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튼의 '오페라를 만들자'(Let's Make an Opera!)
리허설로부터 공연, 그리고 관중과 함께 노래하는 프로그램
실제 오페라 공연은 '꼬마 굴뚝 청소부'(The Little Sweep)
이켄 홀의 아이들이 굴뚝 청소를 하다가 굴뚝에 갇혀서 하마트면 큰일 날뻔한 새미를 구출해서 돌보아주고 있다.
세상에 별별 오페라가 다 있지만 '오페라를 만들자'(Let's Make an Opera!)라는 제목의 오페라도 있다. 영국의 벤자민 브리튼이 음악을 붙이고 영국의 오페라 대본가이며 극장감독인 에릭 크로지어가 대본을 쓴 오페라이다. '오페라를 만들자'라는 오페라는 1949년 6월 14일 런던의 주빌리 홀(Jubilee Hall)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예상 외로 대성공이었다. 그저 핀잔이나 받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모두들 즐거워하며 박수를 보내주는 초연이었다. 아마 브리튼에 대한 존경심에서 차마 핀잔을 주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재미있는 아이디어이기 때문에 호감을 주었던 것 같다. 그리하여 오늘날 '오페라를 만들자'는 브리튼의 오페라 중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것이 되었다. '오페라를 만들자'는 크게 보면 두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 1은 'Little Sweep"이라는 타이틀의 오페라를 만들기 위한 준비를 보여주는 내용이다. 사람들이 모여서 어떤 스토리의 오페라를 누가 만들며 누가 출연하느냐를 결정한다. 이어 대본과 음악이 마련되자 리허설도 하고 의상 준비도 한다는 내용이다. 파트 1은 오페라라기 보다는 연극이다. 노래가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미스 로완이 일부러 정신을 잃은 듯 쓰러지자 모두들 로완에 대하여 신경을 쓴다.
파트 2가 진짜 오페라 공연이다. 내용은 어린 굴뚝 청소부에 대한 것이다. 파트 2는 3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고로 일을 하지 못하고 누워만 있는 아버지를 대신해서 돈벌이에 나선 꼬마 굴뚝 청소부의 불쌍함이 알려지고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꼬마 굴뚝 청소부를 자유의 몸이 되게 할수 있을까를 구상하며 결국 아이디어를 내어 꼬마 굴뚝 청소부를 안전한 곳으로 도피시킨다는 내용이다. 브리튼은 과연 이런 형태의 작품이 좋은 반응을 얻을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그런 걱정은 붙들어 매어도 좋은 것이 되었다. 한편, 브리튼은 이 작품을 어린이들을 위한 것으로 만들었다. 때문에 어른들로부터는 관심을 얻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 예상도 빗나갔다. 어른들도 아주 좋아했던 것이다. '오페라를 만들자'는 주빌리 홀에서 초연을 가진 이래 계속 공연되었고 나중에는 영국의 여러 곳에서 초청을 받아 공연될 지경으로 인기를 끌었다. [대본을 맡은 에릭 크로지어(Eric Crozier: 1914-1994)는 브리튼과 오랜 콤비로서 브리튼의 첫 오페라인 '피터 그라임스'의 초연에서 무대 감독을 맡았었다. 에릭 크로지어의 두번째 부인은 메조소프라노 낸시 에반스(Nancy Evans)였다. 낸시 에반스는 1946년 브리튼의 '루크레티아의 능욕'의 초연에서 타이틀 롤의 이미지를 창조한바 있다. 에릭 크로지에는 브리튼을 위해 '알버트 헤링'(Albert Herring) 등의 대본을 썼다.]
마을 회관에서 아이들에게 배역을 알려주는 노만 차핀치씨
브리튼과 크로지어는 몇 년 전부터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용 오페라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어떤 내용으로 해야 할지에 대하여는 아이디어가 떠 오르지 않았다. 그러다가 1948년에 제2회 앨드버러 페스티발의 프로그램을 기획하다가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 어느날 브리튼은 윌리엄 블레이크의 '굴뚝 청소부'(The Chimney Sweeper)라는 노래를 들여다보고 있다가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순진한 노래이지만 어떤 교훈이 깃들여 있는 가사였다. 그날 저녁부터 브리튼과 크로지어는 새로운 오페라의 제작에 들어갔다. 브리튼과 크로지어는 제1차 애들버러 페스티발 때문에 공동 작업을 하여 '알버트 헤링'을 무대에 올릴수 있었다. '알버트 헤링'에서도 무대는 서포크 지방이었는데 '굴뚝 청소부'의 무대도 서포크로 지정했다. 다만, '굴뚝 청소부'에서는 앨드 강변에 있는 커다란 저택인 이켄 홀(Iken Hall)이 주무대로 삼았다. '굴뚝 청소부'라는 타이틀은 나중에 '꼬마 굴뚝 청소부'로 변경했다. 이 오페라는 어린이들이 주인공들이다. 이 오페라에 등장하는 어린이들의 이름은 인근의 그레이트 글레넘(Great Glenham)이라는 저택에 실제로 살고 있던 아이들의 이름을 빌려와서 사용했다. 이 저택은 18세기에 조지 크래브(George Crabbe)라는 사람이 살던 집이었다. 그런데 조지 크래브는 The Borough(도시라는 의미의 단어)라는 제목의 시를 쓴 사람이다. The Borough는 브리튼이 1945년에 완성한 그의 걸작 오페라 '피터 그라임스'(Peter Grimes)의 바탕이 된 작품이다. 그런 인연이 있는데 또한 당시 그 저택에는 브리튼의 오랜 친구이며 앨드버러 페스티벌의 초대 회장이던 크랜브룩 경(Lord Cranbrook)이 살고 있었으므로 이 또한 인연이면 인연이라고 말할수 있다. 아무튼 브리튼과 크로지어는 그레이트 글레넘 저택에 살고 있는 아이들의 이름만을 그대로 오페라에서 사용했지만 그렇다고 그 아이들이 오페라에 직접 출연했던 것은 아니다. 등장 아이들이 이름은 게이, 소피, 티나, 허기, 조니, 새미이다.
마을회관에서의 아이들과 로완의 노래 연습
이제 등장인물들을 소개코자 한다. 어른들과 어린이들을 구별해서 소개코자 한다. 연극의 등장인물들이 오페라에서도 역할을 맡는 것으로 되어 있다.
[어른들]
연극 |
오페라 |
성악파트 |
노만 차핀치(Norman Chaffinchy): 열성적이며 열심을 다 하는 아마추어 배우 겸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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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락 봅(Blakc Bob): 마음씨 나쁜 굴뚝 청소부 우두머리 톰(Tom): 우드릿지에서 온 마부 |
베이스 |
글라디스 파워시(Gladys Parworthy): 노만 차핀치의 이웃으로 친절하며 남을 자상하게 대하는 여인. 아마추어 연극배우로서 경험이 많다. |
미스 바고트(Miss Baggott): 이켄 홀의 가정부 |
콘트랄토 |
엘리사베스 파리쉬(Elisabeth Parrish): 마을 학교에서 영어와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님. 어린 학생들이 오페라를 작곡할수 있도록 도와준다. 키가 크고 예쁜 여성으로 무슨 일에나 열심이다. |
로완(Rowan): 우드브릿에서 온 사촌들의 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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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
안느 두갈(Anne Dougall): 얼마전에 학교를 떠나 은행에서 일하게 된 여자. 엘리사베스 파리쉬의 친구이다 |
줄리엣 브루크(Juliet Brook): 아이켄 홀에 사는 어린이 중의 하나. 14세 소녀이다. |
소프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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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웨슬턴(Max Westleton): 레이스턴 인쇄소의 사환 겸 심부름 소년 |
클렘(Clem): 블락 봅의 아들 겸 조수 알프레드(Alfred): 이켄 홀의 정원사 |
테너 |
지휘자: 마을 교회의 오르가니스트 |
지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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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
연극 |
오페라 |
성악파트 |
조니 차핀치(Johnnie Chaffinch): 15세. 수학을 잘하는 학생. 퓨즈와 회로에 대하여도 모르는 것이 없다. |
조니 크로움(Johnny Crome): 15세. 우드브릿지에서 온 사촌 중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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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블 |
티나 차핀치(Tina Chaffinch): 9세. 자그마하며 조용하다. 수줍음을 잘 탄다. |
티나 크로움(Tina Crome): 8세. 이켄 홀의 어린이 중의 하나. |
트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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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 덴튼(Gay Denton): 13세. 방학이어서 기숙사에 있지 않고 집에 와 있다. |
게이 브루크(Gay Brook): 13세. 이켄 홀의 어린이 중의 하나. |
트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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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 스티븐슨(Sophie Stevenson): 11세. 언제나 웃음을 띠고 있는 명랑한 소녀 |
소피 브루크(Sophie Brook): 10세. 이켄 홀의 어린이 중의 하나. |
트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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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미 피셔(Sammy Fisher): 8세. 교회의 소년성가대원. 미스 파리쉬 선생님의 반에 다니는 학생 |
샘(새미) 스패로우(Sam 'Sammy' Sparrow): 8세. 블락 봅이 새로 채용한 굴뚝 청소하는 소년 |
트레블 |
휴 라크(Hugh Lark): 8세. 교회의 소년성가대원이며 미스 파리쉬 선생님의 학생 |
휴(허기) 크로움(Hugh 'Hughie' Crome): 8세. 티나의 쌍둥이 형제 |
트레블 |
[트레블(treble)은 소년 소프라노를 말한다]
마음씨 나쁜 굴뚝 청소부인 블락 봅과 그의 아들 클렘. 자기들은 일을 하지 않고 어린 새미에게 굴뚝 청소의 일을 시킨다.
파트 1. 마을회관에 사람들이 모인다. 아마추어 배우들이 대부분이다. '우리도 한번 오페라를 만들어서 공연해 보자'는 생각에서 모인 것이다. 우선 어떤 내용의 오페라를 만들것인지부터 협의한다. 미세스 글레이디스 파워시가 자기의 할머니 줄리엣 브루크로부터 직접 들었던 얘기를 하며 그 얘기를 오페라로 만들자고 제안한다. '꼬마 굴뚝 청소부'에 대한 이야기이다. 새미라고 하는 불쌍한 어린 굴뚝 청소부를 마음씨 나쁜 주인으로부터 구출해서 편안한 일자리인 정원사의 조수로 만들어 준다는 내용이다. 나중에 새미(사무엘)는 훌륭한 정원사가 되어서 미세스 글레이디스 파워시 저택에서 일하게 되었으며 매년 미세스 글레이디스 파워시의 생일날이면 아프리코트를 준비해서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모두들 그 내용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어린이나 어른을 막론하고 교육적이라면서 찬성한다. 출연할 사람들로서는 여섯 명의 어른들과 여섯 명의 아이들이 선정된다. 대본은 미스 앤느 두갈(Miss Anne Dougall)이 쓰기로 한다. 얼마전까지 마을 학교 영어 선생님으로 있다가 지금은 은행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아가씨이다. 음악은 열성적인 아마추어 배우인 노만 챠핀치씨가 맡기로 한다. 오페라의 공연 시간은 한시간 이내짜리로 만들기로 한다. 이어서 대본이 완성되고 음악도 마무리된다. 배역을 맡은 사람들은 리허설에 여념이 없다. 파트 1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연극으로서 모두 소개된다. 다만, 마지막 부분에서는 관중들과 함께 합창 연습이 있다. 파트 2에서 중간중간마다 관중들이 합창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 노래들을 미리 연습하는 것이다. 합창연습도 물론 연극의 일부분이다.
마을회관에 모인 아이들
파트 2는 '꼬마 굴뚝 청소부'에 대한 오페라이다. 오페라의 시기는 1810년으로 되어 있으며 장소는 앞에서 설명한 대로 영국 서포크의 앨드 강변에 있는 저택인 아이켄 홀(Iken Hall)이다. 파트 2는 세 장면(scene)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면 1. 막이 오르기 전에 관중들이 첫번째 합창을 부른다. '굴뚝 청소부의 노래'이다. 관중들이 먼저 노래를 부르고 이어 봅과 클렘이 자기들의 전매특허곡이라고 생각해서 부른다. 막이 열리면 아이켄 홀에 있는 아이들의 놀이방이다. 유모인 로완이 가구마다 덮개를 씌우고 있다. 굴뚝을 청소하러 오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잔소리가 심한 가정부인 미스 바고트가 굴뚝 청소부 리더인 블락 봅과 그의 아들 클렘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선다. 클렘도 자기 아버지 봅처럼 시무룩한 얼굴에 검댕이가 벌써 묻어 있다. 이어서 꼬마 샘(새미)이 무거운 밧줄과 양동이를 힘에 부친듯 들고 들어온다. 미스 바고트가 청소부들에게 이러저러한 일들을 지시한다. 로완은 꼬마 청소부의 모습이 너무 가엽고 불쌍해 보여서 충격을 받는다. 로완은 어른 청소부들에게 저 꼬마는 굴뚝으로 들여보내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봅과 클렘은 로완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하며 창백한 모습의 새미를 굴뚝 안으로 밀어 넣는다. 로완은 실망하여서 방을 떠난다. 굴뚝 청소부들은 다음 방 청소를 준비하기 위해 나간다.
봅과 클렘이 새미를 굴뚝안에 들어가서 청소하라고 윽박지르고 있다.
줄리엣이 방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선다. 줄리엣은 큰 의자를 덮은 천을 들어올리고 그 속에 들어가서 숨는다. 아이들이 숨바꼭질 놀이를 하고 있다. 조니가 방에 들어와서 큰 의자 안에 아무도 없는줄 알고 먼지 덮개를 치운다. 조니는 의자 안에 줄리엣이 있는 것을 보고 함께 숨는다. 그때 갑자기 벽난로의 굴뚝 안에서 아이의 비명 소리가 들린다. 새미가 굴뚝 안에 틀어 박혀서 꼼짝 못하게 되자 도와 달라고 소리를 친 것이다. 비명 소리가 나자 숨바꼭질 놀이를 하던 다른 아이들도 몰려든다. 아이들은 밧줄을 이용해서 굴뚝 안에 갇힌 새미를 꺼내고자 한다. 아이들은 마치 뱃사람들이 밧줄을 당길 때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밧줄을 조심해서 당겨라'(Pull the rope gently)라는 노래를 함께 부른다. 새미가 굴뚝에서 빠져 나온다. 아이들은 새미의 초라하고 창백한 모습을 보고 놀란다. 아이들은 새미가 어른 청소부들에게 구박을 당하며 지내는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불쌍한 새미를 어른 청소부들의 손에서 구해 주기로 결정한다. 아이들은 새미가 창문을 통해서 밖으로 도망간 것처럼 보이기 위해 발자국을 그렇게 만들어 놓는다.
새미를 데리고 온 봅과 클렘
미스 바고트와 로완이 어른 청소부들과 함께 아이들의 방에 들어선다. 블락 봅과 클렘은 새미가 창문을 열고 도망간 것으로 알고 당장 창문쪽으로 달려가서 밖을 조사한다. 미스 바고트는 봅과 클렘에게 어서 일하지 않고 무얼 하고 있느냐면서 재촉한다. 다들 다른 방으로 나가고 아이들 방에는 로완만이 남아 있다. 로완은 새미가 제발 무사히 도망갔으면 좋겠다면서 '도망가거라, 불쌍한 청소부 아이야'(Run, poor sweep-boy)라는 노래를 나즈막히 부른다. 아이들이 가구들을 덮어둔 먼지 덮개 속에서 하나 둘씩 나타난다. 아이들은 로완이 새미를 불쌍하게 여기고 있는 것을 알고 로완에게 제발 새미가 무사히 도망갈수 있게 도와 달라고 간청한다. 로완과 아이들은 우선 새미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기운을 차리게 하고 그 다음에 목욕을 시켜서 다른 아이처럼 보이게 하기로 결정한다.
새미를 트렁크 속에 숨도록 하고 있다.
장면 2. 막은 아직 올려지지 않았지만 관중들이 부르는 두번째 합창이 시작된다. 새미의 목욕에 대한 노래이다. 관중들의 합창을 이어 받아서 로완과 아이들이 노래를 부른다. 막이 열리면 목욕통 안에 있는 새미의 모습이 보인다. 로완과 아이들이 새미의 목욕을 돕고 있다. 검정을 뒤집어 쓰고 있던 새미가 백조처럼 희게 된다. 로완이 새미에게 이것 저것 궁금한 것들을 묻는다. 원래 집은 어디냐, 식구들은 있느냐 등등이다. 새미의 말에 의하면 새미의 아버지는 수레를 끄는 사람이었는데 넘어져서 엉덩이 뼈를 다쳤다고 하며 그래서 일을 할수가 없어서 새미가 대신 나섰다는 것이다. 새미는 당장 입에 풀칠이라고 할 것이 없어서 굴뚝 청소하는 사람에게 팔렸다는 것이다. 새미는 그런 얘기를 마치자 어서 다시 일하러 가야 한다면서 힘들게 일어선다. 새미는 '얼마후 생일이 되면 아홉살이어요'(I shall be nine next birthday)라는 노래를 부른다. 그 노래를 들은 아이들은 더구나 새미를 불쌍하게 생각한다. 자기들은 고생모르고 살고 있는데 새미는 어린 나이에 너무나 고생을 한다는 생각을 한다. 새미는 자기 집이 리틀 글레멈(Little Glemham)에 있다고 말한다. 우연인지 몰라도 로완의 집도 글레멈에 있다.
아이들의 놀이방
조니가 아이디어를 낸다. 다음날 아침에 크로움씨네 아이들이 아이켄 홀을 떠나 집으로 갈 때에 마치 자기들 짐인듯 새미를 커다란 트렁크에 넣어서 아무도 모르게 마차에 실어 빠져 나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로완이 그거 좋은 생각이라면서 찬동한다. 그럴 때에 밖에서 미스 바고트가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미스 바고트는 '저 청소부들, 정말 나쁜 사람들이야'면서 비난을 퍼붓는다. 자기가 새미를 어디다 숨겨 두었다고 하면서 빨리 찾아내라고 다그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새미를 급히 장난감 넣어두는 골방에 숨긴다. 대신에 그 안에 있던 장난감들은 새미 때문에 자리가 비좁아서 밖으로 내 놓는다. 그렇지 않아도 기분이 나빠서 나타난 미스 바고트는 아이들의 방이 장난감 등으로 난장판이 된 것을 보고 더욱 화를 낸다. 미스 바고트는 장난감방에 장난감들을 쑤셔 넣기 위해 문을 열려고 한다. 그 골방 안에는 새미가 숨어 있다. 들키면 큰일이다. 로완이 갑자기 현기증이 난듯 쓰러진다. 미스 바고크의 주의를 자기에게 돌리려고 하는 수법이었다. 아이들이 로완을 급히 다른 방으로 옮긴다. 조니가 골방 속에 있는 새미에게 '아무 소리도 내지 말고 꼼짝말고 있어라. 내일 아침이면 자유니까'라고 속삭여 준다.
로완이 일부러 정신을 잃은 듯 쓰러져서 새미에 대한 관심을 돌린다.
장면 3. 관중들은 하룻밤이 무사히 지났다는 내용의 합창을 한다. 관중들은 '밤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 네 그룹으로 나뉜다. 올빼미, 백로, 거북이 비둘기, 그리고 차핀치네 그룹이다. 차핀치 그룹은 노래자랑 순서를 진행하고 있었다. 막이 오르면 줄리엣의 방이다. 줄리엣이 집에서 입는 가운을 입고 앉아 있다. 로완이 줄리엣의 아침을 가지고 들어온다. 두 사람은 골방 속에 숨어 있는 새미를 불러내어 줄리엣을 위해 가져온 아침을 대신 먹도록 한다. 줄리엣이 새미를 떠나 보내는 작별의 노래를 부른다. 아주 아름다운 노래이다. 줄리엣이 새미에게 돈을 쥐어 준다. 새미는 받으려하지 않는다. 하지만 줄리엣이 억지로 쥐어 주는 바람에 할수 없이 받는다. 다른 아이들이 들어선다. 크로움씨네 세 아이는 이미 떠날 준비를 다했다. 아이들은 새미를 커다란 트렁크에 들어가도록 한다. 음식도 좀 넣어준다. 아이들은 혹시 마부인 톰이 트렁크를 옮기면서 '아니, 왜 이렇게 무겁지'라고 의심할 것 같아서 걱정이다. 아이들은 정원사인 알프레드가 트렁크를 마치 꼭대기에 실으면서 '아니, 왜 이렇게 무겁지'라고 의심할 것 같아서 걱정이다. 로완은 어른들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서 미스 바고트와 일부러 말다툼을 한다. 그러면서 트렁크를 마차에 싣는 일은 자기가 할테니 어서들 다른 일이나 하라고 외친다. 줄리엣과 게이와 소피는 창문을 통해서 크로움씨네 아이들이 떠나는 모습을 조심스럽게 지켜본다. 혹시라도 새미가 발각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태산같다. 드디어 짐을 다 싣고 조니와 쌍둥이 남매가 떠난다. 그제서야 남아 있는 아이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마차가 멀리 떠난후 모든 출연자들이 무대 위에 등장한다. 마차의 노래이다. 그리고 관중들과 함께 새미가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해서 자유의 몸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노래를 부른다.
굴뚝 안에 갇힌 새미를 끌어내기 위해 로완과 아이들이 밧줄을 당기며 뱃사람들처럼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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