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의 기념상/링슈트라쎄 기념상

나치 탈영병 기념비

정준극 2018. 10. 26. 10:27

나치 탈영병 기념비(Denkmal fur die Verfolgten des NS-Militarjustiz)

World War Two Deserters' Memorial...Victims of Nazi Military Justice


나치 탈영병 기념비


2014년 10월 24일 UN데이에 비엔나의 발하우스플라츠 한쪽 모퉁이에서는 이른바 '나치 탈영병 기념비'가 제막되었다. 오스트리아는 2차 대전 중에 나치에 의해 강압적으로 징집되어 군대에 들어간 오스트리아 장정 중에서 탈영하였거나 또는 군법재판을 받아서 처형된 사람들에 대하여 이들을 추모할 것인지 아닌지를 두고 오래 고심하였다. 왜냐하면 비록 탈영병이라고 하지만 어쨋든 일단은 나치에 조력한 사람들이라고 간주했기 때문이다. 물론 나치에 항거하여 탈영한 것이기 때문에 그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다수의 사람들은 이들을 나치에 대항하여 목숨을 던진 레지스탕스 대원들과 같은 맥락에서 추모하면 안된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그러다가 전쟁이 끝난지도 64년만인 2009년에 오스트리아 의회는 나치 군법회의가 탈영병으로 규정한 수천명 병사들의 권리를 되찾아 주기로 결정했다. 이들이 비록 나치군에 배속되어서 전투에 참가하긴 했지만 자의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타의에 의한 것이고 더구나 나치의 정책에 항거하여 탈영하였기 때문에 구제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같은 의회의 조치에 부응하여 기념비를 건립키로 결정했다. 제작은 독일의 조각가인 올라프 니콜라이(Olaf Nicolai)가 맡았다.


나치군에 입대하였다가 탈영한 오스트리아 출신의 장정들은 대략 2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부분이 전쟁의 막바지에 탈영하였다. 탈영하였다가 체포되어서 군법에 따라 처형된 오스트리아 출신의 병사들은 1천 5백여명으로 계상되고 있다. 불행하게도 나머지 생존자들은 2009년 의회가 나치에 저항한 사람들로 결정하기 전까지 반역자로 간주되었다. 나치에 대한 협조자로 인정되었기 때문이었다. 생존자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받아야 했고 차별대우까지 받아왔다. 이제 이들 오스트리아 탈영병들은 그들을 기리는 기념비를 갖게 되었다. 더구나 비엔나에서도 가장 중심지에 속하는 1구의 발하우스플라츠(Ballhausplatz)에 세워졌다. 바로 건너편에는 대통령 집무실이 있고 그 옆에는 수상집무실이 있는 곳이다. 조형물은 커다란 X 자 형태로 되어 있다. 무명의 용사들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상단에는 All Alone 이라는 글자가 반복헤서 새겨져 있다. 외로운 병사들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면서도 탈영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서 나치에 저항했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한 글귀이기도 하다.


제막식이 있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