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음감이 뭐길래?
누가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었나?
한중일 등 동아시아 사람에게 상대적으로 많다는데 이유는?
절대음감(絶對音感)이라는 용어가 있다. 영어로는 Absolute Pitch(AP) 또는 Perfect Pitch(PP)라고 한다. 그리고 독일어로는 Absolutes Gehör(압졸루테스 게회르)라고 한다. '절대적인 청각', '절대적인 청력'이라는 뜻이다. 합창을 할 때 피아노나 오르간의 반주가 없이 하는 경우가 있다. 아 카펠라(a capella)라고 한다. 무반주이다. 교회에서 성가를 부를 때에 성가대가 악기의 반주 없이 부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아 카펠라라는 명칭이 생겼다. 이탈리아어의 a capella는 '교회식으로'라는 뜻이다. 일반 합창곡 중에도 어떤 합창곡은 아 카펠라로 불러야 제맛이 나는 곡들이 있다. 무반주는 반드시 합창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독창과 중창에서도 무반주로 노래를 부를수 있다. 그런데 연주회에서 가만히 보면 무반주 합창을 부르기 전에 피아노로 첫음을 한번 쳐주는 경우가 있다. 그 음을 모두가 가만히 속으로 듣고서 자기 파트의 음을 찾아내어 준비하고 있다가 합창을 시작하는 것이다. 또 어떤 때는 피아노 대신에 음차(音叉)라는 기구를 이용해서 청중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기본음을 찾아 내어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경우도 있다. 오케스트라에서는 오보에와 같은 악기를 사용해서 A 음을 내면 그 음을 듣고 자기 악기의 튜닝(조율)을 정확히 할수 있다. 음차라는 것은 우리말로 소리굽쇠라고하며 영어로는 Tuning fork, 즉 튜닝을 하는 포크라고 표현한다. 포크처럼 생겼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은 것 같다. 왜 기본음(또는 첫음)이니 음차니 하는 소리를 하느냐 하면 만일 노래부르는 사람이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다면 악기를 이용해서 그런 첫음을 알려주거나 음차를 사용해서 음을 찾아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음치(音癡)라는 말이 있다. 회식장소에서 '난 말예요, 음치라서 노래를 잘 못 불러요'라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들어보았을 것이다.
음차의 한 종료
세상의 모든 음악은 조(調)로 구성되어 있다. 영어로 키(Key)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C(도) 키, D(레) 키, B(시) 플랫 키 등등이다. C 키로 된 노래는 예를 들어서 피아노의 C 음을 기본음으로 삼은 노래이다. 그런데 만일 C 키로 된 노래를 C 키가 아닌 다른 키처럼 부르는 사람이 있다면 미안하지만 우리는 그 사람을 음치라고 부른다. 음치를 어떤 사람들은 音痴라고 쓰기도 한다. 음에 대해서 어리석다는 의미에서일 것이다. 아무튼 그런 사람은 예를 들어서 피아노로 반주를 제대로 해주어도 음을 잡지 못하고 마음대로 다른 소리를 내며 노래를 부른다. 그래서 피아노 반주를 하는 사람을 당황하게 만든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아니, 저게 무슨 노래야, 아예 작곡을 하네, 작곡을!'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 음치족에 속하는 사람들은 피아노 반주와는 동떨어진 노래를 부르면서도 자기가 이상하게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피아노 등등의 도움이 없이도 어떤 음이 무슨 음인지를 알아 맞추는 사람이 있다. 예를 들어서 피아노로 솔(sol) 음을 쳤다고 하면 눈감고 있다가 '아, 그 음은 솔입니다'라고 알아 맞추는 사람을 말한다. 그런 사람을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이라고 부른다. 절대음감, 즉 앱솔루트 피치 또는 퍼펙트 피치를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은 피아노로 솔 음을 쳤을 때 그 음이 무엇인지를 알아 맞출 뿐만 아니라 중간 솔 음인지, 옥타브 아래의 솔 음인지, 또는 옥타브 위의 솔 음인지, 옥타브 위의 솔 음이라고 하면 몇번째 옥타브 위의 솔 음인지를 알아 맞출수 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만일 피아노로 네 음을 한꺼번에 치던지, 나누어서 치던지 하여튼 쳤다고 하면 그 네 음이 각각 무엇인지 알아 맟춘다는 것이다. 필자는 오래 전이지만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 피아노를 뛰어나게 잘 치는 어떤 후배를 알고 지냈는데 그 학생은 피아노로 여러 음을 동시에 눌렀어도 그 음들이 무엇무엇인지 재빨리 알아 맞추는 대단한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배재학교 다닐 때에 후배인 백건우였다.
아 카펠라 합창
기본적으로 사람은 누구나 소리의 높낮이를 구별할수 있다. 만일 소리가 높고 낮음이 없이 일률적으로 들린다면 그건 말도 안되는 일이다. 아마 아주 특별한 청각장애자 중에는 그런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아무튼 사람들은 소프라노의 소리가 높고 알토의 소리가 낮으며 테너의 소리가 높고 베이스의 소리가 낮은 것을 안다. 말하자면 음감이 있어서 대강의 음역(音域)은 구분할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아주 특별한 음감을 가지고 있다. 앞에서 예를 든대로 어떤 음을 들으면 그 음이 도레미파솔라시도에서 어떤 음이라는 것을 알아 맞추는 능력을 말한다. 도레미파솔라시도뿐만 아니라 C(도) 샤프, E(미) 플랫 등등도 알아 맞출수 있다.이런 현상을 보고 전문가들은 음역과 음의 이름을 동시에 알아 맞춘다고 말한다. 일반인들은 어떠한가? 음의 높이를 막연하게 알아 맞추어도 대단하다는 소리를 들을수 있다. 예를 들어서 FM에서 어떤 테너가 노래를 부르면서 높은 음을 기가 막히게 냈다고 하자. 그 음이 어떤 음인지, 즉 도레미...중에서 어떤 음에 해당하는지가 궁금할 것이다. 그래서 성악을 했다는 옆 사람에게 물어 보았더니 '아 그거요? 가만 있어보자. 메메메메... 도미솔도...그거 하이 C 인가? 아니 하이 D 같은데..'라고 대략적으로 대답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그 옆에 있던 사람은 메메메메...로 가다듬지 않고서 당장에 '아 그거 하이 C야, 하이 C'라고 대답하기에 '어디 정말인가 보자'면서 피아노를 쳐보니 과연 옥타브 위의 C 음이었다면 우리는 그 사람이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일단은 존경한다. 그런데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피아노의 음 중에서 하얀 건반의 음은 기마막히게 맞추는데 검은 건반의 음은 '긴가 민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리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제대로 조율된 악기처럼 정확도를 가지고 있지는 못하는 경우가 있다.
절대음감은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훈련을 통해서 습득할수 있는 것인가? 잘 모른다. 하지만 대체적인 연구보고에 의하면 아주 어릴 때에 피아노 음을 자꾸 들려주고 계명을 익히도록 훈련하면나중에도 절대음감을 가질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있다. 그렇게 훈련시키는 나이는 3살부터 5살까지가 가장 좋다고 한다. 그 나이가 지나서 훈련을 한다면 별로 효과를 얻지 못한다고 한다. 이제 요약을 해 보자.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어떤 특징이 있는가?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은 단순히 도레미파솔라시도의 8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12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야 한다. 12음이란 옥타브 안에 잇는 모든 반음을 포함하는 것을 말한다. 피아노의 경우를 보면 하얀 건반 7개음과 검은 건반 5개음을 합해서 12음이 되는 것이다. 12음을 표현하는 방법으로는 두 가지가 있다. 아래음으로부터 윗 음으로 올라갈 때, 그리고 반대로 윗 음으로부터 아래음으로 내려올 때의 표기 방법이 다르다. 사실 이런 얘기는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필자도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라며 한참 궁리해야 하는 입장임을 말씀드린다. 하여튼 올라갈 때의 12음은 도(C), 도 샤프, 레(D), 레 샤프, 미(E), 파(F), 파 샤프, 솔(G), 솔 샤프, 라(A), 시(B) 플랫, 시 내추럴, 도(D)이며 내려갈 때의 12음은 도(C), 시(B)내추럴, 시 플랫, 라(A) 내추럴, 라 플랫, 솔(G), 파(F)) 샤프, 파, 미(E) 내추럴, 미 플랫, 레(D) 내추럴, 레 플랫, 도(C)이다. 하기야 음악을 전공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이런 12음까지 기억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기록으로 남아 있으면 나중에 참고로 찾아볼수 있다고 생각해서 적어보았다.
다시,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어느 소리든지 들으면 그 소리가 피아노의 어떤 음에 해당하는지를 알아 맞출수가 있다. 노래를 부르는 음이나 악기를 연주하는 음을 알아 맞출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예를 들어서 거리에서 구세군의 짤랑짤랑하는 종소리, 자동차가 지나가면서 빵빵 거리는 소리, 건배를 외치면서 술잔을 부딪칠때의 소리 등이 계명으로 어떤 음인지를 알아 맞출수가 있다. 두번째로는 화음을 구성하는 음들을 듣고 어떤 것인지 맞출수가 있다. 두 화음은 물론 세 화음, 네 화음, 다섯....을 맞출수가 있다. 놀라운 일이다. 세번째로는 한번 들은 음악을 악보 없이 정확하게 악기로 연주할수 있다. 또한 한번 들은 음악을 오선지에 그대로 옮겨 적을 수가 있다. 어떤 키(조)로 작곡된 곡인지 정확히 알고 그대로 옮겨 적을 수가 있다. 그리고 네번째로는 12음 음악이나 무조음악 등을 솔페지오(solfeggio: solfege) 할수 있다. 솔페지오 또는 솔페지라는 것은 주로 성악에서 계명을 사용하는 성악연습을 말한다. 계명창법이다. 계명을 사용하지 않고 하나의 모음만을 사용하는 성악연습도 솔페지오라고 한다. 말하자면, 아아아아, 이이이이 등으로 성악연습을 하는 것을 말한다. 절대음감이 있으면 솔페지오를 할 때에 대단히 유리하다는 것이다. 설명이 제대로 되는지 모르겠지만, 또한 무조음악이란 으뜸음도 없고 장조 또는 단조도 없는 음악을 말한다. 그러므로 무조음악에서는 모든 음이 으뜸음과는 관계없이 똑같은 지위를 갖는다.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으면 어떤 유익한 점이 있을까?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할 때에 유리하다. 예를 들어서 피아노를 연주해야 하는데 악보에 음표가 많이 붙어 있으면 하나하나 눈으로 보고 쫓아서 연주를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절대음감이 있으면 한두번 보고서 곡에 익숙해 질수 있고 따라서 암보(暗譜)를 쉽게 할수 있다. 그리하여 일단 음들이 머리 속에 들어가서 있으면 실제로 연주할 때에 마치 자동적으로 또는 반사적으로 건반을 칠수 있다. 이같은 특성은 비단 피아노 뿐만 아니라 다른 악기를 연주할 때에도 적응되며 특히 아카펠라 합창을 할 때에는 정확한 음을 낼수 있어서 노래가 플랫으로 변하거나 샤프로 변하는 것을 방지할수 있다. 일반적으로 무반주 노래를 할 때에는 자기도 모르게 음이 떨어지거나 높아질수가 있다. 즉, 샤프가 되거나 플랫이 되는 것이다. 나이 많은 할머니들로 구성된 성가대에서 이분들이 찬양을 하다보면 끝에 가서는 피아노음보다 거의 1도 정도의 음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대원들은 음이 떨어져 있는 줄을 모르고 있을 수가 있다. 그런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절대음감이 있으면 음이 떨어지거나 높이지는 일이 있을수가 없다. 성악을 전공하는 음대생이라면 솔페지오 테스트를 받기 마련이다. 절대음감이 있는 학생이라면 정확한 솔페지오를 하기 때문에 우수한 성적을 받는다. 작곡가의 경우는 어떠한가? 피아노 등 악기가 없어도 절대음감이 있으면 작곡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절대음감이 있어야 작곡을 잘 할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절대음감이 없는 사람도 훌륭하게 작곡을 할수 있다. 그러므로 절대음감 능력은 전체적인 음악활동에서 일부만을 차지하는 것이라고 말할수 있다.
아 카펠라 합창. 선명회
절대음감은 어떤 사람들에게서 많이 찾아 볼수 있는가? 조사한바에 따르면 태어날 때부터 장님이 된 사람에게서 많다는 것이다. 시신경이 발육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많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어린 시절을 동아시아에서 보낸 사람들에게서도 자주 찾아볼수 있다는 것이다. 동아시아라고 하면 주로 중국 동부, 한국, 일본을 말한다. 그러나 동아시아 사람이라고 해도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태어난 사람들에게서는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 보기 어렵다고 한다. 동아시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에게서 찾아 볼수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아마도 자란 환경과 언어 때문이라는 얘기다. 다시 말해서 언어가 절대음감 보유여부에 있어서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의견이었다. 동아시아 사람들, 특히 중국인들은 음조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이를 토널 랭귀지(tonal language)라고 한다. 북경어이든 광동어이든 모두 그렇다. 중국어에는 이른바 사성이란 것이 있어서 말할 때 말의 높낮이가 두드러진다. 그런가하면 한국과 일본의 언어는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높낮이가 없지만 어떤 단어에서는 악센트와 장단음으로 단어의 뜻을 구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절대음감을 보유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이를 피치 악센트 랭귀이지(pitch-accent language 또는 tone-accent language)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경상북도의 말에서 특히 그러하다. 아무튼 그런 언어 생활에 익숙하게 자라다 보면 음에 대하여 민감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절대음감을 가질수도 있다는 이론이다. 한편, 윌리엄스 증후군(Williams Syndrome)을 가진 어린이 중에서 절대음감 능력이 많다고 한다. 염색체 이상으로 생길수 있는 증후군으로는 다운증후군이 있지만 이외에도 윌리엄스 증후군도 있다. 윌리엄스 증후군을 가진 어린이들은 정상인보다 지능이 떨어질수 있지만 음악적인 재능은 뛰어나다고 한다. 그래서 절대음감을 가질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청각장애가 있는 사람은 소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절대음감을 가질수가 있다. 윌리엄스 증후군의 사람들은 소리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조금만 큰 소리가 나던지 비정상적인 소리가 나면 괴로워한다. 윌리엄스 증후군의 사람들은 일반인보다 절대음감을 가질 확율이 30%나 높다고 한다.
선명회 어린이 합창단
그러면 위대한 음악가 중에서는 누가 대표적으로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었는가? 우선적으로 꼽을수 있는 인물은 베토벤이다. 베토벤은 30대 초반부터 청력을 상실하기 시작하여 50대에 들어서서는 거의 완전하게 청력을 잃었다고 한다. 그래서 교향곡 9번을 초연할 때에 상징적인 지휘자로 나섰지만 연주가 끝나고 난후 청중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를 하나도 듣지 못했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베토벤은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자 온전히 절대음감에 의지해서 작곡을 했다고 한다. 모차르트도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모차르트가 일곱살 때에 이런 일이 있었다. 사람들이 어린 모차르트를 다른 방에 두고 옆 방에서 피아노, 바이올린 등 여러 악기의 소리를 낸 후에 모차르트를 데리고 와서 무슨 무슨 음이냐고 물었더니 하나도 틀림없이 정확하게 알아 맞추었다는 것이다. 모차르트는 심지어 교회의 종소리, 시계가 시간을 알릴 때 내는 소리가 어떤 음인지를 하나도 틀리지 않고 맞추었다고 한다.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한번 들은 음악을 거의 완벽하게 기억해 낼수 있다고 한다. 모차르트도 그런 경우가 많았다. 잘 알려진 에피소드로서는 모차르트가 14살 때에 로마의 시스틴 채플에서 알레그리의 '미제레레'를 처음 듣고는 숙소에 돌아와서 '미제레레'의 전곡을 악보에 그대로 옮겨 적었다는 얘기다. 며칠후 모차르트는 다시 시스틴 채플을 찾아가서 음악담당하는 사람에게 그 악보를 보여주고 혹시 수정할 데가 있으면 알려달라고 말했다. 그 사람은 악보를 보고 놀래서 교황에게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다고 보고했다. 당시에는 바티칸의 전례음악이 외부로 유출된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놀라고 당황했던 것이다. 그러나 교황 클레멘트 14세는 소년 모차르트의 뛰어난 재능을 높이 평가해서 황금박차 훈장까지 주었다는 일화이다. 이외에도 여러 작곡가들이 절대음감의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모두 찾아서 소개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므로 몇 사람만 더 소개한다면, 고전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와 오라토리오의 거장이라고 하는 조지 프리데릭 헨델도 모두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두 사람이 아 카펠라로 연주할수 있는 여러 칸타타와 오라토리오를 작곡한 것도 이들이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태어난 17세기 당시로서는 절대음감에 대한 이론적 뒷받침이 미약했기 때문에 과연 이들이 절대음감의 소유자였으며 또한 그같은 능력을 바탕으로 작곡을 했는지의 여부는 확실치 않다.
어린 모차르트가 아버지 레오폴드와 누이 난네를과 함께 연주하고 있는 모습
19세기에 들어와서는 우선 프레데릭 쇼팽(Frederick Chopin: 1810-1849)이 절대음감을 가지고 피아노를 연주하였으며 작곡도 했다고 한다. 쇼팽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전문 음악가들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프랑스에서 바르샤바로 이민을 온 사람으로 프랑스어 교사였고 어머니는 평범한 폴란드 여인이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바이올린과 플루트를 연주할수 있었으며 어머니는 피아노에 재능이 있었다. 어린 쇼팽은 어머니로부터 피아노를 배웠으며 일곱살 때부터는 바르샤바의 피아노 선생으로부터 정식으로 레슨을 받았다. 이어서 열한살 때에 처음으로 대중들이 참석하는 연주회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다. 사람들은 쇼팽을 신동이라고 불렀다. 쇼팽은 여러 에피소드를 참고해 보면 어릴 때부터 뛰어난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어서 한번 들은 음악은 같은 키(Key)로서 그대로 연주할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고 한다. 기록에 의하면 프랑스의 카미유 생 상스(Camille Saint-Saens: 1835-1921)도 절대음감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생상스는 절대음감과 함께 어릴 때부터 기억력이 대단해서 한번 들은 음악을 그대로 피아노로 연주할수 있었다고 한다. 러시아의 니콜라이 림스키 코르사코프(Nicolai Rimsky-Korsakov: 1844-1908)도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오페라에 출연하는 성악가들은 플랫이나 샵이 되지 않도록 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고 한다. 루마니아에서 태어난 헝가리의 벨라 바르토크(Bela Bartok: 1881-1945)의 절대음감도 뛰어난 것이었다. 헝가리와 크로아티아, 세르비아의 농부들이 부르는 민속음악을 정확한 키로서 그대로 오선지에 옮겨 적었다고 한다. 20세기에서 가장 위대한 지휘자인 이탈리아의 아르투로 토스카니니(Arturo Toscanini: 1867-1957)는 원래 첼리스트였다. 어릴 때부터 절대음감이 뛰어났으며 지휘자로서 활약할 때에 크게 재능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너무나 정확한 음정이었기 때문에 오케스트라 멤버들은 물론이고 성악가들도 진땀을 빼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폴란드에서 태어난 미국의 피아니스트인 아르투르 루빈슈타인(Arthur Rubinstein: 1887-1982)도 천부적인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독일의 현대음악 작곡가인 파울 힌데미트(Paul Hindemith: 1895-1963)도 어릴 때부터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30대 초반부터 청각장애가 생기기 시작한 베토벤
20세기에 태어난 음악가로서 절대음감을 보유하고 있었던 인물들로서는 러시아의 피아니스트인 스뱌토슬라브 리흐터(Sviatoslav Richter: 1915-1997), 미국에서 태어난 영국의 바이올리니스트인 예후디 메누인(Yehudi Menuhin: 1916-1999), 미국의 작곡가 겸 지휘자인 레너드 번슈타인(Leonard Bernstein: 1918-1990),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며 독일에서 세상을 떠난 지휘자 피에르 불레즈(Pierre Boulez: 1925-2016), 베를린에서 태어났으나 미국에서 활동한 지휘자 겸 작곡가인 앙드레 프레빈(Andre Previn: 1929-), 프랑스 출신의 미국 작곡가, 지휘자, 바이올리니스트인 로린 마젤(Lorin Maazel: 1930-2014), 캐나다 토론토 출신의 신동 피아니스트인 글렌 굴드(Glenn Gould: 1932-1982), 아르헨티나 출신의 위대한 피아니스트인 마르타 아르헤리치(Martha Argerich: 1941-), 미국의 지휘자, 작곡가, 피아니스트인 마이클 틸슨 토마스(Michael Tilson Thomas: 1944-), 영국에서 태어난 첼리스트로서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인 다니엘 바렌보임의 부인이었던 자클리 뒤 프레(Jacqueline du Pres: 1945-1987), 이스라엘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인 핀카스 추커만(Pinchas Zukerman: 1948-), 호주 출신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로서 프란츠 리스트의 솔로 피아노곡을 모두 처음으로 레코딩한 레슬리 하워드(Leslie Howard: 1948), 캐나다 몬트리얼 출신의 피아니스트이며 작곡가인 마크 안드레 아믈랭(Marc-Andre Hamelin: 1961-), 프랑스에서 태어난 중국계 미국인 첼리스트인 요요마(Yo Yo Ma: 1978-), 그리고 이스라엘 출신의 피아니스트인 이논 바르나탄(Inon Barnatan: 1979-)는 모두 어려서부터 특별한 절대음감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 중에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들이 여럿이나 있어서 소개한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유명한 영국 출신의 줄리 앤드루스(Julie Andrews: 1935-)는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본인은 겸손해서 그런지 두어번이나 아니라고 말했다. 팝의 왕이라고 하는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1958-2009), 네살 때부터 뛰어난 절대음감을 보인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 1970-), 노래의 퍼스트 레이디라는 엘라 피체랄드(Ella Fitzgerald: 1917-1996), 메혹의 저음 가수인 빙 크로스비(Bing Crosby: 1903-1977), 그리고 그리스의 피아니스트인 야니(Yanni: 1954-), 미국의 기타리스트이며 가수, 작곡가인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1942-1970)등은 모두 절대음감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마이클 잭슨은 어떤 노래를 취입하기 전에 거의 세시간에 걸친 가창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의 솔페지오는 완벽한 절대음감을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한다. 머라이어 캐리는 어릴 때부터 한번 들은 노래는 정확한 키로 기억해서 다시 부를수 있었다고 한다. 엘리 피체랄드의 음성은 너무나 완벽한 절대음감에 의한 것이었기 때문에 반주를 하는 밴드는 엘라의 음에 악기를 튜닝했다고 한다. 냇 킹 콜(Nat King Cole: 1919-1965)과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1950-)도 절대음감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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