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병(Die Leichte Kavallerie)
오페레타의 황금시대를 장식한 프란츠 폰 주페의 2막 코믹 오페레타
프란츠 폰 주페
프란츠 폰 주페(Franz von Suppé: 1819-1895)의 '경기병 서곡'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경쾌하고 신바람이 나면서도 감미로운 음악이다. '경기병 서곡'은 영화음악 또는 라디오나 TV의 시그널 음악으로도 많이 사용되었다. 그래서 더욱 친밀한 곡이다. 그런데 '경기병 서곡'만 알고 있을 뿐이지 '경기병'(Die Leichte Kavallerie)이 오페레타인 줄을 잘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경기병 서곡'은 오페레타 '경비병'의 서곡이다. '경기병'은 1935년에 같은 제목의 영화로도 만들어진 일이 있다. 오페레타에 나오는 음악들이 사운드트랙으로 사용되었음은 물론이다. 주페는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달마티아 왕국의 스팔라토에서 태어나서 비엔나에서 활동한 오페레타 작곡가이다. 스팔라토는 오늘날 크로아티아의 스플리트(Split)이다. 그는 오페레타만 약 20편을 작곡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경기병' 이외에도 '시인과 농부'(Dichter und Bauer), '화티니짜'(Fatinitza), '보카치오'(Boccaccio), '비엔나의 아침, 점심, 저녁'(Ein Morgen, ein Mittag und ein Abend in Wien), '아름다운 갈라테'(Die schöne Galathée) 등이 있다. 그런데 오늘날 세계의 오페라 극장에서 스탠다드 레퍼토리로 되어 있는 작품은 미안하게도 거의 없다. 오페레타이기 때문에 대사 부분이 많은 것이 다른 나라에서의 공연을 주춤하게 만든 것이다. 대신에 '경기병', '시인과 농부', '아름다운 갈라테', '보카치오' 등의 서곡은 많은 사랑을 받아서 연주회의 레퍼토리로서 자주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주페가 '경기병'을 작곡할 즈음에 그는 이미 비엔나에서 대단히 유명한 오페레타 작곡가로서 알려져 있었다. 오페레타 '경기병'은 1866년 3월 21일 비엔나의 칼극장(Carltheater)에서 초연되었다. 칼극장은 지금은 없지만 오늘날의 네스트로이플라츠에 있었던 극장이다. 오늘날 네스트로이플라츠의 네스트로이 기념상이 있는 인근에 있었던 극장이다. '경기병'이 칼극장에서 초연되었을 때 주페는 이 극장의 음악감독 겸 지휘자였다. 대본은 비엔나 출신의 민속시인이며 대본가인 칼 코스타(Karl Costa: Carlo Costa: 1832-1907)가 썼다. 칼 코스타는 주페 뿐만 아니라 칼 밀뢰커, 칼 클라이버(Karl Kleiber), 안톤 슈토르흐(Anton Storch) 등 당시 인기 작곡가들을 위해 여러 편의 오페레타 대본을 썼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은 오스트리아제국이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으로 변하려고 하던 때였다. 제국에 있어서 헝가리의 위치는 항상 이등국가였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와 함께 헝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비엔나 사람들은 헝가리를 터키와 마찬가지로 이국적인 나라로 보았다. 하기야 헝가리 집시들의 음악과 춤은 비엔나 사람들에게 이국적이며 매력적인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래서인지 헝가리를 배경으로 삼은 문학작품이나 음악작품들이 많이 나오게 되었다. 주페의 '경기병'도 그런 종류의 하나였다. 여기서 말하는 경기병은 헝가리의 후사르(Husar)를 말한다. 그러나 이 오페라에서 진짜 경기병의 뜻은 다른데 있다. 라인펠스 백작인 아돌라르가 후원하고 있는 발레단의 멤버들을 경기병이라고 부른다. '경기병'은 화려하고 경쾌한 서곡만 들어도 전체의 이미지를 알수 있다. 처음에 트럼펫이 마치 팡파레를 울리듯 연주되고 이어 혼과 트럼본에 이르기까지 금관악기들의 음향은 군대와 관련된 내용임을 알수 있게 한다. 그러나 내용은 전체적으로 코미디이다. 그래서 출연자들도 물론 모두 성악가들이지만 코믹한 연기에 능통한 사람들이다.
'경기병' 영화 포스터
주요출연자는, 라인펠스의 아돌라르 백작(젊은 코미디안 또는 부포 테너), 일론카 치코스 백작부인(수브레토 소프라노, 춤도 잘 추어야 함), 브레데레크 남작(캐릭터 코미디언, 노래 부르는 역할은 없음), 일제(브레데레크 남작의 딸, 소프라노), 한스 볼프(레드 후사르의 기병장교, 테너), 친케(Zinke: 후사르의 장교, 캐릭터 코미디언), 레네킨(Lenekin: 라인펠스 성의 수단 좋은 시종: 캐릭터 코미디언), 아펠바움(Apfelbaum: 트럼펫 부는 사람: 캐릭터 코미디언), 마르키스 폰테인(헝가리 판듀어 장교), 프란츠(브레데레크 집안의 하인), 기타 목사님, 학교 교장선생님, 벌목공, 아돌라르 백작 발레단의 댄서들, 판듀어 병사들, 시민들.
시기는 1750년경이며 장소는 라인펠스 지역에 있는 바론 폰 브레데레크 저택의 대응접실과 정원이다. 라인펠스는 라인강 유역에 자리잡고 있는 소공국이다. 브레데레크 남작의 저택에 모인 사람들은 라인펠스의 아돌라르 백작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특히 아돌라르 백작이 일론카 치코스(Ilonka Csikos)라고 하는 귀족 가정 출신의 댄서에게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을 대단히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 일론카 치코스는 말하자면 롤라 몬테즈(Lola Montez) 타입이라고 보면 되는 여자이다. 빼어난 미모의 롤라 몬테즈는 바바리아의 루드비히 1세의 정부로서 대단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여자였다. 일론카 치코스는 헝가리 백작부인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면서 춤을 잘 추어서 유명해진 여인이다. 국가의 재정을 책임맡고 있는 아돌라르 백작은 사람이 그러면 안되는데 일론카 치코스에게 빠져서 일론카 치코스와 일단의 발레단을 재정적으로 후원하느라고 국가의 재정은 생각치 않고 있는 입장이다. 사람들은 그런 발레단의 멤버들을 '경기병'이라고 불렀다. 별로 하는 일도 없이 화려하게 치장만하고 으시대면서 다니기 때문이다. 아돌라르 백작이 라인펠스의 백성들로부터 미움을 받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아돌라르 백작은 과거의 동맹국들을 무시하고 저 멀리 헝가리와 손을 잡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말 안해도 알겠지만 일론카 치코스 백작부인이 헝가리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칠고 난폭한 헝가리 판듀어들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 사람들은 그런 아돌라르 백작이 혹시 순수 독일인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수근대었다.
한스 볼프는 헝가리 여왕의 근위대에 속한 중위이지만 순수 독일인이다. 한스 볼프 중위는 한때 일론카와 사귄 일이 있었다. 그러다가 일론카가 아돌라르와 가깝게 지내게 된 것이다. 한스 볼프는 자기도 헝가리 경기병이면서도 순수 독일인이란 자부심 때문에, 그리고 아돌라르에 대한 라이발 생각으로 라인펠스 공국에서 헝가리 판듀어들을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헝가리 판듀어들은 난잡하고 거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서 속히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돌라르 백작은 한스 볼프가 자기에게 반기를 든 것을 알고 이를 제압키로 한다. 아돌라르 백작은 우선 라인펠스의 유력한 귀족인 브레데레크 남작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고자 한다. 그러나 브레데레크 남작은 반란군 진압 사령관인 아돌라르 백작의 명령을 거부한다.
'경기병' 서곡이 들어 있는 음반 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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