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의 기념상/역사적 사건

에케 호모 조일레(Ecce-homo-Saule)

정준극 2015. 10. 30. 17:48

에케 호모 조일레(Ecce-homo-Saule)

빌라도 앞의 그리스도 조각

 

에케 호모 조일레의 상단에 있는 고난 당하시는 그리스도. 손에 밧줄로 묶은 것만 안보인다면 무슨 중세의 귀족과 같은 모습이다.

 

에케 호모는 라틴어로서 '이 사람을 보라'라는 뜻이다. 본디오 빌라도가 예수 그리스도를 재판하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십자가형에 처할 만큼 큰 죄를 지은 것 같지는 않아서 '이 사람을 보라, 무슨 죄가 있다는 말인가?'라고 소리친데서 나온 말이다. 에케 호모 조일레는 빌라도에게 고난을 당하고 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표현한 조일레이다. 일종의 빌트슈토크(Bildstock)이다. 빌트슈토크는 마을 입구, 또는 먼 길의 중간중간에 이정표처럼 세워 놓는 그리스도나 성모상, 또는 십자가 상을 말한다. 사람들은 여행을 하면서 빌트슈토크를 만나면 잠시 쉬면서 안전한 여행을 위한 기도를 한다. 빌트슈토크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 그냥 판자에 성상을 그려서 나무에 걸어 놓은 경우도 있고 세멘트로 비석처럼 만들어서 놓은 경우도 있으며 긴 기둥으로 만들어서 멀리서도 볼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도 있다. 빌트슈토크는 비단 오스트리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를 신봉하는 나라에서는 어디를 가던지 쉽게 찾아 볼수 있는 것이다. 비엔나의 에케 호모 조일레는 10구 화보리텐의 레오폴드스도르퍼 슈트라쎄(Leopoldsdorfer Strasse) 길가에 있다. 오버라아(Oberlaa)의 레오폴드스도르퍼 슈트라쎄와 쇼이넨슈트라쎄(Scheunenstrasse)의 교차점에 있다. 이 조일레는 시몬 크나벨이라는 사람이 세상 떠난 자기의 부인을 추모하여서 만들어 세웠다. 그의 부인은 바로 이 장소에서 비명에 죽임을 당했다고 한다. 죽임 당한 부인을 고난 당하시는 그리스도에 비유했는지도 모른다. 고난의 그리스도(Schmerzensmann)는 밧줄로 두 손이 묶이고 머리에는 가시 면류관을 쓴 모습이다. 에케 호모 조일레는 석재로 만들었다. 비록 여러 석재들을 이어 붙인 조일레이지만 석재로 만든 조일레는 특별한 경우이다.

 

에케 호모 조일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