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오페라 팟푸리

메트로폴리탄의 현대오페라 헌팅

정준극 2019. 6. 19. 17:03

메트로폴리탄의 현대오페라 헌팅


뉴욕 링컨 센터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명실공히 세계 오페라의 센터이다.


오늘날 세계의 오페라 중심지는 밀라노의 라 스칼라나 비엔나의 슈타츠오퍼, 또는 갸르니에 궁전이라고 하는 파리 오페라가 아니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이다. 새로운 오페라가 되었던지 뛰어난 성악가가 되었던지 메트로폴리탄에서의 데뷔는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의 데뷔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메트로폴리탄은 지나간 세기 동안 주로 클래시컬 오페라에 만족하였다. 베르디, 푸치니 모차르트, 로시니, 도니체티, 비제, 그리고 간혹 바그너의 오페라가 스탠다드 레퍼토리로서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근자에 그런 전통에 변화가 보였다. 현대오페라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한 새로운 조짐은 2018-19시즌에 음악감독의 직분을 맡은 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의 지휘자인 야니크 네제트 세귄(Yannick Nezet-Seguin: 1975-)의 의욕으로 드러나 보이기 시작했다. 야니크 네제트 세귄은 2020-21년 시즌부터 4년 텀으로 메츠의 정식 음악감독에 임명되었으나 메츠의 분위기 전환을 위하여 2018-19년 시즌부터 음악감독의 직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새롭과 참신한 작곡가들을 불러 오겠다고 언명했다. 말하자면 현대오페라에 보다 많은 비중을 두겠다는 선언이었다. 그 첫 스타트로서 그는 제이크 헤기(Jake Heggie)의 '사형수 입장'(Dead Man Walking)을 메트로폴리탄의 무대에 올리겠다고 말했다. 그것은 참으로 뜻깊은 스타트라고 볼수 있다. 왜냐하면 헤기의 오페라들은 세계의 수많은 무대에 올려져서 깊은 관심을 받았지만 메트로폴리탄에서는 무슨 연유인지 무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형수 입장'. 콜로라도 센트랄 시티 오페라


그렇다고 메트로폴리탄이 지금까지 현대오페라들을 무시해오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간간히  현대오페라를 주도하고 있는 중견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선정하여 무대에 올렸었다. 예를 들면 니코 멀리(Nico Muhly), 토마스 아데스(Thomas Ades), 존 애덤스(John Adams) 등이었고 가장 최근에는 핀랜드의 카이야 사아리아호(Kaija Saariaho)의 오페라도 무대에 올렸던 것이다. 그러나 메트로폴리탄으로부터 눈길을 받지 못한 오페라 작곡가들이 아직 많이 있다. 이제 메트로폴리탄에서 공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현대오페라들의 명단을 정리해 본다. 다른 무대에서는 많은 호평을 받은 작품들이다.


핀랜드 출신의 카이야 사아리아호의 '짝사랑'. 메트로폴리탄


○ 케빈 푸츠(Kevin Puts)의 '고요한 밤'(Silent Night)

케빈 푸츠와 마크 캠벨의 이 오페라는 1914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서부전선에서 스코틀랜드군, 프랑스군, 독일군 사이에 전투를 잠시 멈추고 성탄을 축하하는 휴전을 한다는 스토리이다. '고요한 밤'은 2011년 미네소타에서 초연을 가졌으며 2012년에는 퓰리처 음악상을 받았다. '고요한 밤'은 미네소타에서 초연을 가진 이래 필라델피아, 포트 워스, 아일랜드, 캘가리, 신시나티, 몬트리올, 캔사스 시티, 웩스포드 오페라 페스티발 등에서 공연되어 박수를 받았다. 메트로폴리탄이 퓰리처상에 빛나는 이 위대한 오페라를 공연하지 않았다는 것은 무심한 일이 아닐수 없다. 더구나 '고요한 밤'은 1차 대전 중에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삼은 것이다. 그리고 그 내용은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성탄에 대한 것이다. '고요한 밤'에는 많은 인원이 출연하며 무대도 규모가 있어야 한다. 메트로폴리탄은 당연히 그러한 요구에 적합한 무대이다.


'고요한 밤'. 캔사스 시티 리릭 오페라.


○ 지미 로페스(Jimmy Lopez)의 '벨 칸토'(Bel Cato)

시카로 선 타임스는 페루 리마 출신의 지미 로페스(Jimmy Lopez: 1978-)을 금세기에서 가장 흥미로운 젊은 작곡가'라며 찬사를 보냈다. 지미 로페스와 퓰리처 상을 받은 극작가 니노 크루스(Nino Cruz)가 완성한 '벨 칸토'는 1996년 12월에 테러분자들이 페루 리마의 일본대사관을 126일 동안 점거했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삼은 작품이다. 세계 초연은 2015년 12월 시카고 리릭 오페라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리고 2016년에는 PBS가 이 공연을 녹화하여 방영했다. 정상의 소프라노인 르네 플레밍은 젊은 작곡가들의 오페라 활동을 고취하기 위해 시카로 리릭 오페라와 함께 오페라 위촉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벨 칸토'도 이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벨 칸토'는 시카고 초연 이후 아직 다른 극무대에서의 공연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규모가 큰 오페라이기 때문에 메트로폴리탄과 같은 대규모 무대가 적합하다. 무대 세트는 시카고에서 사용했던 것을 그대로 사용해도 좋을 것이다. 주인공들 역시 시카고 초연의 성악가들을 그대로 초청해서 공연토록 할수도 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인 다니엘르 드 니스(Danielle de Niese)가 초연에서 주역을 맡았으므로 메트로폴리탄에서 초빙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 역시 메트로폴리탄 무대가 전혀 낯설지 않은 입장이다.



'벨 칸토'. 시카고 리릭 오페라. 2015년. 록사느 코스 역에 다니엘르 드 니스.


○ 필립 글라스(Philip Glass)의 '아포마톡스'(Appomattox)

미국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남북전쟁 최후의 전투라고 하는 아포마톡스 전투를 알고 있을 것이다. 버지니아의 아포마톡스 코트 하우스라는 마을에서 1865년 3월 29일부터 4월 9일까지 율리시스 그랜트 장군이 지휘하는 북군과 로버트 리 장군이 지휘하는 남군이 벌인 전투였다. 그 내용을 필립 글라스가 '아포마톡스'라는 타이틀의 오페라로 만들었다. 이 오페라는 2007년에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가 초연했다. '아포마톡스'의주인공은 두 장군이지만 오페라에서는 무대를 현대로 옮겨와서 마틴 루터 킹 주니어를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가장 최근의 리바이발은 2015년 워싱턴 내셔널 오페라에 의해서였다. 2막을 수정한 공연이었다. 그러나 메츠에서는 아직 공연되지 않았다. 필립 글라스라고 하면 현대 미국의 작곡가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인물이며 '아포마톡스'는 그의 여러 오페라 중에서도 가장 미국 대중들에게 어필할수 있는 작품이다. 이 오페라가 전하고자 하는 중심 메시지는 분열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루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도 인종간의 상당한 차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미국 사회에 어떤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주는 것이라고 본다.

 

'아포마톡스'에서 연설하는 마틴 루터 킹. 워싱턴 내셔널 오페라


○ 미시 마쫄리(Missy Mazzoli)의 '브레이킹 더 웨이브'(Breaking the Waves) - '기적의 바다' 또는 '파도를 헤치고'

영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오페라들이 다수 있다. 미국의 여류작곡가인 미시 마쫄라(1980-)가 1996년에 덴마크의 라르스 폰 트리어가 제작한 '브레이킹 더 웨이브'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동명의 오페라도 그 중의 하나이다. 신앙심이 깊은 베스는 해양유전에서 일하는 얀과 결혼한다. 그러던 어느날 얀은 사고로 하반신이 불구가 된다. 부부생활을 하지 못하게 된 얀은 베스에게 다른 남자와 섹스를 하고 그 경험을 얘기를 해주면 그것으로 만족하겠다고 제안한다. 베스는 남편을 위해 순종한다. 하지만 신앙적인 죄책감으로 견디지 못한다. 결말은? 그 댓가는 너무나 컸다. 이 오페라는 2016년에 오페라 필라델피아가 초연했다. 이어 2017년에는 뉴욕의 프로토타입 페스티발(Prototype Festival)에서 리바이발되었다. 하지만 메츠에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 만일 메츠가 여류작곡가의 오페라에 대한 배려심을 가진다면 미시 마쫄리가 합당하며 그의 오페라 '브레이킹 더 웨이브'가 제격이라는 의견이다. 왜냐하면 이 오페라는 초연 이래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이기 때문이다. 21세기에 기록되어야 할 우수 오페라가 아닐수 없다는 것이 평론가들의 중론이다. 물론 지나치게 섹스 위주라는 인상은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브레이킹 더 웨이브'. 오페라 필라델피아


○ 제니퍼 힉던(Jennifer Higdon)의 '콜드 마운틴'(Cold Mountain)

제니퍼 힉던(1962-)은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곡가 중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곡가이다. 그는 최우수 그래미상, 음악부문 퓰리처상 등 수많은 상을 받은 영예의 작곡가이기도 하다. 힉던은 고전주의 양식을 선호하는 작곡가이다. 그러므로 그의 작품들은 친근감을 더해 준다. 그가 1997년도 챨스 프레지어의 소설 '콜드 마운틴'을 바탕으로 오페라를 만들었다. 푸르른 산맥의 대자연이 펼치는 아름다운 음악과 사랑의 이야기이다. 오페라 '콜드 마운틴'은 2015년 8월에 산타 페 오페라가 초연했다. 이후 필라델피아, 미네소타 등지에서 공연되었다. 남북전쟁 당시 남군에 징집된 병사가 고향에 두고 온 사랑하는 사람을 너무나 그리워한 나머지 탈열을 하여 숱한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고향집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챨스 프레이저의 이 소설은 2003년에 거장 안소니 밍겔라의 감독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져 많은 사랑을 받은바 있다. 영화에는 니콜 키드먼 주드 로, 러네이 젤위거, 나탈리 포트먼, 도널드 서덜랜드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했다. 남북전댕 당시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 여성 작곡가, 영화로 이미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므로 메츠에서 무대에 올린다면 마케팅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초연에서는 이사벨 레너드가 주역을 맡았었다. 뉴욕 출신의 수퍼 스타이다. 그가 메츠에 다시 선다면 많은 팬들이 깊은 관심을 보일 것이다.


'콜드 마운틴'. 필라델피아 오페라. 인만(자레트 오트)과 아다(이사벨 레너드)


○ 해리슨 버트위슬(Harrison Birtwistle)의 '미노타우르'(The Minotaur)

미노타우르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수의 괴물이다. 영웅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르를 제압한다. 미노타우르는 자기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알고자 한다.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무조건적인 행동으로 사회에 영향을 주는데 대한 비유이다. 해리슨 버트위슬은 영국의 현대오페라 작곡가로서 그의 명성은 이미 세계에 떨쳐 있다. 그의 오페라 '미노타우르'는 2008년에 런던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초연되었지만 런던 이외의 지역으로 진출한 일이 아직은 없다. 제작에는 그다지 어려움이 없다. 또한 미노타우르 신화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낯설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다. 메츠로서는 해리 버트위슬의 음악이 어떠한지를 경험할 필요가 있다.


'미노타우르'. 로열 오페라 하우스


○ 제이크 헤기(Jake Heggie)의 '모비 딕'(Moby-Dick)

오페라 '모비 딕'은 제이크 헤기의 또하나 유명한 작품이다. 아마 그의 베스트 오페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직 메츠의 무대에 올려지지 못했다. 미국이 자랑하는 문호인 허만 멜빌의 '모비 딕'은 고래잡이 선인 피쿠오드(Pequod)에 오른 에이하브 선장의 모비 딕이라 불리는 백경을 고집스럽게 추격하는 내용이다. 오페라 '모비 딕'은 205년 달라스에서 초연되었다. 그후 이 오페라는 호주, 캘가리, 산 디에고, 샌 프란시스코, 워싱턴, 로스 안젤레스의 무대에서 선을 보여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음악이 매력적이었고 스토리가 감동울 주었기 때문이었다. 초연에서 에이하브 이미지는 테너 제이 헌터 모리스가 창조하였다. 제이 모리스는 몇년전 메츠에서 '링 사이클'에 출연하여 그의 능력을 과시한바 있다. 그러므로 메츠가 '모비 딕'을 무대에 올린다면 제이 모리슨은 언제라도 대기상태이다.


'모비 딕'. 피츠버그 오페라


○ 마크 안소니 터니지(Mark-Anthony Turnage)의 '안나 니콜'(Anna Nicole)

세계적으로 안나 니콜과 하워드 마샬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안나 니콜은 휴스턴 출신의 모델이다. 26세의 젊은 나이로 억만장자 석유화학 재벌인 하워드 마샬과 결혼하여 14개월의 결혼생활을 하였다. 하워드 마샬은 유명한 코흐기업의 후계자로서 안나 니콜과 결혼할 때에 89세였다. 그러므로 두 사람의 연령 차이는 거의 60년이었다. 젊은 모델과 90을 바라보는 억만장자의 결혼은 세계적인 화제였다. 그 이야기를 영국의 저명한 작곡가인 마크 안소니 터니지가 오페라로 만들었다. 초연은 2011년 2월 런던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였다. 수퍼스타 에바 마리아 베스트브뢰크(Eva-Maria Westbroek)가 초연에서 안나 니콜의 이미지를 창조했다. 오페라 '안나 니콜'은 메츠까지는 아직 방문하지 못했지만  미국에 이미 상륙한 일이 있다. 뉴욕 시티 오페라에서였다. 이미 뉴욕에서 선을 보였으므로 메츠의 무대에 올린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다만, 안나 니콜은 팝 문화에서 상당히 잘 알려진 인물이므로 메츠에게도 어울릴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아마 젊은층 관객을 기대해도 좋을것 같다. 에바 마리아 베스트브뢰크가 다시 출연한다면 큰 관심을 받을 것이다.


'안나 니콜'에서 타이를 폴의 소프라노 에바 마리아 베스트뢰크. 로열 오페라 하우스

 

○ 조지 벤자민(George Benjamin)의 '피부에 쓴 글'(Written on Skin)

Written on Skin 이라는 제목을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은 '피부에 쓴 글'이라고 해 보았지만 정확한 것은 아니다. 이야기는 13세기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 지방의 영주는 그림에 재주가 있는 청년을 고용하여 가족에 대한 기록을 만들도록 한다. 청년은 어느새 영주의 젊은 부인인 아녜스(Agnes)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영주는 청년을 죽이고 심장을 꺼내어 부인에게 강제로 먹도록 한다. 부인을 자살로서 청년에 대한 사랑을 승화한다는 내용이다. 영국의 조지 벤자민이 그 이야기를 현대에 맞는 오페라로 만들었다. '피부에 쓴 글'은 2012년 프랑스의 액상프로방스 페스티발에서 초연되었고 이어 런던의 로열 오페라 하우스와 파리의 오페라 코미크, 그리고 미국에서는 필라델피아에서 공연되었다. 이 오페라는 공연 때마다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로열 오페라 하우스는 조지 벤자민에게 또 다른 오페라의 작곡을 의뢰할 정도였다. 내용은 끔찍하지만 음악은 감미롭다. 그런 의미에서 유럽에서 대성공을 거둔 오페라를 메츠에서 소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피부에 쓴 글'. 로열 오페라 하우스. 아녜스에 바바라 하니건(Barbara Hannigan), 청년 화가에 크리스토퍼 퍼브스(Christopher Purves)


○ 다니엘 카탄(Daniel Catan)의 '우편배달부'(Il Postino)

안토니오 스카르메타(Antinio Skarmeta)의 소설과 마이클 래드포드(Michael Radford)의 영화를 바탕으로 멕시코의 다니엘 카탄이 작곡한 '우편배달부'는 칠레의 추방당한 시인인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가 이탈리아의 작은 섬에서 지낸다. 파블로는 우편 배달의 편의를 위해 마을 청년인 마리오를 개인 우편배달부로 고용한다. 마리오는 마을 주점의 마리아를 사랑한다. 파블로는 마리오의 사랑이 결실을 맺도록 코치한다. 그러면서 마리오로 하여금 독재에 항거하는 정치운동에도 돤심을 갖도록 만든다. 이 오페라는 2010년 로스안젤레스 오페라가 초연했다. 주인공인 파블로의 이미지는 세계적인 테너/바리톤인 플라시도 도밍고가 창조했다. 그후 이 오페라는 비엔나와 파리에서 무대에 올려졌다. 도밍고가 LA에 이어 비엔나와 파리에서의 공연에서도 파블로의 역할을 맡았다. 그후 이 오페라는 칠레의 산티아고, 마드리드, 멕시코 시티, 필라델피아, 사라토가, 심지어는 뉴욕에서도 만느음악원에 의해 공연되었다. 현대오페라는 멜로디가 부족하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지만 이 오페라에서는 아름다운 멜로디가 넘쳐 흐르고 있다. 만일 메츠가 이 오페라를 공연하게 되고 도밍고가 파블로의 역할을 맡게 된다면 성공을 거두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다만, 대본이 스페인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영어 자막이 필요하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근년에 라틴 아메리카의 오페라들이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음을 볼 때 스페인어 대본도 큰 부담은 되지 않을 것이다.


'우편배달부'. LA 오페라. 파블로에 플라시도 도밍고


○ 오스발도 골리호프(Osvaldo Golijov)의 '아이나다마르'(Ainadamar)

역사적으로 위대한 작가를 주인공으로 삼은 오페라들이 더러 있는 중에 스페인의 위대한 극작가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Federico Garcia Lorca: 1898-1936)의 생애를 담은 오페라가 있다. 페데리코 로르카는 스페인 내전의 희생자였기 때문에 세계가 애도한 인물이다. 아르헨티나의 오스발도 골리호프(1960-)가 음악을 붙인 '아이나다마르'이다. 독특한 구조와 보컬 배치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구조가 특이하다는 것은 플래쉬백 장면들을 반대로 배치했기 때문이며 보컬 배치가 특이하다는 것은 주인공을 여성이 맡도록 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나다마르'는 아랍어로 '눈물의 샘'이란 뜻이다. 이 오페라는 오리지널 버전이 2003년 탱글우드에서 초연되었고 수정 버전은 2005년 산타 페에서 초연되었다. 이후 이 오페라는 시카고, 보스턴, 호주, 신시나티, 그라나다, 마드리드, 피츠버그, 오비에도, 산탄더 등징에서 무대에 올려져서 호평을 받았다. 이 오페라에는 성소수자를 통틀어 말하는 LGBT를 지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아직 메츠에 신고를 하지 못하였다. 세상이 바뀌고 사회가 바뀌고 있다. 성소수자를 주제로 삼은 작품도 실험적으로 무대에 올려볼 필요가 있다


'아이나다마르'. 마드리드


○ 레이첼 포트만(Rachel Portman)의 '어린 왕자'(The Little Prince)

'어린 왕자'(Le Petit Prince)는 프랑스의 비행사이자 작가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가 1943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영국의 레이첼 포트만(1960-)이 오페라로 만들었다. 사하라 사막에 추락한 비행기의 파일럿이 '어린 왕자'라고 불리는 소년을 만난다. 그 소년을 먼 별나라에서 왔다는 것이다. 파일럿은 비행기를 수리하면서 어린 왕자로부터 그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 오페라는 2003년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에서 초연되었다. 이후 밀워키, 보스턴, 켄터키, 툴사, 산타 페, 뉴욕 시티 오페라 등이 무대에 올렸다. 미국에서만 약 20개 도시에서 공연된 기록이다. 그러나 메츠에서는 아직 공연되지 않았다. 메츠는 홀리데이 스페셜로서 여러 오페라들을 공연하지만 가만히 보면 '세빌리아의 이발사', '마술피리', '헨젤과 그레텔' 등 한정된 레퍼터리였다. 여기에 '어린 왕자'를 추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어린 왕자' 스토리는 청소년 층에서 많이 알려진 것이 아닌가?


'어린 왕자'.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