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아리아의 세계/오페라 아리아 총정리

가장 어려운 오페라 아리아 또 다른 10선

정준극 2017. 3. 16. 20:35

가장 어려운 오페라 아리아 또 다른 10선


오페라가 지루하고 심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고 상당히 흥미있고 감동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무섭도록 어려운 오페라 아리아 10선'을 소개한다. 미치지 않고서는 이렇게 어려운 노래를 어떻게 작곡했으며 또한 어떻게 부를수 있었는지 파악해 볼수 있는 기회이다. 어떤 아리아는 귀에 익은 것이지만 어떤 것은 들어본 적이 있는 것인지 아닌지 잘 모르는 것일수가 있다. 대저 오페라 아리아라는 것을 직접 한번도 불러보지 않았다면 아래 열거하는 아리아들을 유튜브로 찾아서 일단 한번 들어보고 그리고 따라서 불러보기 바란다. 얼마나 어려운지를 느낄 것이다. 그리고 아리아를 부를 때에는 무대에 올라가서 만장한 관객들 앞에서 부른다고 생각해 보기 바란다. 스포트라이트가 뜨겁게 내려 비치고 오케스트라는 노래를 뒷받침하기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감정 섞인 연기를 하면서 부른다고 생각해 보기 바란다.


10. 길버트와 설리반(G&S: Gillbert and Sullivan)의 사보이 오페라인 '펜잔스의 해적'(The Pirates of Penzance)에서 메저 제느랄 스탠리(Major General Stanley)가 부르는 '현대적인 메저 제느랄'(The Modern Major-General)이라는 노래가 있다. 코믹 바리톤의 노래이다. 어찌나 빠르게 가사를 읊어 나가야 하는지 정신을 차리지 못할 지경의 노래이다. 예전에 우리 대중가요에 '서울구경'이라는 것이 있었다. 코미디언 서영춘씨가 불러서 인기를 끌었던 노래이다. '시골영감 처음 타는 기차놀이라 차표 파는 아가씨와 승강이 하네 아 이 세상에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딨어 깎아달라 졸라대니 아이고 내 팔자 기차는 삐하고 떠나갑니다 영감님이 깜짝 놀라 돈을 다 내며 깍지 않고 돈 다 낼테니 나 좀 태워줘 저 기차 좀 붙들어요 돈 다 낼테니 3등차는 만원이라 자리가 없어 아 옆의 차을 슬쩍 보니 자리가 비었네 옳다구나 땡이로구나 집어탔더니 아 표 검사에 이등차라고 돈을 더 물었어요... 으하하하하...'라는 가사이다. 그때 우리는 '아니 세상에 이렇게 빠르게 부르는 노래도 있나?'라면서 신통해 했었다. 그런데 '펜잔스의 해적'에 나오는 '메저 제느럴의 노래'는 '서울 구경'이 유가 아닐 정도로 빠르게 불러야 한다. 영어 원어민이 아니면 정말로 알아 듣기가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부른다. 하지만 가사가 운이 맞도록 되어 있어서 아주 재미있다. 예를 들면 '제느럴-미네랄, 히스토리칼-카테고리칼' 등이다. 그리고 노래를 부르면서 약간의 코믹한 연기까지 곁들여야 한다. 가사가 무척 길고 발음하기도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몇 소절을 소개하면 이러하다. 메저 제느랄은 해군 소장을 말한다. 이런 스타일의 노래를 영어로 Patter song(패터 송)이라고 한다. Patter(패터)라는 단어는 갑자기 소나기가 양철 지붕 위에 타닥타닥 소리를 내면서 쏟아지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스탠리 소장은 나이가 많은 장군이지만 멋쟁이에대가 유쾌한 성격이며 장난끼까지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참으로 박학다식하고 기억력도 출중하여서 모르는 것이 없는 사람이다. 이 노래는 스탠리 소장이 자기가 얼마나 유식한 사람이라는 것을 자랑삼아 얘기하는 내용이다. 아무튼 영국 본바닥에서도 '펜잔스의 해적'에서 메저 제느랄 스탠리의 역할을 맡을수 있는 코믹 바리톤은 몇 안된다. 그래서 스탠리 소장이 무대에 나타나면 박장대소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메저 제느랄 송'은 전설적인 패터 송이다.


I am the very model of a modern Major-General(나는 현대적 메저 제느랄의 바로 그 모델)
I've information vegetable, animal, and mineral,(식물, 동물, 광물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고)

I know the 
kings of England and I quote the fights historical(영국 역대왕들과 마라톤으로부터 워털루까지)
From Marathon to Waterloo, in order categorical;(역사적 전투들을 유형별로 알고 있으며)
I'm very well acquainted, too, with matters mathematical,(그런가하면 수학에 대하여도 잘 알고 있지)
I understand equations, both the simple
and quadratical(방정식은 1차 뿐만 아니라 2차 까지도)
About 
binomial theorem I'm teeming with a lot o' news, (이명식의 정리와 다른 많은 뉴스들을 알고 있고)
With many cheerful facts about 
the square of the hypotenuse......(그리고 직삼각형의 넓이에 대한 것들도 잘 알고 있지요)...



'아임 더 베리 모델 오브 어 메저 제느랄...'을 부르는 스탠리 소장, 그의 딸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9.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나는 거리의 만능선수'(Largo al Factotum)가 그 다음으로 어려운 아리아라고 한다. 또하나의 전설적인 패터 송이다. 패터 송의 대표작이라고 하는 '메저 제느랄의 노래'보다는 훨씬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노래이다. 이 노래를 부르려면 바리톤으로서 상당히 음역이 넓어야 한다. 그리고 스케일에 있어서도 대단히 정확해야 한다. 그리고 아르페지에서도 그렇다. 또한 이탈리아어의 발음에 있어서도 정확해야 한다. 특히 마지막 파트의 알레그로 비바체 가사에서 그렇다. '브라보 브라비씨모...포르투나티씨모 페르 베리타...프론토 프론티씨모...'이다. 오페라 바리톤이라면 '피가로, 피가로, 피가로'라고 하는 이 아리아를 마스터해야 할 것이다.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갈채를 받으려면 피가로가 '나는 거리의 만능선수'만 잘 부르면 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이다. 역대의 바리톤으로서 아마 이 아리아를 가장 뛰어나게 부른 사람이라고 하면 이탈리아 출신의 에토레 바스티아니니(Ettore Bastianini)를 꼽지 않을수 없다. 그리고 티타 루포(Titta Ruffo)의 이름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바스티아니니는 1965년에 피가로의 역할로서 대성공을 거둔 후 불행하게도 후두암이 악화되어서 2년 후에 세상을 떠났다.


가장 뛰어난 피가로로 알려진 에토레 바스티아니니


8.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낙소스의 아리아드네'에서 체르비네타가 부르는 '고귀하신 공주님'(Großmächtige Prinzessin)은 세계에서 가장 부르기가 어려운 고난도의 소프라노 아리아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1912년에 이 오페라를 완성한 슈트라우스는 체르비네타의 아리아가 음악적으로는 뛰어나지만 이 노래를 부를수 있는 소프라노는 찾아보기가 어렵다고 생각해서 악보의 일부를 수정하였다. 그래서 오늘날 체르비네타를 맡은 소프라노들은 수정된 악보대로 노래를 부른다. 수정된 악보임에도 불구하고 이 아리아를 완벽하게 부를수 있는 소프라노는 한정되어 있다. 독일의 디아나 담라우(Diana Damrau), 프랑스의 나탈리 드사이(Natalie Dessay), 오스트리아의 에디타 그루베로바(Edita Gruberova) 등이며 우리나라의 조수미도 호평을 받았다. 또한 근자에는 우리나라 출신의 캐슬린 킴(Kathleen Kim)이 메트로폴리탄에서 체르비네타 역을 맡아서 박수를 받은 일도 있다. 이 아리아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에서 밤의 여왕의 아리아보다 더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고귀하신 공주님'의 최고음은 F 샤프에 이른다. 정말로 고난도의 테크닉을 필요로 하는 아리아이다. 그리고 10여분간이나 지속되는 아리아이다.


2011년 메트로폴리탄에서 '낙소스의 아리아드네'의 '고귀하신 공주님'을 부르는 한국계 미국의 소프라노인 캐슬린 킴. 오른쪽에 초조한듯 앉아 있는 사람은 작곡가 역을 맡은 영국의 사라 코놀리


7. 모차르트의 '후궁에서의 도주'에서 콘스탄체의 아리아 '그 어떤 고문이 나를 기다린다고 해도'(Marten aller Arten)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중에서 가장 어려운 소프라노 아리아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해적들이 콘스탄체를 납치해서 파샤 셀림의 하렘으로 데려간다. 셀림의 후궁으로 삼기 위해서이다. 어떤 사람들은 모차르트의 부인의 이름이 콘스탄체이기 때문에 이 오페라의 여주인공의 이름을 콘스탄체로 삼은 것이 아니냐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아니다. 당시에 콘스탄체(콘스탄스의 독일어식 표기)는 흔한 이름이었다. 대본가인 크리스토프 브레츠너가 콘스탄체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이어서 모차르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모차르트의 부인인 콘스탄체는 '후궁에서의 도주'의 주인공의 이름이 자기 이름과 같아서 은근히 기뻐했다고 한다. 이 아리아에서 콘스탄체는 하녀인 블론드에게 셀림이 자기를 어떻게 할 의향이라고 하면 결단코 거절할 것이며 만일 셀림이 온갖 고문을 다해서 자기를 정복할려고 해도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다. 비장한 결심의 아리아이지만 들어보면 재미있어서 웃음이 터져 나올것 같은 노래이다. 여기에 모차르트의 재치가 반짝 빛난 것이다. 모차르트는 이 아리아는 당시 가장 유명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인 카타리나 카발리에리(Catarina Cavalieri)를 위해 작곡했다. 아르페지가 있고 스케일이 있으며 높은 음역을 소화해야 하는 아리아이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가 '후궁에서의 도주'의 초연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 무대의 여인은 콘스탄체 역을 맡은 콜로라투로 소프라노 카타리나 카발리에리.


6.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에서 만리코의 아리아 '저 타오르는 불길'(Di quella pira)은 베르디의 오페라에 나오는 테너 아리아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것이다. 베르디는 이 아리아를 작곡하면서 '과연 테너들이 이 곡을 부를수 있을까'라며 염려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를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만리코를 키운 어머니인 집시 여인 아주체나는 타오르는 불길 속에 집어 던져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 소식을 들은 만리코는 크게 격정하여서 모든 병사들에게 함께 나가서 싸우자고 말한다. 만리코의 아리아는 노래를 부른다기 보다는 절규하는 것이다. 고음은 하이 C까지 내야 한다. 다른 오페라 아리아들도 하이 C를 내도록 하고 있지만 만리코의 아리아에서는 정말로 불멸의 하이 C를 내야 한다. 그리고 그 하이 C를 마치 종을 울리는 것처럼 멀리 퍼져 나가도록 해야 한다. 청중들은 3막에 나오는 만리코의 이 아리아 하나를 듣기 위해 두시간 반이나 기다린 셈이다.


'일 트로바토레'에서 '디 켈라 피라'를 부르는 우리나라 출신의 테너 이용훈. 메트로폴리탄


5. 아돌프 아당의 '롱쥐모의 마부'(Le postillon de Longjumeau)에서 마부 샤플루의 아리아 '친구님들, 나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Mes amis, ecoutez l'histoire)는 높은 음이 하이 C를 넘어서 하이 D까지 내야 하는 것이다. 하이 D를 오래 끌지는 않지만 문제는 얼마나 풍부하게 소리를 끌고 나갈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위대한 테너들인 파바로티, 도밍고, 그리고 심지어는 카루소까지도 이 아리아를 완벽하게 부르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지만 극찬을 받지는 못했다. 다만, 니콜라이 겟다만이 지금까지 마부역할을 맡은 중에 가장 뛰어나다는 평판을 받았다. 롱쥐모의 마부인 샤플루가 마차를 탄 손님들에게 자기가 전에 어떤 열대 섬나라에 가서 왕으로 지내다가 왔다는 얘기를 해주는 내용이다.


Le postillon de Longjumeau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니콜라이 겟다


4. 도니체티의 '연대의 딸'(La Fille du Regiment)에서 토니오가 부르는 '아 친구들이여'(Ah! Mes ami, quel jour de fete)에서는 테너가 하이 C를 무려 다섯번이나 내야 한다. 이 아리아는 중간에 술피스 하사와 연대 병사들의 노래가 섞여서 나오지만 대략 7분정도 걸리는 비교적 긴 노래이다. 토니오가 사랑하는 마리와 함께 있고 싶어서 군대에 입대하겠다고 결심하는 장면의 노래인데 노래의 후반부에서 토니오가 Pour Mon Ame 라고 외칠 때에 두번, J'ai sa flamme 라고 외칠 때에 두번, 그리고 끝으로 Mili-TAIRE라고 소리칠 때에 길게 하이 C를 낸다. 다른 아리아들 같으면 하이 C가 한번이나 고작 두번이면 충분한데 이 아리아는 다섯번이나 하이 C를 내야 하므로 웬만한 테너로서는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 파바로티가 시원하게 부른 것이 지금까지의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지금까지 토니오 역으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테너로서는 스페인 출신의 알프레도 크라우스(Alfredo Kraus), 이탈리아의 루치아노 파바로티, 페루 출신의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Juan Diego Florez), 그리고 미국의 로렌스 브라운리(Lawrence Brownlee) 등이 있다. 알프레도 크라우스는 사실상 토니오로서 명성을 얻지는 못했지만 준 앤더슨과의 공연으로 일약 세계 최고의 토니오로서 각광을 받게 되었다. 크라우스의 음색은 어두운 색깔이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 파바로티는 1966년에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조앤 서덜랜드와 함께 토니오를 맡아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파바로티는 1972년도에도 조앤 서덜랜드와 함께 메트로폴리탄에서 '연대의 딸'에 출연하였다. 메트에서는 '아 친구들이여'를 불러서 무려 17회의 커튼 콜을 받았다. 메트는 과거 수십년 동안 공연 도중에 커튼 콜을 외치는 관례가 없었는데 파바로티가 그러한 전통을 깨트렸다.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는 2007년에 나탈리 드사이와 함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출연하여 대인기를 끌었고 이어 2008년에도 나탈리 드사이와 함께 메트로폴리탄의 무대를 장식했다. 2008년 메트에서 플로레스가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대신 출연한 사람이 흑인인 로렌스 브라운리였다. 그후 브라운리는 토니오로서 세계 유수의 오페라극장의 무대를 누비게 되었다.


1966년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연대의 딸'에서 토니오의 파바로티와 마리의 조앤 서덜랜드. 오페라의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환상적인 콤비였다.

  

3. 모차르트의 '후궁에서의 도주'에서 오스민의 아리아 '하!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Ha, wie will ich triumphieren)는 베이스 아리아로서는 보기 드믈게 대단한 저음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웬만한 베이스는 악보대로 소리를 내지 못해서 기권하는 경우가 있다. 아마 모든 오페라 아리아 중에서 가장 낮음 음을 내야 하는 아리아일 것이다. 모차르트는 이 아리아를 친구로서 당대에서 가장 뛰어난 바소 프로폰도인 루드비히 피셔(Ludwig Fischer)를 염두에 두고 작곡했다. 이 아리아는 3막이 시작될 때에 오스민이 도망가려는 벨몬테와 페드리요를 붙잡아서 콘스탄체와 함께 고문을 해서 죽음에 이르도록까지 할 생각을 말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오스민은 중간 C 음에서 두 옥타브 아래의 D 음을 낸다. 그리고는 옥타브를 뛰어 넘는 소리로 옮겨간다. 아마 오스만 역할로사 가장 뛰어난 베이스는 이탈리아의 에치오 핀자일 것이다.


Sally Matthews and Franck Saurel in Die Entführung aus dem Serail

글린드본의 '후궁에서의 도주'. 오스민(프랑크 사우렐)이 블론드(샐리 매튜스)를 붙잡고 위협하고 있다.


2. 로시니의 '윌리엄 텔'(귀욤 텔)에서 아르놀트의 역할은 오페라의 테너 역할 중에서 가장 힘든 것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하이 C를 무려 28번이나 내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르놀트의 아리아 '네 선조들의 집이여'(Asile hereditaire)에도 하이 C가 나온다. '귀욤 텔'의 오리지널 악보를 보면 하이 C를 28번 나오도록 되어 있지만 오늘날 공연에서는 한두번을 단축하여서 부르고 있다. 그래도 최소한 25번은 하이 C를 내야 한다.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일설에 의하면 '하이 C의 제왕'이라고 하는 파바로티도 아르놀트의 역을 무대에서 맡은 경우는 한번도 없으며 다만 스튜디오에서 녹음은 했다고 한다.


로시니의 오페라 '귀욤 텔'(윌리엄 텔)에서 아르놀트(후안 디에고 플로레스)가 스위스 주민들에게 무기를 들고 압제자들을 몰아내자고 주장하고 있다. 오페라의 테너 역할 중에서 아르놀트의 역할이 고음을 많이 내야 하기 때문에 가장 힘들다고 한다.


1. 오페라 애호가들이 한결같이 주장한 가장 어려운 오페라 아리아는 도니체티의 '람메무어의 루치아'에서 루치아의 '광란의 장면'(매드 신)의 아리아이다. '부드러운 그 음성'(Il dolce suono)이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아리아이다. 아리아를 모두 부르면 어느 경우에는 12분까지 걸린다. 결혼식을 거행한 후 첫날 밤에 남편 아르투로를 칼로 찔러 죽이고 정신이상을 일으켜 사랑하는 에드가르도의 이름을 부르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루치아는 이 아리아를 부른 후에 그 자리에 쓰러져서 숨을 거둔다. 사람들은 루치아가 정신이상을 일으켜서 죽은 것인지, 또는 아리아가 너무 힘들어서 심장마비를 일으켜서 죽은 것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부드러운 그 음성'은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노래에 블루트가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다. '람메무어의 루치아'의 3막 2장에 나오는 아리아이다. 도니체티는 이 아리아를 작곡하면서 글라스 하모니카의 연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오늘날에는 플루트로 대신하고 있다. F 장조의 이 아리아는 고음이 하이 C를 넘어서 하이 F까지 내도록 하고 있다. 소프라노로서 고난도의 테크닉이 필요한 아리아이다. 가사를 첫머리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 아리아는 영화 '제5원소'(The Fifth Element)에 나와서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다.


Il dolce suono mi colpi di sua voce! (부드러운 그 음성, 그의 음성이 들려오네)

Ah! quella voe m'e qui nel cor discesa!(아, 그 음성이 내 마음 속으로 내려오네)

Edgardo! io to son resa, Edgardo, mio!(에드가르도, 왜 이렇게 추울까. 나의 에드가르도)...


영화 '제5원소'에서 '일 돌체 수오노'를 부르는 디바. 소프라노 인바 물라(Inva Mula)의 음성이었다.


지금까지 소개한 아리아들은 기술적으로 또는 대단히 높거나 대단히 낮은 음을 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부르기 힘든 노래들이지만 감정적으로 표현하기에 가장 어려운 아리아로서는 바그너의 '탄호이저'에서 탄호이저의 노래인 '저녁 별에 부치는 노래'(Du Mein Holder Abendstern)이라고 한다. 이 노래는 여러 이유에서 부르기가 가장 어려운 노래라는 것이다. 음조의 변화가 신비스러운 이 노래를 풍부한 성량과 감정으로 불러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 노래를 뛰어나게 부른 바리톤들로서는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Dietrich-Fischer Dietrich), 브린 터플(Bryn Terfel), 드미트리 흐보로스토브스키(Dmitri Hvorostivsky), 요한 로이터(Johan Reuter), 크리스티안 게르하어(Christian Gerhaher), 피터 마테이(Peter Mattei), 허만 프라이(Hermann Prey) 등을 들수 있다.


'탄호이저'에서 탄호이저가 '저녁별에 붙이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우표에 담은 1933년 나치독일의 구호용 우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