교황의 방문에 감동하였고 오페라 '모이세이'의 공연에 감탄하였다. 이 오페라의 제작은 또한 르비브 오페라하우스 개관 100주년을 기념하는 것이기도 했다. 오페라 '모이세이'는 약 80년전 우크라이나에서 공산혁명이 일어난 이래 이 나라에서 성경주제로 오페라를 만든 첫번째 케이스가 되며 더구나 우크라이나어로 되어 있는 오페라여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광야에서 백성들에게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라고 말하는 모세
이반 프랑코의 서사시 '모이세이'(모세)에서 시인은 모세를 고대의 인류 역사에 있어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웅대한 스케일의 인물이라고 규정하였다. 그리고 모세야 말로 어느 누구보다도 많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준 사람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이반 프랑코는 그러한 모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단 한편의 시작(詩作)에 담는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므로 모세의 생애에서 마지막의 비극적인 순간만을 간추려서 서사시로 만들었다. 돌이켜보건대 히브리 노예의 아들로 태어난 모세는 히브리 어린아이 중에서 두살 아래의 갖난 아이는 모두 죽이라는 바로(파라오)의 명령에 의해 죽임을 당해야 했으나 하나님의 섭리가 있어서 바로(파라오)의 공주의 양자로 들어간다. 애급의 궁전에서 왕자로 자란 모세는 어느날 애급의 관리들이 히브리 노예들을 핍박하는 것을 보고 도저히 참을수 없어서 애급의 관리를 살해한다. 모세는 바로의 궁전을 떠나서 광야를 헤매다가 이드로 족장의 딸 십보라를 만나 결혼하고 아들까지 두어서 지낸다. 그러다가 시내산에서 '네 백성들을 구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애급으로 건너가서 바로에게 하나님의 표적을 보여주어 드디어 히브리 민족들을 에급에서 나오게 한다. 그러나 모세는 가나안 복지를 눈 앞에 두고 수명이 다하여 이 세상을 떠난다. 그런 일련의 이야기 중에서 프랑코 시인은 모세가 히브리 백성들을 이끌고 애급을 탈출하고 홍해를 건너 가나안의 끝자락까지 오는 과정을 그렸다.
스코리크의 오페라 '모이세이'가 초연된 르비브 오페라극장
성경에는 모세가 바로의 앞에서 기적을 행하며 하늘의 징표를 보여주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프랑코는 그의 작품에서 예언자 모세의 내적인 자화상을 그리는데 중점을 두었다. 그리하여 세상에서 가장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인 모세가 그의 번민과 자신에 대한 의심과 그의 백성들에 대한 넘치는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예를 들어서 성경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모세가 광야에서 악마(사탄) 아자젤의 유혹을 세번이나 받는 장면이 나온다. 첫째는 모세가 과연 하나님을 진실로 섬기느냐에 대한 의심을 불어넣어주는 것이었다. 두번째는 모세의 어머니가 모세를 찾아와서 불필요한 번민은 하지 말아 달라고 간청하는 것이었디. 세번째는 그가 그토록 사랑하는 그의 백성들이 애급에서 탈출하여 나온 후에는 전쟁과 비참한 생활로 인하여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이었다. 모세는 특히 마지막 유혹에 대하여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여호와께서 히브리 백성들을 더 큰 환난을 위해 출애굽을 계획하셨는가에 대한 의심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모세는 '여호와가 우리를 속이셨도다'라고 크게 울부짖고는 그자리에 쓰러진다. 그 모습을 보고 드디어 악마가 모세도 어쩔수 없는 나약한 인간이구나라며 웃음을 터트린다. 프랑코의 시에서 가장 흥미를 자아내게 하는 내용은 여호와, 악마 아자젤, 다탄, 아비론(아론), 그리고 그밖의 사람들의 설정이다. 프랑코는 이들 모두가 우리 인간의 마음 속에 도사리고 있는 내적 음성의 발로라고 해석했다. 창조주와의 대화, 또는 유혹자인 악마와의 대화도 실은 우리네 각자의 내부에서 나오는 우리 자신들의 대화라는 것이다.
'모이세이'의 원작자인 우크라이나의 국민시인 이반 프랑코
등장인물들은, 모이세이(모세: B), 아자젤(Azazel: T), 아비론(Aviro: Aaron: Bar), 다탄(Datan: Bar), 요하베다(Yohaveda: Josavetta: MS), 레아(Lea: Lia: S), 조수아(Joshua: Yehoshua: T), 해설자(Narrator: Bar)이다. '모이세이'는 2막이지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별도로 되어 있는 구성이다. 프롤로그에서는 해설자(내레이터)가 등장하여 핍박받고 있는 백성들과 나라에 대하여 프랑코가 쓴 그대로의 시를 전달한다. 프랑코는 그의 서사시의 서두에서 그러한 핍박이 여호와가 사랑하시는 백성들의 눈물과 피에 의해 씻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롤로그는 아름다움과 치유와 해방의 가치에 대한 선언이 이루어진다.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를 따르는 무리들과 모세를 반대하는 무리들로 갈라진다.
1막은 모세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도자로서의 능력이 있느냐에 대한 갈등, 그리고 그의 백성들을 하나님께 인도하는 열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 레아와 조슈아(여호수아)는 모세의 편에 서 있다. 반면에 모세의 형인 아비론(아론)과 다탄은 모세의 뜻을 반대하고 있다. 애급을 빠져 나온 백성들은 광야에서 너무 오랫동안 방황한다. 모두들 지쳐 있다. 백성들을 모세를 믿는 편과 모세를 반대하는 편으로 갈라선다. 1막의 두번째 장면은 모세가 백성들에게 하나님에 대하여 얘기해 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아비론이 백성들에게 모세의 말을 듣지 말라고 선동한다. 아비론과 다탄은 모세를 돌로 쳐 죽이자고 주장한다. 백성들이 차마 모세를 돌로 쳐 죽이지는 못하고 그를 멀리 내쫓는다. 모세는 어쩔수 없이 장막을 벗어나서 광야로 떠난다. 백성들은 여호와 하나님을 경배하지 않기로 결정한다. 백성들은 바알 우상인 황금 송아지를 만들어 놓고 광적으로 춤을 추며 경배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바알 우상인 황금 송아지를 만들어 놓고 경배하여 광란의 춤을 추고 있다.
2막의 첫째 장면은 광야에서 모세가 하나님을 찾으며 울부짖는 장면이다. 그때 악마 아자젤이 나타나서 모세에게 백성들을 자유롭게 하겠다는 약속은 어떻게 되었느냐고 묻는다. 모세는 더욱 여호와를 찾아야 하겠다고 생각하여 기도를 하기 위해 산 속으로 들어간다. 산속에서 모세는 하나님께 제발 더 이상 백성들과 나라에 대하여 저주를 내리지 말아달라고 간구한다. 그런 후에 모세는 지치고 힘이 빠져서 그자리에 쓰러진다. 두번째 장면에서는 모세의 어머니인 조사베타(Josavetta: 요하베다)의 영혼이 나타나서 히브리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참담한 사정을 노래로서 들려준다. 악마인 아자젤이 조사베타와 합세한다. 이들은 모든 것이 파괴될 것이라고 노래하며 모세를 조롱한다. 모세는 그의 백성들이 앞으로 큰 환난을 당할 것임을 느낀다. 모세는 하나님의 도움을 간구한다. 그러다가 하나님으로부터의 응답이 없자 모세는 마침내 여호와가 자기를 속였다고 소리친다. 모세는 악마들이 자기를 둘러싸고 조롱의 웃음을 터트리는 가운데 그 자리에 쓰러진다. 이어서 태풍이 밀어닥친다.
광야에서 모세는 악마의 유혹을 받는다. 모세의 어머니 조사베타의 영혼도 나타나서 모세를 시험한다.
세번째 장면에서는 천둥과 폭풍 소리가 들리는 중에 드디어 여호와의 음성이 들린다. 여호와는 모세가 의심을 품고 있는 벌로서 약속의 땅 가나안 복지를 생전에 밟아보지 못한다고 말한다. 한편, 백성들 중에서 일부는 모세가 산속으로 들어가서 혹시 숨을 거두지나 않았나해서 그를 찾아 나선다. 백성들이 모세를 반대한 아비론과 다탄을 끌고 들어온다. 한 사람은 돌로 쳐죽임을 당하고 다른 한 사람은 목이 매달려 죽임을 당한다. 레아와 조수아는 백성들에게 무기를 들고 일어나라고 요구한다. 레아와 조수아는 가나안 복지에 들어가기 위해 전진해 나가자고 외친다. 에필로그에서 해설자와 레아와 조수아, 그리고 천사들(콰이어)는 평화를 소리친다. 백성들을 위한 평화, 나라를 위한 평화, 하나님과 함께 하는 평화를 외친다. 이들은 아직 약속의 땅에 도착하지는 않았다.
약속의 땅을 마음 속에 그리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 해설자와 레아와 조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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