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집중탐구 150편

75. 윌리엄 발페의 '보헤미안 걸'(The Bohemian Girl)

정준극 2016. 10. 19. 09:25

보헤미안 걸(The Bohemian Girl) - 집시소녀

마이클 윌리엄 발페의 3막 오페라

전형적인 해피엔딩 스토리


아일랜드 출신 작곡가로서는 가장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인 마이클 윌리엄 발페


집시를 주인공으로 삼은 오페라들이 많이 있다. 일반적으로 집시는 사랑에 있어서 정열적이고 노래와 춤에 있어서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페라의 주인공으로서 어필한다. 게다가 집시들의 사랑은 정열적이기 때문에 사랑으로 인한 질투, 시기, 갈등, 복수 따위도 오페라의 좋은 소재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비제의 '카르멘', 얀 파데레브스키의 '만루', 도니체티의 '집시여인'(La Zingara), 드 화야의 '짧은 인생'(La vida breve) 등이다. 그러나 집시 주제의 오페라라고 해서 반드시 비극적인 종말로 장식되는 것은 아니다. 어릴 때 잃었던 딸이 집시들의 손에 자라서 나중에 아름다운 처녀가 되어 부모를 찾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행복하게 된다는 스토리는 전형적인 해피엔딩 이야기이다. 토마의 '미뇽'이 그러하고 이번에 소개하는 마이클 윌리엄 발페의 '집시소녀'(보헤미안 걸)이 그러하다. 이밖에도 물론 집시들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 등장하는 오페라들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와 '운명의 힘'(La forza del destino), 요한 슈트라우스의 오페레타 '집시 남작' 등이다.


보헤미안 걸의 멜리사 셀루코


따기고 보건대 영국에서만 훌륭한 작곡가들이 태어나고 아일랜드에서는 위대한 작곡가가 탄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오페라 작곡가만 하더라도 마이클 윌리엄 발페를 위시해서 윌리엄 빈센트 월레이스, 레이몬드 딘, 존 버클리, 제랄르 배리, 제임스 윌슨 등 허다하다. 그중에서 아무래도 군계일학은 마이클 윌리엄 발페일 것이다. 마이클 윌리엄 발페(Michael William Balfe: 1808-1870)는 더블린 태생이다. 발페는 약 30편에 이르는(정확히는 29편) 오페라를 작곡했고 250곡이 넘는 노래, 그리고 다른 작품들을 작곡했다. 발페의 대표적인 오페라가 '보헤미안 걸'이다. 이 오페라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주인공인 아를리네가 부르는 '대리석 홀에서 살던 때를 꿈에 보았어요'(I Dreamt I Dwelt in Marble Halls)가 너무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노래이기 때문이다. 실로 오페라 '보헤미안 걸'은 이 노래 하나로 불멸의 생명력을 얻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리석 홀에서 살던 때를 꿈에 보았어요'는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인 조앤 서덜랜드가 불러서 대히트를 기록하였고 이어 노르웨이 출신의 소프라노인 시셀 키르키예뵈(Sissel Kyrkjebo), 그리고 아일랜드 출신의 클래시컬 팝 가수인 엔야(Enja)가 불러서 선풍적인 인기곡이 되었다. 수많은 성악가들이 이 노래를 별로도 불러 음반으로 남긴 중에 근자에는 라트비아 출신의 세계적 메조소프라노인 엘리나 가란차(Elina Garanca)가 불러서 대히트를 기록하였다.


최근에 라트리바 출신의 메조소프라노 엘리나 가란차가 I Dreamt I Dwelt in Marble Halls 를 불러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보헤미안 걸'의 대본은 영국의 극장 매니저로서 대본가인 알프레드 번(Alfred Bunn)이 썼다. 알프레드 번은 '돈키호테'로 유명한 스페인의 문호 미구엘 데 세르반테스의 단편집에 나오는 '집시 여인'(La Gitanilla: 라 지타니야: 1614)이라는 단편소설을 대충 바탕으로 삼은 것이다. 세르반테스의 '집시여인'은 프레시오사라는 15세의 집시소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집시노파인 양어머니의 손에 자랐기 때문에 부모가 누구인지 모르는 프레시오사는 마드리드에 갔다가 후안 데 카르코메라는 매력적인 귀족 청년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우여곡절 끝에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는 이야기이다. [세르반테스의 '집시여인'의 줄거리는 말미에 소개한다.] 세르반테스의 '집시소녀'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도록 되어 있으므로 발페의 오페라 '보헤미안 걸'도 해피엔딩임이 분명하다. '보헤미안 걸'은 1843년 11월 27일 런던의 드러리 레인()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어찌나 내용이 좋고 음악이 좋은지 무려 100일 동안 연속공연되는 대호황을 누렸다. '보헤미안 걸'은 미국으로 건너가서 뉴욕과 보스턴과 필라델피아 등지에서 절찬리에 공연되었다. 발페의 조국인 아일랜드에서는 런던에서 초연이 있은지 1년 후인 1844년에 더블린에서 초연되었다. 세르반테스와 관련이 있는 작품이므로 스페인에서도 즉각 수입공연하였다. 1845년이었다.


'보헤미안 걸'은 발페가 35세 때에 초연된 작품이다. 이후 발페는 '보헤미안 걸'은 여러 차례 수정하였다. 다른 나라에서 공연될 때마다 그 나라의 사정에 맞추어서 조금씩 다르게 수정했던 것이다. '보헤미안 걸'의 대본은 영어이지만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등으로 번역되어서 공연되었다. 독일어 버전은 제목이 Die Zigeunerin(집시여인)이었다. 1846년 비엔나에서 독일어 대본에 의한 초연이 있었다. 이탈리아어 버전은 제목을 La zingara라고 했다. 트리에스테에서 1854년에 처음 공연되었다. 프랑스어 버전은 3막이 아니라 4막으로 확대하여 1862년 루앙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프랑스어 제목은 La Bohemienne였다. 루앙에서의 프랑스어 초연은 쥘르 마스네가 지휘한 것이었다. 그때 마스네는 20세의 청년이었다. 루앙 초연에서는 집시 퀸의 역할을 당대의 메조소프라노인 셀레스틴 갈리 마리(Celestine Galli-Marie)가 맡아서 화제가 되었다. 1858년에는 '보헤미안 걸'이 이탈리아어 대본으로 런던의 여왕폐하극장에서 리바이발 된 일이 있다. 이때 마리에타 피콜로미니(Marietta Piccolomini), 마리에타 알보니(Marietta Alboni), 안토니오 줄리니(Antonio Giugliani) 등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성악가들이 총출연하였다. 발페는 이 때의 공연으로 극장측으로부터 보너스 50파운드를 받았다. 오늘날 돈으로 환산한다면 5천만원 정도는 된다. '보헤미안 걸'은 1930년대까지 영국순회오페라단(English Touring Opera Company)의 주요 레퍼토리였다. 그러다가 전쟁 중에는 소원했었고 전쟁 후에는 다시 스탠다드 레퍼토리로서 사랑을 받았다.


영화에서 아를리네 역의 텔마 토드


주요 등장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일반적으로 여주인공인 아를리네의 유모 겸 시녀인 부다의 역할은 메조소프라노가 맡는데 여기서는 소프라노가 맡는다. 또한 아를리네의 역할은 전통적으로 두 명의 소파라노가 분담해서 맡는다. 10대 소녀의 역할과 성장한 처녀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1막의 소프라노와 2, 3막의 소프라노는 다른 것이 일반적이다.


- 아를리네(Arline: S). 아른하임백작의 딸

- 타데우스(Thaddeus: T). 폴란드 귀족으로 도망자

- 아른하임(Count Arnheim: Bar). 백작

- 집시 퀸(Queen of the Gypsies: Cont)

- 데빌스후프(Devilshoof: B). 집시들의 우두머리.

- 플로레슈타인(Florestein: T). 백작의 조카

- 부다(Buda: S). 아를리네의 시녀

- 수비병 장교(Captain: T)

- 이밖에 장교와 사병들, 집시들 등이 등장한다. 

 

드라마는 아른하임 백작의 성에서 시작한다. 백작의 시종들과 농민들이 사냥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럴 때에 폴란드군 장교로서 오스트리아군으로부터 쫓김을 당하고 있는 타데우스가 하룻밤 몸을 피할 곳을 찾아 산속을 헤매다가  한 무리의 집시들을 만난다. 집시들의 대장은 데빌스후프라고 하는 건장한 사람이다. 데빌스후프는 악마의 발굽이라는 뜻이다. 데빌스후프는 타데우스로부터 오스트리아군의 추격을 받고 있다는 얘기를 듣자 자기들이 입고 있는 옷을 주며 집시로 변장시킨후에 가구들을 실은 마차 속에 숨도록 한다. 잠시후에 오스트리아군이 타데우스를 쫓아서 집시들의 마을에 도착한다. 데빌스후프는 오스트리아군에게 엉뚱한 방향의 길을 가르쳐주어 그 방향으로 타데우스를 쫓아가도록 만든다. 바르 그때 절망의 한숨 외침 소리가 들리더니 백작의 조카인 플로레슈타인이 사냥꾼들과 함께 나타난다. 플로레슈타인은 아른하임 백작의 유일한 어린 딸인 아를리네가 숲 속에서 어떤 커다란 사슴의 공격을 받는 것을 보고 놀랍기도 하고 겁이나서 도망왔는데 아마 아를리네는 큰 변을 당했을 것이 틀림없다는 얘기를 전한다. 그 얘기를 듣자 한쪽에 있던 타데우스가 총을 잡더니 아를리네를 구하기 위해서 아를리네가 사슴의 공격을 받았다는 장소로 뛰쳐나간다. 잠시후 한 방의 총소리가 들리더니 타데우스가 아를리네를 죽음의 위기에서 구한다. 잠시후 아를리네가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아른하임 백작이 황급히 달려온다. 백작은 타데우스의 팔에 안겨있는 아를리네의 모습을 보고 정말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백작은 타데우스에게 아를리네의 생명을 구해주어서 무어라고 감사의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눈물을 글썽인다. 그러면서 백작은 오늘 저녁에 성에서 열리는 연회에 부디 참석해 달라고 간곡하게 당부한다.  타데우스는 자기가 오스트리아의 적국인 폴란드의 장교라는 것을 생각하고 백작의 초청을 정중하게 거절한다. 하지만 백작이 하두 간청하는 바람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한다.


[1막] 백작의 성에서 연회가 한창이다. 수많은 장교들과 귀족들이 참석해 있다. 타데우스도 상석에 앉아 있다. 백작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스트리아 황제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축배를 제안한다. 그러나 타데우스는 그런 축배에 동참할 형편이 아니다. 적국의 왕의 만수무강을 위해서 축배를 든다는 것은 곤란한 일이기 때문이다. 타데우스가 일어나서 축배에 동참하지 않자 주위의 사람들이 그를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본다. 백작은 타데우스에게 다른 사람들처럼 어서 축배를 들고 잔을 비우라고 강요하듯 말한다. 그러자 타데우스는 잔을 들고 축배를 하지않고 잔에 든 술을 바닥에 쏟아 버린다. 모두들 아연실색하면서 타데우스에 대하여 분노의 감정을 갖는다. 사람들은 황제를 모욕했다고 하면서 당장 칼을 빼어들고 타데우스를 찔러 죽일듯하다. 바로 그때 데빌스후프가 연회장의 문을 박차고 들어와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모두 알고 있다는 듯 우선 타데우스를 오스트리아 장교들과 귀족들의 위협으로부터 피하도록 하기 위해 한쪽으로 비키도록 하고 타데우스를 보호한다. 백작은 평소부터 데빌스후프에 대한 감정이 있었기 때문에 수하 경비병들에게 데빌스후프를 당장 체포하라고 명령한다. 백작의 시종들과 경비병들이 데빌스후프를 가까스로 체포하여 성안의 지하 감옥에 처 넣는다. 그 틈을 이용해서 타데우스가 떠난다. 사태가 안정되었기 때문에 연회가 계속된다. 1막의 마지막은 데빌스후프가 감옥에서 탈출하는 장면이다. 데빌스후프는 만일을 생각해서 마침 근처에 있던 어린 아를리네를 인질로 잡아서 방패막이로 사용하면서 도피한다. 데빌스후프의 탈출은 성안팎을 발칵 뒤집어 놓는다. 사람들이 데빌스후프를 따라가서 아를리네를 구출하려고 하지만 그때마다 데빌스후프는 아를리네를 죽이겠다고 위협하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마침내 데빌스후프는 숲속으로 사라진다. 어린 딸을 잃은 백작은 절망 중에 있다.


[2막] 그로부터 12년이 지난다. 장소는 오스트리아의 프레스부르크 인근이다. (프레스부르크는 현재 슬로바키아공화국의 브라티슬라바이다.) 한 무리의 집시들이 모여 살고 있다. 이들 중에는 집시여왕(퀸)이라는 별명의 억센 여인도 있다. 집시여왕의 텐트에는 어떤 아름다운 아가씨가 함께 살고 있다. 아를리네이다. 아를리네가 집시들과 함께 생활한지도 어언 10여년이 지난 것이. 아를리네는 어렸을 때에 어떤 고귀한 집에서 살았다는 것만을 어렴푸시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한편, 10여년 전에 아른하임 백작의 성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타데우스도 데빌스후프를 따라서 집시 무리에 합류하여 지금까지 지내고 있다. 타데우스는 기품있는 훌륭한 청년으로서 사람들이 모두 그를 좋아한다. 그러는 중에 집시여왕도 타데우스를 사랑하고 있다. 그러나 타데우스는 이제 아름다운 여인으로 성장한 아를리네를 사랑하고 있다. 아를리네도 타데우스를 사랑하고 있다. 타데우스는 아를리네에게 그 옛날 아를리네가 어렸을 때에 사슴의 공격을 받아 목숨이 위태로웠을 때에 구해주었다는 얘기를 해주지만 아를리네는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자기의 팔에 남아 있는 상처를 볼때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몰라서 궁금해 하고 있었을 뿐이다. 타데우스는 때가 되면 아를리네의 기억이 되돌아 올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폴란드 귀족 장교였다는 자기의 진짜 신분은 아직도 조심스러워서 아를리네에게조차 밝히지는 않는다.  어떤 버전에는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여서 마침내 집시의 전통적인 방식대로 결혼식을 올린다고 되어 있다.


집시 무리에는 데빌스후프도 함께 있다. 데빌스후프는 다른 집시들과 함께 도시에 나가서 돈 많은 사람들의 물건을 훔치는 일을 하고 있다. 주로 목걸이나 귀걸이 같은 보석들을 훔친다. 어느날 프레스부르크의 중심광장에서 큰 장이 선다. 모두들 흥겨워하는 장날이다. 집시들의 춤과 노래가 멋지게 펼쳐진다. 데빌스후프와 집시 친구들로서는 장날이 대목과 같은 날이다. 황실에서 아타세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는 플로레슈타인도 장날 구경을 나온다. 플로레슈타인은 우연히 집시 무리들과 함께 있는 아를리네를 보고 그 아름다움에 반하여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 하지만 플로레슈타인은 아를리네가 누구인지 모른다. 실상 플로레슈타인은 아를리네와 비록 사촌간이지만 아를리네를 소녀시절부터 사랑해 왔었다. 그래서 아를리네의 초상화가 들어 있는 예쁜 메달리온을 항상 목에 걸고 다녔던 것이다. 데빌스후프는 플로레슈타인으로부터 메달리온이 달려 있는 목걸이도 훔친다. 어떤 버전에는 집시여왕이 플로레슈타인으로부터 메달리온을 훔친다고 되어 있다. 집시여왕은 메달리온의 초상화가 아를리네인 것을 알고 그것을 이용해서 타데우스와 아를리네의 사이를 떨어트릴 음모를 꾸민다고 되어 있다. 집시여왕이 메달리온을 직접 플로레슈타인에게서 훔쳤는지, 또는 데빌스후프가 훔친 것을 다시 훔쳤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하여튼 훔친 메달리온 목걸이를 슬쩍 아를리네의 주머니에 집어 넣는다. 아를리네는 무심코 주머니에서 메달리온을 발견하고는 예쁘기 때문에 목에 걸고 다닌다.


한편, 아를리네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플로레슈타인은 아를리네가 자기의 목걸이를 걸고 있는 것을 발견하타데우스는 아를리네에게 그 옛날  아를리네가 어릴 때에 위기로부터 구해준 얘기를 털어 놓는다. 그러나 아를리네는 너무나 시간이 많이 흘러서인지 그때의 일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타데우스는 자기의 진짜 신분을 조심스러워서 밝히지는 않는다.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여서 마침내 집시의 전통적인 방식대로 결혼식을 올린다. 고 놀란다. 플로레슈타인은 아를리네에게 그 목걸이는 자기의 것이므로 달라고 말한다. 그런 소리를 들은 아를리네는 당황하지만 자기의 주머니에 있던 물건이므로 자기의 것이라며 주지 않는다. 그러자 플로레슈타인은 시종들에게 아를리네가 도둑이므로 체포하라고 지시한다. 광장에서는 때아닌 소란이 벌어진다. 군인들이 군중들을 해산한다. 플로레슈타인은 아를리네를 절도죄로 고소한다. 이 지방의 영주인 아른하임 백작이 재판을 해서 판결을 내려야 한다. 아를리네는 결국 아른하임 백작의 성으로 끌려간다. 아른하임 백작은 집시소녀(보헤미안 걸)의 팔에 상처가 있는 것을 보고 그 옛날 자기의 어린 딸이 성난 사슴의 공격을 받아 팔에 부상을 입었던 것을 생각한다. 아른하임 백작은 아를리네에게 팔의 상처자국이 어떻게 생긴 것이냐고 묻자 아를리네는 타데우스로부터 들은대로 어릴 때에 사슴의 공격을 받아 생긴 것이라고 대답한다. 백작은 집시소녀가 사랑하는 딸인 아를리네인 것을 알게 된다. 모두들 크게 놀라며 기뻐하는 중에 2막의 막이 내린다.


[3막] 이제 아를리네는 영주의 딸로서 아버지의 사랑을 되찾아 즐겁게 지내고 있다. 모든 것이 갑자기 변했지만 타데우스에 대한 사랑에는 변함이 없다. 백작은 잃어버렸던 딸을 찾아서 너무나 기쁘다. 그래서 사람들을 초청해서 축하 무도회를 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를리네는 집시들과 함께 생활하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다. 타데우스는 지체 높은 백작의 딸을 감히 사랑할수 없다고 생각해서 마지막으로 아를리네를 만나 작별을 고할 생각이다. 어느날 밤 타데우스는 몰래 성으로 스며 들어가서 마침내 아를리네를 만난다. 타데우스는 아를리네에게 행복을 빈다고 말하면서 비록 주위에 여러 사람들이 아를리네의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아를리네를 깊이 사랑하는 자기가 있다는 것을 부디 잊지 말아 달라고 간청한다. 아를리네는 언제까지나 타데우스만을 사랑하고 성실하게 남아 있겠다고 약속한다. 백작은 아를리네와 타데우스가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타데우스가 폴란드의 장교로서 전쟁 중에 어쩔수 없이 부대를 이탈하기는 했지만 실은 폴란드의 지체 높은 귀족 집안 출신이라는 것도 밝혀진다. 백작은 두 사람의 결합을 승인하고 축복한다. 한편, 집시여왕은 아를리네와 타데우스의 사이를 떼어 놓으려고 여러 시도를 하지만 번번히 실패로 돌아간다. 그러는 중에 타데우스가 성에 들어가서 아를리네를 만나는 것을 알고 타데우스의 뒤를 따라서 소총을 들고 은밀히 성안으로 잠입해서 아를리네를 죽이고 타데우스를 납치코자 한다. 그러나 집시여왕이 창문을 통해서 타데우스가 아를리네를 포옹하고 있는 것을 보고 아를리네를 쏘려고 할 때에 마침 데빌스후프가 나타나서 집시여왕의 손으로부터 소총을 빼앗고자 하다가 집시여왕이 방아쇠를 잘못 잡아 당기는 바람에 총알을 집시여왕의 가슴을 뚫는다. 집시여왕은 죽었지만 다른 모든 사람들은 행복하다.


1936년 영화에서 아를리네(Thelma Todd)


'보헤미안 걸'에는 아름다운 노래들이 수없이 나온다. 그 노래들을 소개한다.

[1막]

1. "Up with the Banner, and Down with the Slave"(폴란드 병사들의 합창)
2. "'Tis Sad to Leave Our Fatherland"(타데우스의 아리아. 조국을 떠나게 되어 슬프도다)
3. "In the Gypsy's Life"(타데우스의 노래. 집시 생활)
4. "Is No Succour Near at Hand?"(도와줄 사람이 없단 말인가?. 위기에 처한 아를리네)
5. "Down with the Daring Slave"(김히 노예신분으로서)
6. "What Sound Breaks on the Ear?"(귀에 들리는 저 소리는?)
7. "Follow, Follow"(쫓아라 쫓아라. 사람들이 데빌스후프를 추격하면서)

[2막]

8. "Silence, Silence"(아른하임 백작의 노래. 조용이 조용히)
9. "Wine, Wine!"(술을 가져오라 술을. 아른하임 백작의 노래)
10. "I Dreamt I Dwelt in Marble Halls"(아를리네의 노래. 대리석 홀에서 살던 꿈을 꾸었네)
11. "The Secret of Her Birth"(타데우스의 노래. 아를리네의 탄생의 비밀)
12. "Happy and Light of Heart Are Those"(그들의 행복하고 기쁜 마음)
13. "'Tis Gone, the Past Was All a Dream"(지나간 일은 모두 꿈이었구나)
14. "Come with the Gipsy Bride"(집시 신부와 함께 이리 오라. 타데우스와 아를리네의 집시 결혼)
15. "Life Itself Is, at the Best"(인생을 행복한 것)
16. "To the Hall!"(백작의 성으로)
17. "That Grief May Call Its Own"(슬픔에 슬픔을 더하도다)
18. "Hold! Hold! We Cannot Give the Life We Take"(멈추어라, 함부로 그대들에게 넘겨 줄수 없다)

[3막]

19. "You'll Remember Me"(나를 기억해 주어요. 타데우스의 아리아)

20. "Through All the World Thou Wilt Fly, My Love"(이 세상 모든 것이 변하더라도. 아를리네의 노래)

21. Welcome to the Present"(모두 이리 오라)

22. "Oh, What Full Delight"(오 얼마나 즐거운가)


라크빌 오페라 무대.


'보헤미안 걸'은 1922년에 영국에서 무성영화로 만들어져서 영화사의 아카이브로 간주되고 있다.유명한 배우 겸 성악가인 엘렌 테리(Ellen Terry)가 출연한 마지막 영화여서 감회를 던져주고 있다. 엘렌 테리는 영화에서 아를리네의 보모 겸 시녀인 부다의 역할을 맡았다. 아를리네 역할은 글레이디스 쿠퍼()였고 타데우스는 이보르 보벨로()였다. 1927년에는 오페라의 장면을 발췌하여 유성영화로 만들었다. 아를리네는 폴린 존슨(Pauline Johnson)이 맡았고 타데우스는 허버트 랭글리(Herbert Langley)가 맡은 것이었다. 가장 유명한 '보헤미안 걸' 영화는 1936년에 로렐과 하디가 만든 것이다. '보헤미안 걸'의 코미디 버전이다. 유명한 코미디언인 로렐과 하디는 스테이지에서 공연되는 오페라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세르반테스 원작의 '라 지탄니야'는 세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영어로는 한번도 만들어진 일이 없다. 이런 에피소드도 있다. 극장 사람들은 의외로 미신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건 안되고 저건 안된다는 타부이다. 그중에서도 배우들은 분장실에서 절대로 휘파람을 불면 안되는데 만일 휘파람을 불면 불운이 온다는 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토스티의 '굿 바이'나 발페의 '대리석 홀에서 살던 꿈을 꾸었어요'를 휘파람으로 불면 그 배우는 무대에 서기는 커녕 길바닥에 내동이쳐진다는 것이다. 


 '보헤미안 걸' 영화 장면


'대리석 홀에서 살던 꿈을 꾸었어요'는 너무나 유명해서 가사를 소개한다.

I dreamt that I dwelt in marble halls,

With vassals and serfs at my side,

And of all who assembled within those halls,

That I was the hope and the pride.


I had riches too great to count, could boast

Of a high ancestral name;

But I also dreamt, which pleased me most,

Tha you lov'd me still the same...


I dreamt that suitors sought my hand;

That knights upon bended knee,

And with vows no maiden to claim.

But I also dreamt, which charmed me most,

Tha you lov'd me still the same....


보헤미안 걸에 텔마 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