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야만인(The Last Savage: L'ultimo selvaggio)
지안 카를로 메노티의 3막 오페라
지안 카를로 메노티
지안 카를로 메노티(Gian Carlo Menotti)는 1911년 이탈리아의 북부 롬바르디 지방의 마지오레 호수 근처에 있는 카델리아노 비코나고((Cadelgliano-Viconago)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자 어머니는 지안 카를로를 비롯한 자녀들을 데리고 남미의 콜럼비아로 가서 커피 농장을 경영했다. 어려서부터 음악적인 재능이 뛰어났던 지안 카를로는 17세 필라델피아에 있는 커티스음악원에 들어가서 본격적인 작곡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2007년, 음악가로서는 드믈게 96세라는 고령으로 몬테칼로에서 세상을 떠났으며 생전에 오페라만 17편을 남겼다. 첫 오페라는 '피에로의 죽음'(The Death of Pierrot)로서 11세 때에 완성한 것이다. 기왕에 할 일도 별로 없으므로 17편의 오페라를 제목만 소개한다. 귀에 익은 제목들이 더러 있을 것이다. Amahl and the Night Visitors(아말과 밤에 찾아온 손님들), Amelia Goes to a Ball(아멜리아가 무도회에 가다), The Boy Who Grew Too Fast(너무 빨리 자란 소년), The Consul(영사), The Death of Pierro(피에로의 죽음), Help, Help, the Globolinks(도와 주세요, 도와 주세요, 글로보린크스), The Hero(영웅), The Island God(섬나라 신), Labyrinth(미로), The Last Savage(마지막 야만인), La Loca(라 로카), Maria Golovin(마리아 골로뱅), Martin's Lie(마르틴의 거짓말), The Medium(영매), The Old Maid and the Thief(노처녀와 도둑), The Saint of Bleeker Street(블리커가의 성녀), The Telephone(전화), The Unicorn, the Gorgon, and the Manticore(유니콘, 고르곤, 만티코어)이다. '마지막 야만인'의 처음 타이틀은 '마지막 수퍼맨'(The Last Superman)이었다. 그러다가 '미개인'(The Wild Man)으로 고쳤고 마지막으로 '마지막 야만인'이 되었다.
키티의 부모와 라자푸타나 왕궁. 산타 페 오페라
'마지막 야만인'은 메노티가 중년이 훨씬 넘은 52세 때인 1963년에 완성한 것이다. 이탈리아어 대본은 메노티 자신이 만들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프랑스어 대본도 만들어졌다. Lle demier sauvage라는 타이틀이었다. '마지막 야만인'은 1963년 10월 21일에 파리의 오페라 코미크에서 프랑스어 대본으로 처음 선을 보였다. 일반을 위한 공개 공연이 아니라 몇몇 친분있는 사람들에게 우선 보인 공연이었다. 일반 공연은 다음날인 10월 22일에 있었다. 메노티가 지휘를 맡은 파리 초연은 대성공이었다. 관중들은 메노티에 대하여 기립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파리의 평론가들은 만만치가 않았다. 거친 평론을 아끼지 않았다. 메노티의 오페라에 대한 파리 평론가들의 비판은 이것이 처음이 아니었다. 1956년에 선을 보였던 '유니콘, 고르곤, 만티코어'를 시작으로 그 이후의 작품들이 대개 호평을 받지 못했고 '마지막 야만인'도 예외가 되지 못하였다. 메노티는 비록 파리에서는 호평을 받지 못했지만 미국에서는 환영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메트로폴리탄 초연은 1964년 1월 23일이었다. 메트로폴리탄 공연은 베니 몽트레소에 의한 뛰어난 무대 장치와 정상급 성악가들의 출연, 그리고 거장 토마스 스키퍼스(Thomas Schippers)의 지휘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성악가로서는 아브둘을 조지 런던(George London)이, 키티를 로베르타 피터스(Roberta Peters)가, 사르둘라를 테레사 스트라타스(Teresa Stratas)가, 그리고 코단다를 니콜라이 겟다(Nicolai Gedda)가 맡은 것이었다. 뉴욕의 평론가들은 출연자들의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높이 찬양했지만 오페라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에 대하여는 그다지 호의적이 아니었다. 하기야 아무리 미국이 자랑하는 메노티라고 하지만 모든 작품이 호평을 받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아브둘을 일부러 잡아 온 것처럼 하여 키티를 속인다.
메트로폴리탄 공연으로부터 4개월 후에는 베니스의 라 페니체에서 공연되었다. 이탈리아어 대본에 의한 공연이었다. 존 리어든(John Reardon)이 아브둘을 맡았고 헬렌 마네(Helen Mane)가 키티를 맡았다. 메노티는 이탈리아에서의 공연이 대성공을 거둘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라 페니체의 반응은 미지근한 것이었다. 라 페니체의 단골들은 '마지막 야만인'이 음악도 그렇고 스토리도 그러하며 특히 대본이 마땅치 못하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마지막 야만인'은 몇년 동안 잠자고 있어야 했다. 더구나 당시에는 아방 갸르드 음악이 대세를 타고 있었다. 그러므로 메노티의 보수적인 스타일 음악은 새로운 감동을 주지 못했다. '마지막 야만인'이 리바이발 된 것은 한참 후인 1973년 하와이 오페라 극장에서 수정 버전으로였다. 라 페니체에서의 존 리어든이 아브둘의 역할을 맡았고 조안나 브루노가 키티 역할을 맡은 것이었다. 지휘는 메노티 자신이었다. 평론가들은 '굳건하고 훌륭하며 기억에 남는 음악'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후의 리바이발은 1981년 스폴레토 페스티발에서였는데 메노티의 탄생 70주년을 기념한 공연이었다.
키티에 안젤라 윤. 아브둘에 에릭 스메드스루드
무대는 1960년대 인도의 라자푸타나(Rajaputana)와 시카고이다. 뉴욕의 파후킵시(Poughkeepsie)에 있는 바사르여자대학(Vassar Female College)에서 인류학을 공부하고 있는 키티(Kitty: S)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마지막 야만인을 찾아보기 위해 마침내 인도에 도착한다. '마지막 야만인'은 키티의 논문 토픽이다. 키티의 인도 여행에는 키티의 부모가 동행한다. 키티의 아버지는 뉴욕에서 사업에 성공한 백만장자이다. 키티의 부모는 키티의 연구에는 관심이 없고 다만 키티에게 어서 적당한 신랑감을 찾아주자는 것이 가장 큰 임무이다. 키티의 부모는 라자푸타나의 군주인 마라자의 아들인 왕자를 키티의 신랑감으로 생각하고 일을 진행시킬 생각이다. 그러나 키티는 연구 목적인 마지막 야만인을 찾기 전까지는 결혼이고 무어고 절대로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키티의 부모는 어서 야만인을 만나게 해주어야 겠다고 생각해서 농사나 짓고 사는 아브둘을 야만인이라고 속여서 데려와서 키티의 관심을 받도록 한다. 이를 위해 키티의 아버지는 아브둘에게 10만 달러의 돈을 약속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키티는 아브둘이 생존해 있는 마지막 미개인인 것으로 믿고 기뻐하며 아브둘을 정성껏 돌본다. 키티는 아브둘을 시카고에서 열리는 학술회의에 데려가서 소개할 생각이다. 그리고 내친 김에 뉴욕 동물원에 얘기해서 아브둘을 동물원에 수용하여 모두들 보게 할 생각이다.
아브둘과 키티
키티는 아브둘을 데리고 뉴욕으로 돌아오는 중에 잘생기고 남성적이며 예의도 바른 아브둘에게 차츰 마음을 빼앗긴다. 그래서 동물원에 보내지 않고 따로 데리고 있을 생각을 한다. 그러나 시카고 학술회의에 연락을 해 놓았기 때문에 할수 없이 아브둘을 데리고 시카고에 간다. 시카고에 미리 온 키티는 아브둘을 미국 사회에 적응시키기 위해 여러가지로 노력한다. 그리하여 이제는 사교적인 모임에 참석해도 무난하게 되었다고 믿는다. 어느날 키티는 저명인사들을 초대하여 칵텔 파티를 호스트한다. 키티는 야만인인 아브둘이 얼마나 문명사회에 적응했는지를 모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아브둘은 자기가 구경꺼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파티장에서 도망치듯 뛰쳐 나온다. 파티는 엉망이 된다. 키티는 아브둘을 찾기 위해 무진 노력을 하지만 종적을 알수 없다. 그로부터 몇달이 지난다. 키티는 우연히 산속의 어떤 정글과 같은 곳에 있는 동굴에서 아브둘을 찾아낸다. 키티는 아브둘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모든 것을 버리고 동굴에서 함께 지내겠다고 선언한다. 그렇게 해서 키티와 아브둘은 동굴에서 지내게 되지만 키티의 아버지가 그런 사실을 알고 키티를 설득해서 집으로 데려오려고 하지만 키티가 완강히 거절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한다. 키티의 아버지는 대신에 사람들을 시켜서 텔리비전 등 현대식 생활용품들을 키티와 아브둘이 살고 있는 동굴로 가져다 준다. 끝이다.
마지막 야만인을 찾았다고 생각하는 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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