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화제의 300편

오토리노 레스피기의 '마리 빅투아' - 190

정준극 2018. 6. 9. 21:32

 마리 빅투아(Marie Victoire)

오토리노 레스피기의 4막 오페라

프랑스 혁명시기의 비극적인 이야기


오토리노 레스피기


오토리노 레스피기(Ottorino Respighi: 1879-1936)는 뛰어난 재능의 작곡가였다. 그는 원래 바이올리니스트였다. 그러다가 작곡으로 방향을 바꾸었으며 나중에는 음악학자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레스피기의 대표작은 세 편의 오케스트라 음조시, 즉 교향시이다. 하나는 1916년에 완성한 '로마의 분수'이며 두번째는 1924년에 완성한 '로마의 소나무'이고 세번째는 1928년에 완성한 '로마의 페스티발'이다. 음악학자로서 그는 16세기와 17세기의 음악에 대하여 깊은 학문적 연구를 하였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에는 16-17세기의 음악적 향취가 배어 있다. 그는 오페라도 몇 편 작곡했다. 대표적인 오페라는 '화염'(La Fiamma)이다. 오페라 '마리 빅투아'는 그가 1914년에 완성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생전에 공연되지 못하였다. 그가 세상을 떠난지 68년 후인 2004년 1월 27일에 로마의 테아트로 델로페라에서 초연되었다. 레스피기의 부인이 공연을 반대하여서 늦어졌다는 것이다. '레스피기의 부인인 엘자는 어찌된 일인지 '마리 빅투아'를 무척 싫어했다고 한다. 별 일도 다 있다. 그런가하면 레스피키긔 선배인 알베르토 프랑케티도 레스피기에게 '마리 빅투아'를 서둘러서 공연토록 하라고 종용했지만 레스피기는 내키지 않아 했다. 그보다도 실은 레스피키가 '마리 빅투아'를 1914년에 완성하였으나 마침 1차 대전이 일어나는 바람에 공연기회를 놓쳤고 그러다보니 세월만 흘러서 결국 그의 생전에 공연되지 못하였다. 마리 빅투아'의 대본은 20세기 프랑스의 극작가, 대본가, 배우인 에드몽 귀로(Edmond Guiraud: 1879-1961)가 같은 제목의 프랑스어 극본을 바탕으로하여 작성했다. 기둥 줄거리는 프랑스 혁명에 따른 애환을 다룬 것이다. '마리 빅투아'는 많은 출연진을 필요로 하는 오페라이다. 약 20명의 주연급이 등장해야 한다. 프랑스 혁명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마리 빅투아'에는 혁명적인 노래가 자주 반복되어서 나온다. 그런가하면 화려한 궁정 댄스의 장면도 여러번 나온다.


'마리 빅투아'가 초연된 로마의 테아트로 델로페라(Teatro dell'Opera)


'마리 빅투아'의 시대적 배경은 프랑스 제1제국의 첫해이다. 프랑스의 역사에서 제1공화국(Première République)은 프랑스 혁명 기간 중인 1792년 9월에 창설되었다. 일반적으로는 제1공화국이라고 부르지만 공식적으로는 프랑스공화국(Republique francaise)이라고 부른다. 제1공화국은 1804년 나폴레옹에 의해 제1제국이 선언될 때까지 유지되었다. 1792년이라고 하면 모차르트가 비엔나에서 세상을 떠난 다음 해이다. 프랑스 제1공화국은 12년이나 지속되었지만 그동안 정부의 형태는 여러번 바뀌었다. 제1공화국의 시기에는 국회가 구성되어 활동했으나 공포정치가 계속되었다. 즉, 평민들이 귀족들을 핍박하는 일이 극도에 달했던 시기였다. 오페라 '마리 빅투아'의 이야기는 그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이어 나간 것이다. 


주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마리 빅투아 드 란잘라이(Marie Victoire de Lanjallay: S), 모리스 드 란잘라이(Maurice de Lanjallay: Bar), 마리와 모리스의 친구인 르 슈발리에 클로리비에르(Le Chevalier Clorivière: T), 하인이었으나 간수가 된 클로토(Cloteau: B), 케르마레크(Kermarec: Bar), 시몬(Simon: Bar) 등이다. 이밖에도 리송 플뢰리오(Lison Fleuriot: S), 카라칼라(Caracalla: T), 라 마르퀴스 드 랑글라드(La Marquise de Langlade: MS), 르 마르퀴스 드 랑글라드(Le Marquis de Langlade: T), 라 노비스(La Novice: S), 뒤 휠고에(Du Fulgoët: B), 르 마르퀴스 드 그랑샹(Le Marquis de Grandchamp: Bar), 르 비콩뜨(Le Vicomte: Bar), 르 슈발리에(Le Chevalier: Bar), 라베(L'Abbé: T), 르 코미세르(Le Commissaire: B), 에메랑탱(Emérantine: MS), 무슈 빠스크(Monsieur Pasques: Bar) 등이 출연한다.


백작부인으로서의 생활을 했던 마리


[1막] 무대는 프랑스이며 시기는 1793년부터 1800년 사이이다. 프랑스공화국이 출범한 이래 귀족들은 계속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마리와 모리스 백작 부부도 루벤시안느(Louvenciennes) 성에서 조심스럽게 살고 있다. 이들 의 친구인 슈발리에 클로리비에르가 모리스를 찾아와서 모리스의 아버지가 아무래도 위험에 처해 있으니 무슨 수를 써야 할 것 같다고 전해준다. 모리스는 브리타니로 떠나기로 한다. 모리스가 떠난 후에 클로리비에르는 지방 혁명분자들에 의해 체포된다.


[2막] 시간이 지나서 공화국이 생긴지 2년째 되는 해인 1794년 7월이다. 무대는 혁명 기간 중에 감옥으로 개조된 어느 수도원의 예배처이다. 감옥에 갇힌 사람들 중에 마리와 클로리비에르의 모습도 보인다. 클로리비에르도 귀족으로서 혁명주의자들에게 체포되어 왔다. 마리가 살고 있던 저택에서 하인 노릇을 하던 클로토는 이제 감옥의 간수이다. 감옥에 갇힌 사람들은 혁명정부에 의해 모두 사형선고를 받았다는 얘기가 나돈다. 클로리비에르는 마리에게 예전부터 마리를 사랑해 왔으며 지금도 그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 클로리비에르는 마리에 대한 사랑을 주체하지 못하여 오프 스테이지에서 마리를 강간한다. 뜻밖에도 혁명정부를 이끌고 있던 로베스피에르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 온다.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은 뜻밖에도 목숨들을 건진다. (2막의 감옥 장면은 무려 한 시간 이상이나 계속된다. 다른 오페라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다.)


혁명주의자들에게 체포되고 있는 클로리비에르


[3막] 그로부터 6년 후인 1800년 12월 24일이다. 나폴레옹의 집정정부 시절이다. 감옥에서 풀려나온 마리는 이제 '마리 빅투아'라는 모자점을 운영하고 있다. 마리에게는 다섯 살 짜리 아들이 하나 있다. 조르즈이다. 마리는 조르즈를 클로리비에르의 손에서 떨어져 지내도록 한다. 클로리비에르는 폭탄으로 나폴레옹을 살해하려다가 실패하여서 망연자실한 상태이다.한편, 모리스는 마리가 혁명의 와중에서 체포되어 죽었다고 믿어서 천신만고 끝에 프랑스를 떠나 미국으로 도피한다. 아마 마리도 모리스가 죽었다고 믿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클로리비에르의 집요한 설득을 이기지 못했던 것 같다.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조르즈이다. 마리는 클로리비에르의 학대를 받으면서 어쩔수 없이 지내고 있다. 이들은 몹씨 빈곤한 생활을 하고 있다. 결국 클로리비에르는 마리를 버리고 다른 여자에게로 간다. 그러면서 마리의 남편이라는 생각을 잊지 않고 있다. 마리는 먹고 살기 위해서 예전에 자기 집에서 하인 노릇을 하던 클로토와 함께 살고 있다. 마리는 클로토가 감옥의 간수로 있으면서 자기를 학대하였던 것도 다 잊고 용서한다. 한편, 클로리비에르는 프랑스를 영원히 떠나서 새로운 삶을 찾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프랑스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자기 아들인 조르즈를 만나러 온다. 때를 같이하여 미국에 있던 모리스가 아무래도 동생 마리가 살아 있을 것 같아서 프랑스도 돌아와 마리를 찾는다. 모리스는 마리가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섯살이라고 한다. 모리스는 자기가 아버지가 아닌 것을 알고 괴로워한다. 마침 그러한 때에 클로리비에르가 쫓기듯 나타난다. 클로리비에르는 나폴레옹을 무너뜨리기 위한 무슨 시도를 했다가 경찰의 추격을 받고 있는 중이다. 혼란 속에서 모리스가 클로리비에르 대신에 체포된다. 모리스는 마리가 자기를 배신했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일부러 도피하지도 않고 순순히 체포된다.


재판정에서 마리의 지나온 이야기를 들은 모리스는 마리를 용서키로 한다. 방청석에서도 마리를 용서해야 한다는 소리다 높다.


[4막] 센 강변에 있는 어떤 형사재판소이다. 야간인데도 법정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모리스는 자포자기하여 자기가 나폴레옹의 살해음모에 가담했었다고 고백한다. 어서 죽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마리는 모리스가 재판을 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재판정으로 달려온다. 마리는 모리스에게 무죄인 것을 변호하라고 간청한다. 재판에서는 마리가 어떻게 살아 왔는지가 모두 얘기된다. 방청석에서는 모리스가 마리를 용서해야 한다는 함성이 들린다. 모리스는 그제서야 마리의 사정이 어떤지를 알고 마리를 용서한다. 그러나 진짜 음모자가 누구인지는 밝히기를 거부한다. 왜냐하면 절친했던 친구였기 때문이다. 재판의 자리에 있던 클로리비에르는 도저히 양심상 견딜수가 없어서 앞에 나와 암살시도를 고백하고 옆에 있는 사람의 피스톨을 빼앗아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클로리비에르는 죽어가면서 혁명주의자들이 싫어하는 바로 그 노래를 부른다. 예전에 마리가 불렀던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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