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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식 음악 총정리

정준극 2017. 7. 12. 18:34

대관식 음악 총정리


유럽에는 아직도 많은 왕국들이 있지만 새로운 왕이 왕좌에 오를 때마다 대관식을 거창하게 갖는 나라들은 거의 없다. 그러지않아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왕은 무슨 왕이며 또한 이들은 하는 일도 없이 국민의 혈세만 축내는데 과연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비난을 받는 중에 대관식까지 거창하게 가지면 더 위화감을 줄것 같아서 그저 간단한 의식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중에도 영국은 아직도 대관식을 국가적인 행사로서 화려하게 갖는다. 몇 십년만에 한번 갖는 대관식이므로 되도록이면 온 동리 사람 다 불러서 장엄하게 갖기로 한 것 같다. 영국에서 근년에 마지막으로 대관식이 열렸던 것은 1953년이었다. 대관식에서는 대관식을 위한 여러 음악들이 연주된다. 팡파레도 많이 연주되지만 대관식 찬가(Coronation Anthem)가 중심을 이룬다. 영국의 대관식이 전통적으로 가장 장엄하기 때문에 대관식 찬가는 영국의 작곡가들이 많이 작곡했다. 헨리 퍼셀도 작곡했고 헨델도 작곡했으며 에드워드 엘가도 작곡했고 벤자민 브리튼도 작곡했다. 그중에서도 헨델의 '대관식 찬가' 네곡이 가장 유명하다. 네 곡 중에서 첫번째 곡인 '제사장 사독'은 교회의 대표들이 왕의 머리에 기름을 바르는 의식에 앞서서 부르는 것으로 정착되었고 이후 대관식 때마다 연주되었으며 나아가 영국의 애국적인 찬가처럼 되었다. 따지고 보면 영국의 대관식에서는 수많은 찬가가 연주된다. 마치 고전음악의 대축제와 같다.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에서는 총 45곡의 음악이 연주되었다. 전통적으로 첫번째 찬가는 대관식을 가질 군주를 앞세워서 일가친척들과 만조백관들이 행진에 들어 올 때의 음악이다. 통상 '오 주여 왕이 만수무강하게 하옵소서'(Oh Lord, grant the King a long life)라는 음악을 연주한다. 대관식 음악이라는 특별한 장르는 헨델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모차르트도 작곡했으며 마이에르베르도 작곡했고 차이코브스키도 작곡했다. 대관식을 위한 음악들로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짚어본다.


1953년 6월 2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대관식. 웨스트민스터 사원


헨델의 '대관식 찬가'는 네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Zadok the Priest(제사장 사독), Let Thy Hand Be Strenghened(주의 팔에 능력이 있사오며), The King Shall Rejoice(왕이 주의 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며), My Heart Is Inditing(내 마음이 좋은 말로 왕을 위하여 지은 것을 말하리니)이다. 가사는 모두 구약성경에서 가져왔다. 즉, '제사장 사독'은 열왕기 1장 38-40절에서, '주의 팔에 능력이 있사오며'는 시편 89편 13-14절에서, '왕이 주의 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며'는 시편 21편 1-3절과 5절에서, '내 마음이 좋은 말로 왕을 위하여 지은 것을 말하리니'는 시편 45편 1절과 10절과 12절, 그리고 이사야 49정 23절에서 가져온 것이다. 네 곡의 찬가는 원래 별개의 작품이었으나 훗날 함께 묶여서 출판되었다. 헨델은 네 곡의 찬가들의 가사를 구약성경의 구절들을 사용했지만 실은 이 가사들은 이미 1685년에 제임스 2세의 대관식 때에 불렀던 찬가의 가사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1685년이라고 하면 헨델이 독일에서 태어난 해가 된다. 제임스 2세 대관식 때에 불렀던 찬가의 가사는 하나님이 제사장 사독을 통해서 솔로몬 임금의 머리에 기름을 붓는다는 것인데 그런 가사가 영국의 왕실에서 처음 사용된 것은 그보다 훨씬 전인 973년 바스(Bath) 수도원에서 있었던 에드가 왕의 대관식에서였다고 한다. 헨델이 대관식 찬가를 작곡하게 된 것은 조제 1세가 당부했기 때문이었다. 하노버 왕조의 시조인 조지 1세는 1727년 세상을 떠나기에 앞서서 '조지 프리데릭 헨델및 기타 사람들의 귀화에 대한 법령'(Act of Naturalization of Geroge Friderick Handel and Others)에 서명하였고 그리하여 헨델은 비로소 영국 시민이 되었다. 조지 1세가 영국시민이 된 헨델에게 처음으로 의뢰한 것이 앞으로 영국의 군주가 될 조지 2세(재위: 1727-1760)와 캐롤린 왕비의 대관식을 위한 음악을 작곡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헨델의 '대관식 찬가' 네곡이 완성되었다.


헨델의 '대관식 찬가' 네 곡은 조지 2세의 대관식에서 사용되어 대인기를 끌었고 그후로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콘서트나 축제 때에도 자주 연주되는 곡이 되었다. 헨델은 '대관식 찬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자 그 멜로디를 새로운 오라토리오를 작곡할 때에 가사도 거의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였다. 예를 들면 오라토리오 '에스더'와 '드보라'에서였다. '대관식 찬가' 중에서 두곡은 1742년 옥스포드에 있는 홀리웰(Holywell) 뮤직 홀의 개관식 때에 연주되어서 헨델의 명성을 다시 한번 드높여 주었다. 홀리웰 뮤질 홀은 주로 실내악을 연주하는 장소로 마련된 연주회장이었다. '대관식 찬가'는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그리고 솔리스트들이 참가하는 것이었다. 기록에 의하면 조지 2세의 대관식에서는 47명의 솔리스트와 160명이나 되는 오케스트라, 그리고 합창단은 6-7 그룹으로 나누어 노래를 부르도록 했다. 특히 현악기 섹션이 대규모였는데 바이올린만해도 세 그룹으로 구성하였으니 규모가 얼마나 큰지를 짐작할수 있다. 네곡을 연속해서 모두 연주한다면 1시간이나 걸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헨델은 연주자들의 규모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다다익선(The More The Better)이었다. 아무튼 그래서 헨델의 작품은 대규모의 연주자들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었다. 그러자 그런 대규모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예를 들면 훗날 베를리오즈는 '통에 가득한 돼지고기와 맥주와 다를바가 없다'면서 빈정댔다. 헨델은 누구를 위해 연주하느냐에 따라서 작품의 규모를 크게도 하고 작게도 하였다. 예를 들면 영국의 전승을 축하하기 위한 '왕궁의 불꽃놀이'(Royal Fireworks)는 야외연주에 맞도록 규모를 크게 한 것이다. '대관식 찬가'도 마찬가지였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공명을 고려해서 섬세한 색채가 아닌 웅장한 규모의 작품을 만들었다.


헨델은 '대관식 찬가'를 1727년 9월부터 10월 사이에 완성하였다. 먼저 '제사장 사독'(Zadok the Priest: HWV 258). '대관식 찬가'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이다. 제사장 사독이 선지자 나단과 함께 솔로몬의 머리에 기름을 부으며 축복하자 이에 천사들과 백성들이 함께 크게 기뻐하는 내용이다. 오케스트라와 합창이 알렐루야 아멘을 계속 외치면 참으로 감동적이 아닐수 없다. 가사가 의미 있어서 요약해서 소개한다. 가사는 구역 열왕기 상 1장 38-40절의 말씀을 바탕으로 삼았다. 기록되었으되, "38 제사장 사독이 선지자 나단과 함께 여호야다의 아들 브니야와 그렛 사람과 블렛 사람이 내려가서 솔로몬을 다윗왕의 노새에 태우고 인도하여 기혼으로 가서 39 제사장 사독이 성막 가운데에서 기름 담은 뿔을 가져다가 솔로몬에게 기름을 부으니 이에 뿔나팔을 불고 모든 백성이 솔로몬 왕은 만세수를 하옵소서 하니라 40 모든 백성이 그를 따라 올라가서 피리를 불며 크게 즐거워하므로 땅이 그들의 소리로 말미암아 갈라질듯 하니"이다. 재미난 것은 헨델의 '제사장 사독'은 제임스 2세의 대관식에서 머리에 기름을 바르는 의식의 앞에서 불러야 하는데 실제로 그날(1727년 10월 11일)에는 혼돈이 있어서 엉뚱한 파트에서 불렀다. 또하나 재미난 것은 호주의 북동쪽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에 있는 '산호해의 게이왕국'(The Gay Kingdom of the Coral Sea)라는 이상한 나라가 '제사장 사독'의 멜로디를 자기들 나라의 국가(國歌)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호해의 게이왕국'은 2004년에 나라로 선폰하였는데 수도는 케이토섬의 '헤븐'(Heaven: 천국)이다. 헤븐은 런던에 있는 유명한 개이클럽의 이름이다.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은 1992년에 '제사장 사독'의 멜로디를 챔피언 리그 노래로 삼았다. 2015년에는 아프리카의 통가에서 투포우 6세 대관식 때에 이 음악을 사용했다. 그리고 왕실의 결혼식에서도 자주 사용되었다. 예를 들면 2015년 덴마크의 프레데릭 황태자와 메리 엘리자베스 도날드슨의 결혼식에서였다.


Zadok the priest/And Nathan the prophet(제사장 사독과 선지자 나단이)

Anointed Solomon king(솔로몬 왕에게 기름부었도다)
And all the people/Rejoiced, rejoiced, rejoiced(만백성이 기뻐하였다, 기뻐하였다, 기뻐하였다)

God save the king/Long live the king(신이시여 왕을 보호하소서, 왕은 만세수를 하옵소서)
God save the king/May the king live forever(신이시여 왕을 보호하소서, 왕은 만세를 누리소서)
Amen, amen, alleluia, alleluia, amen, amen(아멘, 아멘, 알렐루야, 알렐루야, 아멘, 아멘)

두번째 곡인 '주의 팔에 능력이 있사오며'(Let Thy Hand Be Strengehend: HWV 259)의 가사는 구약 시편 89편 13-14절에서 가져왔다. 기록되었으되, "13 주의 팔에 능력이 있사오며 주의 손은 강하고 주의 오른손은 높이 들리우셨나이다 14 의의 공의가 주의 보좌의 기초라 인자하심과 진실함이 주 앞에 있나이다"이다. 세번째 곡인 '왕은 (주의 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며'(The King Shall Rejoice: HWV 260)의 가사는 시편 21편 1-3절과 5절의 말씀에서 가져온 것이다. 기록되었으되, "1 여호와여 왕이 주의 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며 주의 구원으로 말미암아 크게 즐거워하리이다 2 그의 마음의 소원을 들어 주셨으며 그의 입술의 요구를 거절하지 아니하셨나이다(셀라) 3 주의 아름다운 복으로 그를 영접하시고 순금 관을 그의 머리에 씌우셨나이다. 5 주의 구원이 그의 영광을 크게 하시고 존귀와 위엄을 그에게 입히시나이다"이다. 마지막 네번째 곡인 '내 마음이 (좋은 말로 왕을 위하여 지은 것을) 말하리니'(My Heart Is Inditing: HWV 261)의 가사는 시편 45편 1절, 10절, 12절과 이사야 49장 23절의 말씀들을 바탕으로 삼았다. 시편 45편에 기록된 말씀들은, "1 내 마음이 좋은 말로 왕을 위하여 지은 것을 말하리니 내 혀는 글솜씨가 뛰어난 서기관의 붓끝과 같도다. 10 딸이여 듣고 보고 귀를 기울일지어다 네 백성과 네 아버지의 집을 잊어버릴지어다. 12 두로의 딸은 예물을 드리고 백성 중 부한 자도 네 얼굴 보기를 원하리로다"이다. 그리고 이사야의 말씀은 "23 왕들은 네 양부가 되며 왕비들은 네 유모가 될 것이며 그들이 얼굴을 땅에 대고 네게 절하고 네 발의 티끌을 핥을 것이니 네가 나를 여호와인 줄을 알리라 나를 바라는 자는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리라"이다.


영국의 대관식에서 헨델의 '대관식 찬가'만이 연주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수많은 작곡가들이 작곡한 대관식 음악들도 연주된다. 대관식 음악들을 작곡한 대표적인 작곡가들을 소개한다. 아무튼 영국은 대관식을 위해서 모든 정성을 쏟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 웰쉬 출신으로 튜도 후기와 스튜어트 초기에 활동했던 작곡가인 토마스 톰킨스(Thomas Tomkins: 1572-1656)은 1626년 챨스 1세의 대관식을 위해서 '제사장 사독' 등을 작곡했다.

- 바로크 작곡가인 헨리 러스(Henry Lawes: 1595-1662)는 1661년 챨스 2세의 대관식을 위해서 역시 '제사장 사독'을 작곡했다.

-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오르가니스트이기도 했던 존 블로우(John Blow: 1649-1708)는 '나는 기뻐하였다'(I Was Glad)를 작곡했다고 하는데 이 곡이 존 블로우의 것인지 헨리 퍼셀의 것인지는 명확치 않다.

- 바로크 시대에 영국을 대표하는 작곡가인 헨리 퍼셀(Henry Purcell: 1659-1695)은 만일 '나는 기뻐하였다'(I Was Glad)를 존 블로우가 작곡하지 않았다고 하면 이곡을 작곡했다고 하며 또한 '내 마음이 말하리니'(My Heart Is Inditing)도 작곡했다.

- 작곡가이며 뛰어난 오르가니스트인 프랑시스 피고트(Francis Pigott: 1665-1704)는 1702년에 앤 여왕의 대관식을 위해 '나는 기뻐하였다'(I was glad)를 작곡했다.

- 작곡가이며 오르가니스트인 윌리엄 크로프트(William Croft: 1678-1727)는 조지 1세의 대관식을 위해 '주는 태양이요 방패니'(The Lord is a Sun and a Shield)를 작곡했다.

- 작곡가이며 오르가니스트인 윌리엄 보이스(William Boyce: 1711-1779)는 조지 3세의 부탁으로 그의 대관식을 위한 음악을 모두 작곡했다. 그러나 헨델이 작곡한 '제사장 사독'의 음악을 그의 작품에 재사용하게 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헨델의 '제사장 사독'보다 더 뛰어난 음악을 만들수 없다고 생각했기 대문이었다고 한다.
- 작곡가이며 오르가니스트인 토마스 아트우드(Thomas Attwood: 1756-1838)는 1820년 조지 4세의 대관식을 위해 '나는 기뻐하였다'를 작곡하였으며 1830년 윌리엄 4세의 대관식을 위해서는 '오 왕은 만세수 하옵소서(Oh grant the King a long life)를 작곡하였다. 그는 세번째로 1838년에 빅토리아 여왕의 대관식을 위해 찬가를 작곡코자 했으나 대관식이 거행되기 3개월 전에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완성하지 못했다.
- 작곡가이며 뛰어난 성악가인 윌리엄 크니베트(William Knyvett: 1779-1856)는 1838년 빅토리아 여왕의 대관식을 위해 '이날은 주께서 예비하신 날이로다'(This is the Day that the Lord hath made)를 작곡하였다.  
- 작곡가이며 음악사학자인 휴버트 패리 경(Sir Hubert Parry: 1848-1918)은 1902년에 에드워드 7세의 대관식을 위해 '나는 기뻐하였다'(I was glad)를 작곡했다.
- 작곡가이며 오르가니스트이며 작가이기도 한 프레데릭 브릿지경(Sir Frederick Bridge: 1844-1924)은 1902년 에드워드 7세의 대관식을 위해 '왕들이 보고 게 되리라'(Kings shall see and arise)를 작곡했다.
- 대관식에서도 자주 연주되는 '위풍당당한 행진곡'으로 유명한 에드워드 엘가경(Sir Edcward Elgar)은 1912년 조지 5세의 대관식을 위해 '오 너희는 들을지어다'(O Hearken Thou)를 작곡했다.
- 작곡가이며 지휘자인 헨리 월포드 데이비스 경(Sir Henry Walford Davies: 1869-1941)은 1937년 조지 6세의 대관식을 위해 콘포르타레(Confortare: Be strong and play the Man)를 작곡했다. 조지 6세는 현 엘리자베스 여왕의 아버지이다.
- '푸른 옷소매'로 유명한 랄프 본 윌리엄스(Ralph Vaughan Williams: 1872-1958)는 1937년에 조지 6세의 대관식을 위해 축제음악인 테 데움(Te Deum)을 작곡했고 이어 1953년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을 위해 비교적 짧은 명상곡인 O taste and see를 작곡했다.
- 작곡가이며 오르가니스트인 허버트 하웰스(Herbert Howells: 1892-1983)는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을 위해 '보라, 우리의 보호자이신 하나님'(Behold, O God our Defender)을 작곡했다.
- '벨사짜르 축제'로 유명한 윌리엄 월튼 경(Sir William Walton: 1902-1983)은 역시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을 위해 '대관식 테 데움'(Coronation Te Deum)을 작곡했다.
- 영국계 캐나다의 작곡가이며 오르가니스트인 힐리 윌란(Healy Willan: 1880-1968)은 1953년도 대관식을 위해 '우리의 주재자이신 주여'(O Lord our Governor)를 작곡했다.
- 작곡가이며 시인이며 작가인 아놀드 박스(Arnold Bax: 1883-1953)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을 위해 '대관식 행진곡'을 작곡했다. 1953년 6월 2일의 대관식에서 연주되었다. 아놀드 박스는 그해 10월에 세상을 떠났다.

헨델의 '대관식 찬가' 이외에 대관식 음악으로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Krönungsmesse: Coronation Mass)일 것이다. 모차르트가 23세 때에 완성한 작품이다. 로마 가톨릭이나 동방교회 또는 동방정교회에서 말하는 '대관식 미사'는 교회 전례에 사용하는 미사음악의 하나이다. 주로 성체성사(유카리스트) 또는 성만찬을 축하하기 위해서 연주한다. 성체성사 또는 성만찬에서는 간혹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에 대한 대관의 의식도 함께 거행할 경우가 있다. 진정으로 왕관을 써야 할 대상은 그리스도와 성모이기 때문에 대관식 미사를 드리는 것이다. 물론 군주가 대관식을 가지는 의식이 종교적으로 거행될 때에는 미사곡을 연주할수 있으며 그것을 대관식 미사라고 부른다.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는 C 장조로서 미사곡으로는 15번이지만 간혹 16번이라고도 하며 쾨헬 넘버로는 317번이다.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는 1779년 4월 4일 부활주일에 잘츠부르크 대성당에서 초연되었다. 청년 모차르트는 마땅한 직장을 구하기 위해 장장 18개월에 걸쳐 피라와 만하임에서 지냈으나 별다른 소득이 없이 잘츠부르크로 돌아와야 했다. 아버지인 레오폴드는 그런 모차르트에게 잘츠부르크 대성당의 작곡가 겸 추기경 궁전의 오르가니스트로 일할수 있도록 주선해 주었다. 그래서 잘츠부르크 대성당을 위해서 미사 브레비스를 작곡한 것이고 그것을 나중에 사람들이 '대관식 미사'라고 불렀던 것이다. 비록 짧은 미사곡인 미사 브레비스이지만 모차르트의 일반 미사곡 17개 중에서 가장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대관식 미사'는 미사곡의 분류에서 '일반 미사곡'(Ordinary of the Mass)이다. 연주시간이 약 30분밖에 안 걸리는 비교적 짧은 작품이어서 미사 브레비스(Missa brevis)에 속한다. 구성은 일반 미사곡의 관례대로 키리에, 글로리아, 크레도, 상투스, 베네딕투스, 아누스 데이로 되어 있다. 아누스 데이(Agnus Dei: 신의 어린양)는 소프라노 솔로로 시작하는데 '피가로의 결혼'에서 백작부인의 아리아인 '그리운 시절은 가고'(Dove sono)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갖는다.

미사 브레비스와 상대적인 미사곡은 미사 솔렘니스(Missa solemnis: 장엄 미사: High Mass)이다. 그렇다고 음악이나 내용이 반드시 장엄하다는 것은 아니며 짧은 미사곡에 비해서 정상적인 미사곡이라는 의미이다. '대관식 미사'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누구의 대관식을 위해서 작곡한 것이 아니라 음악 자체가 웅장하고 화려하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다. 어떤 사람은 훗날 모차르트의 미사 브레비스 쾨헬 317이 비엔나에서 1790년에 레오폴드 황제의 대관식에서 연주되었기 때문에 그런 타이틀이 붙었다는 얘기를 하지만 분명치 않은 주장이다. 또 어떤 사람은 '대관식 미사'라는 제목은 모차르트의 사후에 붙여진 것인데 1792년 프란시스 2세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대관식을 가질 때에 연주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이것 역시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는 모차르트와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하이든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라고 한다. 하이든의 작품 중에서 교향곡 98번의 2악장과 비슷한 점을 볼수 있으며 또한 하이든의 '하모니엔메세'(Harmonienmesse)를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 근년에 이르러 '대관식 미사'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던 것은 1985년 6월 29일에 바티칸의 성베드로교회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미사를 집전할 때에 연주되었던 것이다. 이때 빈필과 비엔나 합창연맹 합창단, 시스틴 채플 성가대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지휘로 연주했다.

대관식과 관련한 모차르트의 또 다른 작품은 피아노 협주곡 26번 D 장조 K 537이다. 일명 '대관식 협주곡'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1788년 2월에 완성한 작품이다. '대관식 미사'보다 1년 전이다. 모차르트가 이 협주곡을 작곡한 것은 신성로마제국 황제인 레오폴드 2세의 대관식을 위해서였다. 모차르트는 요셉 2세의 후원을 받았으나 요셉 2세는 1790년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요셉 2세는 후사가 없이 세상을 떠났으므로 그의 동생인 레오폴드 2세가 새로운 황제가 되었다. 그러나 모차르트는 레오폴드 2세와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레오폴드 2세는 투스카니의 대공이었기 때문에 비엔나에 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차르트는 새로운 황제로부터 후원을 받고 싶었지만 접근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런데 성격이 과시하기를 좋아하는 레오폴드 2세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서 제국내의 여러 주요 도시에서 대관식을 갖고 싶어했다. 그 첫번째가 프랑크푸르트였다. 모차르트는 1790년 10월 프랑크푸르트에서의 대관식에서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여 레오폴드의 눈도장을 찍고 싶어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피아노 협주곡 D 장조(No 26)이었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연주는 원래 대관식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아는 사람들을 통해서 겨우 대관식의 마지막 순서에 억지로 포함될수 있도록 했다. 모차르트가 직접 피아노를 연주했다. 하지만 대관식이 끝나는 시간이어서 차분한 분위기에서 연주되지 못했다. 레오폴드 2세를 만나지도 못했다. 하지만 훗날 사람들은 이 협주곡이 레오폴드 2세의 대관식에서 연주되었기 때문에 '대관식 협주곡'이라고 불렀다. 또 다른 주장은 모차르트 자신이 '대관식 협주곡'이라는 제목을 붙였다는 것인데 역시 신빙성은 없다. 한편, 모차르트는 프랑크푸르트 대관식에서 피아노 협주곡 19번(K 459)도 연주했다고 한다.

피터 차이코브스키도 대관식 음악을 작곡했다. '대관식 축제 행진곡'(Festival Coronation March, D 장조)이다. 1883년 짜르 알렉산더 3세의 대관식을 위해 모스크바 시당국의 부탁을 받고 작곡한 것이다. 초연은 1883년 6월 4일 모스크바의 소콜니키(Sokolniki) 공원에서 세르게이 타네예프의 지휘로 이루어졌다. 이 행진곡에는 제정러시아 찬가인 '신이시여 짜르를 보호하소서'(God Save the Tsar)가 발췌되어 나온다. 연주시간은 약 5분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초연은 2년 후인 1885년 1월로서 독일의 지휘자인 한스 폰 뷜로브가 지휘했다. 미국 초연은 한참 후인 1891년 5월 5일로서 카네기 홀에서 차이코브스키가 직접 지휘했다. 제정 러이사가 몰락하고 소련이 등장하고 나서는 짜르 찬가가 금지되었다. 따라서 이 행진곡에서 짜르에 대한 찬가를 삭제하고 연주토록 했다. 대신에 예를 들면 차이코브스키의 슬라브 행진곡이나 1813년 서곡 등 다른 작품에서 사용되었던 주제 멜로디를 인용토록 수정되었다. '대관식 축제 행진곡'이 근년에 들어와서 다시 각광을 받게 된 것은 2008년에 러시아 3대 대통령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의 취임식에서 신임 대통령이 취임식장에 입장할 때에 연주되었다. 그러나 새로 편곡된 버전은 연주시간이 2분도 채 안걸리는 짧은 것이었다. '신이여 짜르를 보호하소서' 대목이 나오기 전에 끝나도록 편곡되었던 것이다. '대관식 축제 행진곡'은 차이코브스키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작품번호가 없다. 그래서 대체 넘버로서 TH 50 또는 CW 47이라는 번호를 붙였다. TH는 Tchaikovsky Handbook에 실린 작품번호를 말하며 CW는 차이코브스키의 러시아어 표기인 Cajkovskij와 작품이란 단어의 Work의 약자이다.

제정러시아의 짜르 알렉산더 3세와 짜리나 마리아 페오도로브나 대관식 기념 엽서. 1883년 5월 27일


자코모 마이에르베르의 대관식 음악도 화려하고 장엄하다. 두 곡이 있는데 하나는 오페라 '예언자'(Le Prophète: 1849)에 나오는 예언자 장(Jean)의 대관식에 나오는 음악이며 다른 하나는 마이에르베르가 프러시아의 빌헬름 1세의 대관식을 위해 작곡한 '대관식행진곡'(Krönungsmarsch)이다. '대관식행진곡'의 원래 타이틀은 '두개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대관식행진곡'이다. 제목에서 볼수 있듯이 이 행진곡은 두개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나는 교회 밖에서, 다른 하나는 교회 안에서 연주한다. '대관식 찬가'가 아니고 '대관식 행진곡'이라고 한 것은 1861년에 빌헬름 1세가 대관식을 위해 쾨니히스버그 궁전의 교회로 입장할 때에 연주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빌헬름 1세는 1861년에 형의 뒤를 이어 프러시아의 왕으로 등극하였으며 철혈재상이라고 하는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도움을 받아서 역사상 처음으로 독일을 통일하고 1871년에 독일제국의 초대 황제로서 대관식을 가진 사람이다. 빌헬름 1세는 프러시아의 프레데릭 윌리엄 3세의 둘째 아들이었다. 왕위 계승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10세 때부터 프러시아 군대에서 군인으로서의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1829년에는 작센-봐이마르-아에제나흐의 아우구스타 공주와 결혼하여 두 자녀를 두었다. 아버지 프레데릭 윌리엄 3세가 세상을 떠나자 당연히 형인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가 1848년에 프러시아의 왕이 되었다. 그러나 형은 병약하던 터에 왕이 된지 17년이 지난 때에 심장마비를 일으켜 다행히 죽지는 않았지만 정신적으로 그리고 신체적으로 불능의 상태가 되었다. 형 프리드리히에게는 자녀가 없었으므로 동생인 빌헬름이 형을 대신하여 섭정의 역할을 했다. 그러다가 1861년에 형이 세상을 떠나자빌헬름 4세로서 정식으로 프러시아의 왕이 되었고 쾨니히스버그 궁전에서 대관식을 가졌던 것이다. 쾨니히스버그는 동부 프러시아에 있는 도시로서 현재는 발트해에 면한 항구도시인 칼리닌그라드이다.   


빌헬름 1세의 대관식. 1861년 쾨니히스버그(현재는 칼라닌그라드). 마이에르베르는 이 날의 대관식을 위해 행진곡을 작곡했다.


마이에르베르는 프러시아 왕실로부터 대관식 음악을 작곡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마이에르베르의 건강이 상당히 나쁘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위풍당당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다. 두개의 오케스트라를 서로 다른 위치에 두고 연주토록 한 것은 중세 바로크 시대에 베니스의 작곡가인 가브리엘리의 전례를 따른 것이다. 마이에르베르가 두개의 오케스트라를 따로 두어서 연주토록 한 경우는 '대관식 행진곡' 이전에도 몇 번 있었다. 예를 들면 '이집트의 십자군'(Il Crociato in Egitto: 1824)의 1막 피날레, '위그노'(Les Huguenots: 1836)의 3막 피날레,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예언자'의 4막에서 대관식 행진곡을 연주할 때였다. 마이에르베르는 '대관식 행진곡'의 코다에서 잘알려진 프러시아의 노래인 Ich ben ein Preusse, kennt ihr meine Farben(나는 프러시아인, 나의 깃발을 보면 알것이다)의 멜로디를 사용하였다. 마이에르베르가 '대관식 행진곡'에서 보여준 화려하고 장엄한 음악 세팅은 그로부터 꼭 10년 후인 1871년에 바그너가 통일독일제국의 첫 황제로서 빌헬름 1세가 대관식을 갖는 것을 경축하여서 작곡한 '황제행진곡'(Kaisermarsch)에서도 비슷하게 보여주었고 이어서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연출했다. 바그너의 '황제행진곡'에는 마르틴 루터의 '내 주는 강한 성이요'(Ein feste Burg ist unser Gott)의 멜로디가 나온다.

'예언자'에 나오는 '대관식 행진곡'(Marche du sacre)은 마이에르베르가 작곡한 음악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
중의 하나이다. 이 음악은 1933년에 나치에 의해 금지음악이 되었지만 그 기간을 제외하고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주된 마이에르베르의 음악이다. 나치는 마이에르베르가 유태인이라고 해서 이 음악을 금지하였지만 그보다도 나치 정권에 대하여 반대하는 세력을 부추키지나 않을까라는 걱정에서 금지하였다는 얘기도 있다. '예언자'에서 '대관식 행진곡'은 시골에서 여관을 운영하던 장이 재세례교파 교도들의 지도자가 되어 폭동을 일으켜 뮌스터시를 점령하고 1534년 '새로운 시온'(New Zion)의 왕으로서 뮌스터 대성당에서 대관식을 거행할 때에 나오는 음악이다. 장은 하늘의 예언을 전하는 성스러운 위치의 사람으로서 세상적인 모든 것을 부정해야 했다. 그래서 심지어는 자기를 알아보는 어머니까지도 부정하였다. 마이에르베르는 1848년부터 '예언자'의 작곡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파리의 혁명을 직접 목격하였다. '예언자'는 당시 정치적 소용돌이에 대한 마이에르베르 자신의 견해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수 있다.

마이에르베르의 오페라 '예언자'에서의 대관식 장면. 1534년 뮌스터 대성당. '대관식 행진곡'은 마이에르베르의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다.


대관식 음악으로서 영국의 패트릭 브릴(Patrick Brill: 1963-)이 만든 '왕실의 대관식 서곡'(Royal Coronation Overture-Baroque Organ)이라는 작품을 빼놓을수 없다. 연주시간은 약 8분이다. 오르간과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하면 장엄하고 화려하여서 벅찬 감동을 준다. 이 작품을 패트릴 브릴이 직접 작곡했는지, 또는 여러 사람과 협동하여서 만들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대관식 음악으로서 이만한 것도 찾아보기 힘들다. 패트릭 브릴은 밥 앤 로베르타 스미스(Bob & Roberta Smith)라는 예명을 쓰기도 하는 현대미술가, 작가, 음악가, 예술교육자등 여러가지 일을 하는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그는 특히 미술가로서 '슬로간 미술'을 주도한 사람이다. 브릴은 연주자로서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The Ken Ardley Playboys라는 그룹을 만들어서 멤버로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왕실을 대관식 서곡'을 어떤 경위로 작곡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특정 군주의 대관식을 위해 작곡한 것이 아니라 대관식의 분위기를 표현하고 싶어서 작곡한 것으로 보인다.


19세기 초반 프랑스의 에티엔느 메윌(Étienne Méhul: 1763-1817)은  1811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나폴레옹 1세)가 황제가 된 것을 축하하는 합창곡을 작곡했다. Chant lyrique pour l'inauguration de la statue de Napoleon 1811 이다. 나폴레옹은 1804년 12월 2일에 프랑스제국의 황제가 되어 노트르 담 성당에서 대관식을 가졌다. 메윌의 작품은 일종의 미사곡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대관식에서 실제로 연주되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나폴레옹의 황제 대관식을 치하하여서 조반니 파이시엘로(Giovanni Paisiello: 1740-1816)가 작곡한 '나폴레옹 대관식을 위한 테 데움'(Te Deum for Napoleon Coronation)이라는 작품도 있다. 나폴레옹의 대관식에서는 4백명 합창단이 파이시엘로의 '미사'곡과 '테 데움'을 연주했다. 테 데움은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찬가를 말한다. 나폴리 출신의 파이시엘로는 나폴레옹을 위해 충성을 다한 루이 라자르 호슈(Louis Lazare Hoche) 장군의 장례식을 위해 장송곡을 작곡하였는데 나폴레옹을 크게 감동시켰다. 그리하여 나폴레옹은 1802년에 파리시엘로를 파리로 초빙하여 아낌없는 지원을 하였다. 나폴레옹은 파이시엘로는 파격적으로 대우하였지만 반면에 당대에 가장 이름을 떨치고 있던 루이지 케루비니와 에티엔느 메윌은 철저하게 외면하였다. 파이시엘로는 거의 5년이나 파리에 있으면서 나폴레옹의 후의를 입었다. 그러다가 그의 오페라 '프로세르피네'(Proserpine)가 뜻밖에도 환영을 받지 못하자 나폴리로 돌아왔다. 일설에 따르면 파이시엘로는 니폴레옹을 위한 테 데움을 1811년에 작곡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1804년의 대관식에서는 연주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다. 프랑스의 장 프랑수아 르 쉬르(Jean-Francois Le Sueur: 1760-1837)도 나폴레옹의 대관식을 위해 오라토리오를 작곡했다. Oratorios pour couronnement des princes souverains de la chrétienté라는 곡이다. 만왕의 왕이신 그리스도의 대관식을 위한 곡이지만 실은 나폴레옹의 대관식을 축하하기 위해 작곡한 것이다. 장 프랑수어 르 쇠르는 니톨라스 로즈 신부( Abbé Nicolas Roze)와 협동해서 '나폴레옹 1세를 위한 대관식 음악'(Coronation music for Napoleon I: 1804)을 작곡하기도 했다.


1804년 12월 4일 파리의 노트르 담 대사원에서 거행된 나폴레옹의 황제 취임 대관식. 파이시엘로의 Te Deum이 연주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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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6월 2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에서 연주되었던 음악 리스트. 대관식도 중요하고 화려했지만 음악이야말로 대축제였다.


[대관식 전에 연주되었던 오케스트라 음악]

- 헨리 퍼셀의 1691년도 오페라 '아서왕'(King Arthur)에서 샤콘느. 줄리안 허베이지(Julian Herbage: 1904-1976) 편곡. (허베이지는 1945년부터 1961년까지 프롬스 음악회를 기획한 인물이다). 오페라 '아서왕'은 '영국의 존엄'(British Worthy)라고도 불리는 작품이다. 엘리자베스 2세 대관식 전체를 통해서 처음 연주된 곡으로서 의미가 있다.

- 헨리 퍼셀의 트럼펫 튠. 이 곡은 오랫동안  헨리 퍼셀이 작곡한 것이라고 알려져 왔으나 근년에 제레미아 클라크의 작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 윌리엄 월튼(William Walton: 1902-1983)의 '제국 행진곡'(March Crown Imperial). 장엄하고 화려한 이 행진곡은 1937년 조지 6세의 대관식에서 처음 연주되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아버지이다. 월'튼은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을 위해 이 곡을 수정하였다.

- 고든 제이콥(Gordon Jacob: 1895-1984)의 '알렐루야 찬가 판타지아'(Fantasia on the Alleluia hymn). 다른 이름으로는 '만물은 우리 하나님과 왕의 창조물'(All creatures of our God and King)이다. 감동적인 합창곡인데 제이콥이 1949년에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만든 것이다.

- 구스타브 홀스트(Gustav Holst: 1874-1934)의 '목성'(Jupiter). 원래의 음악에 I vow to thee, my country, all earthly things above, Entire and whole and perfect, the service of my love...라는 가사를 입혔다. 오케스트라 버전이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에서 연주되었지만 이곡은 홀스트가 가사를 붙인 이래 영국의 애국적인 찬가로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 존 아일랜드(John Ireland: 1879-1962)의 '장중한 행진곡'(Epic march).

- 챨스 우드(Charles Wood: 1866-1926)의 '오 더할수 없이 자비하신'(Oh most merciful). 왕실 행렬시.

- 에드워드 엘가의 '5성을 위한 탄원기도'(Litany for 5 voices). 왕실 행렬시.

- 조지 버터워스(George Butterworth: 1885-1916)의 전원곡 '푸른 버드나무 제방'(Banks of Green Willow)

- 아서 블리스(Arthur Bliss: 1891-1975)의 행렬 성가(<Processional). 대관식에서 초연.

- 랄프 본 윌리엄스 편곡의 '푸른 옷소매'(Greensleeves)

- 에드워드 엘가의 '님로드'(Nimrod)

- 윌리엄 월튼의 행진곡 '군왕의 보주(Orb)와 홀(Scepter)'. 대관식에서 초연

- 조지 프리데릭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에서 서곡과 미뉴엣


[대관식이 진행중에 연주된 음악들]

- 어네스트 벌로크(Ernest Bullock: 1890-1979)의 팡파레 I

- 허버트 패리(Herbert Parry: 1848-1918)의 찬가 '나는 기쁘도다'(I was glad)

- 에너스트 벌로크의 팡파레 II, III, IV, V

- 허버트 하웰스(Herbert Howells: 1892-1983)의 인트로이트(Introit: 성찬식 전에 부르는 찬가). '보라, 우리 옹호자의 하나님'(Behold, O God of our Defender). 대관식에서 초연. 옹호자(Defender)라는 단어는 헨리 8세 이후 영국 성공회의 수장을 일컫는 말임.

- 윌리엄 해리스(William Harris: 1883-1973)의 층계송(Gradual: 層階誦). '나의 기도를 들어주소서'(Let my prayer come up). 대관식에서 초연.

- 랄프 본 윌리엄스의 'G 단조 미사'에서 사도신경(The Creed).

- 어네스트 벌로크(Ernest Bullock) 편곡의 '오소서 성령이여'(Come, Holy Ghost)

- 조지 프리데릭 헨델의 '대관식 찬가'중에서 1번 '제사장 사독'(Zadok the Priest)

- 조지 다이슨(George Dyson: 1883-1964)의 콘포르타레(Confortare: 강하고 담대하여라). 대관식 초연

- 존 레드포드(John Redford: 1486-1547)의 '주안에서 기뻐하라'(Rejoice  in the Lord)

- 올란도 깁슨(Orlando Gibbson: 1583-1625)의 '오 손뼉을 쳐라'(O clap your hands together)

- 윌리엄 버드(William Byrd: 1543-1623)의 '너를 불안하게 두지 않으련다'(I will not leave you comfortless)

- 힐리 윌란(Healy Wilan: 1880-1968)의 '오 우리의 통치자이신 주'(O Lord our Governor). 대관식에서 초연

- 사무엘 세바스티안 웨슬리(S. S. Wesley: 1810-1876)의 '그가 온전한 평화를 누리도록 하리'(Thou wilt keep him in perfect peace)

- 스코틀랜드 노래 '몽트로스'(Montrose)를 바탕으로 삼은 팡파레 VII

- 랄프 본 윌리엄스가 편곡한 찬가 '세상의 만백성이 거하리라'(All people that on earth do dwell)

- 랄프 본 윌리엄스의 베르시클과 응답송(집례자를 따라 부르는 짧은 성시의 노래). 상투스

- 랄프 본 윌리엄스의 O taste and see(오 느끼고 보라). 대관식에서 초연

- 챨스 빌리어스 스탠포드(Charles Villiers Stanford: 1852-1924)의 Gloria in Excelsis(높은 곳에 계신 이에게 영광을: 대영광송)

- 올란도 깁슨의 '삼중 아멘'(Three-fold Amen)

- 윌리엄 왈튼의 '테 데움'(Te Deum). 대관식에서 초연.

- 어네스트 벌로크의 팡파레 VIII, 고든 제이콥이 편곡한 '신이시여 여왕을 보호하소서'(God save the Queen)


[대관식 집례 후의 오케스트라 음악]

- 에드워드 엘가의 '위풍당당한 행진곡'(March: Pomp and Circumstance) 1번

- 아놀드 박스(Arnold Bax)의 '대관식 행진곡'. 대관식에서 초연

- 에드워드 엘가의 '위풍당당한 행진곡' 4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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