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추가로 읽는 366편

341. 쥘르 마스네의 '클레오파트르'

정준극 2015. 1. 28. 10:56

클레오파트르(Cléopâtre) - Cleopatra

쥘르 마스네의 4막 오페라. 사후 공연된 3편 오페라중 하나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 2010년 로잔느 오페라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까지 여러 사람들이 오페라로 만들었다. 일찍이 헨델이 1724년에 '이집트의 줄리오 체사레'(Giulio Cesare in Egitto)를 통해 시저와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스토리를 전했고 그후 1914년에는 프랑스의 쥘르 마스네의 '클레오파트르'가 몬테칼로 오페라에서 초연되었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인 1966년에는 미국의 사무엘 바버가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Antony and Cleopatra)라는 제목의 오페라를 만들어서 관심을 끈 것이 있다. 헨델의 '줄리오 체사레'는 바로크 오페라여서 그 나름대로 흥미가 있지만 마스네의 '클레오파트르'는 프랑스 벨르 에포크를 반영한 탐미적이고 관능적인 것이어서 세기적 비극의 주인공인 클레오파트라의 사랑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그려 놓았다. 마스네는 30여편의 오페라를 남겼다. 그만큼 프랑스 오페라의 연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다. 마스네는 1842년 태어나서 1912년에 7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오페라 3편이 그의 생전에 공연되지 못하고 사후에 공연되었다. 공처가의 이야기를 다룬 코믹 오페라 '파뉘르즈'(Panurge)는 1913년에 처음 공연되었고 '클레오파트르'는 마스네 사후 2년 만인 1914년에 공연되었다. 그리고 어릴 때 헤어진 형제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린 '아마디스'(Amadis)는 마스네가 1895년에 완성했지만 처음 공연된 것은 사후 10년만인 1922년 몬테칼로 오페라에서였다.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는 처음에는 클레오파트르를 무시하지만 한번 보고나서는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몰두한다.

 

마스네라고 하면 '마농', '베르테르', '타이스', 르 시드'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겨서 오늘날에도 꾸준히 공연되고 있지만 '클레오파트르'는 어쩐 일인지 거의 공연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음반으로 남긴 것도 별로 없다. 그러나 최근들어 '클레오파트르'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져서 세계의 오페라극장들로부터 깊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초연은 1916년 시카고에서였다. 소프라노 마리아 쿠츠네초바(Maria Kuznetsova)가 타이틀 롤을 맡았다. 러시아 출신의 미모를 겸비한 소프라노 마리아 쿠츠네초바는 1912년 '클레오파트르'의 몬테 칼로 초연에서 타이틀 롤을 맡았었다. 마스네는 원래 클레오파트르의 역할을 메조소프라노 루시 아르벨(Lucy Arbell)을 위해서 작곡했지만 이 오페라가 그의 사후에 공연되는 만큼 제작진이 메조소프라노 대신에 당시 인기 정상의 소프라노인 마리아 쿠츠네초바를 캐스팅했던 것이다. 뉴욕 공연은 1919년 1월에 있었다. 이때에는 소프라노 메리 가든(Mary Garden)이 클레오파트르의 역할을 맡았다. 그러다가 '클레오파트르'는 장기간의 휴식 기간을 거친후 1990년에 생테티엔느(Saint-Etinenne)의 마스네 페스티발에서 리바이발되었다. 이때 타이틀 롤은 소프라노 캐스린 해리스(Kathryn Harris)가 맡았다. 2004년에는 콘서트 버전으로 바르셀로나의 리체우에서 공연되었다. 세기의 소프라노 몽세라 카바예가 클레오파트르를 노래했다. 이어 2012년에서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발의 일환으로 콘서트 형식의 연주회가 있었다. 타이틀 롤은 프랑스의 소프라노 조피 코흐(Sophie Koch)가 맡았다.

 

잘츠부르크 위트선 페스티발에서 클레오파트르를 부른 프랑스의 소프라노 조피 코흐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 클레오파트르(Cléopâtre: MS) - 이집트의 여왕. 마케도니아 그리스 왕가의 일파인 톨레미 왕조의 일원. 알렉산더 대왕이 세상을 떠난 이후 이집트를 통치. 로마의 통치를 피하기 위해 케사르(시저)와 깊은 관계를 가짐. 아들 케사리온이 태어남. 케사르가 기원전 44년에 피살된 후에는 역시 이집트의 안위를 위해 아우구스투스로 알려진 옥타비아누스와 결혼함. 그러나 옥타비아누스가 로마의 정벌군에 의해 패배했다고 하자 독사에게 물리도록 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음. 그때 클레오파트르의 나이는 39세였음.

- 마르크 안투안(Marc-Antoine: Bar) - 마르쿠스 안토니우스.

- 옥타비(Octavie: S) -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와 결혼키로 되어 있는 여인.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동료인 옥타비안의 여동생 옥타비아. 

- 스파코스(Spakos: T) - 마르크 안투안의 노예. 마르쿠스 안토니우스가 로마에 가 있는 동안 클레오파트르의 잠시 애인이 된다.

- 암네스(Amnéhs: Bar) -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주점 주인.

- 샤르미옹(Charmion: S) - 클레오파트르의 시녀.

- 에니우스(Annius: Bar) - 전령.

- 아다모스(Adamos: silent) - 젊은 댄서. 클레오파트르가 잠시 관심을 준 사람.

이밖에 로마군 장교들과 병사들, 그리스와 이집트 노예들, 주점에 모인 사람들. 클레오파트라의 추종자들, 댄서들로서는 리디아 등등 각 지방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대표적인 아리아는 3막에서 클레오파트라의 아리아로서 J'ai verse le poison dans cette coupe d'or이다.

 

클레오파트르의 등장. 페름 차이코브스키 오페라-발레 극장. 2011년.

 

1막. 타르수스(Tarsus)에 있는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진영이다. 아시아의 각지에서 찾아온 사절단들이 안토니우스에게 존경과 찬양의 표시로 예물을 바친다. 노예인 스파코스가 클레오파트라 여왕이 도착한다고 알린다. 클레오페타르에 대하여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던 안토니우스는 주위의 사람들에게 클레오파트라는 '왕관을 쓴 고급 창녀'라고 말하면서 조롱한다. 잠시후 클레오파트라가 노예들이 옹위한 가운데 도착한다. 클레오파트라의 모습을 눈 앞에서 처음 본 안토니우스는 자기도 모르게 당장 클레오파트라의 매력에 빠진다. 안토니우스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나가라고 지시한다. 클레오파트라와 단 둘이서 있고 싶어서이다.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마치 오랜 연인들이 서로 만난 것처럼 포옹하며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다. 이때 전령인 에니우스가 로마의 원로원(세네이트)로부터 온 명령서를 가지고 들어온다. 안토니우스에게 즉시 로마로 돌아오라는 명령이다. 안토니우스는 로마에 가서 옥타비아와 결혼해야 한다. 옥타비아는 로마 3인 집정관 중의 하나인 옥타비안의 여동생으로 안토니우스와 결혼이 약속되어 있다. 안토니우스는 원로원의 명령이므로 따르기로 한다. 다만, 클레오파트라와 함께 로마로 간다는 조건을 내 세운다. 두 사람이 배를 타고 항구를 떠나는 장면과 함께 1막의 막이 내린다. 그런데 실은 안토니우스만이

 

오페라 마르세이유 무대

 

2막. 안토니우스는 옥타비아와의 결혼을 위해 로마로 돌아온다. 안토니우스의 저택에서 하인들끼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전령인 에니우스가 다른 하인들에게 집정관인 안토니우스가 6개월 동안 이집트에 있으면서 클레오파트라 여왕과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고 얘기해 준다. 이윽고 결혼식을 위해 옥타비아와 수행원들, 시녀들이 안토니우스의 저택으로 찾아온다. 안토니우스는 신부인 옥타비아에게 별도로 준비해 놓은 방에서 쉬라고 말한다. 안토니우스는 전령인 에니우스가 자기와는 별도로 이집트로부터 로마로 돌아온 것을 알고 에니우스에게 클레오파트라는 어떻게 지내느냐고 묻는다. 안토니우스는 에니우스로부터 클레오파트라가 아무래도 안토니우스를 잊은 것 같다고 말하자 분노한다. 안토니우스는 옥타비아의 간청을 듣지도 않고 당장 이집트로 돌아가겠다고 말한다. 장면은 바뀌어 이집트에 있언 암네스의 주점이다. 변장을 한 클레오파트라가 젊은 댄서인 아다모스의 춤추는 모습을 유심히 바라본다. 클레오파트라는 아다모스를 애정으로 바라보는 눈빛이다. 클레오파트라의 마음이 아다모스에게 향하고 있는 것을 모습을 클레오파트라와 함께 온 스파코스가 눈치챈다. 스파코스는 안토니우스가 없는 사이에 클레오파트라의 애인이 되어 있다. 스파코스는 질투심을 이기지 못하고 아다모스의 목을 졸라 죽이려고 한다. 주점에 있던 다른 손님들이 클레오파트라와 스파코스가 누구인지 모르고 그들이 소란을 핀다고 생각해서 두 사람을 공격코자 한다. 그제서야 클레오파트라가 자기의 신분을 밝힌다. 그때 클레오파트라의 시녀인 샤르미온이 급히 들어와서 마르쿠스 안토니우스가 돌아왔다고 전한다. 클레오파트라는 예전 생각이 났는지 당장 안토니우스를 만나러 가겠다고 나선다. 그런 클레오파트라를 새 애인이 된 스파코스가 만류하지만 소용이 없다.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를 만나러 달려간다.

 

페름 오페라-발레 페스티발. 현대적 연출

 

3막. 클레오파트라의 궁전이다. 안토니우스를 환영하는 커다란 연회가 열리고 있다.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가 행복한 모습으로 댄서들의 춤을 바라보고 있다. 리디아, 샬디엔, 피리지엔, 아마존, 스키티아 등 각지에서 올라온 댄서들이다. 클레오파트라는 여흥으로 술잔에 독을 타고 주위에 있는 노예들에게 누구든지 이 술을 마시는 사람에게 키스를 선사하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어떤 노예가 감히 나서서 술을 마시겠다고 한다. 안토니우스만이 그 노예가 술을 마시려는 것을 중지시킨다. 그때 로마로부터 따라온 옥타비아가 들어와서 안토니우스에게 제발 로마로 돌아가자고 간청한다. 클레오파트라도 옥타비아의 입장을 생각해서 안토니우스에게 로마로 돌아가서 옥타비아와 결혼식을 올리라고 말한다. 안토니우스는 이들의 말을 듣지 않고 밖으로 나가서 병사들에게 로마와 전투를 하겠으니 준비하라고 명령한다. 일이 이렇게까지 되자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가 진정으로 자기를 사랑하고 있다고 믿는다.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는 밖으로 나가서 병사들을 점검한다. 스파코스는 옥타비아를 다른 곳으로 피신토록 데리고 나간다.

 

클레오파트라와 아다모스

 

4막. 클레오파트라가 미리 마련해 놓은 자기의 묘지이다. 클레오파트라는 아무래도 로마의 진압군이 승리할 것 같은 생각이다. 클레오파트라는 자기가 죽은 것으로 하면 로마의 진압군이 더 이상 자기를 찾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죽었다는 소문을 내도록 한다. 한편, 안토니우스의 군대는 옥타비안이 지휘하는 로마의 진압군에게 크게 패한다. 그 소식을 들은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의 목숨만이라도 지켜주고 싶어서 전령을 시켜서 안토니우스에게 즉시 클레오파트라의 궁전으로 돌아오도록 전한다. 클레오파트라를 사랑하게 된 노예 스파코스는 클레오파트라에게 정말로 안토니우스를 사랑하고 있느냐고 묻는다. 클레오파트라는 그 질문에 대하여 그렇다고 분명하게 대답한다. 그러자 스파코스는 조롱하는 듯한 음성으로 전령을 시켜서 안토니우스에게 클레오파트라가 죽었다고 전하라고 했다고 말한다. 클레오파트라가 죽은 줄로 알면 안토니우스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말을 들은 클레오파트라가 분노하여서 단검을 빼어들고 스파코스를 찔러 죽인다. 그때 어떤 노예가 뛰어들어오면서 안토니아스가 방금 돌아왔다고 전한다. 병사들이 중상을 입은 안토니우스를 들것에 싣고 들어온다. 안토니우스의 온 몸은 피투성이다.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에게 클레오파트라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더 이상 살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스스로 칼을 들어 자기의 몸을 찔렀다고 말한다. 그 말을 마친 안토니우스가 마침내 숨을 거둔다. 클레오파트라는 독사를 가슴에 품는다. 클레오파트라가 안토니우스의 옆에 쓰러진다. 옥타비우스와 그의 병사들이 급히 나타날 때에 막이 내린다.

 

클레오파트르와 마르크 안투안(마르쿠스 안토니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