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하우스/유명 오페라극장 2

브라티슬라바 '슬로박 국립극장'

정준극 2015. 2. 6. 19:50

슬로박 국립극장(Slovenske narodne divadlo: SND) - Slovak National Theatre(SNT)

구극장과 신극장 모두 브라티슬라바 오페라 하우스로 활용

 

네오 르네상스 양식의 슬로박 국립극장(구극장). 브라티슬라바 오페라 하우스라고 불리는 극장

 

브라티슬라바(Bratislava)는 슬로박 공화국(Slovak Republic: Slovensko)의 수도이다. 브라티슬라바는 비엔나에서 서쪽으로 1시간도 안걸리는 곳의 국경지대에 있는 도시이다. 비엔나와 부다페스트의 중간 쯤에 있다고 보면 된다. 도나우강변에 있기 때문에 비엔나에서 배를 타고 출퇴근하다시피 쉽게 왔다갔다 할수 있다. 슬로바키아는 2차 대전 후에는 체코슬로바키아에 속하였으나 공산 소련이 무너지자 위성국가들이 독립을 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체코슬로바키아는 체코 공화국과 슬로박 공화국으로 나뉘어졌다. 브라티슬라바는 1차 대전이 끝나기 전까지만 해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 속한 도시였다. 슬로박어로는 프레스포로크(Presporok)라고 하지만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 속하여 있을 때에는 독일어로 프레스부르크(Pressburg)라고 불렀다. 그리고 과거에 한때 헝가리에도 속하여 있었기 때문에 헝가리어로 포초니(Pozsony)라고 해도 다 알아 듣는다. 브라티슬라바에는 두곳의 슬로박국립극장이 있다. 슬로박어로 Slovenske narodne divadlo 라고 하며 약자로는 SND라고 한다. 구극장과 신극장인데 구극장은 브라티슬라바 구시가지의 중심지역에 있는 네오 르네상스 스타일의 아름다운 건물이며 신극장은 도나우 강변에 새로 지은 건물로서 현대적이다. 구극장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당시인 1885년에 완성되었으며 신극장은 2007년에 오픈되었다.

 

밤의 슬로박 국립극장(구극장)

 

구극장은 비엔나의 유명한 극장전문 건축가인 펠너와 헬머(Fellner & Helmer)가 공동으로 설계했다. 펠너와 헬머는 유럽의 10여 나라에서 여러 극장을 완성한 경력이 있어서 극장이라고 하면 우선 이들의 이름을 떠올린 정도가 되어 있다. 구극장의 오프닝은 1886년 9월 22일이었다. 당시에는 시립극장(Stadt-Theater, 헝가리어로 Városi Szinház)라고 불렀다. 개관기념으로 헝가리의 국민 작곡가인 페렌츠 에르켈(Ferenc Erkel)의 '방크 반'(Bánk bán)이 공연되었다. 개관기념공연으로 헝가리의 대표적인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게 되자 헝가리의 칼만 티차(Kálmán Tisza) 수상을 비롯한 여러 각료들이 개관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어 갈라 콘서트가 개최되었는데 페렌츠 에르켈 자신이 지휘를 했다. 극장의 규모는 1천 석이다. 그런데 특별한 것은 무려 800개의 조명을 설치했다는 것이다. 비록 가스등이지만 대단히 화려하였고 더구나 등불의 디자인이 여러 모양이서 마치 환상의 세계에 들어온 것과 같은 느낌을 주었다. 실내의 프레스코는 프레스부르크(브라티슬라바) 출신의 화가인 크로넬 스파니크(Kronél Spányk)가 제작했고 다른 그림들은 저 멀리 뮌헨에서 데려 온 레오 취트겐도르프 라인부르크(Leo Lüttgendorf-Leinburg) 등이 맡았다. 시립극장은 독일과 헝가리로부터 극단과 오페라단을 초청해서 공연을 했다. 그러다가 1919년 체코슬로바키아가 창설되자 체코 작품들도 무대에 올리기 시작했고 얼마후 부터는 슬로박 극단도 공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극장의 명칭도 시립극장에서 슬로박 국립극장으로 변경되었다.

 

브라티슬라바의 슬로박 국립극장(신극장). 도나우가 바라보이는 곳에 있다.

 

슬로박 국립극장은 1920년 이래 극단, 오페라단, 발레단을 운영하고 있다. 슬로박 국립극장은 2차 대전이 끝나자마자 체코슬로바키아 정부가 운영하는 극장이 되었다. 1920년부터 1945년까지는 뮤지컬 앙상블도 있었다. 시립극장이 슬로박 국립극장으로 명칭을 바꾼 것을 기념하여 1920년 3월 1일 재개관에서는 체코를 대표하는 작곡가인 스메타타의 오페라 '후비카'(Hubicka: 키스)가 공연되었다. 구극장의 오페라 앙상블은 지휘자로도 유명한 체코의 오스카 네드발(Oskar Nedbal)이 맡았을 때에 가장 이름을 떨쳤다. 오스카 네드발은 브라티슬라바에 체코 오페라를 도입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요제프 레보슬라브 벨라(Josef Levoslav Bella), 휘구스 비스트리(Figus Bystry) 등의 오페라를 주로 소개했다. 이밖에도 구극장은 현대 슬로박 오페라들을 소개하는 데에도 열심을 보였다. 예를 들면 오이겐 수촌(Eugen Suchon), 얀 치커(Jan Cikker), 알렉산더 모이제스(Alexander Moyzes), 티보르 안드라소반(Tibor Andrasovan) 등의 현대 오페라들이다. 구극장은 또한 세계적인 성악가들의 모습도 보여주었다. 에디타 그루베로바(Edita Gruberova), 루치아 폽(Lucia Popp), 페터 드보르스키(Peter Dvorsky), 요제프 큰들라크(Jozef Kundlak) 등등이다. 발레 앙상블은 1920년 초창기에는 소규모였으나 오늘날에는 대형 앙상블로 발전하였다.

 

슬로박 국립극장(구극장)의 오디토리움

 

신극장은 1986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무려 20여년이 지난 2007년에 완공되었다. 도나우 강변의 프리비노바 거리에 세워졌다. 실상 그 자리에는 1776년에 세워졌다가 1884년에 철거된 고전주의 양식의 극장이 있었다. 주로 연극을 공연하는 극장이었다. 신극장의 설계는 브라티슬라바 출신의 빅트로 틸그너(Victor Tilgner)가 맡았다. 바로 구극장 앞에 있는 유명한 가니메데(Ganymede) 분수를 설계한 사람이다. 오늘날 신극장에는 오페라, 발레, 연극 앙상블이 모두 들어와 있다. 하지만 구극장에서 오페라와 발레 공연은 계속되고 있다. 신극장에 대한 설계가 착수된 것은 1980년대 초반이었고 공사가 시작된 것은 1986년이었다. 그동안 여러 사정으로 공사가 말할수 없이 지연되었다. 가장 큰 문제가 공사비였다. 처음에는 8억7천 4백 슬로박 크라운이 소요되는 것으로 계산되었으나 나중에는 무려 50억 슬로박 크라운이 드는 대공사였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신극장은 2007년 4월 14일에 역사적인 오프닝을 가졌다. 규모는 1천 7백석이나 된다.

 

슬로박 국립극장(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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