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축제(Erntedankfest)
백성들은 추수한 농산물들을 교회의 제단 앞에 바쳐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오스트리아에도 추수감사축제가 있다.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축제로서 지키고 있는 추석이라고 보면 적당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나 중국처럼 며칠씩 공휴일로 정하고 부어라 마셔라 노는 일은 없는 추수감사축제이다. 에른테당크페스트(Erntedankfest)라고 하지만 간단히 에른테당크(Erntedank) 또는 에른테페스트(Erntefest)라고도 한다. 에른테(Ernte)는 추수, 수확이라는 뜻이고 당크(Dank)는 감사한다는 뜻이며 페스트(Fest)는 축제 또는 잔치라는 뜻이니 합성하면 무슨 말인지 알수 있을 것이다. 오스트리아의 에른테당크페스트는 대충 9월 말이나 10월초의 주일에 가톨릭 교회를 중심으로 지켜진다. 오스트리아에서 교회가 없는 마을이란 있을 수 없지만 그래도 혹시 교회가 없는 마을에서는 마을회관이나 또는 마을 공터에서 성의껏 지킨다. 추수감사축제는 기본적으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축제이다. 하나님 덕분에 들에서 감자와 보리와 밀을 거둘수 있고 이밖에도 각종 곡물(게트라이데)과 과일(오브스트)과 야채(게뮈제)를 수확할수 있기 때문이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린후 보살펴서 얻는 농산물도 있지만 밭에 심지 않고 수확하는 식품도 있다. 예를 들면 꿀이다. 꿀도 감사의 대상이다. 과수 중에서는 특히 포도의 수확을 감사한다. 백성들의 생활이 포도주와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에른테당크페스트를 맞이하게 되면 교회에 온갖 곡식과 과일을 가져와서 제단을 장식한다. 교회 밖의 마당에는 각종 곡식으로 장식한 왕관 모양의 형상을 세워서 축제의 분위기를 높인다. 왕관모양의 장식을 에른테크로네(Erntekrone)라고 부른다. 마을교회에서 에른테당크페스트를 가질 때에는 교인이든 아니든 마을의 유지들이 대거 참석하는 것이 관례이다. 또한 비단 로마 가톨릭 교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교회의 행사에 참석할수 있다. 에른테당크페스트의 또 하나 행사는 순례이다. 오스트리아에는 순례교회가 많이 있다. 평소에 찾아가 보지 못했던 순례교회를 찾아가서 기구를 드리고 복을 비는 것은 에른테당크페스트의 커다란 행사이다. 에른테당크페스트는 지역에 따라 초봄에 치루는 경우도 있고 한여름에 치루는 경우도 있다.
시골의 밭에 세워진 에른테당크 허수아비
돌이켜보건대 에른테당크페스트는 기독교 문화가 시작되기 전의 관습에서 비롯했다고 한다. 우상숭배 시절에는 우상 앞이나 우상을 모신 신전에서 축제를 치루었다. 어떤 사람들은 에른테당크페스트가 창세기로부터 연유했다고 주장한다. 가인과 아벨이 각각 수확한 것으로 하나님께 제사를 지낸 것이 바로 에른테당크페스트의 시작이라고 보는 것이다. 오스트리아의 에른테당크페스트는 언제부터 공식화 되었는가? 미국의 영향이 컸다는 얘기다. 미국에 처음 이민간 청교도들이 피땀으로 얼룩진 한 해를 보내고 그나마 곡식을 거두게 되자 원주민들과 함게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 것이 유럽에도 전파되어 추수감사축제를 지키게 되었다는 얘기다. 17세기 중반의 일이었다. 에른테당크페스트에서는 거리 행진도 한몫을 한다. 전통복장을 입고 성직자들이 앞장서서 감사의 행진을 갖는 것이다. 농민들은 손에 추수한 물건들을 들고 행진에 참가한다. 아무튼 1년 추수를 감사하는 축제를 갖는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감사를 모르는 백성들은 저주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에른테당크페스트의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비엔나의 헬덴플라츠에 모인 시민들
헬덴플라츠에서의 에른테당크페스테에 세운 에른테크로네. 왕관이 아니라 괴물 거미처럼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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