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Operaen)
The Copenhagen Opera House
매르스크가 국가에 헌납...세계 최고의 설비 자랑
코펜하겐의 홀름섬에 자리잡고 있는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의 위용
세계에는 수많은 오페라극장들이 있고 그 중에서 대부분은 고전적인 전통을 자랑하는 오페라극장들이지만 몇몇 나라들은 국가의 명예를 걸고 첨단의 현대식 새로운 오페라극장들을 건설하여 국가의 자부심으로 삼았다. 2005년 1월에 오픈한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도 그러한 범주에 들어가는 오페라극장의 하나이다. 코펜하겐과 덴마크의 자랑일 뿐만 아니라 세계의 자랑으로 되어 있는 첨단 오페라하우스이다. 더구나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는 바다를 앞광장으로 두고 있으며 바다 건너편으로는 유서 깊은 아말리엔궁전(Amalienborg)과 프레데릭교회(Fredericks Kirke: Marmorkirken)를 바라보고 있으므로 이 또한 비길수 없는 자연과 역사와의 조화이다. 코펜하겐 시내 중심가에는 전통을 자랑하는 왕립덴마크극장(Royal Danish Theater)이 있다. 그러나 음향시설들이 첨단적이지 못해서 공연에 불편함이 있었다. 좌석 수는 왕립덴마크극장과 비슷하게 1천 5백석이다. 건물의 규모에 비하여 좌석수가 오히려 적은듯하지만 좌석만 많으면 음향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 때문에 그렇게 배치했다는 것이다. 왕립덴마크극장은 1천 6백석이다.
오디토리엄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는 2001년 6월에 착공하여 2004년 10월에 완성하였고 2005년 1월 15일에 공식적으로 오픈되었다. 오프닝에는 덴마크의 마르그레테 2세 여왕과 안더스 포그 라스무센 수상, 매르스크(Maersk) 해운회사의 매르스크 맥킨니 묄러 대표가 참석하여 테이프를 끊었다. 매르스크 해운회사의 대표가 덴마크 여왕 및 덴마크 수상과 함께 오프닝에 참석한 것은 매르스크가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를 건설하여 국가에 헌납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해운회사인 매르스크는 덴마크 정부가 코펜하겐의 홀멘 섬에 새로운 오페라하우스를 짓겠다고 구상하자 선뜻 모든 경비를 부담하겠다고 나섰다. 총공사비는 무려 5억 달러가 들었다. 우리나라 돈으로는 5천억원에 해당한다. 매르스크 해운회사는 별도의 재단을 설립하여 그 재단이 공사비를 부담하는 형식을 취했다. 공사비 5억 달러라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고 막대한 규모였다. 국가를 대표하는 오페라하우스를 개인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느냐는 논란이 있었다. 왜냐하면 매르스크의 5억 달라는 전액 기부금으로 처리되어 세금공제였기 때문이었다. 결국 사실상 정부가 건물을 매입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었다는 주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덴마크 의회(Folketing)와 정부는 매르스크의 헌납을 수용하였다.
멀리 프레데릭교회가 보인다.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는 특이한 건축양식으로 만들어졌다. 신미래주의(Neo-Futurism)라고 부르는 양식이다. 설계는 덴마크의 헤닝 라르센(Henning Larsen: 1925-2013)이 맡았다. 라르센은 2007년에 스웨덴 우프살라의 음악의 집(Musikens hus)도 설계했다.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의 음향설비는 세계적인 아르프 어쿠스틱스(Arup Acoustics)가 맡았다. 무대는 여섯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어서 세계의 어느 극장보다도 신속하게 장면을 전환할수 있다. 그중 하나의 무대는 객석을 바라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리허설을 위한 무대이며 나머지는 회전용으로 장면을 바꾸기 쉽게 설비되어 있다. 좌석은 약 1천 5백석이라고 했지만 오케스트라의 규모에 따라서 1천 4백석(정확히는 1,492섯)이 될수도 있고 1천 7백석이 될수도 있게 설계했다. 1,492석의 경우에는 각자가 모두 무대를 정확히 볼수 있고 어느 좌석에서도 균등한 음향을 들을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오케스트라 피트는 아마 세계의 오페라하우스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클 것이다. 110명의 연주자들을 수용할수 있는 규모이다. 110명 이상이 연주하게 되면 스테이지 앞쪽의 아래에 추가로 연주자들을 수용할수 있도록 해 놓았다. 그럴 경우 음향에 지장을 주지 않겠느냐는 논란이 있었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 피트와 스테이지 사이의 음향균형을 위해서 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오케스트라가 스테이지에서 연주하기 때문에 피트가 필요 없는 경우에는 피트에 마루를 깔고 좌석을 늘려서 더 많은 사람들이 앉을수 있게 한다. 왕립덴마크극장과 마찬가지로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에도 여왕을 위한 특별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 무대에서 가까운 발코니에 마련되어 있다. 여왕은 전통적으로 객석 뒤편 중앙에 좌석을 마련하는 것보다 무대에 가깝게 있어서 연주자들이나 연기자들이 무대에 나오기 전에 준비하고 있는 모습까지도 보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좌석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의 포이어도 유명하다. 오페라를 관람하러 오는 사람들의 습성을 고려해서 포이어를 설계했다는 것이다. 즉, 포이어의 분위기를 최대로 안락하게 만들었고 특히 사람들이 벽에 기대어 있을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포이어에서는 유리창을 통해서 바다건너 고색이 창연한 코펜하겐의 시가지를 바라볼수 있게 만들었다.
아랫층 포이어(회랑)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에는 메인 무대 이외에 실험극장을 위한 작은 무대도 있다. '검은 상자'라고 부르는 소극장이다. 덴마크어로는 타켈로프테트(Takkelloftet)라고 한다. 타켈로프테트는 현재의 오페라하우스에서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검은 건물로 덴마크해군이 밧줄들을 보관하던 곳이다.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는 홀멘섬의 해군부두였던 곳에 지어졌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역사적으로 해군과 연관지을 생각을 했던 것이다.
바다 건너편에서 바라본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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