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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주제로 삼은 음악 3

정준극 2017. 9. 21. 07:14

전쟁을 주제로 삼은 음악 3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jnov: 1873-1943)의 교향곡 2번에서 2악장인 알레그로 몰토는 군대적이다. 알레그로 몰토는 템포가 비바체처럼 빠르게 연주하라는 지시이다. 라흐마니노프는 이 교향곡을 작곡가로서 차이코브스키의 제자인 세르게이 타네예프(Sergei Taneyev)에게 헌정했다. 라흐마니노프는 1943년 3월에 미국 시민이 되었으며 비벌리 힐스에서 세상을 떠났다. '볼레로'로 유명한 프랑스의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1875-1937)은 1차 세계대전 이전의 오스트리아 문화를 표현한 '라 발스'(La Valse: 왈츠)를 작곡했다. 라벨의 '쿠프랭의 무덤'(Le tombeau de Couperin)은 솔로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으로서 여섯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은 전통적인 바로크 스타일이어서 이채롭다. 첫번째 곡은 전주곡으로서 '자크 샬로 소위를 추모하여서'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두번째 곡은 푸가로서 '장 크루피 중위를 추모하여서'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장 크루피의 어머니는 라벨이 오페라 '스페인의 시계'를 헌정했던 사람이다. 세번째 곡은 포르랑(Forlane)으로 바스크 화가로서 전쟁에서 전사한 가브리엘 뤼크 소위를 추모하는 곡이다. 네번째 곡은 리고동(Rigaudon)으로 라벨과는 어릴 때부터 친구인 피에르와 파스칼 고댕을 추모하하는 곡이다. 두 사람 모두 1914년 전쟁에서 폭탄으로 전사했다. 다섯번째 곡은 메뉴엣으로 유태인이기 때문에 수모를 겪어야 했던 장 드레휘스(Jean Dreyfus)를 기념한 곡이다. 여섯번째 곡은 토카타로서 음악학자로서 피아니스트 마르게리트 롱(Marguerite Long)의 남편인 조셉 드 말리아브 대위를 추모한 곡이다. 미국의 스티브 라이히(Steve Reich: 1936-)의 3악장의 현악4중주곡인 '서로 다른 기차'(Different Trains)에서 전쟁을 연상하는 작품이다. 1악장은 전쟁 전의 미국, 2악장은 전쟁 중의 유럽, 3악장은 전쟁후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이 작품은 1989년 최우수현대적 고전음악으로서 그래미상을 받은 것이다. 2차 대전 중에 라이히는 로스 안젤레스에 살고 있는 부모를 만나기 위해 뉴욕에서 기차를 타고 간 일이 있다. 유태인인 그는 기차를 타고 가면서 만일 자기가 유럽에 있었다면 홀로코스트 기차를 타고 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서 이 작품을 작곡했다.


스티브 라이히는 홀로코스트 기차를 생각하여서 '서로 다른 기차'라는 작품을 작곡했다.


프랑스의 아미엥에서 태어났으나 베를린에서 세상을 떠난 에밀 니콜라스 폰 레즈니체크(E.N. de Reznicek: 1860-1945)는 알토, 바리톤, 합창, 스트링 오케스트라를 위한 '추도'(In Memoriam)을 작곡했다. 2차 대전에서 희생된 모든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해서 작곡했다. 리히텐슈타인이라는 작은 나라 출신으로 독일에서 활동했던 요제프 라인버거(Joseph Rheinberger: 1839-1901)는 교향시 '발러슈타인'(Wallerstein)을 작곡했다. 미국의 월링포드 리거(Wallingford Riegger: 1885-1961)의 교향곡 4번은 스페인 내전을 그린 것이다. 러시아의 니콜라이 림스키 코르사코프(N. Rimsky-Korsakov: 1844-1908)의 오페라 '황금 닭'(Le coq d'or)은 전쟁을 풍자한 작품이다. 또 다른 오페라인 '보이지 않는 도시 키테츠의 전설'(Legend of the Invisible City of Kitezh)은 전설적인 케르테네츠 전투를 묘사한 음악이 나온다. 러시아에는 키테츠라는 도시가 몽골의 침공을 피하기 위해 호수 속으로 숨었다는 전설이 있다. 몽골-타르타르는 중세에 거의 3백년동안 러시아의 상당부분을 지배한 일이 있다. 케르테네츠 전투는 몽골의 침입이 있을 때에 러시아가 맞서 싸운 전투이다. 림스키 코르사코프는 이 오페라를 1907년에 완성했다. 오페라에 나오는 음악은 1971년에 소련이 만든 동명의 영화에 사용되었다. 미국의 조지 로크버그(George Rochberg: 1918-2005)의 교향곡 2번도 전쟁의 참혹함을 표현한 것이다. 미국의 리챠드 로저스(Richard Rodgers: 1902-1979)와 로버트 러셀 베네트(Robert Russel Bennett: 1894-1981)는 '바다의 승리'(Victory at Sea)를 작곡했다. 1952-53년에 NBC텔리비전 다큐 시리즈의 음악으로 사용되었다. 미국정부는 이 시리즈를 집약하여서 1954년에 영화로 만들었다. 2차 대전 당시의 여러 전투, 특히 해전을 다룬 시리즈였으며 미국의 군수산업도 간간히 소개하였다. '바다의 승리'는 1954년에 최우수대중프로그램으로서 에이미상을 받았다.


리챠드 로저스와 로버트 레설 베네트는 1952-53년에 미국 NBC 다큐 시리즈인 '바다의 승리'의 음악을 작곡했다. 사진은 텔리비전 타이틀 스크린


미국의 현대음악 작곡가인 네드 로렘(Ned Rorem: 1923-)의 '전쟁 장면'(War Scenes)은 베트남 전쟁에서 전사한 병사들에게 헌정한 작품이다. 로렘은 네명의 솔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칼과 보습'(Swords and Plowshares)도 작곡했다. 이 제목은 구약 성경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이사야 2: 4 "그가 열방 사이에 판단하시며 많은 백성을 판결하시리니 무리가 그들의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들의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아니하리라'이다. 요엘 3: 10 "너희는 보습을 쳐서 칼을 만들지어다 낫을 쳐서 창을 만들지어다 약한 자도 이르기를 나는 강하다 할지어다"는 오히려 평화를 위해 전쟁을 준비하라는 의미이다. 미가 4:3는 이사야 2:4와 같은 내용이다. 조아키노 로시니(Gioacchino Rossini: 1792-1868)는 전쟁을 배경으로 삼은 오페라를 여러 편이나 만들었다. 대표적으로는 귀욤 텔(Guillaume Tell), 탄크레디(Tancredi), 에르미오네(Ermione) 등이다. '귀욤 텔'(빌헬름 텔)은 스위스가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고 있을 때에 스위스의 독립을 위해 투쟁한 귀욤 텔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아들의 머리 위에 사과를 얹어 놓고 활로 쏘아 맞히는 얘기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서곡에 나오는 스위스 기병들의 진군 음악은 대단히 유명해서 영화나 TV프로그램에 많이 사용되었다. '탄크레디'는 그리스 신화에서 가져온 스토리이다. 시라큐스의 용사 탄크레디는 누명을 쓰고 국외로 추방되었으나 조국이 적군의 침입을 받아 위기에 처하자 조국으로 돌아와 적군을 물리친다는 얘기이다. '에르미오네'는 프랑스 장 라시느의 희곡을 오페라로 만든 것이다. 프랑스의 알베르 루셀(Albert Roussel: 1869-1937)은 오페라 '파드마바티'(Padmavati)를 작곡했다. 14세기 인도의 파드미니(Rani Padmini) 왕비에 대한 스토리이다. 파드미니는 메와르의 왕인 라왈 라탄 싱의 아내로서 뛰어난 미모와 부덕을 지닌 여인이었다. 터키의 술탄인 알라우딘 킬리이가 파드미니를 차지하고자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와서 치토르 요새를 공성한다. 이에 전투가 벌어지고 터키의 술탄은 패배하여 돌아간다.


로시니의 오페라 '귀욤 텔'(윌리엄 텔, 빌헬름 텔, 구글리엘로 텔)의 무대


노르웨이의 하랄드 새베루드(Harald Daeverud: 1897-1992)의 교향곡 5번은 '판타지아와 같은'(Quasi una fantasia)이라는 제목이 붙은 작품이다. 평화를 갈구하는 심정을 표현한 곡이다. 교향곡 6번에는 '슬픔의 신포니아'(Sinfonia Dolorasa)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교향곡 7번은 '시편'의 말씀을 바탕으로 삼았다. 프랑스의 카미유 생상스(Camille Saint-Saens: 1835-1921)의 Op 152는 '승리의 시'(Vers la victoire)라는 제목이다. '향나무와 월계수'(Cypres et lauriers)라는 작품도 있다. 승리한 용사를 기리는 작품이다. 오르간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웅장한 곡이다. 포르투갈의 홀리 브라가 산토스(Joly Braga Santos: 1924-1988)의 교향곡 1번은 '세계대전의 영웅들과 순교자들을 추모하여서'(To the Memory of the Heroes and Martyrs of the last World War)라는 제목이다. 프랑스의 앙리 소게(Henri Sauguet: 1901-1989)의 '죽은자를 위한 교향곡'(Symphonie expiatoire)도 전쟁으로 세상 떠난 사람들을 추모하는 작품이다. 프랑스의 플로랑 슈미트()의 작품번호 63번은 테너, 남성합창, 오케스트라를 위한 '전쟁 송가'(Chant de guerre)이다. 러시아에서 태어났지만 독일에서 활동했던 알프레드 시니케(Alfred Schnittke: 1934-1998)는 메조소프라노, 혼성합창, 오케스트라를 위한 오라토리오인 '나가사키'(Nagasaki)를 작곡했다. 핵무기의 가공할 위험을 경고한 작품이다.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전쟁 중에 미국에 가서 지냈던 아놀트 쇤버그(Arnold Schoenberg: 1874-1951)는 '바르샤바 생존자'(A Survivor from Warsaw)를 작곡했다. 또한 1942년에는 웬 일인지 '나폴레옹 송가'(Ode to Napoleon)를 작곡했다. 칸타타인 '바르샤바 생존자'는 2차 대전 중에 나치가 바르샤바의 유태인 게토를 불지르고 파괴한 사건에서 힌트를 얻은 작품이다. 나치는 유태인들을 집합시키고 누가 강제수용소로 가야하는지를 호명코자 했다. 유태인들은 당황중에 집합하느라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중에 어떤 사람들은 줄을 제대로 서지 못했다. 나치는 어떤 유태인 노인이 줄을 서지 못하는 것을 보고 달려가서 무조건 구타하였다. 아마 그 노인은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 나치는 그러기를 반복하였다. 같은 유태인인데 다만 줄을 제대로 서지 못한다는 이유로 구타당하고 죽기까지 하자 유태인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셰마 이스라엘(Shema Yisrael)이라는 기도송을 낮으막하게 부르기 시작했다. 신명기 6: 7의 말씀이다. 기록하였으되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and when thou liest down, and when thou reseth up)이다.


1943년에 바르샤바의 게토에 사는 유태인들은 나치의 참을수 없는 가혹한 처사에 항거하여 봉기했다. 이에 나치는 게토를 불사르고 파괴하였으며 유태인들을 강제수용소로 끌고 갔다. 아놀드 쇤버그는 이같은 나치의 만행을 잊지 않도록 칸타타로 표현하였다.


체코 출신으로 독일에서 활동했던 에르빈 슐호프(Erwin Schulhoff: 1894-1942)의 교향곡 4번은 스페인 내전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작곡한 것이다. 교향곡 6번은 '해방'(De la liberte)로서 합창 교향곡이다. 윌리엄 슈만(William Schuman: 1910-1992)는 로베르트 슈만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미국의 작곡가이다. 윌리엄 슈만은 미국이 2차 대전에 참전키로 하자 자원입대코자 했으나 신검에 불합격하여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의 친지가 그에게 작곡을 하여 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권했다. 그리하여 1943년에 오케스트라곡인 '전시의 기도'(Prayer in Time of War)가 탄생하였다. 처음에는 신비스런 멜로디와 화음으로 시작하지만 중간부분에서는 전투를 방불케 하는 애국적인 음악이 나온다. 또 하나 그의 작품으로서 전쟁과 관련이 있는 것은 교향곡 9번으로 1944년도에 나치가 마지막 발악이나 하듯이 차마 말로는 표현할수 없는 만행을 저지른 것을 개탄하며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는 곡이다. '포쎄 아르디티네'(La Fosse Ardeatine)이다. 1944년 3월에 로마에서 나치의 대학살이 있었던 장소이다. 윌리엄 슈만의 칸타타 '자유 노래'(A Free Song)도 있다. 또한 '전사한 젊은 병사'도 있다. 영국의 험프리 시얼(Humphrey Searle: 1915-1982)은 피아노곡으로 '비질'(Virgil: 불침번)을 작곡했다. 1940년부터 44년까지 프랑스의 고통을 그린 작품이다.


로마 교외 포세 아르데아티네의 학살 현장


 미국의 로저 세션스(Roger Sessions: 1896-1985)는 월트 휘트만의 시 '문 앞에 라일락이 피고 있을 때'(When Lilacs Last in the Dooryard Bloom'd)를 바탕으로 칸타타 When Lilacs in the Dooryard Bloom'd를 작곡했다. 휘트만의 이 시는 1865년에 링컨 대통령이 암살되어 전미국이 깊은 애도 속에 빠져 있을 때에 쓴 것이다. 세션스의 칸타타는 파스토랄 엘레지의 장르에 속한다. 캐나다의 머레이 셰이퍼(Murray Shafer: 1933-)는 일본 어린이들을 위한 만가(Threnody)를 작곡했다. 다섯명의 해설자와 어린이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와 테이프를 위한 곡이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러시아 작곡가인 유리 샤포린(Yuri Shaporin: 1887-1966)은 솔리스트와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오라토리오 '러시아 전투'(The Battle of Russia)를 작곡했다. 전체 15곡으로 구성되었으며 어느 봄날로부터 시작하여 다시 봄이 돌아오는 날로서 마무리 되는 스토리이다. 2파트에 포함되어 있는 15곡 중에는 '여인들의 탄식', '붉은 군대의 노래', '친구에게 보낸 편지', '빨치산의 발라드', '인민 합창', '영원한 비가: 전사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념하여서' 등이 들어 있다. 유리 샤포린의 전쟁과 관련한 또 하나의 오라토리오는 '쿨리코보 평원에서'(On the Field of Kulikovo)이다. 솔리스트들과 합창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이다. 쿨리코포 평원은 쿨리코보 전투가 벌어졌던 역사적인 장소이다. 쿨리코보는 돈()강의 연안이다. 일찌가 14세기에 몽골제국의 한 지파인 골든 호드(Golden Horde)와 러시아가 전투를 벌였던 곳이다. 골든 호드는 유목민 부족국가이다. 이 전투에서 러시아측이 승리하여서 그로부터 러시아 땅에서 몽골의 세력이 기울기 시작했다. 미국의 해링턴 쇼털(Harrington Shortall: 1895-1984)는 전쟁에 나갔다가 전사한 병사들을 위해 '돌아오지 않는 자들을 위한 팡파레'(Fanfare for those who will not return)를 작곡했다.


쿨리코보 평원에서의 결투. 전해 내려오는 얘기에 따르면 쿨리코보 전투에서 몽골측과 러시아측은 전투를 시작하기 전에 우선 양측에서 가장 강대한 전사를 내보내어 결투를 하도록 했다고 한다. 결투의 결과에 따라서 전투의 승패가 좌우되었다고 한다.


20세기 러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작곡가 중의 한 사람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mitri Shostakovich: 1906-1975)도 전쟁과 관련한 여러 작품들을 남겼다. 주로 교향곡을 통해서 전쟁의 폐해를 강조했다. 교향곡 2번은 '10월'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러시아의 1917년 10월의 볼셰비키 혁명을 말한다. 10월 혁명은 블라디미르 레닌이 주도했다. 교햔곡 7번은 '레닌그라드'라는 제목이다. 레닌그라드는 현재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혁명 이후에 부르던 명칭이다. 교향곡 8번도 역시 전쟁에 관한 분위기이다. 교향곡 11번은 '1905년'이라는 제목이다. 코사크들을 무참하게 학살한 해이다. 교향곡 12번은 '1917년'이라는 제목이다. 제정러시아가 막을 내리고 볼셰비키 혁명이 성공한 해를 말한다. 교향곡 13번은 '바비 야르'(Babi Yar)라는 제목이다. 바비 야르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에프 인근에 있는 계곡이다. 이 계곡에서 나치 독일은 우크라이나의 협력자들과 함께 1941년 9월의 단 이틀동안 유태인 3만 3천 7백여명을 학살했다. 생존자는 29명이었다. 그후에도 나치 독일은 바비 야르 등 우크라이나의 여러 곳에서 유태인, 소련군 전쟁포로, 집시, 우크라이나 국민주의자 들을 무려 10만 내지 15만명을 학살했다.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현악4중주 8번, 피아노 트리오 E 단조 역시 전쟁으로 희생된 사람들을 의한 작품들이다. 쇼스타코비치는 칸타타 '스테판 라친의 처형'(The Execution of Stepan Razin)도 작곡했다. 스테판 라친은 코사크의 리더였다. 1670년에 소련 남부지역에서 귀족들과 왕당파들에 반대하는 봉기를 했었다. 쇼스타코비치는 여러 편의 영화를 위해서도 음악을 만들었다. 예를 들면 영화 '베를린 함락'의 음악이다. 미국의 엘리 지그마이스터(Elie Siegmeister: 1909-1991)는 '전쟁의 얼굴'(The Face of War)이라는 노래를 작곡했다.


1917년 10월 러시아혁명을 주도한 드미트리 레닌이 대중들 앞에서 연설하고있다.


보헤미아(체코)의 대표적인 작곡가인 베드르지흐 스메타나(Bedrich Smetana: 1824-1884)의 '봘렌슈타인 병영'(Wallensteins Lager)은 30년 전쟁 당시 보헤미아의 장군이던 알브레헤트 폰 봘렌슈타인(Albrecht von Wallenstein)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그린 작품이다. 봘렌슈타인 장군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인 페르디난트 2세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실패하여 도피하는 중 에거(Eger) 강 인근에서 황제가 보낸 암살자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봘렌슈타인 장군은 휘하 부대가 병영을 꾸미고 있는 보헤미아의 필젠에서 반기를 들었었다. 봘렌슈타인의 이야기는 독일의 프리드리히 쉴러가 3부작 희곡으로 썼다. 1부가 '봘렌슈타인 병영'이며 2부는 '피콜로미니'(Die Piccolomini)이고 3부는 '봘렌슈타인의 죽음'(Wallensteins Tod)이다. 봘렌슈타인의 이야기는 감동적이어서 여러 문학예술가들이 작품을 통해 그의 생애를 조명했다. 스메타나의 유명한 교향시인 '나의 조국'(Ma Vlast)은 6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세번째 곡인 '사르카'(Sarka), 다섯번째 곡인 '타보르'(Tabor), 여섯번째 곡인 '블라니크'(Blanik)는 모두 애국적인 내용이다. 사르카는 고대로부터 전해내려오는 체코의 여전사이다. 적군이 처들어오자 사르카는 일부러 나무에 자기를 묶고 적군의 대장이 나타나서 구해주기를 기다린다. 이윽고 적군의 대장인 츠치라드 왕자가 나타난다. 사르카는 억지로 잡혀온 포로라고 설명한다. 그 말을 믿은 츠티라드가 사르카를 풀어준다. 그리고 아름다운 사르카를 깊이 사랑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르카는 왕자와 병사들에게 약이 든 꿀술을 주어서 모두들 깊은 잠에 빠지도록 한다. 사르카가 사냥 나팔을 불어서 보헤미아의 여전사들을 불러 모은다. 사르카와 여전사들은 왕자를 포함해서 적군들을 모두 살해한다. 타보르는 후스 전쟁 때에 적극적인 후스파 병사들이 본거지로 삼았던 지역을 말한다. 블라니크는 체코의 산이다. 벤체슬라우스 왕이 기사들과 함께 잠들어 있다가 외적의 침입으로 나라가 위기에 처하게 되면 깨어나서 외적을 물리친다는 전설이 있다.


사르카와 츠치라드. 사르카와 여전사들이 적군을 물리친 것을 '처녀들의 전쟁'(Maidens' War)이라고 부른다.


네덜란드의 레오 스미트(Leo Smit: 1900-1943)는 바리톤과 피아노를 위한 '채털 화이어링'(Channel Firing)을 작곡했다. 토마스 하디의 시를 바탕으로 삼은 작품이다. 스미트는 소비보르 강제수용소에서 죽임을 당했다. That night your great guns, unawares, Shook all our coffins as we lay, And broke the chancel window-squares, We thought it was the Judgment-day.....라는 시이다. 번역은 각자가 해 보시도록! 독일의 루이스 슈포르(Louis Spohr: 1784-1859)는 오라토리오 '바빌론 멸망'(Fall of Babylon)을 작곡했다. '바빌론 멸망'은 주전 539년에 신바빌론제국이 아키메니드 제국에 의해서 멸망한 역사적인 사실을 다룬 것이다. 미국의 윌리엄 그랜트 스틸(William Grant Still: 1895-1978)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가 희생당한 흑인들을 추모하여서 In Memoriam을 작곡했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런던에 와서 활동했던 챨스 빌리어스 스탠포드(C.V. Stanford: 1852-1924)의 '아진쿠르트의 노래'(A Song of Agincourt)는 1차 대전 당시 전사한 학생들을 추모하는 작품이다. 아진쿠르트는 칼레 부근의 마을로서 1415년에 영국이 프랑스와의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곳이다. 스탠포드는 '수도원 문에서'(At the Abby Gate)라는 작품도 만들었다. 무명용사들을 추모해서 작곡한 것이다. 오케스트라를 위한 '베르뒨'(Verdun)은 엄숙한 행진곡과 영웅적인 에필로그가 있는 작품이다. 베르뒨 전투는 1차 대전 당시에 서부전선의 베르뒨 일대에서 벌어진 전투로서 1차 대전의 역사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오래 지속된 전투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1864-1949)의 '변용'(變容: Metamorphosen)은 나치 독일이 패망하기 직전에 작곡한 것이다. 전쟁말기의 비애와 함께 자기 자신의 비애를 표현하였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Ein Heldenleben)는 베토벤의 교향곡 3번인 일명 '영웅'(에로이카)과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의도로 작곡한 것이다. '영웅의 생애'는 여섯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영웅, 영웅의 적들, 영웅의 동반자들, 전쟁에서의 영웅, 평화를 위한 영웅의 업적, 이 세상으로부터 영웅의 은퇴와 완성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투쟁과 승리'(Kampf und Sieg)는 '생동하는 사진들'(Lebende Bilder)에 나오는 음악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평화의 날'(Fiedenstag)는 30년 전쟁이 끝나는 날의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이다.


1차 대전중 서부전선에서의 베르뒨 전투


러시아에서 활동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간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 1882-1971)의 '어느 병사의 이야기'(L'Histoire du soldat: The Soldier's Tale)는 전선에서 도망간 어느 병사가 악마를 만나 새로운 삶은 산다는 이야기의 무대작품(theatrical work)이다. 러시아 전래 민화인 '도망간 병사와 악마'(The Runawary Solider and the Devil)를 바탕으로 삼은 작품으로 세명의 배우와 1명 또는 여러 명의 댄서들이 등장하며 음악은 7중주단이 맡도록 되어 있다. 스트라빈스키의 '3악장의 교향곡'은 일명 '전쟁 교향곡'이라고도 불리우는데 그가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처음 완성한 주요 작품이다. 2차 대전 중 유럽과 아시아에서의 전쟁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1악장은 일본군이 중국에서 행한 초토화 작전을 표현한 것이다. 초토화 작전은 상대방에게 유리하게 사용될 것으로 생각되는 것들을 모두 못쓰게 만드는 군사작전이다. 예를 들면 논밭의 곡식을 모두 불태워 없애고 우물에 독을 풀어 넣어 마시지 못하도록 하는 일이다. 3악장은 독일군이 마치 거위처럼 걸으면서 행진하는 모습을 표현하였고 아울러 연합군의 승리도 표현하였다. 영국의 버나드 스티븐스()는 '해방 교향곡'()을 작곡했다. 미국의 모턴 수보트니크(Morton Subotnik: 1933-)는 '야곱의 방'(Jacob's Room)이라는 모노 드라마를 작곡했다. 디지털 사운드를 합성한 음악이다. 그래서 이 작품을 멀티미디어 오페라라고 부르기도 한다. '야곱의 방'은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을 바탕으로 삼은 것이다. 야곱이라는 인물의 어린시절부터 대학시절,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의 여성 관계등을 그린 작품이다. 체코의 요제프 수크(Joseph Suk: 1874-1935)는 '죽은 승자들의 전설'(Legend o f the Dead Victors)에서 죽으면 승자도 패자도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독일-벨기에의 틸만 수사토(Tylman Susato: 1500-1561)는 파반느인 '전투'(La bataille)를 작곡했다.


'어느 병사의 이야기'. 그레노블 오페라 무대


폴란드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알렉산더 탄스만(Alexander Tansman: 1897-1986)의 교향곡 6번은 전사자들을 기리는 '추모'(In Memoriam)이다. 미국의 딤스 테일러(Deems Taylor: 1885-1966)는 '러시아를 위한 팡파레'를 작곡했다. 1942년에 러시아의 2차 대전 참전을 축하하기 위한 곡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피터 차이코브스키(Peter Tchaikovsky: 1840-1893)의 전쟁 관련 작품들이다. 그 전에 보리스 차이코브스키(Boris Tchaikovsky: 1925-1996)라는 러시아 작곡가도 있다. 그의 교향곡 3번은 '세바스토폴'(Sevastopol)이라는 제목이다. 세바스토폴은 크림반도 남서부의 항구도시이다. 러시아의 흑해함대가 주둔하고 있는 중요한 곳이다. 2차 대전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는 1941년 6월에 주축국인 독일, 루마니아, 이탈리아가 작전명 바바로사로서 세바스토폴을 침공했다. 러시아는 급히 지원군을 파견하여 세바스토폴을 수호하였으나 결국은 점령당했다. 이를 '세바스토폴 전투'(The Battle of Sevastopol)이라고 부른다. 보리스 차이코브스키는 '백조의 호수'의 차이코브스키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다. 모스크바음악원에서 쇼스트코비치와 함께 작곡을 공부한 사람이다. 우리가 잘 아는 차이코브스키의 전쟁 관련 작품으로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무어라고 해도 '1812년 서곡'일 것이다. 나폴레옹이 모스크바를 점령하고 나서 식량난과 추위를 견디다 못해서 퇴각할 때에 은인자중하고 있던 러시아군의 반격으로 막대한 참패를 당한 1812년의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차이코브스키의 '슬라브 행진곡'(Slavonic March)은 세르비아와 터키의 전쟁을 그린 것이다. 오페라 '마제파'(Mazeppa)에서는 '폴타바 전투'(The Battle of Poltawa) 장면이 나온다. 폴타바(Poltava라고도 함) 전투는 러시아의 대북방 정책에 따라서 1709년 동우크라이나의 폴타바에서 스웨덴과 벌인 대규모 전쟁을 말한다. 그리고 프랑스의 잔 다크 이야기를 다룬 오페라 '오를레앙의 처녀'(The Maid of Orleans)에서도 프랑스군과 영국군의 전투 장면이 나온다.


유럽의 역사를 바꾼 폴타바 전투. 차이코브스키의 오페라 '마제파'에도 볼타파 전투 장면이 나온다.


미국의 버질 톰슨(Virgil Thomson: 1896-1989)은 '프랑스를 위한 팡파레'를 작곡했다. 2차 대전 중에 프랑스가 나치의 점령으로부터 해방된 것을 치하하는 팡파레이다. 영국의 마이클 티페트(Michael Tippett: 1905-1998)는 오라토리오 '우리 시대의 아이'(A Child of Our Time)를 작곡했다. '우리 시대의 아이'이며 오라토리오라고 하니까 혹시 아기 예수에 대한 오라토리오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게 아니라 어떤 유태인 소년에 대한 얘기이다. 1938년에 어떤 유태인 소년이 독일 외교관을 암살한 사건이 있었다. 독일 정부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유태인들에 대한 폭력적인 포그롬을 자행하였다. 1938년 11월 8일의 크리슈탈나하트(Kristalnacht)였다. 마이클 티페트는 이 오라토리오로서 이사건을 조명하면서 일반적으로 억압받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하였다. 마이클 티페트는 '프리암 왕'(King Priam)이라는 오페라도 작곡했다. 트로이 전쟁에 대한 호머의 '일리아드'를 바탕으로 삼은 오페라이다. 프리암 왕은 트로이의 왕이다. 아들 파리스 왕자가 태어났을 때 그가 자라면 아버지를 죽게 만들 것이라는 예언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티페트의 이 작품은 1962년 전쟁으로 파괴된 코벤트리 대성당을 복구하여 재봉헌하면서 기념으로 초연되었다. 이 때에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도 함께 초연되었다. 프랑스의 앙리 토마시(Henri Tomasi: 1901-1971)는 발레곡 '재의 화요일'(Noces de cendres)를 작곡했다. 모두가 참회해야 한다는 메시지이다. 토마시는 '베트남을 위한 노래'(Chant pour le Vietnam)도 작곡했다. 베트님 전쟁으로 희생된 사람들, 베트남 난민들을 위한 노래이다. 목관악기와 타악기를 위한 작품이다. 프랑스의 샤를르 투르느미르()의 교향곡 7번은 '생애의 춤'(Les Danses de la Vie)라는 제목이며 그 중에서 4악장은 '피의 춤'(Deanses sanglantes)이라는 것이다. 에스토니아 출신으로 스웨덴에서 주로 활동했던 에두아르드 투빈(Eduard Tubin: 1905-1982)은 '전사한 병사들을 위한 레퀴엠'(Requiem for Fallen Soldiers)을 작곡했다.


독일 마그데부르크에서의 크리스탈나하트. 유태인의 상점들이 파괴되고 약탈당했다. 시민들이 아무렇지도 않은듯 지나가고 있으며 더러는 파괴된 상점을 구경하고 있다. 마이클 티페트는 이 사건을 조명하여서 오페라 '우리 시대의 아이'를 작곡했다.


폴란드의 빅토르 울만(Viltor Ullmann: 1898-1944)은 '아틀란티스의 황제'(Der Kaiser von Atlantis) 또는 '죽음의 거부'(The Denial of Death)라는 오페라를 작곡했다. 울만은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죽음을 당했다. 미국 출신으로 오스트리아에서 지내고 있는 낸시 반 드 바트(Nancy Van de Vate: 1930-)는 합창곡인 '카틴'(Katyn)을 작곡했다. 카틴은 칼리닌 인근의 지역으로 1940년 4월과 5월에 소련비밀경찰이 포로가 된 폴란드의 사병들과 병사들 2만 2천여명을 카틴 숲과 다른 지역에서 처형하였다. 영국의 랄프 본 윌리엄스(Ralph Vaughan Williams: 1872-1958)의 교향곡 6번은 전후 핵무기에 대한 공포와 우려를 표현한 작품이다. 본 윌리엄스는 다섯 곡의 전시 찬송가를 작곡했다. 또한 '전시에 불러야 하는 노래들' 여섯 곡을 작곡했다. 그리고 '승리을 위한 감사'라는 작품도 썼다. 교향곡 3번은 '파스토랄'(전원)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칸타타인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Dona Nobis Pacem) 역시 평화를 기원하는 내용이다. 오페라의 황제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는 그의 오페라를 통해서 여러 전쟁장면을 보여주었다. '레냐뇨 전투'(La battaglia di Legnano)는 1176년 북부 이탈리아를 점령하고 있는 독일군을 물리치기 위해 롬바르디 연맹을 구성하여 전투를 벌이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작품이다. 프랑스의 죠셉 메리의 1828년도 작품인 '툴루스 전투'(La bataille de Toulouse)를 바탕으로 삼은 오페라이다. '운명의 힘'(La forza del destino)에는 1750년 경에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전투 장면이 등장한다. 전투 장면은 프리드리히 쉴러의 희곡 '봘렌슈타인 병영'(Wallensteins Lager)를 인용한 것이며 전체적인 원작은 스페인의 안젤 데 사베드라(Angel de Saavedra) 원작의 희곡 '돈 알바로'(Don Alvaro)를 바탕으로 삼은 오페라이다. '조반나 다르코'(Giovanna d'arco)에는 1429년 프랑스의 서부 렝스와 루앙 부근에서 벌어진 프랑스군과 영국군과의 전투장면이 나온다. '첫 십자군의 롬바르디인'(I Lombardi alla prima Crociata)에는 성지 예루살렘을 오토만 터키로부터 탈환하기 위한 전투 장면이 나온다. '맥베스'(Macbeth)에는 스코틀랜드군과 영국군과의 전투 장면이 나온다. 


빅토 울만의 '아틀란티스의 황제'의 한 장면. 드레스덴 젬퍼오퍼


네덜란드의 마티이스 베르뮬렌(Matthijs Vermeulen: 1888-1967)의 교향곡 4번에는 '승리'(les victoires)라는 부제가 붙어 있고 교향곡 5번에는 '밝은 미래'(les lendemains chantants)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브라질의 국민작곡가인 에이토르 빌라 호보스(Heitor Villa-Lobos: 1887-1959)의 교향곡 3번에는 '전쟁에'(A Guerra)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또한 교향곡 4번에는 '승리에'(A Vitoria)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안토닌 비발디(Antonin Vivaldi: 1678-1741)는 구약성경에 나오는 여전사인 유딧의 이야기를 담은 '유딧의 개선'(Juditha Triumphants)를 작곡했다. 기원전 6세기 경 이스라엘의 베툴리아를 아수르의 홀로페르네스가 포위하자 베툴리아의 유딧이 적진으로 들어가서 홀로페르네스의 환심을 산 후에 그가 술에 취해 잠들자 그의 목을 잘라 돌아오는 바람에 앗수르 군대가 물러갔다는 이야기이다. 유딧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작곡가들이 오페라로 만들었는데 예를 들면 러시아의 알렉산더 세로프(Alexander Serov: 1820-1871)도 만들었다.


적장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자르는 베툴리아의 유딧. 촛불그림의 대가라고 하는 프랑스의 Trophime Bigot(1579-1650)의 작품


네덜란드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했던 베르나르드 와게나아르(Bernard Wagenaar: 1894-1971)는 '공군을 위한 팡파레'(Fanfare for Airmen)를 작곡했다.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 1813-1888)의 오페라 중에는 전쟁과 관련한 내용이 거의 없다. 그렇지만 바그너의 음악을 전쟁 관련 연극이나 영화에 사용한 경우는 많다. 대표적인 경우로는 베트남 전쟁을 다룬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에 바그너의 '발퀴레'(Walkure) 중에서 '발키리들의 기행'을 사용한 것이다. 직접적인 전투 장면이 나오는 오페라는 '리엔치'(Rienzi)이다. 3막의 3장에서 나온다. 중국의 왕 잉(Wang Ying: 1976-)의 교향곡 2번은 '일본에 대한 저항전쟁'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독일의 칼 마리아 폰 베버(C.M. von Weber: 1786-1826)의 칸타타 '투쟁과 승리'(Kampf und Sieg)는 1815년 나폴레옹과의 워털루 전투에서 영국이 승리한 것을 기리는 칸타타이다. 베버는 말년에 영국에 가서 지냈으며 영국에서 세상을 떠났다. 독일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했던 쿠르트 봐일(Kurt Weil: 1900-1950)도 전쟁과 관련한 작품들을 썼다. '디베르티멘토'가 그러하며 월트 휘트만의 시에 의한 네개의 노래도 그러하다. 네개의 노래란 '두드려라, 두드려라, 북을'(Beat! Beat! Drums!), '오 캡틴, 나의 캡틴'(O Captain! My Captain!), '들판에서 나오시라, 아버지여'(Come up from the Fields, Father), '두명의 제대군인을 위한 만가'(Dirge for two veterans)이다. 또 다른 노래로서 '어째서 병사의 아내가 되었는가'(Und was bekam des Soldaten Weib)라는 곡도 있다.


폴란드 오리진으로 러시아에서 활동했던 미츠슬라브 봐인버그(Mieczslaw Weinberg: 1919-1996)의 교향곡들은 대체로 전쟁과 관련이 있거나 애국적인 작품들이다. 교향곡 8번에는 '폴란드의 꽃'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교향곡 17번은 '추모'(Memory)라는 부제의 작품이며 교향곡 18번에는 '전쟁, 더할수 없이 잔혹한 단어'(War. There is no word more cruel)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교향곡 19번에는 '밝은 5월'(The Bright May)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교향곡 19번은 일명 '평화의 깃발'(The Banners of Peace)라고도 한다. 봐인버그는 모두 26개의 교향곡을 작곡했는데 러시아의 전통을 계승한 작품들이다. 미국의 제임스 윌리엄스(James Williams: 1951-2004)는 베트남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남의 아들들을 위한 교향곡'(Symphony for the Sons of Nam)을 작곡했다. '남'(Nam)이라는 단어는 베트남에서 흔한 성(姓)이다. 독일 출신으로 미국에서 활동했던 슈테판 볼페(Stepan Wolpe: 1902-1972)는 피아노곡인 '전투 피스'(Battle piece)를 작곡했다. 루마니아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야니스 세나키스(Yannis Xenakis: 1922-2001)는 정치범들을 위한 '밤'(Night)라는 성악곡을 작곡했다. 독일의 알로이스 침머만(Alois Zimmermann: 1918-1970)은 병사들에게 짓밟힌 한 여성을 그린 오페라 '병사들'(Die Soldaten)을 작곡했다. 역시 독일의 우도 침머만(Udo Zimmermann: 1943-)은 나치 치하에서 저항운동을 벌이다가 처형당한 학생들을 그린 오페라 '백장미'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